헌법재판소

2023헌마1302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4년 8월 29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3헌마1302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장○○(외국인)
대리인 법무법인 태종
담당변호사 박훈식
피 청 구 인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선 고 일 2024. 8. 29.
【주 문】
피청구인이 2023. 8. 30. 부산지방검찰청 2023년 형제2311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3. 8. 30. 피청구인으로부터 폭행 혐의로 기소유예처분(부산지방검찰청 2023년 형제2311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데,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3. 1. 5. 18:00경 부산 금정구 (주소 생략) 에 있는 ○○대학교 ○○관 ○○호 이○○ 교수 연구실(이하 ‘이 사건 교수 연구실’이라 한다)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피해자 류○○(남, 58세)가 조용히 해 달라고 하는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중 피해자가 핸드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하자 이를 제지하기 위해 손으로 피해자의 팔 부위를 1회 때려 폭행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3. 11. 27.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피해자가 밖으로 나가려는 청구인을 막으며 휴대폰으로 청구인을 촬영하려고 하여 밖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팔을 민 것으로 폭행의 고의가 없다. 그럼에도 청구인에게 폭행 혐의를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중국 국적의 청구인은 ○○대학교 ○○학과 대학원생으로 지도 교수가 이○○ 교수이고, 피해자는 □□대학교 □□ 학과 조교수이자 이○○ 교수와 함께 준비 중인 연구를 하는 ○○대학교 연구원으로, 청구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교수 연구실을 드나들며 알게 된 사이이다.
(2) 청구인은 2023. 1. 5. 18:00경 이 사건 교수 연구실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게 되었고, 피해자가 휴대폰을 꺼내어 청구인의 언행을 촬영하자 촬영을 하지 말라며 피해자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손을 밀쳤다.
(3) 피해자는 청구인이 자신의 손을 밀치자 청구인을 폭행하여 상해 혐의로 2023. 5.경 피의자 조사를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도 청구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받아주지 않자 2023. 6. 5.경 경찰서에 ‘청구인이 피해자의 팔을 쳐 폭행하였다’는 취지의 고소장 및 핸드폰 영상을 제출하였다.
(4) 피해자가 제출한 핸드폰 영상에는 피해자가 촬영을 시작하자 앉아 있던 청구인이 일어서며 피해자의 핸드폰 쪽으로 손을 뻗는 모습 및 그 직후 영상이 조금 흔들리는 모습이 보이고,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너 지금 나 부딪혔지?"라고 말하는 음성이 들린다.
(5) 청구인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휴대폰을 들고 있던 손을 제가 있는 쪽으로 내밀어 손으로 1회 뿌리친 사실은 맞지만 때리려고 한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진정서에 ‘휴대폰을 들고 있는 피해자의 손을 밀친 것은 인정하나 폭행한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나.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행한 유형력의 행사가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다. 청구인 행위가 폭행죄의 폭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의미하고(대법원 1984. 2. 14. 선고 83도3186 판결 등 참조),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 방법에는 제한이 없어 직접적, 간접적 수단이나 작위, 부작위에 의해서도 모두 가능하다고 할 것이나,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공격이라고 볼 정도이어야 한다(대법원 1986. 10. 14. 선고 86도1796 판결 등 참조). 또한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유형력을 행사함을 뜻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함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불법성은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상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피해자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도9302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가) 피해자의 진술, 피해자가 제출한 핸드폰 영상, 청구인의 일부 진술 등에 의하면, 청구인이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피해자의 손을 밀친 사실은 인정된다.
(나) 피해자의 손을 밀친 청구인의 행위를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① 청구인은 피해자가 자신과 이야기를 하던 도중 갑자기 핸드폰으로 촬영을 시작하자 촬영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핸드폰이 든 피해자의 손을 밀친 것으로,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육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을 가할 이유나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② 피해자는 청구인이 피해자의 손을 밀치자 "너 지금 나 부딪혔지?"라고 말하였을 뿐 청구인이 피해자를 때렸다는 취지로 말하지는 않은 점, ③ 청구인은 외국인으로 유학(D-2) 비자를 받아 대한민국에 체류 중으로 폭행 사건 등이 발생할 경우 체류에 문제가 생길 것을 염려하였고, 실제 이 사건 발생 이후에 피해자로부터 일방적인 구타를 당하면서도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점, ④ 청구인의 행위로 피해자의 휴대폰 영상이 조금 흔들린 정도에 불과하여 유형력 행사의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그와 같은 정도의 유형력 행사만으로 피해자가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적 공격, 즉 폭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라. 소결론
피청구인으로서는 유형력 행사의 경위나 동기, 유형력의 강도 등에 대해 청구인과 피해자의 진술에 차이가 있으므로 이에 대해 좀 더 면밀히 검토하여 청구인의 행위가 폭행죄의 폭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좀 더 밝혀본 후 그 혐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피의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폭행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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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