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헌바241

형법 제305조 제2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4년 8월 29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4헌바241 형법 제305조 제2항 위헌소원
청 구 인 최○○
대리인 변호사 조범수, 배동현, 이정민
당 해 사 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합153 미성년자의제강간
선 고 일 2024. 8. 29.
【주 문】
형법(2020. 5. 19. 법률 제17265호로 개정된 것) 제305조 제2항 중 제297조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19세 이상의 자로서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피해자를 간음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2024. 5. 30. 징역 2년 등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합153), 이에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중이다(서울고등법원 2024노1536).
청구인은 1심 계속 중 형법 제305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2024. 5. 30. 기각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24초기2759), 2024. 6. 2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형법 제305조 제2항 전부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청구인에게 적용되는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법(2020. 5. 19. 법률 제17265호로 개정된 것) 제305조 제2항 중 제297조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법(2020. 5. 19. 법률 제17265호로 개정된 것)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②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관련조항]
형법(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개정된 것)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19세 이상의 자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이 성행위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19세 이상의 자를 처벌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19세 이상의 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강간한 19세 이상의 자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상호간의 동의로 간음을 한 자를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고,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한 자를 처벌함에 있어서 그 주체가 19세 이상인 경우와 19세 미만인 경우를 합리적 이유없이 다르게 취급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다.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이 19세 미만의 자와 성관계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아무런 처벌규정이 없는 것을 보면 입법자는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인정됨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이 19세 이상의 자와 성관계를 맺을 경우만 처벌대상으로 하는 것은 형벌규정의 체계정당성 원리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여 개인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개인의 인격권·행복추구권에는 개인의 자기운명결정권이 전제되는 것이고, 이 자기운명결정권에는 성행위 여부 및 그 상대방을 결정할 수 있는 성적(性的) 자기결정권이 포함되어 있다(헌재 2009. 11. 26. 2008헌바58등). 19세 이상의 자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성행위의 상대방으로 선택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19세 이상의 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19세 이상의 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처벌하는 조항이 아니고,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제한은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한함에 수반된 것에 불과하므로, 19세 이상의 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2) 심판대상조항이 19세 이상의 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19세 이상의 자’와 ‘19세 미만의 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 것인지 여부, 형벌규정의 체계정당성 원리에 반하는지 여부는,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19세 이상의 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면서 함께 살필 수 있으므로, 별도로 검토하지 않기로 한다.
(3) 청구인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강간한 자와 동의로 간음한 자를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이 평등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하나,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강간할 경우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이 적용되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되므로 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동일취급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도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24. 6. 27. 2022헌바106등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을 포함한 형법(2020. 5. 19. 법률 제17265호로 개정된 것) 제305조 제2항 중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에 관한 부분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19세 이상의 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그 중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아직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하게 행사하기 어려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부적절한 성적 자극이나 침해행위로부터 보호하여 건전하고 자율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다.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을 한 19세 이상의 자를 설령 상대방의 동의에 의한 성행위라 하더라도 폭행·협박에 의한 강간으로 의제하여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적합하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처벌의 필요성
아동·청소년은 일반적으로 환경과 주위의 자극에 쉽게 반응하고 감수성이 예민하며, 합리적인 사고와 판단에 기초하여 스스로 의사결정과 행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적·정신적·인격적 측면에서 성인과 같다고 할 수 없고, 신체발달의 정도나 사회적응력의 측면에서도 완전히 성숙한 존재라고 보기 어려우며, 성인과 달리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기방어능력이 부족하여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정신적으로 제압당할 가능성이 높다(헌재 2019. 5. 30. 2017헌바462 참조).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도 13세 미만의 사람과 마찬가지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없고, 설령 동의에 의하여 성적 행위에 나아간 경우라 하더라도 그것은 성적 행위의 의미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해당 연령의 아동·청소년의 성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적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2) 연령을 기준으로 한 일률적 처벌의 불가피성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숙하는 과정 중에 있으므로, 개인에 따라서는 미숙하나마 자발적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은, 성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16세 이상인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행위의 의미를 이해하거나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채 성행위에 동의할 수 있고, 상대방의 행위가 성적 학대나 착취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성행위에 나아갈 가능성이 높아 절대적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연령에 따른 발달정도나 개별적이고 구체적 상황 등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을 달리 하여야 할 만큼 그 개인별 차이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개인의 성숙도나 판단능력, 분별력을 계측할 객관적 기준과 방법이 존재하지 않고 각 행위유형마다 정확한 불법의 크기를 측정하여 그 서열에 따라 법정형을 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입법자로서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추세나 특정 연령집단의 보편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가해자와 피해자의 범위를 연령에 따라 일의적·확정적으로 유형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다만 행위자와 행위 객체의 연령이 경계선에 있거나 참작할 정상관계가 있는 사건들의 경우에는 법관의 양형을 통하여 그러한 사정을 반영함으로써 재판과정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3) ‘19세 미만의 자’를 처벌대상에서 제외
19세 이상의 성인과 16세 미만의 미성년자 사이의 성행위와 달리, 연령이나 발달정도 등의 차이가 크지 않은 미성년자 사이의 성행위는 폭행·협박이나 위계·위력에 의한 것이 아닌 한 상대방과 유사한 이해도를 가지고 성행위 여부나 성행위의 상대방을 결정하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심리적 장애 없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한 것이라 보고 이를 존중하여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19세 미만의 자’ 역시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미성년자이므로 합의된 성행위의 책임을 일방에게 전가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하였다.
4) 특수 관계에 있는 자만 처벌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여부
심판대상조항은 단순히 주변 지인이나 특정 관계에 있는 사람에 의한 성적 착취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날이 갈수록 그 수법이 정교해지고 있는 온라인 성범죄나 그루밍 성범죄로부터 인지능력·판단능력·방어능력이 부족한 16세 미만의 청소년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으므로, 피해자의 범위를 특정 관계가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여서는 그 입법취지를 달성하기가 어렵다.
5) 법정형이 과중한지 여부
19세 이상의 성인이 판단능력이나 자기방어능력, 성에 대한 관념 등이 충분히 형성되지 아니한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간음한 행위는 19세 이상의 성인이 다른 성인을 상대로 폭행·협박이나 위계·위력으로 간음한 행위보다 그 불법과 책임의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비난가능성이 경미한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3년이므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등 법관이 양형재량권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그 책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형벌을 부과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의 경우 선고유예나 벌금형의 선고가 불가능하나 불법의 중대성으로 볼 때 불합리하다고는 할 수 없다.
6) 이러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지 아니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은 19세 이상의 자의 성행위 상대방이 16세 이상의 자로 제한된다는 것에 불과하다. 그에 비하여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자신이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성적 학대나 성적 착취의 대상이 됨으로써 입게 될 정신적·육체적 건강의 훼손은 물론 그로 인하여 가족이 입게 될 피해나 2차 피해로부터 이들을 보호하여야 할 공익은 훨씬 더 중대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선례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그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19세 이상의 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