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마101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8조의3 위헌확인
결정일: 2024년 8월 29일
결정요지
가.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하기 위한 후소로서 전소와 동일한 이행소송(이하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한 채권자와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소송(이하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한 채권자는 모두 ‘시효중단의 법률효과를 얻고자 하는 목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라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나.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경우 후소 판결의 기판력은 후소의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므로, 채무자가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를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그 존부에 관해 심리하고 판단하여야 한다. 반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의 경우 그 판결은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중단 외에 다른 실체법상 효력을 가지지 않으므로, 그 소송에서는 실체적 법률관계에 관한 심리를 할 필요가 없다. 이와 같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은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극히 단순한 형태의 소송으로서 별다른 다툼의 여지가 없는 소송이라는 점에서 실체적 심리가 이루어지는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과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에 비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의 소가를 낮게 정함으로써 양 소송의 소가를 달리 산정한 것이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재판관 이은애의 반대의견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과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은 소송물과 심리의 범위가 다르다. 또한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통해 확정된 판결은 집행권원이 될 수 있는 반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통해 확정된 판결은 집행권원이 될 수 없다.
이처럼 양 소송은 뚜렷이 구별되는 차이점이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에 있어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와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볼 수 없다.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이라는 점은 소를 제기하는 목적으로서 채권자의 내심의 의사이거나 표시되더라도 채권자의 주관적 사정에 불과하므로, 이를 평등권 침해 심사에 있어서 비교집단 설정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경우 후소 판결의 기판력은 후소의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므로, 채무자가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를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그 존부에 관해 심리하고 판단하여야 한다. 반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의 경우 그 판결은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중단 외에 다른 실체법상 효력을 가지지 않으므로, 그 소송에서는 실체적 법률관계에 관한 심리를 할 필요가 없다. 이와 같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은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극히 단순한 형태의 소송으로서 별다른 다툼의 여지가 없는 소송이라는 점에서 실체적 심리가 이루어지는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과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에 비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의 소가를 낮게 정함으로써 양 소송의 소가를 달리 산정한 것이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재판관 이은애의 반대의견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과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은 소송물과 심리의 범위가 다르다. 또한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통해 확정된 판결은 집행권원이 될 수 있는 반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통해 확정된 판결은 집행권원이 될 수 없다.
이처럼 양 소송은 뚜렷이 구별되는 차이점이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에 있어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와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볼 수 없다.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이라는 점은 소를 제기하는 목적으로서 채권자의 내심의 의사이거나 표시되더라도 채권자의 주관적 사정에 불과하므로, 이를 평등권 침해 심사에 있어서 비교집단 설정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제3항, 제7조 제2항, 제3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6조 제1항, 제2항, 제472조 제1항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1991. 11. 23. 대법원규칙 제1179호로 제정된 것) 제6조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부칙(2019. 1. 29. 대법원규칙 제2827호)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제3항, 제7조 제2항, 제3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6조 제1항, 제2항, 제472조 제1항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1991. 11. 23. 대법원규칙 제1179호로 제정된 것) 제6조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부칙(2019. 1. 29. 대법원규칙 제2827호)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이○○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준채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1998. 10. 30. 권○○ 등을 상대로 수표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1999. 2. 11. 승소판결을 선고받고(부산지방법원 98가단87409), 1999. 4. 14.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청구인은 위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권○○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2009. 10. 21. 승소판결을 선고받고(부산지방법원 2009가합9945), 2009. 11. 17.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청구인은 다시 위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2019. 10. 7. 판결금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신청(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19차2099, 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신청’이라 한다)을 하면서 인지 71,500원을 납부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지급명령신청 사건은 송달불능으로 인해 2020. 1. 29. 소송으로 이행되었고(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0가단1026, 이하 ‘이 사건 소송’이라 한다), 청구인은 2020. 2. 6. 인지 643,500원을 추가 납부하였다.
청구인은 2020. 10. 8. 이 사건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선고받고, 2020. 10. 23.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라. 한편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이 2019. 1. 29. 대법원규칙 제2827호로 개정되면서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 확인소송’의 소송목적의 값(이하 ‘소가’라 한다)을 규정한 제18조의3이 신설되었는데, 청구인은 위 조항을 근거로 이 사건 소송에서 인지 643,500원을 과오납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과오납금 반환을 청구하였으나, 이 사건 소송이 위 조항에서 정한 확인소송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였다.
마. 이에 청구인은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8조의3이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하여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와 ‘재판상 청구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를 차별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변호사의 자격이 없는 사인인 청구인이 한 헌법소원심판청구나 주장은 변호사인 대리인이 추인한 경우에 한하여 효력이 있다(헌재 2024. 1. 25. 2020헌마1725 등 참조).
청구인은 이 사건 심판청구서와 2021. 2. 3.자 준비서면을 통해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소속 공무원이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8조의3에 따라 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을 알려주지 아니한 부작위를 다투고 있으나, 청구인의 대리인은 2021. 4. 29.자 청구이유보충서에서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8조의3에 대해서만 심판청구를 하고 청구인의 위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추인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소속 공무원의 부작위는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2019. 1. 29. 대법원규칙 제282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의3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2019. 1. 29. 대법원규칙 제282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의3(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 확인소송)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경우 그 소가는 그 대상인 전소 판결에서 인정된 권리의 가액(이행소송으로 제기할 경우에 해당하는 소가)의 10분의 1로 한다. 다만, 그 권리의 가액이 3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이를 3억 원으로 본다.
[관련조항]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2조(소장) ① 소장[반소장(反訴狀) 및 대법원에 제출하는 소장은 제외한다]에는 소송목적의 값에 따라 다음 각 호의 금액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여야 한다.
1. 소송목적의 값이 1천만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50을 곱한 금액
2. 소송목적의 값이 1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45를 곱한 금액에 5천 원을 더한 금액
3. 소송목적의 값이 1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40을 곱한 금액에 5만 5천 원을 더한 금액
4. 소송목적의 값이 1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35를 곱한 금액에 55만 5천 원을 더한 금액
③ 소송목적의 값은 민사소송법 제26조 제1항 및 제27조에 따라 산정(算定)하되, 대법원규칙으로 소송목적의 값을 산정하는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제7조(화해신청서 등) ② 지급명령신청서에는 제2조에 따른 금액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여야 한다.
③ 민사소송법 제388조 또는 제472조에 따라 화해 또는 지급명령 신청을 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는 경우에는 해당 신청인은 소를 제기할 때 소장에 붙여야 할 인지액에서 해당 신청서에 붙인 인지액을 뺀 금액에 해당하는 인지를 보정하여야 한다.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6조(소송목적의 값의 산정) ① 법원조직법에서 소송목적의 값에 따라 관할을 정하는 경우 그 값은 소로 주장하는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정한다.
② 제1항의 값을 계산할 수 없는 경우 그 값은 민사소송등인지법의 규정에 따른다.
제472조(소송으로의 이행) ① 채권자가 제46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소제기신청을 한 경우, 또는 법원이 제466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지급명령신청사건을 소송절차에 부치는 결정을 한 경우에는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본다.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1991. 11. 23. 대법원규칙 제1179호로 제정된 것)
제6조(소가산정의 원칙) 법 제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소가는 원고가 청구취지로써 구하는 범위 내에서 원고의 입장에서 보아 전부 승소할 경우에 직접 받게 될 경제적 이익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금액으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부칙(2019. 1. 29. 대법원규칙 제2827호)
이 규칙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하되, 2018년 10월 18일 이후 제1심에 최초로 접수되는 사건부터 적용한다.
3. 청구인의 주장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소송과 그 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은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소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에 한하여 소가를 권리가액의 1/10로 인정함으로써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청구인과 같이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가 송달불능 등으로 인해 소송절차에 회부된 채권자 포함)를 차별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시효중단을 위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 도입 및 소가 책정
(1)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는 10년으로 한다(민법 제165조 제1항). 달리 말하면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이라도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소멸한다. 이에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채권자가 그 판결 확정 후 10년의 경과가 임박할 때까지 변제받지 못한 경우 그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킬 필요가 있다.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그 상대방을 상대로 다시 승소 확정판결의 전소와 동일한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그 후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시효중단의 필요성으로 인해 대법원은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로서의 이행소송’(이하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이라 한다)을 허용하고 있다(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다카1761 판결;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그런데 대법원은 2018. 10. 18. 선고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전소와 동일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많은 법리적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여러 문제를 야기함을 지적하면서,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 외에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 즉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하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이라 한다)이 허용되고, 채권자는 두 가지 형태의 소송 중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보다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극히 단순한 형태의 소송으로서 별다른 다툼의 여지가 없는 소송의 실질을 감안할 때, 이와 같은 형태의 소송에 대해 소가를 특히 낮게 책정함으로써 그 비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음도 밝혔다.
(3) 이에 따라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이 2019. 1. 29. 대법원규칙 제2827호로 개정되면서 심판대상조항이 신설되었는데, 심판대상조항에 따르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그 권리의 가액이 3억 원을 초과하더라도 이를 3억 원으로 보기 때문에 소가는 최대 3,000만 원(=3억 원×1/10)이 되고, 인지액의 최대한도는 14만 원[=3,000만 원×(45/10,000)+5,000원]이 된다(‘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참조).
나. 쟁점의 정리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과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은 그 소송물과 심리범위 등에 있어서 일부 차이점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양 소송 모두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소송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하고, 따라서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와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는 모두 ‘시효중단의 법률효과를 얻고자 하는 목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라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소가 적용에 있어서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와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를 법적으로 달리 취급하는 것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핀다.
다. 평등권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헌법재판소는 평등권의 침해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와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는 차별취급의 목적과 수단 간에 비례관계가 성립하는지를 검토하는 엄격한 심사척도를 적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즉 자의적인 차별이 존재하는지를 검토하는 완화된 심사척도를 적용한다(헌재 2020. 9. 24. 2019헌마472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에게 소가를 낮게 책정하는 규정으로서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분야에 관한 규정이거나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규정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완화된 심사척도를 적용하여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차별취급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본다.
(2) 구체적 판단
(가)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의 소송물은 원칙적으로 전소의 소송물과 같고 확정된 전소 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심리하는 후소 법원으로서는 그 확정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는지에 관하여 다시 심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채권자가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경우 후소 판결의 기판력은 후소의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므로, 채무자는 후소의 변론종결 시까지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변제, 상계, 소멸시효의 완성 등 청구이의사유를 주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소에서도 전소 판결과 동일한 판결이 선고될 수밖에 없고 그 기판력이 후소의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발생하게 되어, 채무자는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를 들어 후소 판결에 기한 집행을 저지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채무자가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를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그 존부에 관해 심리하고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나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의 경우, 전소의 소송물이 실체법상 구체적 청구권의 존부임에 반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의 소송물은 판결이 확정된 구체적 청구권에 관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를 통한 시효중단의 법률관계에 한정된다. 그 판결은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중단 외에 다른 실체법상 효력을 가지지 않으므로 그 소송에서는 소멸시효 완성 등을 포함한 채권의 존부 및 범위와 같은 실체적 법률관계에 관한 심리를 할 필요가 없다. 채권자는 청구원인으로 전소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점과 그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가 제기되었다는 점만 주장하고 전소 판결의 사본과 확정증명서 등으로 이를 증명하면 되며, 법원도 이 점만 심리하면 된다. 채무자는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가 있더라도 이를 주장할 필요가 없고, 법원은 채무자가 이를 주장하더라도 심리할 필요가 없는데, 채무자는 별도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전소 판결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사유를 주장할 수 있다. 채무자 입장에서 굳이 시효중단을 위한 소제기가 있다는 점을 다툴 필요나 실익이 없으므로, 후소 판결은 제1심에서 자백간주 등에 의한 무변론판결 등으로 종결되고 그대로 확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이상 대법원 2018. 10. 18. 선고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와 같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은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극히 단순한 형태의 소송으로서 별다른 다툼의 여지가 없는 소송이라는 점에서 실체적 심리가 이루어지는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과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과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의 소가를 달리 산정한 것이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시효중단을 위하여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가 소송으로 이행된 경우도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경우와 달리 취급하는 것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채권자로서는 이행된 소송절차에서 민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에 따라 소송형태를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여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위 양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상과 같이 심판대상조항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과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의 소가를 달리 산정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은애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6. 재판관 이은애의 반대의견
나는 법정의견과는 달리 이 사건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자신과 같이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를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에 비하여 차별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바, 양자가 평등권 침해 여부 심사에 있어서 의미 있는 비교집단으로 설정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나. 평등원칙은 입법자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그러므로 비교의 대상을 이루는 두 개의 사실관계 사이에 서로 상이한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실관계를 서로 다르게 취급한다면, 입법자는 이로써 평등권을 침해하게 된다. 그런데 서로 비교될 수 있는 두 사실관계가 모든 관점에서 완전히 동일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일정 요소에 있어서만 동일한 경우에, 비교되는 두 사실관계를 법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것으로 볼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어떠한 요소가 결정적인 기준이 되는가가 문제된다. 두 개의 사실관계가 본질적으로 동일한가의 판단은 일반적으로 당해 법률조항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 있다(헌재 1996. 12. 26. 96헌가18; 헌재 2001. 11. 29. 99헌마494 참조).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 비교집단 자체의 내재적 특성이나 직무의 특수성 등 물리적인 성격이나 현실적인 측면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고, 비교대상과 관련된 헌법규정 및 당해 법률규정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규범적인 해석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헌재 2010. 3. 25. 2009헌마538 참조).
다. 심판대상조항은 위 대법원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 판결이,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새로운 방식의 소송으로서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이 가능하다고 판시함에 따라 신설되었다. 이는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이 단순한 형태의 소송으로서 별다른 다툼의 여지가 없다는 실질을 감안하여 소가를 낮게 책정하고 소송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서, 재판유상주의에 따라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에서 법원이 제공하는 역무의 양을 고려한 조항이다. 이러한 심판대상조항의 의미와 목적에 비추어보면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과 뚜렷이 구별된다.
채권자가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할 경우 소송물은 판결이 확정된 구체적 청구권에 관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를 통한 시효중단의 법률관계에 한정되고, 전소 판결에서 확정된 소송물에 관한 기판력의 표준시는 여전히 전소 변론종결 시로 유지된다. 채권자는 청구원인으로 전소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점과 그 청구권의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가 제기되었다는 점만 주장 ·증명하면 되며, 법원도 이 점만 심리하면 된다.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가 있더라도 채무자는 이를 주장할 수 없고, 법원도 심리할 필요가 없다. 즉 후소에서는 소멸시효 완성 등을 포함한 청구권의 존부 및 범위와 같은 실체적 법률관계에 대한 심리를 하지 아니한다. 이에 따라 후소의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새로이 집행권원이 될 수 없다. 이에 비하여 채권자가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경우, 그 소송물은 실체법상 구체적 청구권의 존부가 된다.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 내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는 후소 법원이 다시 심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채무자는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사유를 주장할 수 있고 후소 법원은 이에 관하여 심리하여야 한다. 후소 판결의 기판력은 후소의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므로, 후소 법원으로서는 결국 후소의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청구권의 존부와 범위를 새로이 심사하여 판단하게 되며, 후소의 판결은 새로운 집행권원이 된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에 있어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와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볼 수 없다(헌재 2017. 8. 31. 2016헌바447 참조). 청구인이 양자가 동일하다는 근거로 내세우는 사유인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이라는 점은 소를 제기하는 목적으로서 채권자의 내심의 의사이거나 표시되더라도 채권자의 주관적 사정에 불과하므로, 이를 평등권 침해 심사에 있어서 비교집단 설정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청 구 인이○○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준채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1998. 10. 30. 권○○ 등을 상대로 수표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1999. 2. 11. 승소판결을 선고받고(부산지방법원 98가단87409), 1999. 4. 14.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청구인은 위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권○○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2009. 10. 21. 승소판결을 선고받고(부산지방법원 2009가합9945), 2009. 11. 17.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청구인은 다시 위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2019. 10. 7. 판결금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신청(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19차2099, 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신청’이라 한다)을 하면서 인지 71,500원을 납부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지급명령신청 사건은 송달불능으로 인해 2020. 1. 29. 소송으로 이행되었고(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0가단1026, 이하 ‘이 사건 소송’이라 한다), 청구인은 2020. 2. 6. 인지 643,500원을 추가 납부하였다.
청구인은 2020. 10. 8. 이 사건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선고받고, 2020. 10. 23.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라. 한편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이 2019. 1. 29. 대법원규칙 제2827호로 개정되면서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 확인소송’의 소송목적의 값(이하 ‘소가’라 한다)을 규정한 제18조의3이 신설되었는데, 청구인은 위 조항을 근거로 이 사건 소송에서 인지 643,500원을 과오납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과오납금 반환을 청구하였으나, 이 사건 소송이 위 조항에서 정한 확인소송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였다.
마. 이에 청구인은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8조의3이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하여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와 ‘재판상 청구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를 차별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변호사의 자격이 없는 사인인 청구인이 한 헌법소원심판청구나 주장은 변호사인 대리인이 추인한 경우에 한하여 효력이 있다(헌재 2024. 1. 25. 2020헌마1725 등 참조).
청구인은 이 사건 심판청구서와 2021. 2. 3.자 준비서면을 통해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소속 공무원이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8조의3에 따라 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을 알려주지 아니한 부작위를 다투고 있으나, 청구인의 대리인은 2021. 4. 29.자 청구이유보충서에서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8조의3에 대해서만 심판청구를 하고 청구인의 위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추인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소속 공무원의 부작위는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2019. 1. 29. 대법원규칙 제282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의3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2019. 1. 29. 대법원규칙 제282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의3(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 확인소송)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경우 그 소가는 그 대상인 전소 판결에서 인정된 권리의 가액(이행소송으로 제기할 경우에 해당하는 소가)의 10분의 1로 한다. 다만, 그 권리의 가액이 3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이를 3억 원으로 본다.
[관련조항]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2조(소장) ① 소장[반소장(反訴狀) 및 대법원에 제출하는 소장은 제외한다]에는 소송목적의 값에 따라 다음 각 호의 금액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여야 한다.
1. 소송목적의 값이 1천만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50을 곱한 금액
2. 소송목적의 값이 1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45를 곱한 금액에 5천 원을 더한 금액
3. 소송목적의 값이 1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40을 곱한 금액에 5만 5천 원을 더한 금액
4. 소송목적의 값이 1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35를 곱한 금액에 55만 5천 원을 더한 금액
③ 소송목적의 값은 민사소송법 제26조 제1항 및 제27조에 따라 산정(算定)하되, 대법원규칙으로 소송목적의 값을 산정하는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제7조(화해신청서 등) ② 지급명령신청서에는 제2조에 따른 금액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여야 한다.
③ 민사소송법 제388조 또는 제472조에 따라 화해 또는 지급명령 신청을 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는 경우에는 해당 신청인은 소를 제기할 때 소장에 붙여야 할 인지액에서 해당 신청서에 붙인 인지액을 뺀 금액에 해당하는 인지를 보정하여야 한다.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6조(소송목적의 값의 산정) ① 법원조직법에서 소송목적의 값에 따라 관할을 정하는 경우 그 값은 소로 주장하는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정한다.
② 제1항의 값을 계산할 수 없는 경우 그 값은 민사소송등인지법의 규정에 따른다.
제472조(소송으로의 이행) ① 채권자가 제46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소제기신청을 한 경우, 또는 법원이 제466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지급명령신청사건을 소송절차에 부치는 결정을 한 경우에는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본다.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1991. 11. 23. 대법원규칙 제1179호로 제정된 것)
제6조(소가산정의 원칙) 법 제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소가는 원고가 청구취지로써 구하는 범위 내에서 원고의 입장에서 보아 전부 승소할 경우에 직접 받게 될 경제적 이익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금액으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부칙(2019. 1. 29. 대법원규칙 제2827호)
이 규칙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하되, 2018년 10월 18일 이후 제1심에 최초로 접수되는 사건부터 적용한다.
3. 청구인의 주장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소송과 그 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은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소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에 한하여 소가를 권리가액의 1/10로 인정함으로써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청구인과 같이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가 송달불능 등으로 인해 소송절차에 회부된 채권자 포함)를 차별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시효중단을 위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 도입 및 소가 책정
(1)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는 10년으로 한다(민법 제165조 제1항). 달리 말하면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이라도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소멸한다. 이에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채권자가 그 판결 확정 후 10년의 경과가 임박할 때까지 변제받지 못한 경우 그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킬 필요가 있다.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그 상대방을 상대로 다시 승소 확정판결의 전소와 동일한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그 후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시효중단의 필요성으로 인해 대법원은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로서의 이행소송’(이하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이라 한다)을 허용하고 있다(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다카1761 판결;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그런데 대법원은 2018. 10. 18. 선고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전소와 동일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많은 법리적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여러 문제를 야기함을 지적하면서,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 외에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 즉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하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이라 한다)이 허용되고, 채권자는 두 가지 형태의 소송 중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보다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극히 단순한 형태의 소송으로서 별다른 다툼의 여지가 없는 소송의 실질을 감안할 때, 이와 같은 형태의 소송에 대해 소가를 특히 낮게 책정함으로써 그 비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음도 밝혔다.
(3) 이에 따라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이 2019. 1. 29. 대법원규칙 제2827호로 개정되면서 심판대상조항이 신설되었는데, 심판대상조항에 따르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그 권리의 가액이 3억 원을 초과하더라도 이를 3억 원으로 보기 때문에 소가는 최대 3,000만 원(=3억 원×1/10)이 되고, 인지액의 최대한도는 14만 원[=3,000만 원×(45/10,000)+5,000원]이 된다(‘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참조).
나. 쟁점의 정리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과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은 그 소송물과 심리범위 등에 있어서 일부 차이점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양 소송 모두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소송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하고, 따라서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와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는 모두 ‘시효중단의 법률효과를 얻고자 하는 목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라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소가 적용에 있어서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와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를 법적으로 달리 취급하는 것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핀다.
다. 평등권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헌법재판소는 평등권의 침해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와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는 차별취급의 목적과 수단 간에 비례관계가 성립하는지를 검토하는 엄격한 심사척도를 적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즉 자의적인 차별이 존재하는지를 검토하는 완화된 심사척도를 적용한다(헌재 2020. 9. 24. 2019헌마472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에게 소가를 낮게 책정하는 규정으로서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분야에 관한 규정이거나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규정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완화된 심사척도를 적용하여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차별취급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본다.
(2) 구체적 판단
(가)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의 소송물은 원칙적으로 전소의 소송물과 같고 확정된 전소 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심리하는 후소 법원으로서는 그 확정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는지에 관하여 다시 심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채권자가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경우 후소 판결의 기판력은 후소의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므로, 채무자는 후소의 변론종결 시까지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변제, 상계, 소멸시효의 완성 등 청구이의사유를 주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소에서도 전소 판결과 동일한 판결이 선고될 수밖에 없고 그 기판력이 후소의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발생하게 되어, 채무자는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를 들어 후소 판결에 기한 집행을 저지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채무자가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를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그 존부에 관해 심리하고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나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의 경우, 전소의 소송물이 실체법상 구체적 청구권의 존부임에 반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의 소송물은 판결이 확정된 구체적 청구권에 관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를 통한 시효중단의 법률관계에 한정된다. 그 판결은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중단 외에 다른 실체법상 효력을 가지지 않으므로 그 소송에서는 소멸시효 완성 등을 포함한 채권의 존부 및 범위와 같은 실체적 법률관계에 관한 심리를 할 필요가 없다. 채권자는 청구원인으로 전소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점과 그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가 제기되었다는 점만 주장하고 전소 판결의 사본과 확정증명서 등으로 이를 증명하면 되며, 법원도 이 점만 심리하면 된다. 채무자는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가 있더라도 이를 주장할 필요가 없고, 법원은 채무자가 이를 주장하더라도 심리할 필요가 없는데, 채무자는 별도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전소 판결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사유를 주장할 수 있다. 채무자 입장에서 굳이 시효중단을 위한 소제기가 있다는 점을 다툴 필요나 실익이 없으므로, 후소 판결은 제1심에서 자백간주 등에 의한 무변론판결 등으로 종결되고 그대로 확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이상 대법원 2018. 10. 18. 선고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와 같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은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극히 단순한 형태의 소송으로서 별다른 다툼의 여지가 없는 소송이라는 점에서 실체적 심리가 이루어지는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과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과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의 소가를 달리 산정한 것이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시효중단을 위하여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가 소송으로 이행된 경우도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경우와 달리 취급하는 것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채권자로서는 이행된 소송절차에서 민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에 따라 소송형태를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여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위 양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상과 같이 심판대상조항이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과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의 소가를 달리 산정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은애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6. 재판관 이은애의 반대의견
나는 법정의견과는 달리 이 사건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자신과 같이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를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에 비하여 차별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바, 양자가 평등권 침해 여부 심사에 있어서 의미 있는 비교집단으로 설정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나. 평등원칙은 입법자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그러므로 비교의 대상을 이루는 두 개의 사실관계 사이에 서로 상이한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실관계를 서로 다르게 취급한다면, 입법자는 이로써 평등권을 침해하게 된다. 그런데 서로 비교될 수 있는 두 사실관계가 모든 관점에서 완전히 동일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일정 요소에 있어서만 동일한 경우에, 비교되는 두 사실관계를 법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것으로 볼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어떠한 요소가 결정적인 기준이 되는가가 문제된다. 두 개의 사실관계가 본질적으로 동일한가의 판단은 일반적으로 당해 법률조항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 있다(헌재 1996. 12. 26. 96헌가18; 헌재 2001. 11. 29. 99헌마494 참조).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 비교집단 자체의 내재적 특성이나 직무의 특수성 등 물리적인 성격이나 현실적인 측면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고, 비교대상과 관련된 헌법규정 및 당해 법률규정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규범적인 해석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헌재 2010. 3. 25. 2009헌마538 참조).
다. 심판대상조항은 위 대법원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 판결이,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새로운 방식의 소송으로서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이 가능하다고 판시함에 따라 신설되었다. 이는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이 단순한 형태의 소송으로서 별다른 다툼의 여지가 없다는 실질을 감안하여 소가를 낮게 책정하고 소송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서, 재판유상주의에 따라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에서 법원이 제공하는 역무의 양을 고려한 조항이다. 이러한 심판대상조항의 의미와 목적에 비추어보면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과 뚜렷이 구별된다.
채권자가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할 경우 소송물은 판결이 확정된 구체적 청구권에 관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를 통한 시효중단의 법률관계에 한정되고, 전소 판결에서 확정된 소송물에 관한 기판력의 표준시는 여전히 전소 변론종결 시로 유지된다. 채권자는 청구원인으로 전소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점과 그 청구권의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가 제기되었다는 점만 주장 ·증명하면 되며, 법원도 이 점만 심리하면 된다.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가 있더라도 채무자는 이를 주장할 수 없고, 법원도 심리할 필요가 없다. 즉 후소에서는 소멸시효 완성 등을 포함한 청구권의 존부 및 범위와 같은 실체적 법률관계에 대한 심리를 하지 아니한다. 이에 따라 후소의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새로이 집행권원이 될 수 없다. 이에 비하여 채권자가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경우, 그 소송물은 실체법상 구체적 청구권의 존부가 된다.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 내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는 후소 법원이 다시 심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채무자는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사유를 주장할 수 있고 후소 법원은 이에 관하여 심리하여야 한다. 후소 판결의 기판력은 후소의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므로, 후소 법원으로서는 결국 후소의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청구권의 존부와 범위를 새로이 심사하여 판단하게 되며, 후소의 판결은 새로운 집행권원이 된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에 있어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채권자’와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볼 수 없다(헌재 2017. 8. 31. 2016헌바447 참조). 청구인이 양자가 동일하다는 근거로 내세우는 사유인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이라는 점은 소를 제기하는 목적으로서 채권자의 내심의 의사이거나 표시되더라도 채권자의 주관적 사정에 불과하므로, 이를 평등권 침해 심사에 있어서 비교집단 설정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