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헌마1080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5년 2월 27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7
사 건 2022헌마1080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
대리인 법무법인 명재
담당변호사 이재희, 최안률, 권오인
피 청 구 인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검사
선 고 일 2025. 2. 27.
【주 문】
피청구인이 2022. 5. 31.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2022년 형제4008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2. 5. 31. 청구인에 대하여 모욕 혐의로 기소유예처분(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2022년 형제4008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1. 12. 12. 21:00경 청구인의 주거지에서, 닉네임 ‘○○’를 사용하는 성명불상자가 인터넷 ‘○○’ 사이트(www.○○.net) 게시판에 "여성들이 자기검열을 멈춰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피해자 이○○(여, ○○세)의 얼굴이 드러나는 영상(자막 포함)을 캡처하여 게시하자, 위 사이트에 아이디 ‘□□’로 접속한 후 닉네임 ‘△△’를 사용하여 "저런 병신같은 소리해도 공감해준다는게 더 부럽다"라는 댓글(이하 ‘이 사건 댓글’이라 한다)을 게시하여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2. 7. 25.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다소 무례하거나 과격한 언사를 사용하여 피해자의 의견을 평가하였을 뿐이고 피해자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병신’이라고 한 것도 아니므로, 이 사건 댓글로 인해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었다고 볼 수 없다. 청구인은 피해자가 작성한 글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자들에 대한 비판의 목적으로 이 사건 댓글을 작성·게시한 것이지 피해자를 비난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따라서 청구인에 대하여 모욕 혐의를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피청구인의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3. 관련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1) 성명불상자(아이디 ‘○○’)는 2021. 12. 12. 인터넷 ‘○○’ 사이트(www.○○.net) 게시판에 "여성들이 자기검열을 멈춰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피해자의 얼굴과 피해자의 발언 내용이 자막 처리되어 나오는 영상을 캡처하여 게시하였다. 청구인은 같은 날 위 ‘○○’의 게시글에 "저런 병신같은 소리해도 공감해준다는게 더 부럽다"라는 이 사건 댓글을 게시하였다.
(2) 피해자는 2021. 12. 29. ○○경찰서에 청구인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것을 비롯하여, 피해자의 인터넷 게시글이나 영상에 모욕적인 댓글을 단 성명불상자 30여명의 아이디를 특정한 다음 그들에 대해 각각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피해자는 2022. 1. 19. ○○경찰서에 출석하여 모욕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병신은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라 모욕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3) 청구인의 진술
청구인은 2022. 4. 21. □□경찰서에 출석하여 ‘누군가 피해자의 얼굴과 주요 유튜브 방송 내용을 캡처하여 올린 글을 보고, 피해자가 남성을 비난하는 부분에 대하여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남자가 수익률을 조작한다는 아무런 근거나 통계가 없음에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방송을 하여 기분이 좋지 않았다. 피해자의 발언이 상식에 맞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하여 댓글을 달았다.’고 진술하였다.
나. 모욕죄 관련 법리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설령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2229 판결;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도2661 판결 등 참조). 또한 모욕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주관적 감정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표현이 이루어진 구체적 상황에서 그 표현의 객관적 의미 내용을 사회적 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며(헌재 2016. 2. 25. 2014헌마1105; 헌재 2017. 5. 25. 2017헌마1 등 참조), 모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자가 발언을 하게 된 경위와 발언의 횟수, 발언의 의미와 전체적인 맥락, 발언을 한 장소와 발언 전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2229 판결; 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5도6622 판결 등 참조).
한편 어떤 글이 모욕적 표현을 담고 있는 경우에도 그 글이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사실을 전제로 하여 그 사실관계나 이를 둘러싼 문제에 관한 자신의 판단과 피해자의 태도 등이 합당한가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자신의 판단과 의견이 타당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다소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 등 공간에서 작성된 단문의 글이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거나 압축하여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표현도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지 않다면 마찬가지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이때 사회상규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표현행위를 한 자와 피해자의 지위와 관계, 표현행위를 하게 된 동기, 경위나 배경,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와 구체적인 표현방법, 모욕적인 표현의 맥락 그리고 전체적인 내용과의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8. 25. 선고 2020도16897판결 참조).
다.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 댓글 중 "병신같은 소리"는 당시 피해자의 발언 내용을 본 사이트 이용자들이 이를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던 과정에서 청구인도 댓글을 달면서 사용한 표현으로, 청구인이 댓글을 쓸 당시의 상황이나 이 사건 댓글의 전체적인 맥락에 비추어보면 "병신같은 소리"는 피해자의 발언 내용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 또는 부정적인 감정이 담긴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록 피해자에게 불쾌한 감정을 유발할 수는 있겠으나, 이로써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청구인은 피해자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남성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여기고 이 사건 댓글을 게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당시 피해자의 발언 내용을 본 상당수의 사람들이 청구인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이를 비판하는 댓글을 게시하였던 점, 청구인은 이 사건 댓글 외에는 다른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점, 이 사건 댓글의 내용은 남성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피해자의 행위나 태도를 비판하는 청구인의 의견을 강조하거나 압축하여 표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표현도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설령 이 사건 댓글이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있다.
라. 소결론
이와 같이 청구인에 대한 모욕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모욕죄가 성립함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내지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김복형,조한창,정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