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바187
형법 제314조 제1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5년 2월 27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건2021헌바187 형법 제314조 제1항 위헌소원
청구인곽○○
대리인 변호사 박병모, 이진영
당해사건대전고등법원 2020노480 뇌물수수 등
선고일2025. 2. 27.
【주 문】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14조 제1항 가운데 ‘제313조의 방법 중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프로축구팀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이하 ‘○○’이라 한다)과 구단 홍보, 선수 수급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의 상호협력 의향서(MOU)를 체결한 업체인 ‘□□’의 운영자이다. ○○은 2019년도 선수 선발을 위한 공개테스트 절차를 진행하였고, 청구인은 해당 공개테스트 절차의 실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청구인은 위 공개테스트 절차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범죄사실로 2020. 12. 11.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대전지방법원 2020고합52).
『○○시의회 의원인 김○○은 예산 편성에 관한 권한 등 ○○ 구단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청구인과 ○○ 선수단 감독인 고○○에게 지인의 아들인 이○○를 공개테스트 절차에서 선발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청구인과 고○○는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결정된 합격자 명단에 이○○를 임의로 추가하고, 이와 함께 고○○의 동생이 추천한 지원자 손○○도 합격자 명단에 같은 방식으로 추가하였다. 또한 청구인은 지인으로부터 별도 부탁받은 지원자 김□□을 같은 방법을 통해 합격자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후 청구인은 위 3명의 선수가 공정하고 투명한 공개테스트 절차를 거쳐 선정된 것처럼 작성된 합격자 명단을 ○○ 사무국에 전달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알지 못하는 ○○ 대표이사 김△△로 하여금 최종 결재하도록 함으로써 ○○의 선수 선발 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청구인은 항소하였고(대전고등법원 2020노480), 항소심 계속 중에 형법 제314조 제1항 중 ‘제313조의 방법 중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당해 사건 법원은 2021. 6. 1. 위 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대전고등법원 2021초기4). 청구인은 2021. 7.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14조 제1항 가운데 ‘제313조의 방법 중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14조(업무방해) ①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관련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36조(공무집행방해) ①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3조(신용훼손)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신용을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으로 ‘기타 위계’, ‘업무’, ‘방해’ 등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모호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수범자가 그 명확한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고, 법집행기관의 자의적 해석·집행을 가능하게 하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사기업이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자유로이 행하는 선발·채용 절차에 임의로 적용되면서 사기업 관계자들에게 민사·행정적 책임을 넘어 형사처벌까지 부과하는 수단으로 남용되고 있으므로, 사적 자치 원칙에 반하고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일반적 행동의 자유와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행위 태양에 비추어 죄질이 더 중하다고 할 수 있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와 동일하게 규정되어 있고, 심지어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한 공무집행방해죄보다도 더 중하게 규정되어 있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구체적 상황에서 사기업의 채용 담당자가 별다른 절차 없이 임의적으로 선발·채용하는 경우에는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는데, 오히려 공개테스트나 면접절차 등 절차를 실시하는 경우 심판대상조항의 적용 대상이 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채용 방법에 따라 합리적 이유 없이 사기업을 차별 취급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1. 12. 29. 2010헌바54등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 결정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위계’, ‘업무’, ‘방해’ 등의 용어들이 다소 광범위한 해석의 여지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 및 업무방해죄와 같은 장에 규정되어 있는 신용훼손죄나 경매방해죄의 해석 등과 관련지어 볼 때, ‘위계’라 함은 사람을 속이거나 유혹하거나 혹은 사람의 착오·부지를 이용하는 일체의 수단을 의미하고, ‘업무’란 사람이 그 사회적 지위에 있어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 또는 사업을 의미하며, ‘방해’란 업무에 어떤 지장을 주거나 지장을 줄 위험을 발생하게 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이러한 해석은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으로서도 능히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서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의심을 가질 정도로 불명확한 개념이라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이 사건에서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할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결정이유를 그대로 유지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청구인은 사기업 내부의 선발·채용 절차에 심판대상조항을 임의로 적용하여 형사처벌까지 가하는 것은 사적 자치 영역에 국가권력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으로서 사적 자치의 원칙 내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계약의 자유 내지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사기업이나 그 구성원이 행하는 선발·채용 절차에 관한 권리, 예컨대 선발·채용의 내용, 시기, 목적, 방법 등을 직접 제한하지 않으며, 그러한 제한을 규범의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금지되고 규율되는 것은 ‘업무방해 행위’라는 규범적으로 평가된 행위이고, 실제 선발·채용 절차에 있어 어떠한 행위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행위를 구성하여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처벌 대상이 되는지는 구체적 사안을 전제로 법원이 판단하여야 할 개별사건에서의 법률의 해석·적용에 관한 문제일 뿐이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사경제 영역의 선발·채용 절차에 적용됨으로써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은 심판대상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에 대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안을 전제로 법원이 판단하여야 할 법률의 해석·적용 문제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 부분에 관한 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청구인은 행위 태양이나 수단에 비추어볼 때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나 폭행·협박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처벌되는 행위보다 죄질이 더 중하다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이들 죄와 같거나 더 중하게 규정되어 있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그 자체로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더라도,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헌재 2017. 8. 31. 2015헌가30 참조).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보호법익이나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선상에 놓고 그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9. 2. 28. 2017헌가33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그 행위 수단에 차이가 있으나, 궁극적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사람의 경제적·사회적 활동의 안전과 자유로 동일하고, 구성요건으로 요구받는 업무방해의 수준도 다르지 않으며, 위력에 의한 경우가 위계에 의한 경우에 비해 법익 침해가 더 중하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도 없다. 양 죄의 형벌을 비교하면서 단순히 행위 수단이 되는 부분만을 떼어내어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고, 죄질과 보호법익이 크게 다르다고 보기 어려운 두 죄의 법정형을 동일하게 규정하였다고 하여 이를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공무집행방해죄는 국가기능으로서의 공무 그 자체, 즉 공무원에 의하여 수행되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기능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반면(헌재 2024. 4. 25. 2020헌바600 참조), 업무방해죄는 일반적으로 사람의 경제적·사회적 활동의 안전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헌재 2022. 5. 26. 2012헌바66 참조), 양 죄는 보호법익이나 죄질이 다르고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여러 가지 요소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양 죄의 구성요건 가운데 범행 수단이 되는 행위 태양만을 분리하여 죄의 경중을 논할 수는 없고, 양 죄의 법정형을 평면적으로 비교하여 평등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도 없다 할 것이며, 그 밖에 심판대상조항이 현저히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찾아보기 어렵다.
(다) 이상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3) 그 밖의 평등원칙 위반 주장
청구인은, 사기업의 채용담당자가 임의로 채용 상대방을 선정한 경우에는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고 오히려 시험 등 선발 절차를 통해 채용하는 경우에만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어 처벌되므로 평등원칙에 반한다고도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은 채용 절차의 유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차별 취급을 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주장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김복형,조한창,정계선
사건2021헌바187 형법 제314조 제1항 위헌소원
청구인곽○○
대리인 변호사 박병모, 이진영
당해사건대전고등법원 2020노480 뇌물수수 등
선고일2025. 2. 27.
【주 문】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14조 제1항 가운데 ‘제313조의 방법 중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프로축구팀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이하 ‘○○’이라 한다)과 구단 홍보, 선수 수급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의 상호협력 의향서(MOU)를 체결한 업체인 ‘□□’의 운영자이다. ○○은 2019년도 선수 선발을 위한 공개테스트 절차를 진행하였고, 청구인은 해당 공개테스트 절차의 실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청구인은 위 공개테스트 절차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범죄사실로 2020. 12. 11.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대전지방법원 2020고합52).
『○○시의회 의원인 김○○은 예산 편성에 관한 권한 등 ○○ 구단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청구인과 ○○ 선수단 감독인 고○○에게 지인의 아들인 이○○를 공개테스트 절차에서 선발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청구인과 고○○는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결정된 합격자 명단에 이○○를 임의로 추가하고, 이와 함께 고○○의 동생이 추천한 지원자 손○○도 합격자 명단에 같은 방식으로 추가하였다. 또한 청구인은 지인으로부터 별도 부탁받은 지원자 김□□을 같은 방법을 통해 합격자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후 청구인은 위 3명의 선수가 공정하고 투명한 공개테스트 절차를 거쳐 선정된 것처럼 작성된 합격자 명단을 ○○ 사무국에 전달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알지 못하는 ○○ 대표이사 김△△로 하여금 최종 결재하도록 함으로써 ○○의 선수 선발 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청구인은 항소하였고(대전고등법원 2020노480), 항소심 계속 중에 형법 제314조 제1항 중 ‘제313조의 방법 중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당해 사건 법원은 2021. 6. 1. 위 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대전고등법원 2021초기4). 청구인은 2021. 7.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14조 제1항 가운데 ‘제313조의 방법 중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14조(업무방해) ①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관련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36조(공무집행방해) ①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3조(신용훼손)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신용을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으로 ‘기타 위계’, ‘업무’, ‘방해’ 등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모호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수범자가 그 명확한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고, 법집행기관의 자의적 해석·집행을 가능하게 하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사기업이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자유로이 행하는 선발·채용 절차에 임의로 적용되면서 사기업 관계자들에게 민사·행정적 책임을 넘어 형사처벌까지 부과하는 수단으로 남용되고 있으므로, 사적 자치 원칙에 반하고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일반적 행동의 자유와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행위 태양에 비추어 죄질이 더 중하다고 할 수 있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와 동일하게 규정되어 있고, 심지어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한 공무집행방해죄보다도 더 중하게 규정되어 있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구체적 상황에서 사기업의 채용 담당자가 별다른 절차 없이 임의적으로 선발·채용하는 경우에는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는데, 오히려 공개테스트나 면접절차 등 절차를 실시하는 경우 심판대상조항의 적용 대상이 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채용 방법에 따라 합리적 이유 없이 사기업을 차별 취급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1. 12. 29. 2010헌바54등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 결정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위계’, ‘업무’, ‘방해’ 등의 용어들이 다소 광범위한 해석의 여지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 및 업무방해죄와 같은 장에 규정되어 있는 신용훼손죄나 경매방해죄의 해석 등과 관련지어 볼 때, ‘위계’라 함은 사람을 속이거나 유혹하거나 혹은 사람의 착오·부지를 이용하는 일체의 수단을 의미하고, ‘업무’란 사람이 그 사회적 지위에 있어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 또는 사업을 의미하며, ‘방해’란 업무에 어떤 지장을 주거나 지장을 줄 위험을 발생하게 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이러한 해석은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으로서도 능히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서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의심을 가질 정도로 불명확한 개념이라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이 사건에서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할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결정이유를 그대로 유지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청구인은 사기업 내부의 선발·채용 절차에 심판대상조항을 임의로 적용하여 형사처벌까지 가하는 것은 사적 자치 영역에 국가권력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으로서 사적 자치의 원칙 내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계약의 자유 내지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사기업이나 그 구성원이 행하는 선발·채용 절차에 관한 권리, 예컨대 선발·채용의 내용, 시기, 목적, 방법 등을 직접 제한하지 않으며, 그러한 제한을 규범의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금지되고 규율되는 것은 ‘업무방해 행위’라는 규범적으로 평가된 행위이고, 실제 선발·채용 절차에 있어 어떠한 행위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행위를 구성하여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처벌 대상이 되는지는 구체적 사안을 전제로 법원이 판단하여야 할 개별사건에서의 법률의 해석·적용에 관한 문제일 뿐이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사경제 영역의 선발·채용 절차에 적용됨으로써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은 심판대상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에 대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안을 전제로 법원이 판단하여야 할 법률의 해석·적용 문제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 부분에 관한 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청구인은 행위 태양이나 수단에 비추어볼 때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나 폭행·협박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처벌되는 행위보다 죄질이 더 중하다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이들 죄와 같거나 더 중하게 규정되어 있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그 자체로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더라도,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헌재 2017. 8. 31. 2015헌가30 참조).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보호법익이나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선상에 놓고 그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9. 2. 28. 2017헌가33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그 행위 수단에 차이가 있으나, 궁극적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사람의 경제적·사회적 활동의 안전과 자유로 동일하고, 구성요건으로 요구받는 업무방해의 수준도 다르지 않으며, 위력에 의한 경우가 위계에 의한 경우에 비해 법익 침해가 더 중하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도 없다. 양 죄의 형벌을 비교하면서 단순히 행위 수단이 되는 부분만을 떼어내어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고, 죄질과 보호법익이 크게 다르다고 보기 어려운 두 죄의 법정형을 동일하게 규정하였다고 하여 이를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공무집행방해죄는 국가기능으로서의 공무 그 자체, 즉 공무원에 의하여 수행되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기능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반면(헌재 2024. 4. 25. 2020헌바600 참조), 업무방해죄는 일반적으로 사람의 경제적·사회적 활동의 안전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헌재 2022. 5. 26. 2012헌바66 참조), 양 죄는 보호법익이나 죄질이 다르고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여러 가지 요소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양 죄의 구성요건 가운데 범행 수단이 되는 행위 태양만을 분리하여 죄의 경중을 논할 수는 없고, 양 죄의 법정형을 평면적으로 비교하여 평등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도 없다 할 것이며, 그 밖에 심판대상조항이 현저히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찾아보기 어렵다.
(다) 이상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3) 그 밖의 평등원칙 위반 주장
청구인은, 사기업의 채용담당자가 임의로 채용 상대방을 선정한 경우에는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고 오히려 시험 등 선발 절차를 통해 채용하는 경우에만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어 처벌되므로 평등원칙에 반한다고도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은 채용 절차의 유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차별 취급을 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주장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김복형,조한창,정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