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헌바28

공직선거법 제67조 제1항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5년 2월 27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건2023헌바28 공직선거법 제67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청구인진○○
국선대리인 변호사 박홍우
당해사건서울서부지방법원 2022고합188 공직선거법위반
선고일2025. 2. 27.
【주 문】
공직선거법(2018. 4. 6. 법률 제15551호로 개정된 것) 제67조 제1항, 제240조 제1항 중 ‘이 법 제67조 제1항에 의한 현수막을 훼손한 자’에 관한 부분,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9조 제2항 및 형법(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1항 중 각 ‘벌금’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2. 3. 9. 실시된 제20대 대통령선거의 특정 후보자에 대한 불만을 품고, 2022. 2. 15. 노상에 설치된 해당 후보자의 현수막에 검정색 유성매직으로 ‘사기’, ‘범죄’, ‘유전무죄 조작 사기꾼’ 등의 문구를 기재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공직선거법에 의한 현수막을 훼손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다. 청구인은 제1심에서 ‘청구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하고,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청구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22고합188), 해당 판결은 항소기각(서울고등법원 2023노267) 및 상고기각(대법원 2023도9692)으로 확정되었다.
나. 청구인은 제1심 계속 중 ① 공직선거법에 의한 벽보ㆍ현수막 기타 선전시설을 훼손한 자를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제240조 제1항, ② 현수막의 규격 및 게시방법 등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67조, ③ 벌금이나 과료를 납입하지 아니한 자를 노역장에 유치할 수 있음을 정한 형법 제69조 제2항 및 제70조 제1항, ④ 배심원의 권한과 의무를 규정한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이하 ‘국민참여재판법’이라 한다) 제12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법원은 2023. 1. 18. 위 신청 중 공직선거법 제67조 및 국민참여재판법 제12조 제1항에 대한 부분은 각하하고, 나머지 부분은 기각하였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2초기1307).
다. 청구인은 2023. 1. 31. 공직선거법 제67조 제1항, 제240조 및 형법 제69조 제2항, 제70조 제1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청구인의 국선대리인은 2023. 4. 10. 헌법소원심판청구서(보충서)를 제출하면서 청구취지에서 공직선거법 제240조 중 심판을 구하는 부분을 제1항으로 명시하였다.
2. 심판대상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은 선거운동을 위하여 설치된 현수막을 훼손한 행위로 인하여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18. 4. 6. 법률 제15551호로 개정된 것) 제67조 제1항(이하 ‘현수막게시조항’이라 한다), 제240조 제1항 중 ‘이 법 제67조 제1항에 의한 현수막을 훼손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현수막훼손처벌조항’이라 한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9조 제2항 및 형법(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1항 중 각 ‘벌금’에 관한 부분(이하 두 형법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형법조항들’이라 하고, 현수막게시조항, 현수막훼손처벌조항 및 이 사건 형법조항들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18. 4. 6. 법률 제15551호로 개정된 것)
제67조(현수막) ① 후보자(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후보자를 제외하며,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정당추천후보자의 경우에는 그 추천정당을 말한다)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해당 선거구안의 읍ㆍ면ㆍ동 수의 2배 이내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
제240조(벽보, 그 밖의 선전시설 등에 대한 방해죄) ① 정당한 사유없이 이 법에 의한 벽보ㆍ현수막 기타 선전시설의 작성ㆍ게시ㆍ첩부 또는 설치를 방해하거나 이를 훼손ㆍ철거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9조(벌금과 과료) ②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한 자는 1일 이상 3년 이하, 과료를 납입하지 아니한 자는 1일 이상 30일 미만의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여 작업에 복무하게 한다.
형법(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된 것)
제70조(노역장 유치) ① 벌금이나 과료를 선고할 때에는 이를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노역장 유치기간을 정하여 동시에 선고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23. 8. 30. 법률 제19696호로 개정된 것)
제90조(시설물설치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선거일 전 120일(보궐선거등에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제2문 생략)
1. 화환ㆍ풍선ㆍ간판ㆍ현수막ㆍ애드벌룬ㆍ기구류 또는 선전탑, 그 밖의 광고물이나 광고시설을 설치ㆍ진열ㆍ게시ㆍ배부하는 행위
3. 청구인의 주장
가. 유권자들이 공직선거를 위하여 필요한 후보자 정견 등의 정보를 선거공보물이나 신문, 방송, 인터넷을 통한 광고 등을 통하여 충분히 접할 수 있으므로, 현수막은 과잉홍보에 불과하다. 또한 길거리에 걸려 있는 현수막은 이를 보고 싶지 않거나 그 내용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에게 큰 스트레스와 불쾌감을 준다. 따라서 현수막게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헌법상 행복추구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
나. 현수막훼손처벌조항 중 ‘훼손’의 의미가 불명확하여 일반 국민으로서는 어떠한 행위가 처벌되는 것인지 알 수 없으므로, 위 조항은 형벌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다. 이 사건 형법조항들은 벌금형 등을 선고받고 벌금 등의 납부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출ㆍ퇴근하는 방식으로 노역을 제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일률적으로 교도소에 수용하여 노역을 제공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경제적 능력에 따라 벌금 등 납부의무자를 자의적으로 차별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현수막게시조항이 청구인의 행복추구권을 제한하는지 여부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은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을 국가권력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의미의 자유권이고(헌재 2019. 2. 28. 2017헌마374등 참조) 그의 구체적인 표현으로서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포함한다(헌재 2022. 11. 24. 2021헌마426 참조). 그런데 현수막게시조항은 공직선거의 후보자 또는 추천정당이 선거운동을 위하여 일정한 수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청구인과 같은 일반 유권자의 행동이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현수막게시조항은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내지 행복추구권을 제한하지 아니한다.
나. 현수막훼손처벌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의의 및 심사기준
헌법상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명확성원칙은 법규범의 의미내용이 불확실하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그 근거로 하므로,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한지 여부는 수범자의 입장에서 예측가능성이 있는지 및 공권력에 의한 자의적 법집행을 배제할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참조). 이때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관련 법 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그것도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하며, 일반적이거나 불확정한 개념이 사용된 경우에는 당해 법률의 입법목적과 당해 법률의 다른 규정들을 원용하거나 다른 규정과의 상호관계를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가려야 한다(헌재 2016. 3. 31. 2014헌바397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훼손’이란 ‘헐거나 깨뜨려 못 쓰게 만든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이는 공직선거법에서 특이하게 사용되어 별도의 독자적인 개념정의를 필요로 하는 용어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일반적인 용어로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 작용이 없더라도 일반인들도 그 대강의 법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다.
(나) 선거 현수막은 후보자의 사진ㆍ성명ㆍ기호ㆍ소속정당명이나 그 밖의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게재하는 대표적인 선거운동 홍보물로서, 후보자에 대한 기본 정보와 그의 정견, 구호 등을 종합한 정보를 유권자에게 시각적으로 전달하여 당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전 120일부터 선거일까지의 현수막 설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제90조 제1항 참조), 현수막게시조항에서 후보자 또는 추천정당이 선거운동을 위하여 선거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을 일정한 요건 하에 허용함으로써 선거운동의 자유와 선거의 공정, 유권자의 알 권리 및 선거관리의 효용성이라는 목적 간의 조화를 도모하고 있다. 일단 설치된 선거 현수막은 외부의 방해 없이 그 효용을 다하여야 하는바, 현수막훼손처벌조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현수막게시조항에 의한 현수막을 훼손한 자를 처벌함으로써 이를 보장한다.
(다) ‘훼손’의 사전적 의미, 공직선거법상 설치가 허용되는 선거 현수막의 목적과 기능, 현수막훼손처벌조항의 입법목적과 보호법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수막훼손처벌조항의 ‘훼손’이란 ‘유형력의 행사로써 선거 현수막의 효용을 상실하게 하거나 감소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절단, 소훼 등 선거 현수막의 물리적 형태 자체를 손상시키는 경우가 이에 해당함은 물론이고, 덧칠이나 낙서 등으로 선거 현수막을 오염시키는 경우도 후보자가 선거 현수막을 통하여 전달하고자 의도한 정보를 왜곡하는 등으로 선거 현수막의 효용을 상실 또는 감소시킨다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라) 위와 같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떠한 행위가 현수막훼손처벌조항의 ‘훼손’에 해당하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고, 법집행기관이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현수막훼손처벌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이 사건 형법조항들이 과잉금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1. 9. 29. 2010헌바188등 결정에서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9조 제2항 및 제70조 중 각 ‘벌금’ 부분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하였는데, 그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위 법률조항들은 벌금의 철저한 징수를 통하여 벌금형의 형벌효과를 유지,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며,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할 경우 자유를 박탈하는 노역장 유치는 벌금납입을 대체 혹은 강제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수단의 적합성도 갖추었다. 또한 ‘벌금 미납자의 사회봉사 집행에 관한 특례법’상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때에는 노역장유치를 사회봉사명령으로 대신하여 집행할 수 있고, ‘재산형 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에 의하여 벌금의 분납ㆍ연기신청이 가능하며, 노역장유치기간이 제한되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마지막으로 노역장유치를 통하여 벌금형의 집행률을 제고하고 형벌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공익이 노역장유치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에 비하여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균형성에도 반하지 않는다. 따라서 위 법률조항들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또한 노역장유치는 경제적 능력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모든 벌금미납자에게 적용되므로 위 법률조항들이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자를 경제적 능력이 있는 자와 차별한다고 보기 어렵고, 1일 환산금액은 법원이 벌금 총액 및 피고인의 경제적 능력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이므로 위 법률조항들에 의하여 1일 환산금액에 따른 차별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노역장유치처분을 받은 벌금미납자가 실형이 선고된 수형자와 동일하게 신체구금을 당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은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위 법률조항들은 평등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이 사건 형법조항들과 위 2010헌바188등 결정의 심판대상조항은 그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위 2010헌바188등 결정 선고 이후 그 판단을 변경할 만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선례의 취지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므로, 위 선례의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형법조항들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평등원칙에도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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