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1헌바10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 위헌소원

결정일: 2012년 5월 31일

결정요지

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황에서 강간 행위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피해자와 일반 사회에 대한 위험성이 증가하므로 가중처벌이 불가피하고, 피해자에게 상해까지 입힌 경우에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데 더하여 신체의 안정성을 해쳤다는 점에서 죄질과 범정이 매우 무겁고 비난가능성 또한 대단히 높다. 그러므로 입법자가 단순히 형법상의 강간치상죄로만 처벌하여서는 그와 같은 범죄를 예방하고 척결하기에 미흡하다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특별형법법규인 이 사건 법률조항을 신설하여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고,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법관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살인죄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보호법익이 서로 다르므로 단순 비교하기가 어렵고, 더욱이 살인의 법정형에는 ‘사형’이 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사건의 다양한 행위태양 등을 고려하여 형 선택의 폭을 넓게 규정한 것이다. 또한 강간의 기수 여부는 결합범 전체의 불법 크기에 본질적인 차이를 가져온다고 보기 어렵고 강간미수의 경우라도 강간기수의 경우보다 피해의 정도가 심한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므로, 양자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것이 자의적이라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의 다른 범죄들과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보호법익과 죄질이 다르므로 이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고, 특수강간치사죄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은 동일하나 구체적인 행위태양에 따라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킨 행위보다도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킨 행위의 불법의 정도가 전체적으로 더 큰 경우도 있고 법관의 양형을 통하여 형량의 불합리성은 해결 가능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벌체계상의 정당성이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37조 제2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14조
형법 제297조

결정 전문

[당사자]
청 구 인 조○호
대리인 변호사 조수연 1인
당해사건 대전고등법원 2010노40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상해)

[주문]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0. 4. 15. 법률 제10258호로 제정되고 2011. 11. 17. 법률 제110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중 "제4조 제1항{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 의 미수범이 다른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2010. 8. 20. 대전지방법원에서 "2010. 6. 5. 02:50경 피해자(여, 22세)의 주거에 침입하여 위험한 물건인 가위를 들어대며 피해자를 강간하려다가 미수에 그치고 피해자에게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대전지방법원 2010고합219), 항소한 후 그 항소심(대전고등법원 2010노402) 계속 중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전고등법원 2010초기44), 2010. 12. 17.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11. 1. 1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0. 4. 15. 법률 제10258호로 제정되고 2011. 11. 17. 법률 제110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중 "제4조 제1항{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 의 미수범이 다른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 조항(아래 밑줄 친 부분) 및 관련 조항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 조항]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0. 4. 15. 법률 제10258호로 제정되고 2011. 11. 17. 법률 제110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강간등상해·치상) ① 제3조 제1항, 제4조, 제7조 또는 제14조(제3조 제1항, 제4조 또는 제7조의 미수범으로 한정한다)의 죄를 범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관련 조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특수강간 등) ①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또는 2명 이상이 합동하여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사람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미수범) 제3조부터 제9조까지 및 제13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형법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특수강간치상죄에 대한 종전의 법정형(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을 상향조정하여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아무리 정상참작사유가 있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으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어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법의 살인죄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의 다른 범죄와 비교해 보아도 지나치게 무거운 법정형을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강간이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그 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강간기수범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상실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3. 판단
가. 법정형의 선택에 관한 입법형성권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의 측면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의 평등원칙 및 비례원칙 등에 명백히 위반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형법규정의 법정형만으로는 어떤 범죄행위를 예방하고 척결하기에 미흡하다는 입법정책적 고려에 따라 이를 가중처벌하기 위하여 특별형법법규를 제정한 경우에는 형법규정의 법정형만을 기준으로 하여 그 특별형법법규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쉽사리 논단해서도 아니 된다(헌재 1995. 4. 20. 93헌바40, 판례집 7-1, 539, 546-547; 헌재 2010. 3. 25. 2008헌바84, 판례집 22-1상, 421, 427).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험한 물건 휴대에 의한 특수강간 미수범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수강간은 주거침입이 구성요건으로 되어 있지 않고 흉기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의 휴대나 2인 이상이 합동할 것이 요구되나, 강간 행위가 이러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피해자는 두려움으로 인해 쉽게 항거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되고, 가해자는 범죄수법이 대담해지고 잔인해질 가능성이 있어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 위험성과 사회 일반에 대한 위험성이 모두 증가한다는 점에서 주거에서 강간이 이루어지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가중처벌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피해자에게 상해까지 입게 한 경우에는 개인의 인격과 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데 더하여 개인적 법익 중 생명권 다음으로 중요한 신체의 안정성을 해쳤다는 점에서 죄질과 범정이 매우 무겁고 비난가능성 또한 대단히 높다.
그러므로 입법자가 이러한 경우에 행위자를 단순히 형법상의 강간치상죄로만 처벌하여서는 그와 같은 범죄를 예방하고 척결하기에 미흡하다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그 보호법익의 중요성과 범죄의 죄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특별형법법규인 이 사건 법률조항을 신설하여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이라는 엄중한 법정형을 정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한 유기징역형의 하한이 10년이므로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법관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게 되어 있지만, 이는 입법자가 위험한 물건 휴대에 의한 특수강간치상죄의 죄질과 비난가능성의 정도 등을 높게 평가하여 법관이 작량감경만으로는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못하도록 입법적 결단을 내린 것이고, 이러한 입법자의 결단은 위에서 본 여러 가지 사정에 비추어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3) 결국 위험한 물건 휴대에 의한 특수강간치상죄의 보호법익, 죄질, 국민의 법감정, 형사정책적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한 법정형이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한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어떤 유형의 범죄에 대하여 특별히 형을 가중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가중의 정도가 통상의 형사처벌과 비교하여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는 위헌적 법률이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로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보호법익과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 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0. 2. 25. 2008헌가20, 판례집 22-1상, 11, 31).

(2) 청구인은 형법상 살인죄의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5년인 점을 들어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잃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살인죄의 보호법익은 생명권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보호법익은 성적 자기결정권과 신체의 안정성으로서 양자는 그 보호법익과 죄질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두 죄의 법정형을 비교해 보더라도 살인죄의 경우 법정형에 ‘사형’이 규정되어 있는 데 반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사형’을 규정하고 있지 않고, 또한 살인죄가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5년으로 한 것은 구체적인 사건의 다양한 행위태양 등을 고려하여 형 선택의 폭을 비교적 넓게 규정한 것으로, 형벌체계상 그 나름대로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살인죄의 법정형과 비교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할 수 없다.

(3)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강간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강간의 미수범도 기수범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고 있어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잃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이 위험한 물건의 휴대, 강간미수, 상해 등 여러 가지 불법요소가 결합되어 위험성이 극대화된 경우를 가중처벌하기 위하여 결합범적 구성요건을 규정한 경우에는, 불법요소의 하나인 강간의 불법에 있어서 강간행위가 기수에 이르렀는지, 미수에 이르렀는지는 결합범 전체의 불법 크기에 본질적인 차이를 가져온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강간죄의 기수 여부는 성기의 삽입 여부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어서, 강간미수의 경우라 할지라도 그 행위태양에 따라서는 강간기수의 경우보다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불법의 정도가 심한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특수강간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피해자를 치상케 한 이상 강간의 기수, 미수를 묻지 않고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것이 자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다.

(4)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이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의 기수범에 대한 법정형(7년 이상의 유기징역)보다 무거운 것, 특수강도강간의 기수범 및 13세 미만 여자에 대한 강간의 기수범과 동일한 것, 특수강간 기수범의 하한보다 2배나 되는 것은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잃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성적 자기결정권 외에 개인적 법익 중 생명권 다음으로 중요한 신체의 안정성도 아울러 보호법익으로 삼고 있는바, 청구인이 거론하고 있는 범죄들과는 그 보호법익과 죄질이 다를 뿐만 아니라 강간 미수범 중에는 강간 기수범 못지 않게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이 중한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들을 단순 비교하여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논단하기는 곤란하다.

(5) 또한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이 특수강간치사죄(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9조 제2항)와 동일한 것은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잃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사망의 결과가 상해의 결과보다 불법의 정도가 중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행위태양에 따라서는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킨 행위보다도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킨 행위의 불법 정도가 전체적으로 더 큰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기만 하면 그 행위태양에 관계없이 언제나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킨 행위에 비해 무거운 법정형으로 처벌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미 어느 정도의 수준을 넘어선 중죄들의 경우에는 비록 구체적 범죄유형에 따라 죄질에 있어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일반인이 느끼는 비난가능성이나 그 범죄의 일반예방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법정형의 수준은 별반 차이가 없을 수 있다(헌재 2009. 6. 25. 2007헌바25, 판례집 21-1하, 784, 806 참조).
또한 법관의 양형으로 불법과 책임을 일치시킬 수 있으면 법정형이 내포하고 있는 약간의 위헌성은 극복될 수 있는 것이므로, 만약 구체적인 사건에서 특수강간치상죄와 특수강간치사죄에 대한 법정형이 동일한 결과 형량에 있어 불합리성이 나타난다면, 이는 법관의 양형을 통하여 시정하면 된다(헌재 2008. 11. 27. 2007헌가24, 판례집 20-2하, 173, 182-183; 헌재 2011. 11. 24. 2010헌가42, 공보 182, 1735, 1740-1741 참조).

(6)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벌체계상의 정당성이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

4. 결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