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바278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5년 4월 10일
결정요지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때에 당사자가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를 배척하였을 경우에 법원의 제청에 갈음하여 당사자가 직접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의 형태로써 심판청구를 하는 것이므로, 그 심판의 대상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이지 대통령령은 될 수 없다. 따라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대통령령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나. 이율에 관한 표준 규범을 정립한다는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법률이 일정한 이율을 사전에 고지하여 당사자들에게 명확한 행위지침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 법정이율 고정제와 다른 방식으로 이러한 입법목적을 실현하면서 채무자의 재산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민법 제379조가 민법 제정 이래 현재까지 법정이율을 연 5분으로 고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불합리하게 과도한 이율을 정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상거래는 일반 민사거래보다 자금의 수요가 많고 자금의 이용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더 큰 것이 일반적이어서 상법 제54조가 상사법정이율을 민법 제379조의 민사법정이율보다 다소 높게 규정한 것일 뿐, 법정이율의 필요성과 그 입법취지는 기본적으로 상법 제54조와 민법 제379조가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와 마찬가지로 상법 제54조도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라.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높은 이율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그 적용범위를 소송상 청구하는 경우에만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소송의 지연과 상소권 남용의 방지, 사실심판결 선고 후의 채무의 신속한 이행이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불가피한 경우로 제한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법정이율을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은행 연체금리 등 경제여건의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법정이율을 정하도록 하고 있고,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채무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를 조정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마. 채권자가 민사소송까지 제기하게 된 경위나 그 과정에서 투입한 노력 등을 고려하면,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소구당한 채무자’와 ‘소구당하지 않은 채무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바.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연 40% 이내의 범위에서’ 이율을 정하도록 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이율의 상한을 명확하게 정하고 있고, 대통령령에서 구체적으로 이율을 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요소로 ‘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적용하는 연체금리 등 경제여건’을 명시하고 있으며, 그 입법목적을 고려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이율이 민사법정이율 연 5%나 상사법정이율 연 6%보다는 높게 정해질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사. 대법원은 1987. 5. 26. 선고 86다카1876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과 동일한 내용인 구 소송촉진법(1981. 3. 1. 법률 제3361호로 제정되고, 2009. 11. 2. 법률 제98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중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채무자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는 때를 의미하고, ‘그 상당한 범위’란 ‘채무자가 항쟁함에 상당한 기간의 범위, 즉 당해사건의 사실심 판결선고시까지’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의 의미를 명확히 하였다. 개별 사안에서 어느 시점부터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을 적용할 것인지는 해당 사안에서의 구체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하는 문제로서 위와 같은 대법원의 해석 기준에 따라 사안별로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김형두의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에 대한 반대의견
장기간 유지된 고정 법정이율은 시장 금리와 괴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 경제 변화에도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이러한 격차로 인한 부당한 결과를 최소화하고 채권자와 채무자 양측의 이익을 조화롭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정이율이 이자채권 발생 당시의 시장이율에 근접하도록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거래 당사자의 합리적이고 가정적인 의사에도 부합한다. 법정이율을 일정한 주기마다 일정한 기준으로 재검토하고, 경제 상황에 맞게 조정하도록 하면, 법정이율의 급격한 변동을 막고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면서도 경제 환경의 변화를 보다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다. 결국 앞서 본 법정이율 규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가장 적절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재산권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법정이율 변동제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법정이율 고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피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법정이율과 시장이율의 격차가 지나치게 커지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경제적 형평성을 해치게 되어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 이로 인한 손해는 법정이율 고정제를 유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 이율에 관한 표준 규범을 정립한다는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법률이 일정한 이율을 사전에 고지하여 당사자들에게 명확한 행위지침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 법정이율 고정제와 다른 방식으로 이러한 입법목적을 실현하면서 채무자의 재산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민법 제379조가 민법 제정 이래 현재까지 법정이율을 연 5분으로 고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불합리하게 과도한 이율을 정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상거래는 일반 민사거래보다 자금의 수요가 많고 자금의 이용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더 큰 것이 일반적이어서 상법 제54조가 상사법정이율을 민법 제379조의 민사법정이율보다 다소 높게 규정한 것일 뿐, 법정이율의 필요성과 그 입법취지는 기본적으로 상법 제54조와 민법 제379조가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와 마찬가지로 상법 제54조도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라.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높은 이율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그 적용범위를 소송상 청구하는 경우에만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소송의 지연과 상소권 남용의 방지, 사실심판결 선고 후의 채무의 신속한 이행이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불가피한 경우로 제한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법정이율을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은행 연체금리 등 경제여건의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법정이율을 정하도록 하고 있고,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채무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를 조정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마. 채권자가 민사소송까지 제기하게 된 경위나 그 과정에서 투입한 노력 등을 고려하면,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소구당한 채무자’와 ‘소구당하지 않은 채무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바.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연 40% 이내의 범위에서’ 이율을 정하도록 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이율의 상한을 명확하게 정하고 있고, 대통령령에서 구체적으로 이율을 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요소로 ‘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적용하는 연체금리 등 경제여건’을 명시하고 있으며, 그 입법목적을 고려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이율이 민사법정이율 연 5%나 상사법정이율 연 6%보다는 높게 정해질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사. 대법원은 1987. 5. 26. 선고 86다카1876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과 동일한 내용인 구 소송촉진법(1981. 3. 1. 법률 제3361호로 제정되고, 2009. 11. 2. 법률 제98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중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채무자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는 때를 의미하고, ‘그 상당한 범위’란 ‘채무자가 항쟁함에 상당한 기간의 범위, 즉 당해사건의 사실심 판결선고시까지’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의 의미를 명확히 하였다. 개별 사안에서 어느 시점부터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을 적용할 것인지는 해당 사안에서의 구체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하는 문제로서 위와 같은 대법원의 해석 기준에 따라 사안별로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김형두의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에 대한 반대의견
장기간 유지된 고정 법정이율은 시장 금리와 괴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 경제 변화에도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이러한 격차로 인한 부당한 결과를 최소화하고 채권자와 채무자 양측의 이익을 조화롭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정이율이 이자채권 발생 당시의 시장이율에 근접하도록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거래 당사자의 합리적이고 가정적인 의사에도 부합한다. 법정이율을 일정한 주기마다 일정한 기준으로 재검토하고, 경제 상황에 맞게 조정하도록 하면, 법정이율의 급격한 변동을 막고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면서도 경제 환경의 변화를 보다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다. 결국 앞서 본 법정이율 규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가장 적절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재산권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법정이율 변동제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법정이율 고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피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법정이율과 시장이율의 격차가 지나치게 커지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경제적 형평성을 해치게 되어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 이로 인한 손해는 법정이율 고정제를 유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108조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397조 제1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397조 제1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1. 주식회사 ○○주택(2021헌바278, 366, 2023헌바335, 2024헌바52, 357, 358)
대표이사 최○○, 김○○, 이○○, 서○○
2. 주식회사 □□주택(2023헌바272)
대표이사 최○○, 김○○, 이○○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클라스한결
담당변호사 이강국 외 2인
당해사건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85396 부당이득금(2021헌바278)
2.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83433 부당이득금(2021헌바366)
3.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17가합50777 부당이득금(2023헌바272)
4. 부산고등법원 (창원)2017나20022 부당이득금(2023헌바335)
5. 대구지방법원 2019가합203228 부당이득금(2024헌바52)
6. 광주고등법원 2019나25393 부당이득금(2024헌바357)
7. 광주고등법원 (전주)2017나12481 부당이득금(2024헌바358)
【주 문】
1.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379조, 상법(1962. 12. 12. 법률 제1212호로 개정된 것)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10. 5. 17. 법률 제10303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본문,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8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2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 주식회사 ○○주택(이하 ‘청구인 ○○’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으로부터 분할되어 설립된 회사이고, 청구인 주식회사 □□주택(이하 ‘청구인 □□’이라 한다)은 □□주택산업 주식회사로부터 분할되어 설립된 회사로, 아래와 같이 주식회사 ○○ 또는 □□주택산업 주식회사가 건축하여 임대한 임대아파트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각 승계하였다(이하 분할설립 전·후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각 주택사업의 주체를 ‘청구인 ○○’ 또는 ‘청구인 □□’이라 한다).
가. 2021헌바278 사건
(1) 청구인 ○○은 전주시 (주소 생략)에 10개동 1,335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1999. 9. 6.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2. 11. 22. 전주시 ○○구청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정○○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정○○ 등 102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17. 9. 14. 청구인 ○○을 상대로, 위 분양계약에서 정한 분양대금이 임대주택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산정된 정당한 분양전환가격을 초과하여 그 초과 부분에 해당하는 분양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실제 분양대금과 정당한 분양전환가격의 차액 상당의 부당이득금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85396(이송 전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단5177850)].
(4) 청구인 ○○은 위 소송 계속 중에 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21카기50913), 2021. 9. 1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21헌바366 사건
(1) 청구인 ○○은 속초시 (주소 생략)에 8개동 1,030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1995. 7. 24.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6. 3. 21. 속초시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김□□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김□□ 등 31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20. 9. 22. 청구인 ○○을 상대로 위 가.의 (3)항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83433).
(4) 청구인 ○○은 위 소송 계속 중에 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21카기50890), 2021. 12. 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2023헌바272 사건
(1) 청구인 □□은 서산시 (주소 생략)에 1,093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1996. 2.경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6. 2. 26. 서산시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김△△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김△△ 등 686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17. 6. 20. 청구인 □□을 상대로 위 가.의 (3)항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17가합50777).
(4) 청구인 □□은 위 소송 계속 중에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21카기1132), 2023. 9. 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라. 2023헌바335 사건
(1) 청구인 ○○은 진해시 (주소 생략)에 11개동 1,275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03. 2. 19.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4. 9. 17. 창원시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권○○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권○○ 등 15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15. 1. 23. 청구인 ○○을 상대로 위 가.의 (3)항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16. 12. 22.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창원지방법원 2015가합30565). 이에 대하여 쌍방이 항소를 제기하여 진행된 항소심[부산고등법원 (창원)2017나20022]에서 청구인 ○○은 민법 제379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부산고등법원 (창원)2021카기1001], 2023. 10.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마. 2024헌바52 사건
(1) 청구인 ○○은 경산시 (주소 생략)에 8개동 720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01. 12. 31.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4. 11. 14. 경산시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김▽▽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김▽▽ 등 68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19. 4. 5. 청구인 ○○을 상대로 주위적으로 위 가.의 (3)항과 같은 부당이득반환 주장을 하고, 일부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가 될 수 없는 임차인들이 있을 경우에 대비하여 예비적으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주장을 하면서 부당이득반환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9가합203228).
(4) 청구인 ○○은 위 소송 계속 중에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대구지방법원 2021카기10504), 2024. 2.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바. 2024헌바357 사건
(1) 청구인 ○○은 광주 광산구 (주소 생략)에 12개동 780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05. 1. 26.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2. 12. 5.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김◇◇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김◇◇ 등 14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15. 4. 28. 청구인 ○○을 상대로 위 가.의 (3)항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광주지방법원 2017가합57269(이송 전 사건: 광주지방법원 2015가소521848)]. 이에 대하여 쌍방이 항소를 제기하여 진행된 항소심(광주고등법원 2019나25393)에서 청구인 ○○은 민법 제379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광주고등법원 2021카기1001), 2024. 8. 2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사. 2024헌바358 사건
(1) 청구인 ○○은 남원시 (주소 생략)에 7개동 410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01. 3. 29.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3. 8. 21. 남원시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오○○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오○○ 등 366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14. 11. 11. 청구인 ○○을 상대로 위 가.의 (3)항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17. 10. 12.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2014가합1285). 이에 대하여 쌍방이 제기한 항소심[광주고등법원 (전주)2017나12481]에서 청구인 ○○은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광주고등법원 (전주)2021카기1002], 2024. 8. 2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들은 이 사건들에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을 모두 심판대상으로 삼으면서,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에 대해서는 민법 제379조만을 심판대상으로 삼거나(2023헌바335, 2024헌바357), 상법 제54조만을 심판대상으로 삼거나(2021헌바278, 2021헌바366),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를 심판대상으로 삼았다(2023헌바272, 2024헌바52, 2024헌바358).
청구인들은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소송에서 문제가 되는 법정이율 제도 전반의 위헌성 여부를 다투고 있으므로, 민법 제379조만을 심판대상으로 삼은 사건과 상법 제54조만을 심판대상으로 삼은 사건에서도 심판대상을 상법 제54조 또는 민법 제379조까지 확장하기로 한다.
나. 청구인들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전체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그중 제1항 단서는 민사소송법 제251조에 규정된 소(장래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1항 본문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규정으로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과 제2항으로 한정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379조, 상법(1962. 12. 12. 법률 제1212호로 개정된 것)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10. 5. 17. 법률 제10303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본문,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8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2항,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전부개정되고, 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된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379조(법정이율) 이자있는 채권의 이율은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연 5분으로 한다.
상법(1962. 12. 12. 법률 제1212호로 개정된 것)
제54조(상사법정이율) 상행위로 인한 채무의 법정이율은 연 6분으로 한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10. 5. 17. 법률 제10303호로 개정된 것)
제3조(법정이율) ① 금전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심판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선고할 경우, 금전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은 그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장(訴狀)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書面)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는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적용하는 연체금리 등 경제 여건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따른다. 다만,「민사소송법」제251조에 규정된 소(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8호로 개정된 것)
제3조(법정이율) ② 채무자에게 그 이행의무가 있음을 선언하는 사실심(事實審)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抗爭)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타당한 범위에서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전부개정되고, 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제3조 제1항 본문에 따른 법정이율은 연 100분의 15로 한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된 것)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제3조 제1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이란 연 100분의 12를 말한다.
[관련조항]
대한민국헌법(1987. 10. 29. 헌법 제1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08조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397조(금전채무불이행에 대한 특칙) ①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은 법정이율에 의한다. 그러나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아니한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의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시중금리와 법정이율의 차이를 적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시중금리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변동이율제가 아니라 고정이율제를 채택하면서 시중금리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법정이율을 정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송촉진법’이라 한다)의 입법목적은 소송의 신속한 진행이고, 소송 관련 업무는 전적으로 법원이 담당하므로, 이러한 입법목적과 소송 관련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에서 민사소송 관련 법정이율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구체적인 기준 제시 없이 법정이율 상한을 연 40%로 과도하게 높게 정하여 사실상 상한을 정하지 않은 것과 같은 상태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고, 기타 합리적인 방법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빠르게 변동될 수 있도록 규정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소구당한 채무자와 그렇지 않은 채무자를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며, 포괄위임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
다.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은 같은 조 제1항 본문에서 정한 법정이율이 적용되는 시기를 제한하고 있는데, 위 법정이율이 적용되는 시점이 소송 진행 과정에서의 기술적인 측면이나 재판부별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그 기준이 매우 모호하고 불확정적이며, 소송당사자인 채무자가 위 법정이율의 적용 시점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라. 현재 예금은행 수신금리가 낮아서 민사법정이율 연 5%나 상사법정이율 연 6%만으로도 소송지연 방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럼에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이하 ‘소송촉진 이율규정’이라 한다)에서 민사소송 관련 법정이율을 연 15% 또는 연 12%로 지나치게 높게 정한 것은 소송촉진 목적보다는 채무자에 대한 징벌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어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고, 이로 인해 채무자는 재판에서 적극적으로 다투는 대신 재판이 지속될 경우 발생할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재판받을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고 포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소송촉진 이율규정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소구당한 채무자와 그렇지 않은 채무자를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때에 당사자가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를 배척하였을 경우에 법원의 제청에 갈음하여 당사자가 직접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의 형태로써 심판청구를 하는 것이므로, 그 심판의 대상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이지 대통령령은 될 수 없다(헌재 2010. 6. 24. 2007헌바101등; 헌재 2011. 7. 28. 2009헌바158 참조).
따라서 소송촉진 이율규정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대통령령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5. 본안에 대한 판단
가.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의 위헌 여부
(1) 쟁점 정리
(가)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가 법정이율을 고정적으로 정함으로써 법정이율 상당의 지연손해금 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채무자의 재산권이 제한된다. 따라서 이러한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청구인들은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가 자기책임원칙에 위배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채무자가 부담하는 법정이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로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민법 제379조
(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7. 5. 25. 2015헌바421 결정에서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는 경우 이자 있는 채권의 이율을 연 5%로 하도록 규정한 민법 제379조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데, 그 요지는 아래와 같다.
「법률 또는 약정에 따라 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경우 당사자 사이에 이율에 관한 약정이 없다는 이유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도록 한다면 법률 또는 약정의 취지에 반한다. 한편, 이자가 발생하는 모든 법률관계에서 당사자가 직접 개별적 교섭을 통해 이율을 정해야만 한다면 거래비용이 증가하고 분쟁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적자치원칙에 따라 당사자의 약정에 기초한 이자채권의 형성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거래 관행이나 이해관계의 합리적 타협점을 반영한 이율에 관한 일반적 기준을 정해 둘 필요가 있다. 입법자는 민법의 일반법적 성격, 법정이율 고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의 평균 법정이율 등을 고려하여 이자 있는 채권의 이율은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연 5분으로 한다고 하여, 법정이율을 연 5분으로 정하였다. 법정이율의 필요성과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민법 제379조의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민법 제379조가 법정이율을 연 5분으로 고정하고 있지만 ‘다른 법률의 규정’ 또는 ‘당사자의 약정’이 있으면 다른 이율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이율 및 경제상황의 변동 여부에 따라 특별법으로 법정이율을 달리 정할 수 있고, 당사자 역시 구체적 사정에 따라 법정이율과 다른 이율을 정할 수 있다. 즉, 민법 제379조는 다른 법률의 정함이나 당사자 사이의 약정이 없는 경우 적용되는 일반적ㆍ예비적 조항에 불과하다.
법정이율은 이자채권 발생 당시의 시장이율에 근접하도록 정하는 것이 거래 당사자의 합리적이고 가정적인 의사에 부합한다. 그러나 개별 사안마다 또는 일정한 시점의 시장이율에 따라 법정이율을 달리 정한다면 금전 거래와 관련된 법률관계를 형성할 때 당사자들의 예측가능성이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율에 관한 표준 규범을 정립한다는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법률이 일정한 이율을 사전에 고지하여 당사자들에게 명확한 행위지침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 법정이율 고정제와 다른 방식으로 이러한 입법목적을 실현하면서 채무자의 재산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법적 안정성을 위해 고정된 법정이율을 정하면 법정이율과 시장이율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평균인 평균금리는 1960년부터 2003년까지 법정이율보다 최저 0.2, 최대 21.2 이상 높았다. 2004년과 2005년에는 법정이율이 평균금리보다 0.17 높았지만,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다시 평균금리가 법정이율보다 높았다. 2012년 이후 법정이율이 평균금리보다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의 법정이율과 평균금리의 평균 격차는 0.2%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다면 비록 현재 법정이율이 시장이율보다 높다고 하더라도 그 격차가 과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와 같은 사정에 법정이율이 시장이율보다 낮을 경우 채무의 임의변제를 강제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기 어려운 점을 더하면, 민법 제379조가 민법 제정 이래 현재까지 법정이율을 연 5분으로 고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불합리하게 과도한 이율을 정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이율에 관한 표준 규범을 사회에 제공한다는 민법 제379조의 공익적 가치까지 보태어 보면, 민법 제379조로 인한 채무자의 불이익이 민법 제379조가 추구하는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한다.
민법 제379조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유무
민법 제379조는 금전채무불이행에 대한 특칙을 정한 민법 제397조 제1항과 연계되어 금전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산정기준이 되는데, 이러한 경우 손해배상문제의 균일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민법 제379조가 법정이율 고정제를 채택한 것의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점, 위 2015헌바421 결정이 있었던 2017. 5. 25. 무렵의 시중은행 평균금리(2016년 2.42%, 2017년 2.52%)보다 최근 시중은행 평균금리(2022년 3.53%, 2023년 4.45%, 2024년 4.10%)가 더 높게 형성되어 법정이율과 평균금리의 격차가 수용할 수 없을 정도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법정이율을 고정제로 할지 아니면 변동제로 할지는 기본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선례의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고,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상법 제54조
청구인들은 상사법정이율을 정한 상법 제54조에 대해서도 민사법정이율을 정한 민법 제379조와 동일한 이유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거래는 일반 민사거래보다 자금의 수요가 많고 자금의 이용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더 큰 것이 일반적이어서 상법 제54조가 상사법정이율을 민법 제379조의 민사법정이율보다 다소 높게 규정한 것일 뿐, 법정이율의 필요성과 그 입법취지는 기본적으로 앞서 살핀 민법 제379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와 마찬가지로 상법 제54조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도 위 2015헌바421 결정 이유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으므로, 상법 제54조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위헌 여부
(1) 쟁점 정리
(가) 민법 제397조 제1항은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은 원칙적으로 법정이율, 즉 민법 제379조의 연 5% 또는 상법 제54조의 연 6%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이러한 민법 제397조 제1항에 대한 특칙으로서,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날부터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높은 이율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높은 이율의 지연손해금 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채무자의 재산권이 제한되고, 채무자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소송에 임하는 것에 부담을 가질 수 있으므로 채무자의 재판받을 권리도 제한된다. 따라서 이러한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금전채무의 이행을 소구당한 채무자에게만 적용되므로, 소구당한 채무자와 그렇지 않은 채무자를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민사소송 관련 법정이율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라) 청구인들은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자기책임원칙에 위배된다고도 주장하나, 이 주장은 채무자가 부담하는 법정이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로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민법 제397조는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을 연 5% 또는 연 6%의 법정이율에 의하도록 하면서 그 손해배상에 관하여 채권자는 손해를 증명할 필요가 없고 채무자는 과실이 없음을 항변할 수 없도록 규정하여 채권자가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초과하는 실손해가 있음을 증명한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실손해의 배상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은 법정이율이 금융기관의 연체이자율은 물론 대출이자율이나 예금이자율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여 법정이율과 현실이자율의 심한 괴리로 말미암아 채권자는 실손해의 배상을 받을 수 없게 되고 채무자는 이를 이용하여 채무이행을 지체하거나 소송을 부당하게 지연시키고 상소권을 남용하는 등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법정이율을 현실화함으로써 채권자에 대하여는 소송을 제기한 이후부터라도 이행지체로 인한 실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채무자에 대하여는 법정이율이 현실이자율보다 낮은 것을 이용하여 악의적으로 채무이행이나 소송을 지연시키고 상소권을 남용하는 것을 막고, 사실심판결 선고 후 채무의 신속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민법 제397조에 대한 특칙으로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제정되었다(헌재 2000. 3. 30. 97헌바49 참조).
시중은행 평균금리가 2012년 이후 꾸준히 법정이율을 하회하여 최근의 시장이율과 소송촉진법 제정 당시의 시장이율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연 5% 또는 연 6% 수준의 법정이율을 감내하면서 악의적으로 채무이행이나 소송을 지연시키고 상소권을 남용하는 채무자들이 없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소송지연과 상소권 남용을 막고 사실심판결 선고 후 채무의 신속한 이행을 확보하고자 하는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입법목적은 여전히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채무자는 높은 이율의 지연손해금 채무를 부담하게 될 것을 우려하여 불필요한 주장이나 증거신청 등을 자제하게 되므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적합성도 갖추었다.
청구인들은,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구체적인 법정이율을 대법원규칙이 아닌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은 헌법 제108조를 고려할 때 수단의 적합성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규율하는 ‘금전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은 헌법 제108조가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도록 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해의 최소성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그 적용범위를 소송상 청구하는 경우로 한정하여 소송의 지연과 상소권 남용의 방지, 사실심판결 선고 후의 채무의 신속한 이행이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불가피한 경우로 제한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법정이율을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은행 연체금리 등 경제여건의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법정이율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은 채무자에게 이행의무가 있음을 선언하는 사실심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타당한 범위에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을 적용하지 아니하도록 하여, 채무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를 조정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헌재 2000. 3. 30. 97헌바49 참조).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채권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과 동일한 정도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덜 제약적인 수단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피해의 최소성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다) 법익의 균형성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추구하는 공익은 ‘소송지연과 상소권 남용 방지’이고, 이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은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에 따라 부담하는 지연손해금 중 민사법정이율인 연 5% 또는 상사법정이율인 연 6% 상당의 지연손해금을 초과하는 부분이 될 것인데, 공익이 제한되는 사익에 비하여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라) 소결
그러므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평등원칙 위배 여부
(가)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금전채무의 이행을 소구당한 채무자에게 보다 높은 이율의 지연손해금 채무를 부담시키는 규정으로서,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분야에 관한 규정이거나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규정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완화된 심사척도를 적용하여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으로 인한 차별취급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본다.
(나)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항상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채무자가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지, 채무의 일부라도 변제하였거나 변제하려는 노력을 하였는지, 채무자가 담보를 제공하였는지, 그밖에 채무자의 여러 태도를 고려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인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통상적인 채권자의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일단 채권자가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소송대리인 선임, 서면 작성, 증거 수집, 법원 출석 등 소송 수행을 위하여 여러 노력을 하여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채권자가 민사소송까지 제기하게 된 경위나 그 과정에서 투입한 노력 등을 고려하면 ‘소구당한 채무자’와 ‘소구당하지 않은 채무자’를 법정이율의 측면에서 반드시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소구당한 채무자’를 그 적용 대상으로 하는 것은 ‘소송지연과 상소권 남용 방지’라는 입법목적에도 부합하며, 소구당한 채무자는 변제나 합의 등을 하여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적용을 피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을 통해 채무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를 조정하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다.
이상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적용에 있어서 ‘소구당한 채무자’와 ‘소구당하지 않은 채무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4)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그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위임의 구체성ㆍ명확성 내지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위임된 사항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하며, 법률조항과 법률의 입법취지를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합리적으로 그 대강이 예측될 수 있는 것이라면 위임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22. 12. 22. 2019헌바237 참조).
(나)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연 40% 이내의 범위에서’ 이율을 정하도록 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이율의 상한을 명확하게 정하고 있고, 대통령령에서 구체적으로 이율을 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요소로 ‘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적용하는 연체금리 등 경제여건’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입법목적을 고려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이율이 민사법정이율 연 5%나 상사법정이율 연 6%보다는 높게 정해질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의 위헌 여부
(1) 쟁점 정리
청구인들은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가) 법치국가원리의 한 표현인 명확성원칙은 기본적으로 모든 기본권제한 입법에 대하여 요구된다. 규범의 의미내용으로부터 무엇이 금지되는 행위이고 무엇이 허용되는 행위인지를 수범자가 알 수 없다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은 확보될 수 없게 될 것이고, 또한 법집행 당국에 의한 자의적 집행을 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확성원칙은 모든 법률에 있어서 동일한 정도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개개의 법률이나 법조항의 성격에 따라 요구되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각각의 구성요건의 특수성과 그러한 법률이 제정되게 된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명확성원칙을 산술적으로 엄격히 관철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므로 어느 정도의 보편적 내지 일반적 개념의 용어사용은 부득이 하다고 할 수밖에 없으며, 당해 법률이 제정된 목적과 다른 규범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한지의 여부에 따라 명확성의 구비 여부가 가려져야 한다(헌재 2002. 1. 31. 2000헌가8 참조).
(나) 대법원은 1987. 5. 26. 선고 86다카1876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과 동일한 내용인 구 소송촉진법(1981. 1. 29. 법률 제3361호로 제정되고, 2009. 11. 2. 법률 제98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중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채무자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는 때를 의미하고, ‘그 상당한 범위’란 ‘채무자가 항쟁함에 상당한 기간의 범위’를 의미하므로, 채무자가 당해사건의 사실심에서 항쟁할 수 있는 기간은 당해사건의 사실심 판결선고시까지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하여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의 의미를 명확히 하였고, 이러한 해석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한편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의 적용 기준을 사안별로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은 현저히 곤란할 뿐만 아니라 적절하다고 볼 수도 없는바, 개별 사안에서 어느 시점부터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을 적용할 것인지는 해당 사안에서의 구체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하는 문제로서 위와 같은 대법원의 해석 기준에 따라 사안별로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 제2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김형두의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7. 재판관 김형두의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에 대한 반대의견
나는 법정이율 고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가. 이자율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1) 이자율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에 직접적ㆍ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조정되어 이자율이 변동되면 대출, 저축, 투자, 소비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경제적 의사결정이 달라지게 되어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2) 장기간 유지된 고정 법정이율은 시장 금리와 괴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 경제 변화에도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저금리 시대에 법정이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채무자의 부담이 과도해지고, 반대로 고금리 시대에 법정이율이 너무 낮으면 채권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법정이율과 시장이율의 격차가 지나치게 커지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경제적 형평성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격차로 인한 부당한 결과를 최소화하고 채권자와 채무자 양측의 이익을 조화롭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정이율이 이자채권 발생 당시의 시장이율에 근접하도록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거래 당사자의 합리적이고 가정적인 의사에도 부합한다(헌재 2017. 5. 25. 2015헌바421 참조).
나. 피해의 최소성
(1) 법정의견은, 이율에 관한 표준 규범 정립이라는 법정이율의 입법목적을 실현하면서 법정이율 고정제와 다른 방식으로 채무자의 재산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 견해에 대하여 동의할 수 없다.
(2) 법정이율을 고정적으로 유지하는 대신 경제상황이나 금융시장의 금리변동에 따라 주기적으로 법정이율을 조정하는 방식인 법정이율 변동제를 도입하면, 법정이율이 시장금리에 맞춰 조정되므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경제적 형평성을 높일 수 있고, 채무자의 재산권도 덜 제한된다.
법정이율 변동제에서 법정이율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등 일정한 금리에 연동되어 조정된다. 법정이율을 일정한 주기마다 일정한 기준으로 재검토하고, 경제 상황에 맞게 조정하도록 하면, 법정이율의 급격한 변동을 막고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면서도 경제 환경의 변화를 보다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다. 시장 금리가 낮아지면 법정이율도 낮아져 채무자의 부담이 줄어들게 되고, 반대로 시장 금리가 높아지면 법정이율도 높아져 채권자가 손해를 보지 않게 된다. 법정이율 고정제에서는 법정이율을 변경하려면 법률 개정이 필요하지만, 법정이율 변동제에서는 법률을 개정하지 않고서도 시의적절하게 법정이율을 조정할 수 있다.
(3) 이와 같은 이유에서 유럽연합(EU)이나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는 금리, 물가 등 경제사정의 변화에 따라 전면적으로, 또는 제한된 영역에서 법정이율을 주기적으로 변경하는 법정이율 변동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러한 법정이율 변동제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법정이율 변동제에 대하여는 법정이율이 변동될 수 있어서 채권자나 채무자가 금전 거래와 관련된 법률관계를 형성할 때 예측가능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 법정이율을 주기적으로 조정하여야 하므로 정부나 금융기관의 관리부담과 행정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금리가 급격히 변동하는 경우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법적 분쟁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5) 그런데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유럽연합의 중앙은행들은 약 6주 간격으로 연간 8회의 정기회의를 개최하여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의 중앙은행들도 일정한 간격의 정기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정기회의에서 경제상황을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기준금리를 인상, 인하 또는 동결할 수 있으며, 만약 경제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임시회의를 열어 긴급하게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19 팬데믹 등 경제 위기 또는 경기 과열 시기에 기준금리가 자주 변경되며 안정적인 시기에는 기준금리를 장기간 동결하기도 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되면 대출, 저축, 투자, 소비, 환율, 부동산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개인과 기업 같은 경제주체들은 이에 맞추어 다양한 경제적 결정을 내리게 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 금리(예금 금리, 대출 금리, 채권 금리 등)도 상승하게 되며 대출이자의 부담이 커지므로 소비를 줄이게 되고, 예금 금리가 상승하면 소비보다는 저축을 늘려 이자를 얻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상승하여 부동산 구매 수요가 감소하게 된다. 특히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이자 부담이 커져 보유 부동산의 매도를 고려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대출 이자 부담의 증가로 신규 개발 프로젝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장 금리도 하락하며 경제주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와 투자를 확대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소비가 증가하게 되고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면서 공장 증설, 연구개발, 신사업확장 등 투자가 활발해지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부동산 구매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이와 같이 경제주체들은 이미 중앙은행의 주기적인 기준금리 변경이라는 경제환경 안에서 거기에 맞추어 경제생활을 하고 있다. 따라서 법정이율 변동제를 도입하여 법정이율을 일정한 주기마다 재검토하고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등에 연동하여 경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경제주체들에게 불합리한 부담을 새로 지우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경제 현실을 반영하여 합리적인 이자율이 적용되도록 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이 시장 변화에 합리적이고 적절하게 대응하게 하도록 하는 장점이 있을 뿐이다.
(6) 결론적으로, 앞서 본 법정이율 규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가장 적절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재산권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법정이율 변동제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법정이율 고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피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법정이율 고정제를 채택함으로써 장기간 유지된 고정 법정이율이 시장 금리와 괴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하고 경제 변화에도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8년 예금 금리는 연 13.30%, 대출 금리는 연 15.18%, 이 둘을 평균한 평균 금리는 연 14.24%였고, 2020년 예금 금리는 연 1.05%, 대출 금리는 연 2.80%, 평균 금리는 1.93%여서, 민사 법정이율인 연 5%, 상사 법정이율인 연 6%와 현격한 격차를 보인 바 있다. 이와 같이 법정이율과 시장이율의 격차가 지나치게 커지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경제적 형평성을 해치게 되어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 이로 인한 손해는 법정이율 고정제를 유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라. 소결론
(1) 따라서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2) 그러나 위 조항들을 단순위헌으로 선언하여 즉시 효력을 상실하게 할 경우, 민사 또는 상사채권에 대한 기본적인 이율 산정이나 금전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에 있어 중대한 법적 공백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 앞서 지적한 위헌적인 요소를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으로 합헌적으로 조정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재량에 속한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 및 상법 제54조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이를 대체하여 적용할 새로운 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위 조항들을 계속 적용하도록 함이 타당하다.
재판관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청 구 인1. 주식회사 ○○주택(2021헌바278, 366, 2023헌바335, 2024헌바52, 357, 358)
대표이사 최○○, 김○○, 이○○, 서○○
2. 주식회사 □□주택(2023헌바272)
대표이사 최○○, 김○○, 이○○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클라스한결
담당변호사 이강국 외 2인
당해사건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85396 부당이득금(2021헌바278)
2.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83433 부당이득금(2021헌바366)
3.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17가합50777 부당이득금(2023헌바272)
4. 부산고등법원 (창원)2017나20022 부당이득금(2023헌바335)
5. 대구지방법원 2019가합203228 부당이득금(2024헌바52)
6. 광주고등법원 2019나25393 부당이득금(2024헌바357)
7. 광주고등법원 (전주)2017나12481 부당이득금(2024헌바358)
【주 문】
1.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379조, 상법(1962. 12. 12. 법률 제1212호로 개정된 것)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10. 5. 17. 법률 제10303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본문,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8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2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 주식회사 ○○주택(이하 ‘청구인 ○○’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으로부터 분할되어 설립된 회사이고, 청구인 주식회사 □□주택(이하 ‘청구인 □□’이라 한다)은 □□주택산업 주식회사로부터 분할되어 설립된 회사로, 아래와 같이 주식회사 ○○ 또는 □□주택산업 주식회사가 건축하여 임대한 임대아파트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각 승계하였다(이하 분할설립 전·후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각 주택사업의 주체를 ‘청구인 ○○’ 또는 ‘청구인 □□’이라 한다).
가. 2021헌바278 사건
(1) 청구인 ○○은 전주시 (주소 생략)에 10개동 1,335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1999. 9. 6.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2. 11. 22. 전주시 ○○구청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정○○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정○○ 등 102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17. 9. 14. 청구인 ○○을 상대로, 위 분양계약에서 정한 분양대금이 임대주택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산정된 정당한 분양전환가격을 초과하여 그 초과 부분에 해당하는 분양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실제 분양대금과 정당한 분양전환가격의 차액 상당의 부당이득금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85396(이송 전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단5177850)].
(4) 청구인 ○○은 위 소송 계속 중에 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21카기50913), 2021. 9. 1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21헌바366 사건
(1) 청구인 ○○은 속초시 (주소 생략)에 8개동 1,030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1995. 7. 24.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6. 3. 21. 속초시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김□□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김□□ 등 31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20. 9. 22. 청구인 ○○을 상대로 위 가.의 (3)항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83433).
(4) 청구인 ○○은 위 소송 계속 중에 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21카기50890), 2021. 12. 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2023헌바272 사건
(1) 청구인 □□은 서산시 (주소 생략)에 1,093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1996. 2.경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6. 2. 26. 서산시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김△△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김△△ 등 686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17. 6. 20. 청구인 □□을 상대로 위 가.의 (3)항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17가합50777).
(4) 청구인 □□은 위 소송 계속 중에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21카기1132), 2023. 9. 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라. 2023헌바335 사건
(1) 청구인 ○○은 진해시 (주소 생략)에 11개동 1,275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03. 2. 19.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4. 9. 17. 창원시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권○○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권○○ 등 15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15. 1. 23. 청구인 ○○을 상대로 위 가.의 (3)항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16. 12. 22.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창원지방법원 2015가합30565). 이에 대하여 쌍방이 항소를 제기하여 진행된 항소심[부산고등법원 (창원)2017나20022]에서 청구인 ○○은 민법 제379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부산고등법원 (창원)2021카기1001], 2023. 10.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마. 2024헌바52 사건
(1) 청구인 ○○은 경산시 (주소 생략)에 8개동 720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01. 12. 31.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4. 11. 14. 경산시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김▽▽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김▽▽ 등 68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19. 4. 5. 청구인 ○○을 상대로 주위적으로 위 가.의 (3)항과 같은 부당이득반환 주장을 하고, 일부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가 될 수 없는 임차인들이 있을 경우에 대비하여 예비적으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주장을 하면서 부당이득반환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9가합203228).
(4) 청구인 ○○은 위 소송 계속 중에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대구지방법원 2021카기10504), 2024. 2.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바. 2024헌바357 사건
(1) 청구인 ○○은 광주 광산구 (주소 생략)에 12개동 780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05. 1. 26.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2. 12. 5.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김◇◇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김◇◇ 등 14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15. 4. 28. 청구인 ○○을 상대로 위 가.의 (3)항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광주지방법원 2017가합57269(이송 전 사건: 광주지방법원 2015가소521848)]. 이에 대하여 쌍방이 항소를 제기하여 진행된 항소심(광주고등법원 2019나25393)에서 청구인 ○○은 민법 제379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광주고등법원 2021카기1001), 2024. 8. 2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사. 2024헌바358 사건
(1) 청구인 ○○은 남원시 (주소 생략)에 7개동 410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모집한 임차인들과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01. 3. 29.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사용승인을 받아 임차인들로 하여금 위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2013. 8. 21. 남원시장으로부터 위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오○○ 등 위 임대아파트의 임차인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지급받았다.
(3) 오○○ 등 366명의 위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은 2014. 11. 11. 청구인 ○○을 상대로 위 가.의 (3)항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17. 10. 12.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2014가합1285). 이에 대하여 쌍방이 제기한 항소심[광주고등법원 (전주)2017나12481]에서 청구인 ○○은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각하 및 기각되자[광주고등법원 (전주)2021카기1002], 2024. 8. 2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들은 이 사건들에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을 모두 심판대상으로 삼으면서,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에 대해서는 민법 제379조만을 심판대상으로 삼거나(2023헌바335, 2024헌바357), 상법 제54조만을 심판대상으로 삼거나(2021헌바278, 2021헌바366),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를 심판대상으로 삼았다(2023헌바272, 2024헌바52, 2024헌바358).
청구인들은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소송에서 문제가 되는 법정이율 제도 전반의 위헌성 여부를 다투고 있으므로, 민법 제379조만을 심판대상으로 삼은 사건과 상법 제54조만을 심판대상으로 삼은 사건에서도 심판대상을 상법 제54조 또는 민법 제379조까지 확장하기로 한다.
나. 청구인들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전체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그중 제1항 단서는 민사소송법 제251조에 규정된 소(장래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1항 본문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규정으로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과 제2항으로 한정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379조, 상법(1962. 12. 12. 법률 제1212호로 개정된 것)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10. 5. 17. 법률 제10303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본문,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8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2항,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전부개정되고, 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된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379조(법정이율) 이자있는 채권의 이율은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연 5분으로 한다.
상법(1962. 12. 12. 법률 제1212호로 개정된 것)
제54조(상사법정이율) 상행위로 인한 채무의 법정이율은 연 6분으로 한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10. 5. 17. 법률 제10303호로 개정된 것)
제3조(법정이율) ① 금전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심판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선고할 경우, 금전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은 그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장(訴狀)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書面)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는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적용하는 연체금리 등 경제 여건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따른다. 다만,「민사소송법」제251조에 규정된 소(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8호로 개정된 것)
제3조(법정이율) ② 채무자에게 그 이행의무가 있음을 선언하는 사실심(事實審)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抗爭)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타당한 범위에서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전부개정되고, 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제3조 제1항 본문에 따른 법정이율은 연 100분의 15로 한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된 것)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제3조 제1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이란 연 100분의 12를 말한다.
[관련조항]
대한민국헌법(1987. 10. 29. 헌법 제1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08조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397조(금전채무불이행에 대한 특칙) ①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은 법정이율에 의한다. 그러나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아니한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의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시중금리와 법정이율의 차이를 적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시중금리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변동이율제가 아니라 고정이율제를 채택하면서 시중금리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법정이율을 정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송촉진법’이라 한다)의 입법목적은 소송의 신속한 진행이고, 소송 관련 업무는 전적으로 법원이 담당하므로, 이러한 입법목적과 소송 관련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에서 민사소송 관련 법정이율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구체적인 기준 제시 없이 법정이율 상한을 연 40%로 과도하게 높게 정하여 사실상 상한을 정하지 않은 것과 같은 상태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고, 기타 합리적인 방법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빠르게 변동될 수 있도록 규정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소구당한 채무자와 그렇지 않은 채무자를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며, 포괄위임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
다.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은 같은 조 제1항 본문에서 정한 법정이율이 적용되는 시기를 제한하고 있는데, 위 법정이율이 적용되는 시점이 소송 진행 과정에서의 기술적인 측면이나 재판부별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그 기준이 매우 모호하고 불확정적이며, 소송당사자인 채무자가 위 법정이율의 적용 시점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라. 현재 예금은행 수신금리가 낮아서 민사법정이율 연 5%나 상사법정이율 연 6%만으로도 소송지연 방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럼에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이하 ‘소송촉진 이율규정’이라 한다)에서 민사소송 관련 법정이율을 연 15% 또는 연 12%로 지나치게 높게 정한 것은 소송촉진 목적보다는 채무자에 대한 징벌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어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고, 이로 인해 채무자는 재판에서 적극적으로 다투는 대신 재판이 지속될 경우 발생할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재판받을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고 포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소송촉진 이율규정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소구당한 채무자와 그렇지 않은 채무자를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때에 당사자가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를 배척하였을 경우에 법원의 제청에 갈음하여 당사자가 직접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의 형태로써 심판청구를 하는 것이므로, 그 심판의 대상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이지 대통령령은 될 수 없다(헌재 2010. 6. 24. 2007헌바101등; 헌재 2011. 7. 28. 2009헌바158 참조).
따라서 소송촉진 이율규정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대통령령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5. 본안에 대한 판단
가.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의 위헌 여부
(1) 쟁점 정리
(가)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가 법정이율을 고정적으로 정함으로써 법정이율 상당의 지연손해금 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채무자의 재산권이 제한된다. 따라서 이러한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청구인들은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가 자기책임원칙에 위배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채무자가 부담하는 법정이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로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민법 제379조
(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7. 5. 25. 2015헌바421 결정에서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는 경우 이자 있는 채권의 이율을 연 5%로 하도록 규정한 민법 제379조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데, 그 요지는 아래와 같다.
「법률 또는 약정에 따라 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경우 당사자 사이에 이율에 관한 약정이 없다는 이유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도록 한다면 법률 또는 약정의 취지에 반한다. 한편, 이자가 발생하는 모든 법률관계에서 당사자가 직접 개별적 교섭을 통해 이율을 정해야만 한다면 거래비용이 증가하고 분쟁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적자치원칙에 따라 당사자의 약정에 기초한 이자채권의 형성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거래 관행이나 이해관계의 합리적 타협점을 반영한 이율에 관한 일반적 기준을 정해 둘 필요가 있다. 입법자는 민법의 일반법적 성격, 법정이율 고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의 평균 법정이율 등을 고려하여 이자 있는 채권의 이율은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연 5분으로 한다고 하여, 법정이율을 연 5분으로 정하였다. 법정이율의 필요성과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민법 제379조의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민법 제379조가 법정이율을 연 5분으로 고정하고 있지만 ‘다른 법률의 규정’ 또는 ‘당사자의 약정’이 있으면 다른 이율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이율 및 경제상황의 변동 여부에 따라 특별법으로 법정이율을 달리 정할 수 있고, 당사자 역시 구체적 사정에 따라 법정이율과 다른 이율을 정할 수 있다. 즉, 민법 제379조는 다른 법률의 정함이나 당사자 사이의 약정이 없는 경우 적용되는 일반적ㆍ예비적 조항에 불과하다.
법정이율은 이자채권 발생 당시의 시장이율에 근접하도록 정하는 것이 거래 당사자의 합리적이고 가정적인 의사에 부합한다. 그러나 개별 사안마다 또는 일정한 시점의 시장이율에 따라 법정이율을 달리 정한다면 금전 거래와 관련된 법률관계를 형성할 때 당사자들의 예측가능성이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율에 관한 표준 규범을 정립한다는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법률이 일정한 이율을 사전에 고지하여 당사자들에게 명확한 행위지침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 법정이율 고정제와 다른 방식으로 이러한 입법목적을 실현하면서 채무자의 재산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법적 안정성을 위해 고정된 법정이율을 정하면 법정이율과 시장이율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평균인 평균금리는 1960년부터 2003년까지 법정이율보다 최저 0.2, 최대 21.2 이상 높았다. 2004년과 2005년에는 법정이율이 평균금리보다 0.17 높았지만,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다시 평균금리가 법정이율보다 높았다. 2012년 이후 법정이율이 평균금리보다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의 법정이율과 평균금리의 평균 격차는 0.2%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다면 비록 현재 법정이율이 시장이율보다 높다고 하더라도 그 격차가 과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와 같은 사정에 법정이율이 시장이율보다 낮을 경우 채무의 임의변제를 강제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기 어려운 점을 더하면, 민법 제379조가 민법 제정 이래 현재까지 법정이율을 연 5분으로 고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불합리하게 과도한 이율을 정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이율에 관한 표준 규범을 사회에 제공한다는 민법 제379조의 공익적 가치까지 보태어 보면, 민법 제379조로 인한 채무자의 불이익이 민법 제379조가 추구하는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한다.
민법 제379조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유무
민법 제379조는 금전채무불이행에 대한 특칙을 정한 민법 제397조 제1항과 연계되어 금전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산정기준이 되는데, 이러한 경우 손해배상문제의 균일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민법 제379조가 법정이율 고정제를 채택한 것의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점, 위 2015헌바421 결정이 있었던 2017. 5. 25. 무렵의 시중은행 평균금리(2016년 2.42%, 2017년 2.52%)보다 최근 시중은행 평균금리(2022년 3.53%, 2023년 4.45%, 2024년 4.10%)가 더 높게 형성되어 법정이율과 평균금리의 격차가 수용할 수 없을 정도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법정이율을 고정제로 할지 아니면 변동제로 할지는 기본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선례의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고,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상법 제54조
청구인들은 상사법정이율을 정한 상법 제54조에 대해서도 민사법정이율을 정한 민법 제379조와 동일한 이유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거래는 일반 민사거래보다 자금의 수요가 많고 자금의 이용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더 큰 것이 일반적이어서 상법 제54조가 상사법정이율을 민법 제379조의 민사법정이율보다 다소 높게 규정한 것일 뿐, 법정이율의 필요성과 그 입법취지는 기본적으로 앞서 살핀 민법 제379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와 마찬가지로 상법 제54조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도 위 2015헌바421 결정 이유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으므로, 상법 제54조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위헌 여부
(1) 쟁점 정리
(가) 민법 제397조 제1항은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은 원칙적으로 법정이율, 즉 민법 제379조의 연 5% 또는 상법 제54조의 연 6%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이러한 민법 제397조 제1항에 대한 특칙으로서,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날부터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높은 이율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높은 이율의 지연손해금 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채무자의 재산권이 제한되고, 채무자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소송에 임하는 것에 부담을 가질 수 있으므로 채무자의 재판받을 권리도 제한된다. 따라서 이러한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금전채무의 이행을 소구당한 채무자에게만 적용되므로, 소구당한 채무자와 그렇지 않은 채무자를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민사소송 관련 법정이율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라) 청구인들은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자기책임원칙에 위배된다고도 주장하나, 이 주장은 채무자가 부담하는 법정이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로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민법 제397조는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을 연 5% 또는 연 6%의 법정이율에 의하도록 하면서 그 손해배상에 관하여 채권자는 손해를 증명할 필요가 없고 채무자는 과실이 없음을 항변할 수 없도록 규정하여 채권자가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초과하는 실손해가 있음을 증명한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실손해의 배상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은 법정이율이 금융기관의 연체이자율은 물론 대출이자율이나 예금이자율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여 법정이율과 현실이자율의 심한 괴리로 말미암아 채권자는 실손해의 배상을 받을 수 없게 되고 채무자는 이를 이용하여 채무이행을 지체하거나 소송을 부당하게 지연시키고 상소권을 남용하는 등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법정이율을 현실화함으로써 채권자에 대하여는 소송을 제기한 이후부터라도 이행지체로 인한 실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채무자에 대하여는 법정이율이 현실이자율보다 낮은 것을 이용하여 악의적으로 채무이행이나 소송을 지연시키고 상소권을 남용하는 것을 막고, 사실심판결 선고 후 채무의 신속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민법 제397조에 대한 특칙으로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제정되었다(헌재 2000. 3. 30. 97헌바49 참조).
시중은행 평균금리가 2012년 이후 꾸준히 법정이율을 하회하여 최근의 시장이율과 소송촉진법 제정 당시의 시장이율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연 5% 또는 연 6% 수준의 법정이율을 감내하면서 악의적으로 채무이행이나 소송을 지연시키고 상소권을 남용하는 채무자들이 없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소송지연과 상소권 남용을 막고 사실심판결 선고 후 채무의 신속한 이행을 확보하고자 하는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입법목적은 여전히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채무자는 높은 이율의 지연손해금 채무를 부담하게 될 것을 우려하여 불필요한 주장이나 증거신청 등을 자제하게 되므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적합성도 갖추었다.
청구인들은,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구체적인 법정이율을 대법원규칙이 아닌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은 헌법 제108조를 고려할 때 수단의 적합성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규율하는 ‘금전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은 헌법 제108조가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도록 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해의 최소성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그 적용범위를 소송상 청구하는 경우로 한정하여 소송의 지연과 상소권 남용의 방지, 사실심판결 선고 후의 채무의 신속한 이행이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불가피한 경우로 제한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법정이율을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은행 연체금리 등 경제여건의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법정이율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은 채무자에게 이행의무가 있음을 선언하는 사실심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타당한 범위에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을 적용하지 아니하도록 하여, 채무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를 조정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헌재 2000. 3. 30. 97헌바49 참조).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채권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과 동일한 정도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덜 제약적인 수단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피해의 최소성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다) 법익의 균형성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추구하는 공익은 ‘소송지연과 상소권 남용 방지’이고, 이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은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에 따라 부담하는 지연손해금 중 민사법정이율인 연 5% 또는 상사법정이율인 연 6% 상당의 지연손해금을 초과하는 부분이 될 것인데, 공익이 제한되는 사익에 비하여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라) 소결
그러므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평등원칙 위배 여부
(가)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금전채무의 이행을 소구당한 채무자에게 보다 높은 이율의 지연손해금 채무를 부담시키는 규정으로서,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분야에 관한 규정이거나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규정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완화된 심사척도를 적용하여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으로 인한 차별취급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본다.
(나)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항상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채무자가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지, 채무의 일부라도 변제하였거나 변제하려는 노력을 하였는지, 채무자가 담보를 제공하였는지, 그밖에 채무자의 여러 태도를 고려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인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통상적인 채권자의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일단 채권자가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소송대리인 선임, 서면 작성, 증거 수집, 법원 출석 등 소송 수행을 위하여 여러 노력을 하여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채권자가 민사소송까지 제기하게 된 경위나 그 과정에서 투입한 노력 등을 고려하면 ‘소구당한 채무자’와 ‘소구당하지 않은 채무자’를 법정이율의 측면에서 반드시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소구당한 채무자’를 그 적용 대상으로 하는 것은 ‘소송지연과 상소권 남용 방지’라는 입법목적에도 부합하며, 소구당한 채무자는 변제나 합의 등을 하여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적용을 피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을 통해 채무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를 조정하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다.
이상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적용에 있어서 ‘소구당한 채무자’와 ‘소구당하지 않은 채무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4)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그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위임의 구체성ㆍ명확성 내지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위임된 사항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하며, 법률조항과 법률의 입법취지를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합리적으로 그 대강이 예측될 수 있는 것이라면 위임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22. 12. 22. 2019헌바237 참조).
(나)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연 40% 이내의 범위에서’ 이율을 정하도록 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이율의 상한을 명확하게 정하고 있고, 대통령령에서 구체적으로 이율을 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요소로 ‘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적용하는 연체금리 등 경제여건’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입법목적을 고려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이율이 민사법정이율 연 5%나 상사법정이율 연 6%보다는 높게 정해질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의 위헌 여부
(1) 쟁점 정리
청구인들은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어 채무자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가) 법치국가원리의 한 표현인 명확성원칙은 기본적으로 모든 기본권제한 입법에 대하여 요구된다. 규범의 의미내용으로부터 무엇이 금지되는 행위이고 무엇이 허용되는 행위인지를 수범자가 알 수 없다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은 확보될 수 없게 될 것이고, 또한 법집행 당국에 의한 자의적 집행을 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확성원칙은 모든 법률에 있어서 동일한 정도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개개의 법률이나 법조항의 성격에 따라 요구되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각각의 구성요건의 특수성과 그러한 법률이 제정되게 된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명확성원칙을 산술적으로 엄격히 관철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므로 어느 정도의 보편적 내지 일반적 개념의 용어사용은 부득이 하다고 할 수밖에 없으며, 당해 법률이 제정된 목적과 다른 규범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한지의 여부에 따라 명확성의 구비 여부가 가려져야 한다(헌재 2002. 1. 31. 2000헌가8 참조).
(나) 대법원은 1987. 5. 26. 선고 86다카1876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과 동일한 내용인 구 소송촉진법(1981. 1. 29. 법률 제3361호로 제정되고, 2009. 11. 2. 법률 제98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중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채무자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는 때를 의미하고, ‘그 상당한 범위’란 ‘채무자가 항쟁함에 상당한 기간의 범위’를 의미하므로, 채무자가 당해사건의 사실심에서 항쟁할 수 있는 기간은 당해사건의 사실심 판결선고시까지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하여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의 의미를 명확히 하였고, 이러한 해석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한편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의 적용 기준을 사안별로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은 현저히 곤란할 뿐만 아니라 적절하다고 볼 수도 없는바, 개별 사안에서 어느 시점부터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을 적용할 것인지는 해당 사안에서의 구체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하는 문제로서 위와 같은 대법원의 해석 기준에 따라 사안별로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소송촉진법 제3조 제2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 제2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김형두의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7. 재판관 김형두의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에 대한 반대의견
나는 법정이율 고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민법 제379조, 상법 제54조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가. 이자율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1) 이자율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에 직접적ㆍ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조정되어 이자율이 변동되면 대출, 저축, 투자, 소비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경제적 의사결정이 달라지게 되어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2) 장기간 유지된 고정 법정이율은 시장 금리와 괴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 경제 변화에도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저금리 시대에 법정이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채무자의 부담이 과도해지고, 반대로 고금리 시대에 법정이율이 너무 낮으면 채권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법정이율과 시장이율의 격차가 지나치게 커지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경제적 형평성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격차로 인한 부당한 결과를 최소화하고 채권자와 채무자 양측의 이익을 조화롭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정이율이 이자채권 발생 당시의 시장이율에 근접하도록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거래 당사자의 합리적이고 가정적인 의사에도 부합한다(헌재 2017. 5. 25. 2015헌바421 참조).
나. 피해의 최소성
(1) 법정의견은, 이율에 관한 표준 규범 정립이라는 법정이율의 입법목적을 실현하면서 법정이율 고정제와 다른 방식으로 채무자의 재산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 견해에 대하여 동의할 수 없다.
(2) 법정이율을 고정적으로 유지하는 대신 경제상황이나 금융시장의 금리변동에 따라 주기적으로 법정이율을 조정하는 방식인 법정이율 변동제를 도입하면, 법정이율이 시장금리에 맞춰 조정되므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경제적 형평성을 높일 수 있고, 채무자의 재산권도 덜 제한된다.
법정이율 변동제에서 법정이율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등 일정한 금리에 연동되어 조정된다. 법정이율을 일정한 주기마다 일정한 기준으로 재검토하고, 경제 상황에 맞게 조정하도록 하면, 법정이율의 급격한 변동을 막고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면서도 경제 환경의 변화를 보다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다. 시장 금리가 낮아지면 법정이율도 낮아져 채무자의 부담이 줄어들게 되고, 반대로 시장 금리가 높아지면 법정이율도 높아져 채권자가 손해를 보지 않게 된다. 법정이율 고정제에서는 법정이율을 변경하려면 법률 개정이 필요하지만, 법정이율 변동제에서는 법률을 개정하지 않고서도 시의적절하게 법정이율을 조정할 수 있다.
(3) 이와 같은 이유에서 유럽연합(EU)이나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는 금리, 물가 등 경제사정의 변화에 따라 전면적으로, 또는 제한된 영역에서 법정이율을 주기적으로 변경하는 법정이율 변동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러한 법정이율 변동제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법정이율 변동제에 대하여는 법정이율이 변동될 수 있어서 채권자나 채무자가 금전 거래와 관련된 법률관계를 형성할 때 예측가능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 법정이율을 주기적으로 조정하여야 하므로 정부나 금융기관의 관리부담과 행정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금리가 급격히 변동하는 경우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법적 분쟁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5) 그런데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유럽연합의 중앙은행들은 약 6주 간격으로 연간 8회의 정기회의를 개최하여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의 중앙은행들도 일정한 간격의 정기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정기회의에서 경제상황을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기준금리를 인상, 인하 또는 동결할 수 있으며, 만약 경제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임시회의를 열어 긴급하게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19 팬데믹 등 경제 위기 또는 경기 과열 시기에 기준금리가 자주 변경되며 안정적인 시기에는 기준금리를 장기간 동결하기도 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되면 대출, 저축, 투자, 소비, 환율, 부동산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개인과 기업 같은 경제주체들은 이에 맞추어 다양한 경제적 결정을 내리게 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 금리(예금 금리, 대출 금리, 채권 금리 등)도 상승하게 되며 대출이자의 부담이 커지므로 소비를 줄이게 되고, 예금 금리가 상승하면 소비보다는 저축을 늘려 이자를 얻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상승하여 부동산 구매 수요가 감소하게 된다. 특히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이자 부담이 커져 보유 부동산의 매도를 고려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대출 이자 부담의 증가로 신규 개발 프로젝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장 금리도 하락하며 경제주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와 투자를 확대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소비가 증가하게 되고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면서 공장 증설, 연구개발, 신사업확장 등 투자가 활발해지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부동산 구매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이와 같이 경제주체들은 이미 중앙은행의 주기적인 기준금리 변경이라는 경제환경 안에서 거기에 맞추어 경제생활을 하고 있다. 따라서 법정이율 변동제를 도입하여 법정이율을 일정한 주기마다 재검토하고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등에 연동하여 경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경제주체들에게 불합리한 부담을 새로 지우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경제 현실을 반영하여 합리적인 이자율이 적용되도록 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이 시장 변화에 합리적이고 적절하게 대응하게 하도록 하는 장점이 있을 뿐이다.
(6) 결론적으로, 앞서 본 법정이율 규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가장 적절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재산권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법정이율 변동제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법정이율 고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피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법정이율 고정제를 채택함으로써 장기간 유지된 고정 법정이율이 시장 금리와 괴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하고 경제 변화에도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8년 예금 금리는 연 13.30%, 대출 금리는 연 15.18%, 이 둘을 평균한 평균 금리는 연 14.24%였고, 2020년 예금 금리는 연 1.05%, 대출 금리는 연 2.80%, 평균 금리는 1.93%여서, 민사 법정이율인 연 5%, 상사 법정이율인 연 6%와 현격한 격차를 보인 바 있다. 이와 같이 법정이율과 시장이율의 격차가 지나치게 커지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경제적 형평성을 해치게 되어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 이로 인한 손해는 법정이율 고정제를 유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라. 소결론
(1) 따라서 민법 제379조와 상법 제54조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2) 그러나 위 조항들을 단순위헌으로 선언하여 즉시 효력을 상실하게 할 경우, 민사 또는 상사채권에 대한 기본적인 이율 산정이나 금전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에 있어 중대한 법적 공백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 앞서 지적한 위헌적인 요소를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으로 합헌적으로 조정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재량에 속한다. 따라서 민법 제379조 및 상법 제54조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이를 대체하여 적용할 새로운 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위 조항들을 계속 적용하도록 함이 타당하다.
재판관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