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헌마1053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5년 4월 10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3헌마1053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최지현
피 청 구 인 울산지방검찰청 검사
선 고 일 2025. 4. 10.
【주 문】
피청구인이 2023. 8. 28. 울산지방검찰청 2023년 형제13795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3. 8. 28. 피청구인으로부터 폭행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울산지방검찰청 2023년 형제13795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2. 12. 24. 19:03경 양산시 (주소 생략) ○○도서관(이하 ‘이 사건 도서관’이라 한다) 4층 열람실 내에서 청구인이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피해자에게 물을 튀게 했다는 이유로 피해자와 시비를 하던 중 피해자가 손으로 청구인의 얼굴과 팔을 치고, 손을 들어 때릴 듯 행동하자, 이에 대항하여 피해자를 밀치는 등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3. 9. 5.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일방적, 불법적인 공격에 대한 소극적인 방어의 한도를 벗어나지 않으므로 폭행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설령 폭행에 해당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으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또한, 청구인은 피해자와 거리를 두기 위해 피해자를 민 것이므로 폭행의 고의가 없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피해자에 대한 폭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기소유예처분을 내린 것이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과 피해자는 전혀 모르는 사이로, 2022. 12. 24. 이 사건 도서관 4층 열람실 내에 있었다. 청구인은 18:58경 위 열람실 중앙 출입문 인근에 위치한 화장실에 갔고, 피해자도 뒤이어 같은 화장실에 갔다. 청구인은 19:03경 위 화장실에서 나와 위 열람실로 들어왔는데, 피해자가 청구인을 따라 들어왔다.
(2) 피해자는 위 열람실에 들어온 직후 청구인과 시비를 하던 중 청구인의 입과 팔을 손으로 수회 쳤다. 이에 청구인은 피해자를 피해서 지나가다가, 피해자가 청구인의 입을 치며 다가오자 피해자를 손으로 밀쳐 피해자가 뒤에 있는 의자에 부딪혔다.
(3) 피해자는 이후에도 청구인의 팔을 손으로 수회 치고 청구인을 향해 손을 들었고, 청구인을 따라다니며 시비를 하였다. 청구인은 성명불상자의 도움을 받아 이 사건 도서관 1층으로 이동하였다가 피해자와 마주쳐 시비 중 112에 신고하였고, 피해자도 그 직후에 112에 신고하였다. 이에 양산경찰서 ○○지구대가 이 사건 도서관에 출동하였으나, 청구인은 이미 현장에서 이탈한 상태였고 피해자는 사건 접수를 원하지 않는다고 하여 현장종결로 처리하였다. 이후 청구인이 피해자를 고소하자, 피해자는 폭행 혐의로 조사 받던 중 자신 또한 청구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청구인을 고소하였다.
한편, 피해자는 경찰에 수십 차례 고소·진정한 전력이 있는데, 그 중 대다수는 불입건결정 또는 불송치결정으로 종결되었다.
나. 청구인이 폭행의 고의로 피해자를 폭행하였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형법 제260조 폭행죄의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를 가리키고, 그 불법성은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피해자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6800 판결 참조).
그리고 폭행의 고의는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으면 인정되고(대법원 1994. 8. 23. 선고 94도1484 판결 참조), 범죄의 고의는 확정적 고의뿐만 아니라 결과 발생에 대한 인식이 있고 그를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도 포함한다(대법원 2017. 3. 9. 선고 2013도16162 판결 참조).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이라면 해당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청구인은 피해자와 거리를 두기 위해 피해자를 밀었을 뿐이므로 자신의 행위가 폭행에 해당하지 않고 폭행의 고의 또한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은 피해자와 다투던 도중 피해자를 민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폐쇄회로 텔레비전(Closed Circuit Television, 이하 ‘CCTV’라 한다) 영상에 의하면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다가가며 피해자의 몸을 밀치자 피해자가 뒤로 한두 걸음 밀려나 의자에 부딪힌 사실이 확인된다. 따라서 청구인이 피해자를 밀친 행위는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 폭행죄의 폭행에 해당하고, 청구인은 폭행에 대하여 적어도 미필적 고의를 갖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맞붙어 싸움을 하는 사람 사이에서는 공격행위와 방어행위가 연달아 행하여지고 방어행위가 동시에 공격행위인 양면적 성격을 띠어서 어느 한쪽 당사자의 행위만을 가려내어 방어를 위한 ‘정당행위’라거나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겉으로는 서로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러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라고 평가되지 아니하는 한, 이는 사회관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2958 판결).
(2)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과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청구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일방적인 위법한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서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다.
(가)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청구인이 화장실에서 고의로 자신에게 물을 뿌려 먼저 위법한 공격을 가하였고, 이에 항의하기 위해 왜 물을 뿌리냐고 손으로 행동을 보여주었을 뿐 청구인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피해자가 피의사실 발생 당일 경찰 출동 시에는 사건 접수를 거부하였다가 청구인이 자신을 고소한 것을 알게 된 후에 청구인을 고소한 점, 피해자가 경찰 조사에서 자신에게 우울증 및 불안증이 있다고 진술하였고, 경찰에 불필요한 고소·진정을 남발해 온 사실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이 화장실에서 고의로 피해자에게 물을 뿌렸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CCTV 영상에 의하면 피해자가 물을 뿌리는 시늉을 한 것에서 더 나아가 청구인의 입과 팔을 수회 치고, 이어서 때릴 듯이 손을 든 사실이 확인되므로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피해자가 청구인의 입과 팔을 치며 위법한 공격을 가하자, 청구인은 피해자를 피해 자리를 옮기려 했으나 피해자가 재차 청구인의 입을 치며 다가왔다. 청구인은 피해자에 비해 체격이 왜소하고, 당시 청구인에게 피해자의 공격을 피할 충분한 공간이 없었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선제적인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청구인에게 피해자를 밀치는 방법 외에 다른 방어수단 내지 회피수단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청구인의 행위를 새로운 적극적인 공격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다)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가한 폭행의 정도는 경미하고, 청구인은 피의사실 발생 이후 자신을 따라오는 피해자를 피해 다니며 피해자를 추가적으로 공격하지 않았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CCTV 영상에 의하면 이 사건 도서관 4층 복도에서 청구인이 도움을 요청한 성명불상의 남성은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다가오자 피해자를 저지하고 청구인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왔다.
라. 소결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의 유형력 행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유형력 행사의 동기나 경위 등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하여 청구인의 행위가 소극적인 저항행위로서 사회적 상당성이 있어 정당방위나 정당행위로 인정될 여지가 없는지 등을 검토하고 그 혐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한다. 따라서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의 폭행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피의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
재판장,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김복형,조한창,정계선
사 건 2023헌마1053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최지현
피 청 구 인 울산지방검찰청 검사
선 고 일 2025. 4. 10.
【주 문】
피청구인이 2023. 8. 28. 울산지방검찰청 2023년 형제13795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3. 8. 28. 피청구인으로부터 폭행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울산지방검찰청 2023년 형제13795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2. 12. 24. 19:03경 양산시 (주소 생략) ○○도서관(이하 ‘이 사건 도서관’이라 한다) 4층 열람실 내에서 청구인이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피해자에게 물을 튀게 했다는 이유로 피해자와 시비를 하던 중 피해자가 손으로 청구인의 얼굴과 팔을 치고, 손을 들어 때릴 듯 행동하자, 이에 대항하여 피해자를 밀치는 등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3. 9. 5.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일방적, 불법적인 공격에 대한 소극적인 방어의 한도를 벗어나지 않으므로 폭행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설령 폭행에 해당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으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또한, 청구인은 피해자와 거리를 두기 위해 피해자를 민 것이므로 폭행의 고의가 없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피해자에 대한 폭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기소유예처분을 내린 것이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과 피해자는 전혀 모르는 사이로, 2022. 12. 24. 이 사건 도서관 4층 열람실 내에 있었다. 청구인은 18:58경 위 열람실 중앙 출입문 인근에 위치한 화장실에 갔고, 피해자도 뒤이어 같은 화장실에 갔다. 청구인은 19:03경 위 화장실에서 나와 위 열람실로 들어왔는데, 피해자가 청구인을 따라 들어왔다.
(2) 피해자는 위 열람실에 들어온 직후 청구인과 시비를 하던 중 청구인의 입과 팔을 손으로 수회 쳤다. 이에 청구인은 피해자를 피해서 지나가다가, 피해자가 청구인의 입을 치며 다가오자 피해자를 손으로 밀쳐 피해자가 뒤에 있는 의자에 부딪혔다.
(3) 피해자는 이후에도 청구인의 팔을 손으로 수회 치고 청구인을 향해 손을 들었고, 청구인을 따라다니며 시비를 하였다. 청구인은 성명불상자의 도움을 받아 이 사건 도서관 1층으로 이동하였다가 피해자와 마주쳐 시비 중 112에 신고하였고, 피해자도 그 직후에 112에 신고하였다. 이에 양산경찰서 ○○지구대가 이 사건 도서관에 출동하였으나, 청구인은 이미 현장에서 이탈한 상태였고 피해자는 사건 접수를 원하지 않는다고 하여 현장종결로 처리하였다. 이후 청구인이 피해자를 고소하자, 피해자는 폭행 혐의로 조사 받던 중 자신 또한 청구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청구인을 고소하였다.
한편, 피해자는 경찰에 수십 차례 고소·진정한 전력이 있는데, 그 중 대다수는 불입건결정 또는 불송치결정으로 종결되었다.
나. 청구인이 폭행의 고의로 피해자를 폭행하였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형법 제260조 폭행죄의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를 가리키고, 그 불법성은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피해자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6800 판결 참조).
그리고 폭행의 고의는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으면 인정되고(대법원 1994. 8. 23. 선고 94도1484 판결 참조), 범죄의 고의는 확정적 고의뿐만 아니라 결과 발생에 대한 인식이 있고 그를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도 포함한다(대법원 2017. 3. 9. 선고 2013도16162 판결 참조).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이라면 해당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청구인은 피해자와 거리를 두기 위해 피해자를 밀었을 뿐이므로 자신의 행위가 폭행에 해당하지 않고 폭행의 고의 또한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은 피해자와 다투던 도중 피해자를 민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폐쇄회로 텔레비전(Closed Circuit Television, 이하 ‘CCTV’라 한다) 영상에 의하면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다가가며 피해자의 몸을 밀치자 피해자가 뒤로 한두 걸음 밀려나 의자에 부딪힌 사실이 확인된다. 따라서 청구인이 피해자를 밀친 행위는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 폭행죄의 폭행에 해당하고, 청구인은 폭행에 대하여 적어도 미필적 고의를 갖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맞붙어 싸움을 하는 사람 사이에서는 공격행위와 방어행위가 연달아 행하여지고 방어행위가 동시에 공격행위인 양면적 성격을 띠어서 어느 한쪽 당사자의 행위만을 가려내어 방어를 위한 ‘정당행위’라거나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겉으로는 서로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러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라고 평가되지 아니하는 한, 이는 사회관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2958 판결).
(2)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과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청구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일방적인 위법한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서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다.
(가)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청구인이 화장실에서 고의로 자신에게 물을 뿌려 먼저 위법한 공격을 가하였고, 이에 항의하기 위해 왜 물을 뿌리냐고 손으로 행동을 보여주었을 뿐 청구인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피해자가 피의사실 발생 당일 경찰 출동 시에는 사건 접수를 거부하였다가 청구인이 자신을 고소한 것을 알게 된 후에 청구인을 고소한 점, 피해자가 경찰 조사에서 자신에게 우울증 및 불안증이 있다고 진술하였고, 경찰에 불필요한 고소·진정을 남발해 온 사실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이 화장실에서 고의로 피해자에게 물을 뿌렸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CCTV 영상에 의하면 피해자가 물을 뿌리는 시늉을 한 것에서 더 나아가 청구인의 입과 팔을 수회 치고, 이어서 때릴 듯이 손을 든 사실이 확인되므로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피해자가 청구인의 입과 팔을 치며 위법한 공격을 가하자, 청구인은 피해자를 피해 자리를 옮기려 했으나 피해자가 재차 청구인의 입을 치며 다가왔다. 청구인은 피해자에 비해 체격이 왜소하고, 당시 청구인에게 피해자의 공격을 피할 충분한 공간이 없었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선제적인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청구인에게 피해자를 밀치는 방법 외에 다른 방어수단 내지 회피수단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청구인의 행위를 새로운 적극적인 공격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다)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가한 폭행의 정도는 경미하고, 청구인은 피의사실 발생 이후 자신을 따라오는 피해자를 피해 다니며 피해자를 추가적으로 공격하지 않았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CCTV 영상에 의하면 이 사건 도서관 4층 복도에서 청구인이 도움을 요청한 성명불상의 남성은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다가오자 피해자를 저지하고 청구인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왔다.
라. 소결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의 유형력 행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유형력 행사의 동기나 경위 등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하여 청구인의 행위가 소극적인 저항행위로서 사회적 상당성이 있어 정당방위나 정당행위로 인정될 여지가 없는지 등을 검토하고 그 혐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한다. 따라서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의 폭행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피의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
재판장,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김복형,조한창,정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