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헌바425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5년 6월 27일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공시송달 이외의 방법으로 소장 부본을 송달받고도 30일 이상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피고에게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하여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고 무변론으로 판결을 선고하는 불이익을 부과함으로써 신속한 재판의 이념을 실현하면서도, 법원으로 하여금 소 제기의 적법성을 검토하거나 실체적 진실을 탐지할 기회를 박탈하지 않기 위해 무변론 판결의 선고 여부에 관하여 법원에 재량을 부여함으로써 공정하고 적정한 재판의 이념을 실현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헌법 제27조 제3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56조 제1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56조 제1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홍○○
대리인 법무법인 로투스담당변호사 안철현 외 1인
당해사건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3가합5182 위자료
【주 문】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57조 제1항 본문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3. 3. 10. 이○○, 김○○, 이□□, ○○평가원을 각 피고로 하여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3가합5182, 당해 사건).
나. 위 사건의 피고들은 2023. 3. 24. 소장 부본을 송달받았고, 그 중 ○○평가원만 2023. 4. 21. 답변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23. 4. 25. 위 법원에 이○○, 김○○, 이□□이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평가원은 답변서의 실질을 갖추지 아니한 형식적 답변서만을 제출하였으므로 선고기일을 지정하여 달라는 기일지정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법원은 2023. 5. 2. 위 기일지정신청을 불허하는 결정을 하고, 소송대리인이 선임된 이○○과 ○○평가원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답변서를 제출하라는 석명준비명령을 하였다.
다. 이후 위 사건의 피고들은 모두 답변서를 제출하였고, 당해 사건 법원은 변론을 거쳐 2023. 11. 23. 청구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청구인이 항소하였으나 2025. 2. 12. 항소가 기각되었고[대전고등법원(청주) 2023나52912], 상고하였으나 2025. 6. 5. 상고가 기각되어(대법원 2025다210821)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청구인은 당해 사건 계속 중이던 2023. 5. 9.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3. 11. 23. 기각되자(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3카기1042), 2023. 12.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전부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면서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본문이 기속조항으로 개정되고, 단서 부분을 폐지한다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청구인이 실질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무변론판결 여부를 법원의 재량사항으로 규정한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로서, 이는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본문의 문제이고, 청구인도 같은 항 단서에서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거나 답변서를 제출한 경우 무변론판결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위헌성을 주장하고 있지 않다. 또한 무변론판결의 원칙을 규정한 본문이 기속조항으로 개정된다면 그 예외를 인정하는 단서는 독자적인 의미를 가지지 아니할 것이다. 이상의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심판대상을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본문으로 한정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57조 제1항 본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57조(변론 없이 하는 판결) ① 법원은 피고가 제256조 제1항의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 다만,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거나 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관련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56조(답변서의 제출의무) ①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경우에는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피고가 공시송달의 방법에 따라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청구인의 주장
법관에게 무변론판결을 선고할지 여부에 대한 재량을 부여한 심판대상조항은 그 자체로 비례원칙에 반하고, 평등원칙에도 위배되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다른 민사소송법 조문들과 모순이 있어 체계정당성원리에도 반한다.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는 여러 차례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되는 등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국회는 이를 방치하여 입법형성권을 남용하고 있다.
4. 판단
가. 쟁점
(1) 심판대상조항에 따르면 민사재판의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채 30일이 경과한 경우 법원이 피고가 청구원인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을 선고할지 여부를 재량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이 변론 절차의 진행 없이 신속하게 판결을 선고받을 수 있는 권리가 제한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제한이 헌법 제27조 제3항이 보장하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를 주장하고 있으나, 그 주장 취지는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변론을 여는 것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라는 것이고, 이는 결국 재판이 부당하게 지연되어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안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본권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라 할 것이다. 따라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하여 판단하는 이상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은 그밖에 심판대상조항의 집행과정에서의 재량권 남용의 하자 발생가능성, 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점 등을 이유로 하여 심판대상조항이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비례원칙은 기본권 침해 여부의 심사척도로서 기능하는 것이므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이상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청구인의 평등원칙 위반 주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비교집단과 어떠한 차별취급이 존재하는지 밝히고 있지 아니하고 있으며 달리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차별취급을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또한 청구인은 민사소송법의 다른 조문들과 달리 신의성실 위반임에도 변론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체계정당성 원리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일정한 공권력작용이 체계정당성에 위반된다고 해서 곧 위헌이 되는 것은 아니고 결과적으로 비례원칙이나 평등원칙 등 일정한 헌법의 규정이나 원칙을 위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헌재 2025. 1. 23. 2022헌바61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그 밖에 청구인은 국회가 심판대상조항을 개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입법형성권을 남용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주장과 같으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입법형성이 필요하고, 다른 사법절차적 기본권에 비하여 폭넓은 입법재량이 허용된다. 따라서 그것이 입법부에 주어진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하는 한 위헌이라고 판단할 것은 아니다(헌재 2015. 7. 30. 2013헌바120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민사재판의 피고가 소장 부본을 송달 받은 이후 30일 동안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무변론판결의 선고 여부에 대해 법원에 재량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처럼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신속한 재판이 지연되는 경우에도 구두변론주의에 따라 재판을 진행할 가능성을 허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침해 여부
(가) 민사소송에서의 구두변론이란 변론기일에 수소법원의 공개법정에서 당사자 양쪽이 구술에 의하여 판결의 기초가 될 소송자료, 즉 사실과 증거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소송을 심리하는 절차이다. 판결로서 완결할 사건의 사실심 재판에서 당사자의 변론은 원칙적으로 필수적 절차에 해당한다(구두변론주의, 민사소송법 제134조 제1항, 제408조 참조).
구두변론에 의한 심리는 사실관계의 파악이나 쟁점의 정리가 용이하여 집중심리를 하는 데 적합한 심리방식으로서 재판청구권을 효율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 한편, 구두변론은 법정에서 말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므로 이에 요구되는 법원의 심리 부담이 큰 방식이다. 따라서 모든 사건에서 변론을 요구하는 것은 헌법 제27조 제3항에 의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라는 재판청구권의 또 다른 측면과 배치될 수 있고 사법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합리적 분배를 저해할 수 있다(헌재 2021. 6. 24. 2019헌바133등 참조).
이에 입법자는 민사재판 절차에서 요구되는 이상인 적정·공평·신속·경제라는 법익을 두루 형량하여 판결로 재판할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변론을 거치도록 규정하면서도(민사소송법 제134조 제1항 본문, 이하 ‘민사소송법’을 ‘민소법’이라 한다) 절차의 신속이 요구되는 결정·명령으로 완결하여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변론을 열 것인가 여부에 관한 판단을 법원의 재량에 맡기도록 하고 있다(민소법 제134조 제1항 단서). 나아가 피고가 공시송달 이외의 방법으로 소장 부본을 송달받고 30일의 답변서 제출기간 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거나(심판대상조항) 청구원인 사실을 모두 자백하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고 따로 항변하지 않은 때(민소법 제257조 제2항), 소송비용의 담보제공을 명하였음에도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소각하판결을 하는 때(민소법 제124조), 소송요건이나 상소요건에 보정할 수 없는 흠이 있어 소 또는 상소의 각하판결을 하는 때(민소법 제219조, 413조, 425조), 상고이유서가 제출되지 않아 상고기각판결을 하는 때(민소법 제429조), 상고법원이 소송기록만에 의하여 판결할 수 있는 때(민소법 제430조 제1항), 심리불속행의 상고기각판결을 하는 때(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소액사건에서 소장·준비서면 기타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여 청구를 기각할 때(소액사건심판법 제9조 제1항)와 같이 구두변론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 여러 가지 경우에 구두변론을 열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헌재 2021. 6. 24. 2019헌바133등 참조).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은 공시송달 이외의 방법으로 소장 부본을 송달받고도 30일 이상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피고에게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하여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고 무변론으로 판결을 선고하는 불이익을 부과함으로써 신속한 재판의 이념을 실현하고 있다. 이는 피고의 방어의사가 없는 사건을 구태여 변론기일까지 지정하여 출석하도록 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비경제적이라는 고려에 의한 것이다.
(나) 한편, 심판대상조항은 답변서 제출의무를 어긴 피고에게 무변론판결 선고라는 불이익을 부과할지 여부에 대하여 법원에 재량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적정하고 공평한 재판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헌법 제27조에 의하여 국민에게 보장된 재판청구권에는 법치주의의 이념상 본질적 요소인 동시에 효과적 권리구제를 위한 필수적 요소인 재판의 공정 및 적법절차의 요청이 내재되어 있으므로, 재판의 신속 내지 효율성만을 강조하여 재판의 공정 내지 적정을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따라서 ‘신속한 재판’이라 함은 공정하고 적정한 재판을 하는 데 필요한 기간을 넘어 부당하게 지연됨이 없는 재판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7. 11. 27. 94헌마60; 헌재 2009. 7. 30. 2007헌마732 참조).
만일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기간 내에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어떠한 예외도 없이 무조건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고 무변론으로 판결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면 재판의 신속 및 소송경제라는 이념은 실현이 될 수 있으나, 법원으로 하여금 소 제기의 적법성을 검토하거나 실체적 진실을 탐지할 기회 자체를 박탈하게 되므로 공정하고 적정한 재판을 구현할 수 없게 되어 부당하다 할 것이다. 법원은 소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변론을 열어 재판할 의무가 있고 불분명한 사실상·법률상 사항에 대하여 석명의무를 부담하므로, 설령 답변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변론을 열어 재판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기간 내에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무변론판결 여부에 대하여 법원에 재량권을 부여한 것은 입법자의 적법한 재량범위 내의 입법행위로서 입법재량을 현저히 불합리하게 또는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이 아니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청 구 인홍○○
대리인 법무법인 로투스담당변호사 안철현 외 1인
당해사건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3가합5182 위자료
【주 문】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57조 제1항 본문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3. 3. 10. 이○○, 김○○, 이□□, ○○평가원을 각 피고로 하여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3가합5182, 당해 사건).
나. 위 사건의 피고들은 2023. 3. 24. 소장 부본을 송달받았고, 그 중 ○○평가원만 2023. 4. 21. 답변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23. 4. 25. 위 법원에 이○○, 김○○, 이□□이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평가원은 답변서의 실질을 갖추지 아니한 형식적 답변서만을 제출하였으므로 선고기일을 지정하여 달라는 기일지정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법원은 2023. 5. 2. 위 기일지정신청을 불허하는 결정을 하고, 소송대리인이 선임된 이○○과 ○○평가원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답변서를 제출하라는 석명준비명령을 하였다.
다. 이후 위 사건의 피고들은 모두 답변서를 제출하였고, 당해 사건 법원은 변론을 거쳐 2023. 11. 23. 청구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청구인이 항소하였으나 2025. 2. 12. 항소가 기각되었고[대전고등법원(청주) 2023나52912], 상고하였으나 2025. 6. 5. 상고가 기각되어(대법원 2025다210821)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청구인은 당해 사건 계속 중이던 2023. 5. 9.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3. 11. 23. 기각되자(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3카기1042), 2023. 12.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전부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면서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본문이 기속조항으로 개정되고, 단서 부분을 폐지한다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청구인이 실질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무변론판결 여부를 법원의 재량사항으로 규정한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로서, 이는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본문의 문제이고, 청구인도 같은 항 단서에서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거나 답변서를 제출한 경우 무변론판결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위헌성을 주장하고 있지 않다. 또한 무변론판결의 원칙을 규정한 본문이 기속조항으로 개정된다면 그 예외를 인정하는 단서는 독자적인 의미를 가지지 아니할 것이다. 이상의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심판대상을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본문으로 한정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57조 제1항 본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57조(변론 없이 하는 판결) ① 법원은 피고가 제256조 제1항의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 다만,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거나 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관련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56조(답변서의 제출의무) ①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경우에는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피고가 공시송달의 방법에 따라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청구인의 주장
법관에게 무변론판결을 선고할지 여부에 대한 재량을 부여한 심판대상조항은 그 자체로 비례원칙에 반하고, 평등원칙에도 위배되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다른 민사소송법 조문들과 모순이 있어 체계정당성원리에도 반한다.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는 여러 차례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되는 등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국회는 이를 방치하여 입법형성권을 남용하고 있다.
4. 판단
가. 쟁점
(1) 심판대상조항에 따르면 민사재판의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채 30일이 경과한 경우 법원이 피고가 청구원인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을 선고할지 여부를 재량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이 변론 절차의 진행 없이 신속하게 판결을 선고받을 수 있는 권리가 제한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제한이 헌법 제27조 제3항이 보장하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를 주장하고 있으나, 그 주장 취지는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변론을 여는 것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라는 것이고, 이는 결국 재판이 부당하게 지연되어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안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본권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라 할 것이다. 따라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하여 판단하는 이상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은 그밖에 심판대상조항의 집행과정에서의 재량권 남용의 하자 발생가능성, 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점 등을 이유로 하여 심판대상조항이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비례원칙은 기본권 침해 여부의 심사척도로서 기능하는 것이므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이상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청구인의 평등원칙 위반 주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비교집단과 어떠한 차별취급이 존재하는지 밝히고 있지 아니하고 있으며 달리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차별취급을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또한 청구인은 민사소송법의 다른 조문들과 달리 신의성실 위반임에도 변론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체계정당성 원리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일정한 공권력작용이 체계정당성에 위반된다고 해서 곧 위헌이 되는 것은 아니고 결과적으로 비례원칙이나 평등원칙 등 일정한 헌법의 규정이나 원칙을 위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헌재 2025. 1. 23. 2022헌바61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그 밖에 청구인은 국회가 심판대상조항을 개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입법형성권을 남용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주장과 같으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입법형성이 필요하고, 다른 사법절차적 기본권에 비하여 폭넓은 입법재량이 허용된다. 따라서 그것이 입법부에 주어진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하는 한 위헌이라고 판단할 것은 아니다(헌재 2015. 7. 30. 2013헌바120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민사재판의 피고가 소장 부본을 송달 받은 이후 30일 동안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무변론판결의 선고 여부에 대해 법원에 재량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처럼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신속한 재판이 지연되는 경우에도 구두변론주의에 따라 재판을 진행할 가능성을 허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침해 여부
(가) 민사소송에서의 구두변론이란 변론기일에 수소법원의 공개법정에서 당사자 양쪽이 구술에 의하여 판결의 기초가 될 소송자료, 즉 사실과 증거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소송을 심리하는 절차이다. 판결로서 완결할 사건의 사실심 재판에서 당사자의 변론은 원칙적으로 필수적 절차에 해당한다(구두변론주의, 민사소송법 제134조 제1항, 제408조 참조).
구두변론에 의한 심리는 사실관계의 파악이나 쟁점의 정리가 용이하여 집중심리를 하는 데 적합한 심리방식으로서 재판청구권을 효율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 한편, 구두변론은 법정에서 말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므로 이에 요구되는 법원의 심리 부담이 큰 방식이다. 따라서 모든 사건에서 변론을 요구하는 것은 헌법 제27조 제3항에 의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라는 재판청구권의 또 다른 측면과 배치될 수 있고 사법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합리적 분배를 저해할 수 있다(헌재 2021. 6. 24. 2019헌바133등 참조).
이에 입법자는 민사재판 절차에서 요구되는 이상인 적정·공평·신속·경제라는 법익을 두루 형량하여 판결로 재판할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변론을 거치도록 규정하면서도(민사소송법 제134조 제1항 본문, 이하 ‘민사소송법’을 ‘민소법’이라 한다) 절차의 신속이 요구되는 결정·명령으로 완결하여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변론을 열 것인가 여부에 관한 판단을 법원의 재량에 맡기도록 하고 있다(민소법 제134조 제1항 단서). 나아가 피고가 공시송달 이외의 방법으로 소장 부본을 송달받고 30일의 답변서 제출기간 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거나(심판대상조항) 청구원인 사실을 모두 자백하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고 따로 항변하지 않은 때(민소법 제257조 제2항), 소송비용의 담보제공을 명하였음에도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소각하판결을 하는 때(민소법 제124조), 소송요건이나 상소요건에 보정할 수 없는 흠이 있어 소 또는 상소의 각하판결을 하는 때(민소법 제219조, 413조, 425조), 상고이유서가 제출되지 않아 상고기각판결을 하는 때(민소법 제429조), 상고법원이 소송기록만에 의하여 판결할 수 있는 때(민소법 제430조 제1항), 심리불속행의 상고기각판결을 하는 때(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소액사건에서 소장·준비서면 기타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여 청구를 기각할 때(소액사건심판법 제9조 제1항)와 같이 구두변론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 여러 가지 경우에 구두변론을 열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헌재 2021. 6. 24. 2019헌바133등 참조).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은 공시송달 이외의 방법으로 소장 부본을 송달받고도 30일 이상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피고에게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하여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고 무변론으로 판결을 선고하는 불이익을 부과함으로써 신속한 재판의 이념을 실현하고 있다. 이는 피고의 방어의사가 없는 사건을 구태여 변론기일까지 지정하여 출석하도록 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비경제적이라는 고려에 의한 것이다.
(나) 한편, 심판대상조항은 답변서 제출의무를 어긴 피고에게 무변론판결 선고라는 불이익을 부과할지 여부에 대하여 법원에 재량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적정하고 공평한 재판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헌법 제27조에 의하여 국민에게 보장된 재판청구권에는 법치주의의 이념상 본질적 요소인 동시에 효과적 권리구제를 위한 필수적 요소인 재판의 공정 및 적법절차의 요청이 내재되어 있으므로, 재판의 신속 내지 효율성만을 강조하여 재판의 공정 내지 적정을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따라서 ‘신속한 재판’이라 함은 공정하고 적정한 재판을 하는 데 필요한 기간을 넘어 부당하게 지연됨이 없는 재판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7. 11. 27. 94헌마60; 헌재 2009. 7. 30. 2007헌마732 참조).
만일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기간 내에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어떠한 예외도 없이 무조건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고 무변론으로 판결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면 재판의 신속 및 소송경제라는 이념은 실현이 될 수 있으나, 법원으로 하여금 소 제기의 적법성을 검토하거나 실체적 진실을 탐지할 기회 자체를 박탈하게 되므로 공정하고 적정한 재판을 구현할 수 없게 되어 부당하다 할 것이다. 법원은 소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변론을 열어 재판할 의무가 있고 불분명한 사실상·법률상 사항에 대하여 석명의무를 부담하므로, 설령 답변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변론을 열어 재판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기간 내에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무변론판결 여부에 대하여 법원에 재량권을 부여한 것은 입법자의 적법한 재량범위 내의 입법행위로서 입법재량을 현저히 불합리하게 또는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이 아니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