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헌바351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 위헌소원

결정일: 2025년 6월 27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4헌바351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 위헌소원
청 구 인 강○○
대리인 변호사 김준래, 정다윤
당 해 사 건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2197 의사면허취소처분취소
선 고 일 2025. 6. 27.
【주 문】
구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되고, 2023. 5. 19. 법률 제19421호로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 중 제8조 제4호 가운데 의료법 위반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9. 11. 15. 의료인이 아닌 자와 공모하여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였다는 의료법 위반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인천지방법원 2017고합569), 이에 대한 항소(서울고등법원 2019노2701) 및 상고(대법원 2020도8661)가 모두 기각되어 2020. 9. 3.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2023. 4. 25. 청구인에 대하여 구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되고, 2023. 5. 19. 법률 제194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 제1항 제1호 등을 근거로 의사면허취소처분을 하였다.
나. 청구인은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4. 7. 18. 기각되었고(당해사건), 이에 항소하였으나 2025. 1. 22. 기각되어(서울고등법원 2024누56148)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청구인은 당해사건 계속 중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 가운데 제8조 제4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4. 7. 18. 기각되자(서울행정법원 2023아12740), 2024. 8. 22.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 전체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은 의료인의 결격사유를 정하고 있는 의료법 제8조 제4호를 의사면허의 필요적 취소사유로 규정한 부분이고, 그 중에서도 청구인은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았으므로 이에 관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되고, 2023. 5. 19. 법률 제194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상관없이 ‘구 의료법’이라 한다)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 중 제8조 제4호 가운데 의료법 위반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 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되고, 2023. 5. 19. 법률 제194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경우에는 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의 경우에는 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
1. 제8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관련조항]
구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고, 2020. 4. 7. 법률 제17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결격사유 등)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다.
4. 이 법 또는 "형법" 제233조, 제234조, 제269조, 제270조, 제317조 제1항 및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지역보건법","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응급의료에 관한 법률","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 조치법","시체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혈액관리법","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약사법","모자보건법",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
구 의료법(2020. 12. 29. 법률 제17787호로 개정되고, 2023. 5. 19. 법률 제194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제1항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자라도 취소의 원인이 된 사유가 없어지거나 개전(改悛)의 정이 뚜렷하다고 인정되면 면허를 재교부할 수 있다. 다만, 제1항 제3호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취소된 날부터 1년 이내, 제1항 제2호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취소된 날부터 2년 이내, 제1항 제4호·제6호·제7호 또는 제8조 제4호에 따른 사유로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취소된 날부터 3년 이내에는 재교부하지 못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명확성원칙 위반
심판대상조항은 의료인의 면허취소라는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법률임에도 불구하고 면허취소처분의 종기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보건복지부장관이 어느 시점까지 면허취소처분을 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불명확하므로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심판대상조항은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게 된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여지를 배제하고 필요적으로 의사면허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면허취소의 시기에 제한이 없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되고, 면허취소를 받은 후 면허를 재교부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3년의 기간이 경과하여야 하는데 이는 기본적 생계활동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며, 덜 침익적인 방안을 강구하지 않은 채 필요적으로 면허취소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고 있지 않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 평등원칙 위반
(1) 심판대상조항은 의료관련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 모두 필요적 면허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는 면허취소처분일로부터 면허 재교부를 받기 전까지 3년 동안 실질적으로 의료행위가 금지되는 것이지만,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 재소기간에 더하여 형 집행이 종료된 후 면허취소처분일로부터 추가적으로 면허가 박탈되는 효과가 있으므로 실형을 선고받은 자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에 비하여 불리하게 취급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반한다.
(2) 면허자격정지처분 대상자와 면허취소처분 대상자는 모두 의료업을 할 수 없도록 제한받는 동일한 집단임에도, 심판대상조항은 면허자격정지처분에 관한 규정과는 달리 그 처분의 시기에 관한 시효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평등원칙에 반한다.
(3) 의사와 변호사 등은 유사 전문 직역으로 분류되는 동일한 집단인데, 변호사의 경우 변호사법에 정직 뿐 아니라 영구제명이 되는 경우에도 징계청구의 시효가 규정되어 있고 공인회계사법이나 변리사법 등에도 유사하게 규정되어 있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은 면허취소처분에 있어 시효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합리적 이유 없이 다르게 취급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면허취소처분에 관하여 처분시효를 규정하고 있지 않아 그 종기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하는바, 심판대상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심판대상조항은 의료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료인에 대하여 필요적으로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문제된다.
(3) 청구인은 의료법을 위반하여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 비해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더 장기간 의료행위가 금지되는 것이어서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구 의료법 제65조 제2항은 집행유예 선고에 따른 면허취소인지 아니면 실형 선고에 따른 면허취소인지를 구별하지 않고 동일하게 면허가 취소된 날부터 3년 이내에는 면허를 재교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형 집행 기간 중 사실상 의료행위를 하지 못하게 된 것은 형 집행에 따른 간접적·반사적 효과일 뿐 심판대상조항과는 무관하므로, 위 주장에 대하여는 별도로 살피지 않기로 한다.
(4) 청구인은 구 의료법상 면허자격정지처분에 관한 규정에서는 그 처분의 시효를 정하고 있으나 심판대상조항은 그러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평등원칙 위반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청구인의 주장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료인에 대하여 그 처분에 대한 종기가 없이 필요적으로 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주장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이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5) 청구인은 변호사 등 다른 전문 직역에서의 징계처분에 관한 규정에서 그 처분의 시효를 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은 면허취소처분의 시효규정을 두지 않아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사와 변호사 등 각종 전문자격사는 각각의 법률에 의하여 부여된 고유한 업무가 다르고 직종 간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권한과 책임이 있으므로 징계처분의 시효 등을 정함에 있어 평등이 문제되는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보기 어렵다(헌재 2024. 2. 28. 2022헌바109 등 참조). 따라서 위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기로 한다.
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24. 8. 29. 2021헌바419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그 결정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의료인의 결격사유 중 하나로 ‘의료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는 위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를 면허취소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위 결격사유의 종기를 ‘형의 집행이 종료된 때 혹은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때’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는 면허취소처분이 위 결격사유의 종기 내에 이루어져야 함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면허정지처분에 관하여 처분시효를 규정한 의료법 제66조 제6항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은 면허취소처분에 관하여 처분시효를 정하고 있지도 않다.
한편 면허취소의 다른 사유들을 정하고 있는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2호 내지 제6호는, 각각의 사유가 발생한 사실이 있기만 하면 면허취소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처분이 가능한 시한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위 조항들과의 균형을 고려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의 경우에만 면허취소처분이 위 결격사유의 종기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의료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있기만 하면, 원칙적으로 그 시기를 불문하고 심판대항조항에 따른 면허취소처분이 가능하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 선례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며 그 밖에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다.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다수의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헌재 2013. 6. 27. 2012헌바102; 헌재 2017. 6. 29. 2017헌바164; 헌재 2020. 4. 23. 2019헌바118등; 헌재 2022. 11. 24. 2020헌바536; 헌재 2024. 8. 29. 2021헌바419). 그 결정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가) 의료인이 의료관련범죄로 인하여 처벌받는 경우에는 당해 의료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손상되고, 이는 곧바로 의료인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켜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의료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의료관련범죄로 인하여 처벌 받은 의료인에게 면허취소라는 불이익을 과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나) 의료관련범죄 중 벌금형만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그 위반행위만으로는 면허취소사유가 되지 아니하고, 징역형 또는 금고형과 벌금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법원이 구체적 범죄의 정황 및 죄질을 고려하여 당해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함이 상당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벌금형을 선택하여 선고할 수 있다. 의료관련범죄 중 징역형 또는 금고형 이상만 가능한 경우에도 예외적 사유가 있는 경우 법원이 그 형의 선고를 유예함으로써 면허가 취소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한 면허취소제도는 법원의 재판작용을 거치면서 구체적 타당성 역시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구 의료법 제65조 제2항 단서는 면허취소의 경우 의료인의 자격을 영구히 상실하게 하고 있지 않고 3년이 경과하는 경우 면허를 다시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둠으로써 의료인의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고, 3년의 기간은 변호사·공인회계사 등 다른 자격 제도들에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로 인하여 자격 제한을 받는 기간들과 비교해 볼 때 크게 불합리할 정도로 길다고 보기도 어렵다.
면허취소처분의 시한 자체를 별도로 정하는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보건복지부장관이 특정 의료인의 형사처벌 사실 및 구체적 내용을 인지할 때까지는 일정한 기간이 소요될 것인바, 그 과정에서 해당 시한을 도과하게 되면 면허취소의 사유가 있음에도 면허취소처분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게 되어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도 부합한다.
(다) 면허취소로 인하여 의료인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받는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불이익이 의료인에 대한 공공의 신뢰확보라는 공공의 이익과 비교하여 더 크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되었다면 의료 업무의 공공성 및 윤리성에 비추어 볼 때 형의 집행을 유예받았거나 그 형기가 단기라 하여 그에 대한 공공의 신뢰 손상 및 사회적 비난가능성의 정도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의료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료인으로서는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면허취소처분이 필요적으로 뒤따를 것임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그 처분이 다소 뒤늦게 행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불이익까지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의료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의료인에 대한 공공의 신뢰확보라는 공익보다 더 크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라)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와 같은 선례들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며 그 밖에 위 선례들과 달리 판단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라.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고,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