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헌마642

공탁규칙 제52조 위헌확인

결정일: 2025년 7월 17일

결정요지

가. 권리승계인조항은 청구인과 같이 피공탁자의 상속인으로서 공탁물 출급청구를 하는 경우라면 공탁물 출급청구서에 ‘피공탁자의 상속인’이라는 취지를 기재하라는 단순한 절차 규정일 뿐이고, 그 밖에 위 조항이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위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나. 이자지급조항은, 공탁금의 원금과 이자의 수령자가 동일할 때 그 이자를 원금과 함께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공탁관계가 적시에 종료되도록 함과 동시에 공탁관이 해당 공탁금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1회에 조사하여 원금과 이자를 간이하고도 신속하게 지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사법질서의 유지와 안정’ 및 ‘공탁금 등 공탁물의 효율적인 관리 및 운용’이라는 공탁의 의의 및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참조조문

헌법 제23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공탁법(2007. 3. 29. 법률 제8319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6조
공탁법(2008. 3. 21. 법률 제8921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3조 제1항
공탁법(2024. 10. 16. 법률 제20458호로 개정된 것) 제9조 제3항
공탁규칙(2007. 12. 31. 대법원규칙 제214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2조 제1항, 제53조 제1항
공탁규칙(2023. 12. 29. 대법원규칙 제3119호로 개정된 것) 제33조 제2호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광재
【주 문】
1. 공탁규칙(2007. 12. 31. 대법원규칙 제214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2조 본문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2016. 9. 12.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0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16년금제852호로 납입한 공탁금 45,920,700원(이하 ‘이 사건 제1공탁금’이라 한다)의 피공탁자이자, ○○공사가 2020. 3. 10. 위 조항에 따라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2020년금제104호로 납입한 공탁금 3,944,640원(이하 ‘이 사건 제2공탁금’이라 한다)의 피공탁자인 망 김□□의 공동상속인 중 1인이다.
나. 청구인은 2022. 12. 28.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공탁관에게 이 사건 제2공탁금 중 자신의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의 출급청구가 가능한지 문의하였는데, 같은 날 위 공탁관으로부터 공동상속인 전원이 동시에 출급청구를 하여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다. 한편, 청구인은 2023. 4. 11.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공탁관에게 이 사건 제1공탁금과 관련하여, 위 공탁의 원인인 수용재결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이의를 유보한 채 2016. 9. 9.부터 2023. 4. 10.까지 발생한 이자만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같은 날 위 공탁관으로부터 ‘원금을 수령하지 않은 채 먼저 이자만 청구하는 것은 공탁규칙 제52조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불수리결정을 받았다.
라. 이에 청구인은 2023. 5. 4. 공탁규칙 제32조 제2항 제6호 및 제52조 본문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탁규칙(2007. 12. 31. 대법원규칙 제214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2조 제2항 본문 제6호(이하 ‘권리승계인조항’이라 한다) 및 제52조 본문(이하 ‘이자지급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탁규칙(2007. 12. 31. 대법원규칙 제214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2조(공탁물 출급·회수청구서) ② 제1항의 청구서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적고 청구인이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다만, 대표자나 관리인 또는 대리인이 청구하는 때에는 그 사람의 주소를 적고 기명날인하여야 하며, 공무원이 직무상 청구할 때에는 소속 관서명과 그 직을 적고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6. 청구인이 공탁자나 피공탁자의 권리승계인인 경우 그 뜻
제52조(공탁금의 이자지급) 공탁금의 이자는 원금과 함께 지급한다. 그러나 공탁금과 이자의 수령자가 다를 때에는 원금을 지급한 후에 이자를 지급할 수 있다.
[관련조항]
공탁법(2008. 3. 21. 법률 제8921호로 개정된 것)
제1조(목적) 이 법은 법령에 따라 행하는 공탁(供託)의 절차와 공탁물(供託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용하기 위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3조(공탁물보관자의 지정) ① 대법원장은 법령에 따라 공탁하는 금전, 유가증권, 그 밖의 물품을 보관할 은행이나 창고업자를 지정한다.
공탁법(2007. 3. 29. 법률 제8319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6조(공탁금의 이자) 공탁금에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이자를 붙일 수 있다.
공탁법(2024. 10. 16. 법률 제20458호로 개정된 것)
제9조(공탁물의 수령·회수) ③ 제1항 및 제2항(제9조의2 제1항 단서에 따라 공탁물을 회수할 수 있는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제4항에서 같다)의 공탁물이 금전인 경우(제7조에 따른 유가증권상환금, 배당금과 제11조에 따른 물품을 매각하여 그 대금을 공탁한 경우를 포함한다) 그 원금 또는 이자의 수령, 회수에 대한 권리는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할 때에는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공탁규칙(2007. 12. 31. 대법원규칙 제214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2조(공탁물 출급·회수청구서) ① 공탁물을 출급·회수하려는 사람은 공탁관에게 공탁물 출급·회수청구서 2통을 제출하여야 한다.
제53조(위와 같다) ① 공탁금의 이자는 공탁금 출급·회수청구서에 의하여 공탁금보관자가 계산하여 지급한다.
공탁규칙(2023. 12. 29. 대법원규칙 제3119호로 개정된 것)
제33조(공탁물 출급청구서의 첨부서류) 공탁물을 출급하려는 사람은 공탁물 출급청구서에 다음 각 호의 서류를 첨부하여야 한다.
2. 출급청구권이 있음을 증명하는 서면. (단서 및 각 목 생략)
3. 청구인의 주장
가. 권리승계인조항은, 피공탁자의 공동상속인이 공탁물 출급청구를 함에 있어서 전원이 동시에 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1인 단독으로 상속지분만큼 하는 것도 가능한지 여부를 불분명하게 규정하여 공탁관의 자의적인 법집행을 가능하게 하는바, 명확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
나. 이자지급조항은, 원금 지급에 앞선 이자 지급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 일반적인 금전채권자는 이미 변제기에 도달한 이자채권을 원본채권과 분리하여 먼저 변제받을 수도 있는바, 이들과 비교할 때 공탁금 지급청구권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 취급하고 있으므로 평등권도 침해한다.
4. 권리승계인조항에 관한 판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어떤 법령조항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자 하는 자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경우라면 애당초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나 위험성이 없으므로 그 법령조항을 대상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헌재 1999. 5. 27. 97헌마368 참조).
나. 청구인은 권리승계인조항이, 피공탁자의 공동상속인이 공탁물 출급청구를 함에 있어서 전원이 동시에 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1인이 단독으로 자신의 상속지분만큼 하는 것도 가능한지 여부를 불분명하게 규정하고 있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공탁물을 출급하려는 사람은 공탁관에게 공탁물 출급청구서를 제출하여야 하는데(공탁규칙 제32조 제1항), 권리승계인조항은 위 청구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의 하나로 ‘청구인이 피공탁자의 권리승계인인 경우 그 뜻’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예를 들어, 피공탁자의 상속인이 공탁물 출급청구를 하는 경우 공탁물 출급청구서에 ‘피공탁자의 상속인’과 같이 해당 취지를 기재하라는 의미이다. 이처럼 권리승계인조항은 단순한 절차 규정일 뿐이고, 공동상속인 전원이 동시에 공탁물 출급청구를 하여야 하는지 여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나아가 공탁물 출급청구 시에는 공탁물 출급청구권이 있음을 증명하는 서면을 첨부하여야 하는바(공탁규칙 제33조 제2호 본문), 상속을 증명할 수 있는 서면이나 공탁물 출급청구권 확인판결 등의 첨부서류를 통하여 해당 청구인이 피공탁자의 공동상속인 중 1인이라는 사실 및 상속지분 등이 충분히 증명될 경우, 자신의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공탁금 일부만의 출급을 청구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 따라서 권리승계인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나 위험성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위 조항이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사정도 없으므로, 권리승계인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
5. 이자지급조항에 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1) 이자지급조항은 공탁금의 원금과 이자의 수령자가 동일할 때 그 이자를 원금과 함께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원금의 지급청구에 앞서서 이자만의 지급청구를 먼저 할 수 없도록 하는바, 이는 공탁금 이자에 대한 지급청구권의 행사시기를 제한하므로, 청구인의 재산권 침해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이자지급조항이 일반적 행동자유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개별 기본권들이 보호해 주지 못하는 영역에서 보충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므로(헌재 2006. 6. 29. 2005헌마1167; 헌재 2017. 7. 27. 2015헌바286 참조), 주된 기본권인 재산권 침해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이상 일반적 행동자유권 침해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3) 청구인은 ‘공탁금 지급청구권자’와 달리 ‘일반적인 금전채권자’의 경우 이미 변제기에 도달한 이자채권을 원본채권과 분리하여 먼저 변제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자지급조항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공탁은 국가가 후견적 역할을 통해 사법(私法)질서의 유지와 안정 등 공익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특별히 창설한 제도로서, 단지 은행이 공탁금을 보관한다는 외관(공탁법 제3조 제1항) 등에 주목하여 공탁금 지급청구권자가 이자의 수익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예금주 또는 그 밖의 이자 있는 일반적인 금전채권자와 동일한 지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헌재 1995. 2. 23. 90헌마214 참조). 따라서 ‘공탁금 지급청구권자’와 ‘일반적인 금전채권자’는 이자의 청구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평등권 침해 여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나. 심사기준
앞서 본 바와 같이 공탁은 국가가 일정한 공익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특별히 창설한 제도로서 이자의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공탁금에 대한 이자의 지급여부, 이율, 지급방법 등의 구체적인 내용 형성에 관하여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부여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이자지급조항은 공탁금 이자에 대한 지급청구권을 박탈·소멸시키거나 그 내용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사시기를 제약할 뿐이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자지급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는 그 입법이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 심사하기로 한다.
다. 재산권 침해 여부
(1) 공탁은 국가가 국민의 사법(私法)상 법률관계에 있어서 일종의 후견적 기능으로서 금전채무자의 편의(변제공탁의 경우) 또는 가압류·가처분제도 등을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에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조정(담보공탁의 경우) 등의 목적달성을 위하여, 사인(私人)으로부터 공탁금 등 공탁물을 보관받았다가 이를 일정한 사람에게 반환함으로써 ‘사법질서의 유지와 안정’을 도모하는 데 의의가 있는 제도이다(헌재 1995. 2. 23. 90헌마214 참조). 이를 위해 공탁법은 ‘공탁금 등 공탁물의 효율적인 관리 및 운용’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제1조).
(2) 그런데 공탁금의 원금 지급에 앞서서 이자만의 지급을 허용할 경우, 잔존하는 원금으로 인하여 공탁관계가 장기간 지속되는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이자만의 지급이 행해질 때마다 채무의 승인에 해당하여 공탁금 전체에 대한 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 진행이 중단되므로 위 청구권에 관하여 10년의 소멸시효를 둔 취지(공탁법 제9조 제3항)를 무용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공탁관으로서는 이자에 대한 지급청구가 있을 때마다 매번 공탁금 이자청구서 및 첨부서류를 검토함으로써 청구인이 해당 이자에 관한 정당한 지급청구권자인지 여부 등을 판단하는 과정을 반복하여야 한다. 이는 ‘사법질서의 유지와 안정’ 및 ‘공탁금 등 공탁물의 효율적인 관리 및 운용’이라는 공탁의 의의 및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3) 나아가 공탁금의 보관 및 이자 지급은 국가가 지정한 공탁금보관자가 하여야 하므로(공탁법 제3조 제1항, 공탁규칙 제53조 제1항) 이자의 지급이 수시로 행해질 경우 공탁금보관자를 둘러싼 법률관계 역시 복잡해질 수 있는 반면, 공탁의 원인이나 금액 등에 다툼이 있는 경우 이의유보의 의사표시를 붙여 공탁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므로(대법원 1982. 11. 9. 선고 82누19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금 지급에 앞서 이자만의 지급을 허용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상정하기 어렵다.
(4) 결국 공탁금의 원금과 이자의 수령자가 동일할 때 그 이자를 원금과 함께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공탁관계가 적시에 종료되도록 유인함과 동시에 공탁관이 해당 공탁금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1회에 조사하여 원금과 이자를 간이하고도 신속하게 지급할 수 있도록 한 입법자의 판단이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자지급조항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자지급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