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헌바183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5년 7월 17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건2024헌바183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 등 위헌소원
청구인○○대리인 법무법인 와이케이
담당변호사 이상영, 김승현, 박하린
당해사건대법원 2024도645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선고일2025. 7. 17.
【주 문】
구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1. 12. 21. 법률 제186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5호, 구 아동복지법(2017. 10. 24. 법률 제14925호로 개정되고, 2024. 1. 23. 법률 제201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항 제2호 중 제17조 제5호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서울 ○○구 (주소 생략) 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피해아동 □□(당시 17세, 남)의 담임교사였던 사람으로 아동학대 범죄의 신고의무자이다. 청구인은 피해아동에 대하여 ① 2020. 3.경부터 같은 해 6.경까지 5차례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 행위를 하고, ② 2020. 5. 14.경부터 같은 해 6. 26.경까지 19차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의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2023. 5. 9. 벌금 1,200만 원을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고단372).
위 판결에 불복하여 청구인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였는데, 2023. 12. 22.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검사의 항소가 인용되어 원심이 파기되고 청구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이 선고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3노1122), 같은 날 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2024. 5. 9. 상고가 기각됨으로써(대법원 2024도645)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청구인은 위 상고심 재판이 계속 중인 2024. 1. 30.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행위의 금지 및 처벌을 규정한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 제71조 제1항 제2호 중 제17조 제5호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4. 5. 9. 기각되자(대법원 2024초기98), 2024. 5. 2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구 아동복지법(2021. 12. 21. 법률 제186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항 제2호 중 제17조 제5호에 관한 부분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으나,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은 행위시법인 구 아동복지법(2017. 10. 24. 법률 제14925호로 개정되고, 2024. 1. 23. 법률 제201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항 제2호 중 제17조 제5호에 관한 부분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1. 12. 21. 법률 제186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5호(이하 ‘이 사건 금지조항’이라고 한다), 구 아동복지법(2017. 10. 24. 법률 제14925호로 개정되고, 2024. 1. 23. 법률 제201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항 제2호 중 제17조 제5호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고 하고, 이 사건 금지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1. 12. 21. 법률 제186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5.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
구 아동복지법(2017. 10. 24. 법률 제14925호로 개정되고, 2024. 1. 23. 법률 제201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벌칙) ① 제17조를 위반한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2. 제3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관련조항]
구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개정되고, 2017. 10. 24. 법률 제149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벌칙) ① 제17조를 위반한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2. 제3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구 아동복지법(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되고, 2021. 12. 21. 법률 제186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
4. 삭제
5. 생략(이 사건 금지조항)
6. 자신의 보호ㆍ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ㆍ양육ㆍ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
7. 장애를 가진 아동을 공중에 관람시키는 행위
8. 아동에게 구걸을 시키거나 아동을 이용하여 구걸하는 행위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아동"이란 18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7.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4. 1. 28. 법률 제12341호로 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4. "아동학대범죄"란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말한다.
타.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각 호의 죄(제3호의 죄는 제외한다)
제7조(아동복지시설의 종사자 등에 대한 가중처벌) 제10조 제2항 각 호에 따른 아동학대 신고의무자가 보호하는 아동에 대하여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0. 3. 24. 법률 제17087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시ㆍ도, 시ㆍ군ㆍ구 또는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
20.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의 장과 그 종사자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 중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의 의미가 매우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예측할 수 없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나. 정서적 학대행위는 다른 학대범죄에 비해 불법성이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행위에 비해 과도한 형벌을 규정함으로써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고,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 제6호부터 제8호의 다른 아동학대범죄와 동일한 형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
다.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위자와 아동의 정서적 교감을 향상시키거나 심리적 치료를 우선해야 하므로 행위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고, 훈육과 학대의 경계선상에 있는 행위들까지 형사처벌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
라. 심판대상조항을 악용한 학교폭력 가해자가 교사를 고소하여 직위해제되도록 함으로써 해당 교사로부터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교육권이 침해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청구인은 이 사건 금지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2) 한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고,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은 형벌과 관련된 과잉금지원칙의 특화된 표현이고(헌재 2013. 9. 26. 2012헌바262등; 헌재 2024. 4. 25. 2020헌바600 참조), 과잉금지원칙의 위반에 관한 청구인의 주장 내용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에 관한 주장 내용과 거의 동일하므로, 청구인이 주장하고 있는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에 포함하여 판단하며, 과잉금지원칙 위반에 따른 직업의 자유 침해 주장에 관하여도 이에 따라 판단한다.
(3) 청구인은 기소만 되어도 사실상 필요적으로 직위해제시키는 관행이 있고, 학교폭력 가해자가 이를 악용하여 교사를 고소하고 직위해제되도록 함으로써 해당 교사로부터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교육권이 침해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심판대상조항 자체로 인한 불이익이 아니므로, 이 부분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4) 따라서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살핀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사건 금지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는데(헌재 2015. 10. 21. 2014헌바266; 헌재 2016. 3. 31. 2015헌바264; 헌재 2020. 4. 23. 2019헌바537), 그 결정의 이유 요지는 다음과 같다.
『아동복지법의 입법목적과 기본이념, 장기간 지속될 경우 아동의 인격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서적 학대행위의 특수성, 학대의 유형을 구별하되 신체적ㆍ정서적 학대행위와 유기 및 방임행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아동복지법의 입법체계, 관련 판례 및 학계의 논의 등을 종합할 때,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란, ‘아동이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여 판단하는 마음의 자세나 태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을 저해하거나 이에 대하여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로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해석이 다소 추상적이고 광범위하게 보일 수는 있으나, 이는 다양한 형태의 정서적 학대행위로부터 아동을 보호함으로써 아동의 건강과 행복, 안전과 복지를 보장하고자 하는 아동복지법 전체의 입법취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어떠한 행위가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아동에게 가해진 유형력의 정도,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피해아동의 연령 및 건강 상태, 가해자의 평소 성향이나 행위 당시의 태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등에 비추어 법관의 해석과 조리에 의하여 구체화될 수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가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를 유형화하기는 어려우나, 그동안 법원은 구체적인 사안에서 행위의 수단 내지 방법, 그로 인한 결과가 피해아동의 성별, 나이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지, 사회통념상 훈육 범위 내의 행위로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여 왔다. 따라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심판대상조항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금지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헌법재판소의 선례는 여전히 타당하고, 위와 같은 견해를 변경하여야 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및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5. 10. 21. 2014헌바266 결정에서 이 사건 금지조항, 그리고 이 사건 처벌조항의 구법조항인 구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개정되고, 2017. 10. 24. 법률 제149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항 제2호 중 제17조 제5호에 관한 부분(이하 ‘구 처벌조항’이라고 하고, 아래에서 이 사건 금지조항과 함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 한다)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는데, 그 결정의 이유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정서적 학대행위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신체 손상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치유가 어렵고 원상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아, 아동에 대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신체적ㆍ성적 학대행위 못지않게 심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아동 학대행위가 가정 내부의 문제 또는 아동훈육의 문제로 취급되면서 국가의 개입이 소극적으로 이루어졌고, 학대행위자가 대부분 부모나 보호자라는 이유로 ‘원가정보호’라는 목적 하에 비교적 경미하게 처벌됨에 따라 아동학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가해자에 대한 제재를 과태료 부과나 심리치료 등으로 대체하고 형사처벌을 아예 포기해 버린다면, 아동학대의 예방과 근절이라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달성될 수 없을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징역형을 규정하면서 벌금형도 선택형으로 규정하고 있고, 법정형의 하한에 제한을 두지 않아 학대의 경위나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하여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선고할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범죄의 죄질과 행위자의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 선례의 심판대상조항 중 구 처벌조항이 이 사건 처벌조항으로 개정되면서 법정형 중 벌금형의 상한이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으로 상향되었으나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택형으로 규정하고 그 하한에 제한을 두지 않은 점은 달라지지 않았고, 심판대상조항의 나머지 내용도 이 사건 법률조항과 실질적으로 달라진 바 없으므로, 위 선례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위 선례의 견해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아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하고 직업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도 아니한다.
라.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 제6호부터 제8호의 다른 유형의 아동학대범죄와 동일한 형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핀다.
(2) 평등원칙은 입법자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다(헌재 2021. 4. 29. 2018헌바516).
(3)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제3조 제7호)라고 정의하고, 제17조에서 학대의 유형을 구체화하고 있다.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2호는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부터 제8호까지의 행위(그 중 제4호는 2014. 1. 28. 삭제되었다), 즉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제3호),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제5호, 이 사건 금지조항), 자신의 보호ㆍ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ㆍ양육ㆍ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제6호), 장애를 가진 아동을 공중에 관람시키는 행위(제7호), 아동에게 구걸을 시키거나 아동을 이용하여 구걸하는 행위(제8호)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금지조항을 포함한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부터 제8호에서 규정하는 학대행위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죄질이 동일하다.
아동복지법상 아동은 18세 미만인 사람으로(제3조 제1호) 학대행위에 스스로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고, 자신에 대한 적대적ㆍ부정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말이나 행동에 쉽게 충격을 받는다. 특히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는 낮은 자아존중감, 사회적 능력의 손상, 분노, 우울, 불안, 학업 능력 저하 및 학교 부적응 등 아동의 행동적ㆍ정서적 부적응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정서적 학대는 신체적ㆍ성적 학대와 달리 눈에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당장 그 결과가 심각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으며, 정서적 학대행위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신체 손상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치유가 어렵고 원상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아 사실상 아동에 대해서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신체적ㆍ성적 학대행위 못지않게 심각할 수 있다(헌재 2015. 10. 21. 2014헌바266 참조).
보건복지부의 2022년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의하면 신고 아동학대 전체 27,971건 중 정서학대가 가장 많은 건수인 10,632건(38%)으로 보고되었고, 정서학대가 포함된 중복학대의 경우까지 포함하면 그 건수가 20,407건(72.9%)에 달한다. 또한 정서학대의 경우 학대행위자가 부모 16,984건(83.9%), 친인척 615건(3.0%), 대리양육자 2,195건(10.8%), 기타 451건(2.2%)으로 집계되었다. 이처럼 정서적 학대행위는 대부분 아동과 긴밀한 관계인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에 의하여 행해지고, 피해아동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교묘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외부에서 포착하기가 어렵거나 포착되어도 신고하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학대 상황이 장기화되기 쉽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서적 학대를 위 신체적 학대행위 등보다 가벼운 법정형으로 처벌할 경우, 아동의 발달에 장기적이고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는 정서적 학대범죄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 우려가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정서적 학대행위를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 제6호부터 제8호의 다른 학대행위와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경우라고 할 수 없다.
(4)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마.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