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헌바369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위헌소원
결정일: 2025년 7월 17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4헌바369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위헌소원
청 구 인 유○○
대리인 변호사 이제일
당 해 사 건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51854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취소
선 고 일 2025. 7. 17.
【주 문】
의료법(2020. 12. 29. 법률 제17787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5항 전단은 헌법에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서울 ○○구에 소재한 ‘○○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이라 한다)을 개설·운영한 의사이다.
나. 청구인은 2022. 2. 20.경 이 사건 의원에서 의료인이 아닌 남편으로 하여금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이용하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 한다) 검체를 채취하는 등 의료행위를 하게 하였다는 의료법위반 혐의로 2022. 7. 15.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그 무렵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2고약5321).
다. 보건복지부장관은 2022. 10. 13. 청구인이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여 의료인이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의료법 제27조 제5항 및 제66조 제1항 제10호 등에 근거하여 3개월의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라.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4. 8. 22. 기각되었고(당해사건), 이에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서울고등법원 2024누58021).
마. 청구인은 당해사건 계속 중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4. 8. 22. 기각되자(서울행정법원 2023아13689), 2024. 9. 1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헌법재판소는 청구인의 심판청구 이유,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 사건의 경과, 당해사건 재판과의 관련성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당사자가 청구취지 등에서 위헌확인을 구하는 법률조항에 대하여 직권으로 이를 변경하여 심판대상으로 확정할 수 있다(헌재 2010. 2. 25. 2008헌바159; 헌재 2025. 2. 27. 2021헌바111 참조).
청구인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대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다. 그러나 청구인은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받은 것이므로,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은 이 사건 처분의 직접적인 근거가 된 의료법 제27조 제5항 전단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을 직권으로 변경하기로 한다.
나. 청구인은 주위적으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한 외에 예비적으로 위 조항의 ‘의료행위’에 코로나19 검체 채취행위가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한정위헌청구를 하였다. 그러나 위 예비적 청구는 동일한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주위적 청구의 일부분에 불과하므로 별도의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기로 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의료법(2020. 12. 29. 법률 제17787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5항 전단(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의료법(2020. 12. 29. 법률 제17787호로 개정된 것)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⑤ 누구든지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면허 사항 외의 의료행위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관련조항]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단서 및 각 호 생략)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23. 5. 19. 법률 제194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조(자격정지 등)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술과 관련한 판단이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 있다.
10. 그 밖에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때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의료행위’가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 발생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비의료인의 모든 의료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자가검진으로도 가능한 코로나19 검체 채취행위까지도 의료행위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를 위반하여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사람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고 의료인의 경우 자격정지처분을 받게 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의료인과 비의료인의 직업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 의료소비자의 건강권 및 자기결정권, 의료행위 선택권 등을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법원이 각하 또는 기각한 경우에 청구할 수 있으므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의 대상이 되지 않은 법률조항들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그러나 법원이 당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를 실질적으로 판단하였거나 당해 법률조항이 위헌제청신청의 대상이 된 법률조항과 필연적으로 연관관계를 맺고 있어 법원이 당해 법률조항을 묵시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법률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도 적법하다(헌재 2012. 4. 24. 2010헌바1; 헌재 2016. 3. 31. 2013헌바372; 헌재 2019. 8. 29. 2017헌바403 등 참조).
청구인은 당해사건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할 당시 심판대상으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만 기재하였을 뿐 심판대상조항은 기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두 조항은 모두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다. 심판대상조항에 규정된 ‘비의료인에게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되는 의료행위’의 내용과 범위 등은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규정된 ‘비의료인이 할 수 없는 의료행위’와 동일하게 해석될 것이므로 두 조항은 상호 필연적인 연관관계가 있다. 그렇다면 당해사건 법원에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판단한 것은,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도 묵시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5.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심판대상조항은 누구든지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사람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며, 의료인이 이를 위반한 경우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까지 받게 된다. 의료인이나 비의료인이 계속적 소득활동의 일환으로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에는 직업의 자유가 제한되고, 비의료인이 일시적 활동 또는 무상의 봉사활동으로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에는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가 제한된다(헌재 2002. 12. 18. 2001헌마370; 헌재 2005. 5. 26. 2003헌바86 참조).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의료소비자의 건강권, 자기결정권과 의료행위 선택권 등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은 의료소비자가 의료행위를 받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며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의 범위가 축소되어 의료행위를 받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지더라도 이는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간접적·사실적 효과에 불과하다. 따라서 의료소비자의 건강권, 자기결정권, 의료행위 선택권 등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헌재 2014. 8. 28. 2013헌마359; 헌재 2022. 7. 21. 2022헌바3; 헌재 2024. 2. 28. 2019헌바239; 헌재 2024. 5. 30. 2021헌바154 등 참조).
나.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한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과 실질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구 의료법 조항들에 대하여 1996. 10. 31. 94헌가7 결정에서 최초로 합헌결정을 한 이래, 여러 사건에서 위 결정의 요지를 인용하여 합헌 또는 기각결정을 하여왔다(헌재 2002. 12. 18. 2001헌마370; 헌재 2005. 3. 31. 2001헌바87 등 참조).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의료법 조항 및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조항(이하 이 조항들을 합하여 ‘선례조항’이라 한다)에 대하여도 같은 취지의 결정을 여러 차례 하여왔다(헌재 2013. 6. 27. 2010헌마658; 헌재 2016. 10. 27. 2015헌바291; 헌재 2017. 11. 30. 2017헌바217등; 헌재 2024. 2. 28. 2019헌마625등; 헌재 2024. 5. 30. 2021헌바154 등 참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의료법의 입법취지와 각 규정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의료인의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함과 동시에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에 밀접하고 중대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의료법에서 의료인이 되는 자격에 대하여 엄격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는 의료행위를 의료인에게만 독점적으로 허용하고 일반인이 이를 하지 못하게 금지하여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의료행위는 반드시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관한 행위에만 한정되지 않고, 그와 관계없는 것이라도 의학 지식과 기능을 갖춘 의료인이 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 일체의 행위가 포함된다. 대법원도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서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이외에도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1999. 6. 25. 선고 98도4716 판결;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 등 참조). 의료법의 입법목적, 의료인의 사명에 관한 의료법상의 여러 규정 및 의료행위의 개념에 관한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선례조항 중 ‘의료행위’의 개념은 건전한 일반상식을 가진 사람이 일의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거나 법관에 의한 적용단계에서 다의적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선례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본인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의과대학에서 기초의학부터 시작하여 단순한 의료기술 이상의 ‘인체 전반에 관한 이론적 뒷받침’과 ‘인간의 신체 및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상당기간 임상실습을 한 후 이 점에 관한 국가의 검증(국가시험)을 거친 의료인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아니한 방법 또는 무면허 의료행위자에 의한 약간의 부작용도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분하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며, 부분적으로 그 구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이러한 능력이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그 치료결과에 관계없이 처벌하는 선례조항의 규제방법은 비례의 원칙에 합치된다.
법이 인정하는 의료인이 아니지만 어떤 특정 분야에 관하여 우수한 의료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면,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위하여 입법자로서는 이들의 지식과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고 이들에게 의료인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면밀히 검토한 뒤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 이들에게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선례조항이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헌법 제36조 제3항)를 이행하기 위하여 적합한 조치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더 적게 제한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위와 같은 중대한 공익이 효율적으로 실현될 수 없다.
따라서 선례조항으로 말미암은 기본권의 제한은 비례의 원칙에 부합한다.』
다.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청구인은 비의료인에게 금지되는 ‘의료행위’에서 코로나19 검체 채취행위는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코로나19 검체 채취행위 중 비의료인에게 금지되는 의료행위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 한정되며, ‘개인용 신속항원검사’는 비의료인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개인용 신속항원검사는 비강도말물을 스스로 채취하여 검사하는 것으로서 단순히 면봉으로 콧속 안쪽 벽면을 문지르는 방법을 사용하여 위험성이 낮은 반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멸균 면봉을 비인두 후면까지 이동시켜 그 부근 표면에서 수회 돌리는 방법으로 비인두도말물을 채취하여야 하므로 출혈 등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의학 지식과 기능을 갖춘 의료인이 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으므로 의료행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위 선례들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며 그 밖에 위 선례들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직업의 자유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사 건 2024헌바369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위헌소원
청 구 인 유○○
대리인 변호사 이제일
당 해 사 건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51854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취소
선 고 일 2025. 7. 17.
【주 문】
의료법(2020. 12. 29. 법률 제17787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5항 전단은 헌법에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서울 ○○구에 소재한 ‘○○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이라 한다)을 개설·운영한 의사이다.
나. 청구인은 2022. 2. 20.경 이 사건 의원에서 의료인이 아닌 남편으로 하여금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이용하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 한다) 검체를 채취하는 등 의료행위를 하게 하였다는 의료법위반 혐의로 2022. 7. 15.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그 무렵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2고약5321).
다. 보건복지부장관은 2022. 10. 13. 청구인이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여 의료인이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의료법 제27조 제5항 및 제66조 제1항 제10호 등에 근거하여 3개월의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라.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4. 8. 22. 기각되었고(당해사건), 이에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서울고등법원 2024누58021).
마. 청구인은 당해사건 계속 중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4. 8. 22. 기각되자(서울행정법원 2023아13689), 2024. 9. 1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헌법재판소는 청구인의 심판청구 이유,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 사건의 경과, 당해사건 재판과의 관련성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당사자가 청구취지 등에서 위헌확인을 구하는 법률조항에 대하여 직권으로 이를 변경하여 심판대상으로 확정할 수 있다(헌재 2010. 2. 25. 2008헌바159; 헌재 2025. 2. 27. 2021헌바111 참조).
청구인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대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다. 그러나 청구인은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받은 것이므로,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은 이 사건 처분의 직접적인 근거가 된 의료법 제27조 제5항 전단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을 직권으로 변경하기로 한다.
나. 청구인은 주위적으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한 외에 예비적으로 위 조항의 ‘의료행위’에 코로나19 검체 채취행위가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한정위헌청구를 하였다. 그러나 위 예비적 청구는 동일한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주위적 청구의 일부분에 불과하므로 별도의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기로 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의료법(2020. 12. 29. 법률 제17787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5항 전단(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의료법(2020. 12. 29. 법률 제17787호로 개정된 것)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⑤ 누구든지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면허 사항 외의 의료행위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관련조항]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단서 및 각 호 생략)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23. 5. 19. 법률 제194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조(자격정지 등)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술과 관련한 판단이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 있다.
10. 그 밖에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때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의료행위’가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 발생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비의료인의 모든 의료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자가검진으로도 가능한 코로나19 검체 채취행위까지도 의료행위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를 위반하여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사람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고 의료인의 경우 자격정지처분을 받게 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의료인과 비의료인의 직업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 의료소비자의 건강권 및 자기결정권, 의료행위 선택권 등을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법원이 각하 또는 기각한 경우에 청구할 수 있으므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의 대상이 되지 않은 법률조항들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그러나 법원이 당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를 실질적으로 판단하였거나 당해 법률조항이 위헌제청신청의 대상이 된 법률조항과 필연적으로 연관관계를 맺고 있어 법원이 당해 법률조항을 묵시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법률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도 적법하다(헌재 2012. 4. 24. 2010헌바1; 헌재 2016. 3. 31. 2013헌바372; 헌재 2019. 8. 29. 2017헌바403 등 참조).
청구인은 당해사건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할 당시 심판대상으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만 기재하였을 뿐 심판대상조항은 기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두 조항은 모두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다. 심판대상조항에 규정된 ‘비의료인에게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되는 의료행위’의 내용과 범위 등은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규정된 ‘비의료인이 할 수 없는 의료행위’와 동일하게 해석될 것이므로 두 조항은 상호 필연적인 연관관계가 있다. 그렇다면 당해사건 법원에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판단한 것은,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도 묵시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5.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심판대상조항은 누구든지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사람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며, 의료인이 이를 위반한 경우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까지 받게 된다. 의료인이나 비의료인이 계속적 소득활동의 일환으로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에는 직업의 자유가 제한되고, 비의료인이 일시적 활동 또는 무상의 봉사활동으로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에는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가 제한된다(헌재 2002. 12. 18. 2001헌마370; 헌재 2005. 5. 26. 2003헌바86 참조).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의료소비자의 건강권, 자기결정권과 의료행위 선택권 등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은 의료소비자가 의료행위를 받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며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의 범위가 축소되어 의료행위를 받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지더라도 이는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간접적·사실적 효과에 불과하다. 따라서 의료소비자의 건강권, 자기결정권, 의료행위 선택권 등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헌재 2014. 8. 28. 2013헌마359; 헌재 2022. 7. 21. 2022헌바3; 헌재 2024. 2. 28. 2019헌바239; 헌재 2024. 5. 30. 2021헌바154 등 참조).
나.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한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과 실질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구 의료법 조항들에 대하여 1996. 10. 31. 94헌가7 결정에서 최초로 합헌결정을 한 이래, 여러 사건에서 위 결정의 요지를 인용하여 합헌 또는 기각결정을 하여왔다(헌재 2002. 12. 18. 2001헌마370; 헌재 2005. 3. 31. 2001헌바87 등 참조).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의료법 조항 및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조항(이하 이 조항들을 합하여 ‘선례조항’이라 한다)에 대하여도 같은 취지의 결정을 여러 차례 하여왔다(헌재 2013. 6. 27. 2010헌마658; 헌재 2016. 10. 27. 2015헌바291; 헌재 2017. 11. 30. 2017헌바217등; 헌재 2024. 2. 28. 2019헌마625등; 헌재 2024. 5. 30. 2021헌바154 등 참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의료법의 입법취지와 각 규정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의료인의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함과 동시에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에 밀접하고 중대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의료법에서 의료인이 되는 자격에 대하여 엄격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는 의료행위를 의료인에게만 독점적으로 허용하고 일반인이 이를 하지 못하게 금지하여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의료행위는 반드시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관한 행위에만 한정되지 않고, 그와 관계없는 것이라도 의학 지식과 기능을 갖춘 의료인이 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 일체의 행위가 포함된다. 대법원도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서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이외에도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1999. 6. 25. 선고 98도4716 판결;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 등 참조). 의료법의 입법목적, 의료인의 사명에 관한 의료법상의 여러 규정 및 의료행위의 개념에 관한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선례조항 중 ‘의료행위’의 개념은 건전한 일반상식을 가진 사람이 일의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거나 법관에 의한 적용단계에서 다의적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선례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본인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의과대학에서 기초의학부터 시작하여 단순한 의료기술 이상의 ‘인체 전반에 관한 이론적 뒷받침’과 ‘인간의 신체 및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상당기간 임상실습을 한 후 이 점에 관한 국가의 검증(국가시험)을 거친 의료인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아니한 방법 또는 무면허 의료행위자에 의한 약간의 부작용도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분하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며, 부분적으로 그 구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이러한 능력이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그 치료결과에 관계없이 처벌하는 선례조항의 규제방법은 비례의 원칙에 합치된다.
법이 인정하는 의료인이 아니지만 어떤 특정 분야에 관하여 우수한 의료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면,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위하여 입법자로서는 이들의 지식과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고 이들에게 의료인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면밀히 검토한 뒤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 이들에게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선례조항이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헌법 제36조 제3항)를 이행하기 위하여 적합한 조치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더 적게 제한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위와 같은 중대한 공익이 효율적으로 실현될 수 없다.
따라서 선례조항으로 말미암은 기본권의 제한은 비례의 원칙에 부합한다.』
다.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청구인은 비의료인에게 금지되는 ‘의료행위’에서 코로나19 검체 채취행위는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코로나19 검체 채취행위 중 비의료인에게 금지되는 의료행위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 한정되며, ‘개인용 신속항원검사’는 비의료인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개인용 신속항원검사는 비강도말물을 스스로 채취하여 검사하는 것으로서 단순히 면봉으로 콧속 안쪽 벽면을 문지르는 방법을 사용하여 위험성이 낮은 반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멸균 면봉을 비인두 후면까지 이동시켜 그 부근 표면에서 수회 돌리는 방법으로 비인두도말물을 채취하여야 하므로 출혈 등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의학 지식과 기능을 갖춘 의료인이 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으므로 의료행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위 선례들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며 그 밖에 위 선례들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직업의 자유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