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헌바73

구 상표법 부칙 제4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5년 10월 23일

결정요지

법이 개정될 때에 입법자는 구체적 타당성과 법적 안정성을 비교형량한 후 경과규정을 통해 정책적으로 개정법의 적용범위를 확정하여야 하는바, 만일 구 상표법 개정을 통해 새로운 무효심판 청구사유를 신설하면서도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경과규정을 두지 않는다면 해당 개정법 시행 전에 이미 등록출원한 상표권자의 신뢰 및 종전 규정에 기초하여 형성된 상표법 질서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 한편 2001. 7. 1. 이전에 출원하였으나 사후적으로 식별력을 상실한 기존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려는 이해관계인은 여전히 상표권의 효력제한사유에 기하여 기존 상표의 금지적 효력을 받지 않고 이를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고,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통해 자신이 사용하려는 상표가 기존 상표의 효력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 받을 수도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없게 되더라도 이것이 다른 상표사용자의 이익을 크게 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이 그 자체로 명백하게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여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부개정되고, 2011. 12. 2. 법률 제111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2호, 제3항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부개정되고, 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7호
구 상표법(2001. 2. 3. 법률 제6414호로 개정되고, 2007. 1. 3. 법률 제81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항 제5호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3조 제1항 제7호, 제117조 제1항 제6호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김○○
대리인 변호사 신정아
당해사건특허법원 2022허1193 등록무효(상)
【주 문】
상표법 부칙(2001. 2. 3. 법률 제6414호) 제4항 본문의 ‘심판’ 중 같은 법 제71조 제1항 제5호에 의한 등록상표의 무효심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표장을 ‘○○’으로, 지정서비스업을 ‘극장식주점경영업, 나이트클럽업, 디스코클럽업, 카페업, 레스토랑업, 스넥바업, 식당체인업’으로 하여 1990. 6. 14. 출원되어 같은 해 10. 19. 제○○호로 등록된 서비스표(이하 ‘이 사건 서비스표’라 한다)가 ‘수요자가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를 식별할 수 없는 상표’이므로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3조 제1항 제7호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21. 5. 18. 같은 법 제117조 제1항 제6호에 의한 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특허심판원은 2021. 12. 29. 이 사건 서비스표는 2001. 2. 3. 법률 제6414호로 개정된 상표법이 시행된 2001. 7. 1. 이전인 1990. 6. 14. 출원하여 등록된 것으로서 상표법 부칙(2001. 2. 3. 법률 제6414호) 제4항에 따라 종전의 규정이 적용되므로,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17조 제1항 제6호에 의하여 그 등록을 무효로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심결을 하였다(2021당1484).
다. 청구인은 2022. 1. 17. 특허법원에 위 기각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2022허1193), 소송계속 중인 2022. 2. 15. 상표법 부칙(2001. 2. 3. 법률 제6414호) 제4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2. 2. 24. 각하되었다(2022카허1400). 이에 청구인은 2022. 3. 1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상표법 부칙(2001. 2. 3. 법률 제6414호) 제4항은 2001. 2. 3. 법률 제6414호로 개정된 구 상표법 제71조 제1항 제5호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른바 한정위헌청구 형식의 심판청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상표법 부칙 제4항 본문이 2001. 2. 3. 법률 제6414호로 개정된 상표법의 시행일인 2001. 7. 1. 이전에 출원한 등록상표에 대하여는 종전 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부칙 조항의 문언 자체만으로도 같은 법 제71조 제1항 제5호가 적용되지 않음이 명백하다. 따라서 이러한 청구인의 주장은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으로 본다.
또한 청구인은 상표법 부칙 제4항 본문에 따라 2001. 7. 1. 이전에 출원한 등록상표에 대하여 2001. 2. 3. 법률 제6414호로 개정된 구 상표법 제71조 제1항 제5호의 무효심판 청구사유가 적용되지 않는 부분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을 청구인이 다투는 부분으로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상표법 부칙(2001. 2. 3. 법률 제6414호) 제4항 본문의 ‘심판’ 중 같은 법 제71조 제1항 제5호에 의한 등록상표의 무효심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상표법 부칙(2001. 2. 3. 법률 제6414호)
④ (등록출원의 심판 등에 관한 경과조치) 이 법 시행 전에 상표등록출원, 상표권의 존속기간갱신등록출원 및 지정상품의 추가등록출원에 의한 등록상표의 심판·재심 및 소송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 다만, 2001년 7월 1일 이후 제73조 제1항 제1호에 관한 상표등록의 취소심판의 청구·심판·재심 및 소송을 함에 있어서는 법률 제5355호 상표법 중 개정법률 부칙 제3조의 개정규정을 적용한다.
[관련조항]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부개정되고, 2011. 12. 2. 법률 제111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2. “서비스표”라 함은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자가 자기의 서비스업을 타인의 서비스업과 식별되도록 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을 말한다.
③ 서비스표·단체표장 및 업무표장에 관하여는 이 법에서 특별히 규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 법 중 상표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부개정되고, 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상표등록의 요건)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상표를 제외하고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
7. 제1호 내지 제6호 외에 수요자가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를 식별할 수 없는 상표
구 상표법(2001. 2. 3. 법률 제6414호로 개정되고, 2007. 1. 3. 법률 제81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상표등록의 무효심판) ①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은 상표등록 또는 지정상품의 추가등록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이 2 이상 있는 경우에는 지정상품마다 청구할 수 있다.
5. 상표등록이 된 후에 그 등록상표가 제6조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게 된 경우(제6조 제2항에 해당하게 된 경우를 제외한다)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3조(상표등록의 요건)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표를 제외하고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
7. 제1호부터 제6호까지에 해당하는 상표 외에 수요자가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를 식별할 수 없는 상표
제117조(상표등록의 무효심판) ①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은 상표등록 또는 지정상품의 추가등록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이 둘 이상인 경우에는 지정상품마다 청구할 수 있다.
6. 상표등록된 후 그 등록상표가 제33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같은 조 제2항에 해당하게 된 경우는 제외한다)
3. 청구인의 주장
2001. 2. 3. 법률 제6414호로 개정되어 2001. 7. 1.부터 시행된 구 상표법(이하 ‘구 상표법’이라 한다) 시행일 이전에 상표를 등록출원한 자와 그 이후에 상표를 등록출원한 자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구 상표법 시행일 이전에 출원된 등록상표에 대하여는 구 상표법 제71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합리적인 이유 없이 위 두 집단을 차별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신설된 지 20여 년이 지났음에도 그대로 유지되어 현 시대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점, 일정기간에 한하여 구 상표법 제71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후발적 무효사유를 적용하지 않는 덜 침익적인 수단이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 표현의 자유, 상호선정의 자기결정권, 직업행사의 자유,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쟁점
(1) 구 상표법 제71조 제1항 제5호는 “상표등록이 된 후에 그 등록상표가 제6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게 된 경우(제6조 제2항에 해당하게 된 경우를 제외한다)”를 무효심판의 청구사유로 신설하였으나,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개정법의 시행일인 2001. 7. 1. 이전에 출원한 등록상표에는 제71조 제1항 제5호가 적용되지 않게 되므로, 등록상표의 출원 시점이 그 이전인지 또는 이후인지에 따라 해당 무효심판 청구사유의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은 2001. 7. 1. 이전에 출원한 등록상표에 대하여 무효심판을 청구한 이해관계인과 그 이후에 출원한 등록상표에 대하여 무효심판을 청구한 이해관계인을 달리 취급하는바, 이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 표현의 자유, 상호선정의 자기결정권, 직업행사의 자유,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청구인의 주장은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구 상표법 시행일 이전에 출원된 등록상표에 대한 무효심판에 같은 법 제71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무효사유가 적용되지 않도록 한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이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차별취급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평등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등록상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구 상표법 제50조)인 상표권은 헌법상 보호되는 재산권이다. 한편, 어떤 요건을 갖추고 어떤 절차를 거쳐야 상표등록을 허용하고 상표권으로 보호할 지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형성의 여지가 주어진 영역이므로(헌재 2003. 7. 24. 2002헌바31; 헌재 2009. 4. 30. 2006헌바113등; 헌재 2013. 11. 28. 2012헌바69 참조), 상표권의 효력을 소멸시킬 수 있는 무효심판에 있어 이해관계인 등이 주장할 수 있는 무효사유와 그 적용범위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입법자가 그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과 목적 등 여러 사정들을 참작하여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입법자의 정책적 판단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난 경우 헌법에 위반된다 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2) 심판대상조항은 구 상표법의 시행일인 2001. 7. 1. 이전에 출원한 등록상표의 심판에 대하여는 종전 규정에 따르도록 함으로써 같은 법 제71조 제1항 제5호가 적용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경과규정을 둔 것은 2001. 7. 1. 이전에 출원한 상표권자의 신뢰를 보호하고 종전의 규정에 기초하여 형성된 상표법 질서의 안정을 유지하려는 취지라 할 것이다.
법이 개정될 때에는 구법의 적용을 받는 자와 개정법의 적용을 받는 자 사이에 차별이 발생하므로, 입법자가 구체적 타당성과 법적 안정성을 비교형량한 후 경과규정을 통해 정책적으로 그 적용범위를 확정할 수밖에 없다(헌재 2015. 9. 24. 2014헌바222등; 헌재 2019. 6. 28. 2018헌바189; 헌재 2024. 8. 29. 2022헌마888 참조). 그런데 만일 상표법 개정을 통해 새로운 무효사유를 신설하면서도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을 경우, 해당 개정법 시행 전에 이미 등록출원한 상표권자의 기존 법질서에 대한 신뢰와 더불어 종전의 규정들에 기반하여 형성되었을 해당 상표를 둘러싼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3) 한편, 구 상표법 제51조 제1항은 자기의 성명·명칭 등과 상품의 보통명칭·기술적 표장·관용상표·현저한 지리적 명칭 등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표의 경우 그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식별력이 없거나 없는 부분을 포함하는 상표를 사용하고자 하는 자는 구 상표법 제51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상표권의 효력제한사유에 기하여 다른 상표권의 금지적 효력을 받지 않고 이를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다. 이는 2001. 7. 1. 이전에 출원한 상표가 등록된 이후 사후적으로 식별력을 상실하여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각 호 중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러한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려는 자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무효심판에서 이를 무효사유로 주장할 수 없게 될 뿐이고, 해당 상표를 사용하는 행위가 등록상표의 침해에 해당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2001. 7. 1. 이전에 출원한 식별력이 없는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려는 이해관계인은 “상표권자 또는 이해관계인은 등록상표의 권리범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상표권의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정한 구 상표법 제75조에 따라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함으로써 자신이 사용하려는 상표가 등록상표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 받을 수 있으므로, 무효심판을 거치지 않더라도 해당 상표의 사용 가부를 판단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2001. 7. 1. 이전에 등록된 뒤 사후적으로 식별력이 상실된 상표에 대하여 이를 무효사유로 삼아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없게 되어 그 상표권이 존속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해당 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려는 다른 상표사용자들이 반드시 무효심판을 통해서만 자신의 상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것이 다른 상표사용자의 이익을 크게 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2001. 7. 1. 이전 출원된 등록상표의 심판에 대하여는 종전 규정에 따르게끔 함으로써 구 상표법 제71조 제1항 제5호가 적용되지 않도록 한 것이 그 자체로 명백하게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여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