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헌바450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5년 10월 23일
결정요지
가.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선거권 제한의 대상과 요건, 기간이 제한적인 점,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는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인 점,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으면 확정 후 5년,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상의 선고를 받으면 확정 후 10년 동안 선거권이 제한되는 것으로, 기간이 개별화되어 있어 법원이 선거범에 대한 형량을 결정함에 있어서 양형의 조건뿐만 아니라 선거권의 제한 여부에 대하여도 합리적 평가를 하게 되는 점, 선거권의 제한기간이 공직선거마다 징역형의 집행유예의 경우 2-3회 정도 제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제한기간이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선거권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선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나. 직무이용금지조항 중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부분이 다소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나, 종교단체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는 구체적 행위 태양을 예상하여 열거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종교단체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것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가 종교단체 안에서 차지한 지위에 기하여 취급하는 직무 내용, 직무상 행위를 하는 시기, 장소, 방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직무와 관련된 것인지 여부 등을 살펴봄으로써 판단할 수 있으므로,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종교단체 내에서 일정한 직무상 행위를 하는 사람이 종교적 신념을 공유하는 신도에게 자신의 지도력, 영향력 등을 기초로 공직선거에서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 또는 반대를 끌어내려 하는 경우 대상이 되는 구성원은 그 영향력에 이끌려 왜곡된 정치적 의사를 형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그 형성 단계에서부터 왜곡된다면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직무이용금지조항에 따라 종교단체 내에서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한되더라도, 공통된 신앙에 기초하여 구성원 상호 간에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종교단체의 특성과 성직자 등 종교단체 내에서 일정한 직무를 가지는 사람이 가지는 상당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종교단체가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정치와 종교가 부당한 이해관계로 결합하는 부작용을 방지함으로써 달성되는 공익이 더 크다. 따라서 직무이용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라.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 후보자 간의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선거운동기간을 제한하고 있어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
기간의 제한이 없이 선거운동을 무한정 허용하게 되면 후보자 간의 경쟁이 과열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점, 집회의 장소와 규모에 따라 집회의 방법으로 하는 선거운동이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점, 후보자 간 경제력 차이에 따라 선거운동 기회의 불균형 혹은 선거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문제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나아가 개정된 공직선거법 제59조 단서 제4호에 따르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의 경우 선거운동기간 전이라도 개별적으로 대면하여 말로 하거나 옥내 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말로 하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선거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 후보자 간의 실질적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한 공익이 매우 크고,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 선거운동이 가능하며 선거기간 개시일 전에도 일정 방법에 의한 선거운동이 가능하므로,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따라서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선거권제한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범이라도 개별 범죄마다 영향이나 내용 등이 다르고 불법성과 사회적 비난가능성 등이 다름에도,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선거범’ 모두를 획일적, 일률적으로 취급하여 1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선거권을 제한하여, 책임에 상응한 사회적 제재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한다. 선거권제한조항이 설정하고 있는 10년의 기간은 복수의 선거주기를 포괄하는 매우 장기에 해당하고, 이는 선거권을 지속적·누적적으로 박탈한다. 선거권 박탈은 피선거권 박탈과 선거운동 금지와도 연동되어 정치적 기본권 행사가 10년 동안 전반적으로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법원이 선거범죄가 갖는 고유한 비난가능성 유무와 정도를 심리하는 과정에서 선거권제한의 효과까지 염두에 두고 그 비난가능성에 상응한 양형을 정밀하고 일관되게 도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선거권을 침해한다.
나. 직무이용금지조항 중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부분이 다소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나, 종교단체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는 구체적 행위 태양을 예상하여 열거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종교단체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것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가 종교단체 안에서 차지한 지위에 기하여 취급하는 직무 내용, 직무상 행위를 하는 시기, 장소, 방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직무와 관련된 것인지 여부 등을 살펴봄으로써 판단할 수 있으므로,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종교단체 내에서 일정한 직무상 행위를 하는 사람이 종교적 신념을 공유하는 신도에게 자신의 지도력, 영향력 등을 기초로 공직선거에서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 또는 반대를 끌어내려 하는 경우 대상이 되는 구성원은 그 영향력에 이끌려 왜곡된 정치적 의사를 형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그 형성 단계에서부터 왜곡된다면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직무이용금지조항에 따라 종교단체 내에서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한되더라도, 공통된 신앙에 기초하여 구성원 상호 간에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종교단체의 특성과 성직자 등 종교단체 내에서 일정한 직무를 가지는 사람이 가지는 상당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종교단체가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정치와 종교가 부당한 이해관계로 결합하는 부작용을 방지함으로써 달성되는 공익이 더 크다. 따라서 직무이용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라.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 후보자 간의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선거운동기간을 제한하고 있어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
기간의 제한이 없이 선거운동을 무한정 허용하게 되면 후보자 간의 경쟁이 과열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점, 집회의 장소와 규모에 따라 집회의 방법으로 하는 선거운동이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점, 후보자 간 경제력 차이에 따라 선거운동 기회의 불균형 혹은 선거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문제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나아가 개정된 공직선거법 제59조 단서 제4호에 따르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의 경우 선거운동기간 전이라도 개별적으로 대면하여 말로 하거나 옥내 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말로 하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선거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 후보자 간의 실질적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한 공익이 매우 크고,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 선거운동이 가능하며 선거기간 개시일 전에도 일정 방법에 의한 선거운동이 가능하므로,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따라서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선거권제한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범이라도 개별 범죄마다 영향이나 내용 등이 다르고 불법성과 사회적 비난가능성 등이 다름에도,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선거범’ 모두를 획일적, 일률적으로 취급하여 1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선거권을 제한하여, 책임에 상응한 사회적 제재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한다. 선거권제한조항이 설정하고 있는 10년의 기간은 복수의 선거주기를 포괄하는 매우 장기에 해당하고, 이는 선거권을 지속적·누적적으로 박탈한다. 선거권 박탈은 피선거권 박탈과 선거운동 금지와도 연동되어 정치적 기본권 행사가 10년 동안 전반적으로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법원이 선거범죄가 갖는 고유한 비난가능성 유무와 정도를 심리하는 과정에서 선거권제한의 효과까지 염두에 두고 그 비난가능성에 상응한 양형을 정밀하고 일관되게 도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선거권을 침해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20조 제2항, 제21조, 제24조, 제37조 제2항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 제68조 제2항
공직선거법(2020. 12. 29. 법률 제17813호로 개정된 것) 제59조 제4호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 제68조 제2항
공직선거법(2020. 12. 29. 법률 제17813호로 개정된 것) 제59조 제4호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전○○
대리인 법무법인 추양 가을햇살
담당변호사 고영일 외 4인
당해사건서울북부지방법원 2022고합309 공직선거법위반
【주 문】
공직선거법(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서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85조 제3항 중 ‘누구든지 종교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부분,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54조 제2항 중 ‘그 밖의 집회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서울 ○○구에 있는 ○○교회 담임목사이자 ○○당의 당대표이다.
나. 청구인은 2024. 10. 18. 공직선거법위반죄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고(당해 사건), 청구인이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5. 5. 29. 선고 2024노3280 판결; 대법원 2025. 9. 4. 선고 2025도9547 판결). 범죄사실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청구인은 2018. 8. 10. 공직선거법위반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8. 8. 18. 그 판결이 확정된 후 10년이 경과하지 아니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2021. 11. 7. ○○교회에서 주일 예배시간 설교를 하던 중, 2022. 3. 9. 실시될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당의 예비후보자로 선발된 김○○에 관하여 “3월 9일 대통령 선거는 하나마나 김○○가 대통령 되게 돼 있어.”, “이번에 야당, 여당 모든 후보들을 보니까 이승만의 ‘이’자 냄새도 안나. 박정희 냄새도 안나. 저런 인간들이 대통령 하면 또 어떤 일이 생기겠어?”, “김○○도 이승만, 박정희는 못 따라가지만 흉내라도 내려고 애를 쓰더라고. 흉내만 내도 되는 거야. 지금은 흉내만 내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이야. 동의하십니까?”라고 발언하였다.
그리고 청구인은 위 설교를 마친 직후 ‘토크 시간’이라는 코너를 마련하여 김○○ 예비후보를 초청하고 약 52분간 대화를 나누면서 “꼭 통일 대통령이 되셔서 대한민국을 통일시키는 위대한 대통령이 꼭 되어 주시길 부탁을 드리고.”, “이승만 박정희 흉내라도 내는 사람이 나는 좋은 거야. 보세요. 유일한 사람 아닙니까?”라고 발언하였다.
이로써 청구인은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음에도 종교적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함과 동시에 선거운동기간 전에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한 집회 등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당해 사건 계속 중 ① 선거권 제한사유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부분, ②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를 규정한 같은 법 제85조 제3항 중 ‘종교적 기관·단체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 부분 및 ③ 사전선거운동금지를 규정한 같은 법 제254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4. 10. 18. 기각되자(서울북부지방법원 2022초기1775), 2024. 11. 1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사전선거운동금지와 관련하여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전체에 대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당해 사건은 선거운동기간 전에 ‘집회’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이 문제된 경우이므로 이와 관련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하기로 한다.
나.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공직선거법(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서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선거권제한조항’이라 한다), ②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85조 제3항 중 ‘누구든지 종교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부분(이하 ‘직무이용금지조항’이라 한다), ③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공직선거법’이라 한다) 제254조 제2항 중 ‘그 밖의 집회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이라 하고, 위 조항들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선거권이 없는 자) ① 선거일 현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선거권이 없다.
3. 선거범,「정치자금법」제45조(정치자금부정수수죄) 및 제49조(선거비용관련 위반행위에 관한 벌칙)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 또는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그 재임 중의 직무와 관련하여「형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2조에 의하여 가중처벌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129조(수뢰, 사전수뢰) 내지 제132조(알선수뢰)·「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3조(알선수재)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하거나 징역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또는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刑이 失效된 者도 포함한다)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85조(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등 금지) ③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거나, 계열화나 하도급 등 거래상 특수한 지위를 이용하여 기업조직·기업체 또는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 ② 선거운동기간 전에 이 법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 선전시설물·용구 또는 각종 인쇄물, 방송·신문·뉴스통신·잡지, 그 밖의 간행물, 정견발표회·좌담회·토론회·향우회·동창회·반상회, 그 밖의 집회, 정보통신, 선거운동기구나 사조직의 설치, 호별방문, 그 밖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20. 12. 29. 법률 제17813호로 개정된 것)
제59조(선거운동기간) 선거운동은 선거기간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4. 선거일이 아닌 때에 전화(송·수화자 간 직접 통화하는 방식에 한정하며,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 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는 제외한다)를 이용하거나 말(확성장치를 사용하거나 옥외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로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
3. 청구인의 주장
가. 선거권제한조항에 관한 주장
선거권은 국민주권에 바탕을 둔 대의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요소인데, 선거권제한조항은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각 불법성이나 범죄태양 등을 고려하지 않고 그 확정시부터 10년간 획일적·전면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범’에 대하여만 선거권을 제한함으로써 집행유예를 받고 동일하게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선거범과 그 외의 범죄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
나. 직무이용금지조항에 관한 주장
(1) 직무이용금지조항 중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부분은 국민이 예견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개념이고 자의적인 법 집행이 가능하므로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2) 종교 지도자의 설교는 상대방의 의사를 왜곡시키거나 억압할 가능성이 전혀 없고, 기관 내부의 구성원들은 지도자의 말에 동의할지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정치적 중립의무가 없는 종교 지도자가 기관·단체의 조직 내에서 업무의 일환인 설교 중에 하는 발언을 규제하고 형사처벌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및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에 관한 주장
기간제한 없이 유권자들의 자유로운 선거운동을 허용하더라도 거짓·왜곡된 정보 등은 자연히 검증·여과될 수 있고 이를 규제하는 다른 형사처벌 조항 등을 통해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의 형태로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여 선거운동기간 전에 공직선거법에서 허용된 선거운동 이외의 선거운동을 전면적이고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4. 선거권제한조항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선거권제한조항은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그 확정시부터 10년간 선거권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문제된다.
청구인은 선거권제한조항이 선거범과 그 외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 취급한다고도 주장하나, 이는 집행유예를 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전면적·획일적으로 10년간 선거권을 박탈하는 것이 과도한지 여부를 판단하면서 함께 살펴볼 수 있으므로, 평등원칙 위반 여부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나.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8. 1. 25. 2015헌마821등 결정에서 선거권제한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선례조항’이라 한다)이 선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선례조항은 선거범죄를 방지하여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고 진정한 주권자의 의사를 선거결과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서, 선거범 자신을 포함하여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선례조항은 공직선거에 참여한 자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린 행위자까지 일정기간 그 공동체의 운용을 주도하는 통치조직의 구성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과 이러한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사회적 제재의 의미도 가진다. 즉 선례조항은 선거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한 일종의 응보적 기능도 가진 것이다. 이러한 입법목적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공공복리를 위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한편 선거범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금권·타락선거를 방지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제고하는 데에 효과적인 제재수단이므로, 선례조항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선례조항은 형사처벌을 받은 모든 자에 대하여 무한정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형이 확정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경우’ 및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어, 그 대상과 요건, 기간이 제한적이다.
국민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자유로이 결정하고 표명하여 주권행사를 실현하는 선거과정에서 선거부정행위를 저질러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를 왜곡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는, 선거범으로 하여금 일정기간 통치조직의 구성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으므로, 선거범으로서 형벌을 받은 자에 대하여 일정기간 선거권을 정지하는 규정 자체는 국민의 선거권을 침해하는 위헌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실제로 선거범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자 중에는 후보자나 당선인 외에 일반 유권자도 있는바, 이들의 행위 역시 선거의 공정성을 해한 것으로서 비난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하여 형사처벌 외에 선거권 제한이라는 일정한 불이익을 가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선거권 제한’이라는 것은 투표행위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의미 외에 선거운동에서 배제된다는 의미도 있는바(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3호), 불법선거운동으로 인하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자에 대하여 선거운동 자체를 일정기간 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불법선거운동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도 있다.
한편 선례조항이 선거권의 제한기준으로 100만 원의 벌금형을 정한 것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설정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선거사에서 지적되어 오던 선거의 과열과 타락을 불식시키고 불법적인 선거풍토를 일신하여 공정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는 선거부정 및 부패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은 법정형이나 처단형이 아닌 선고형이다. 법원은 선거범에 대한 형사재판에 있어서 형법 제51조 소정의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형을 정할 때에 선거권이 제한되는 사정을 고려하여 선고형인 벌금액을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으므로, 법원의 사법적 판단 내지 양형재량에 의하여 선거범에 대한 선거권 제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은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법정형의 하한에 의한 제약이 없음에도 법원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한다면, 이는 피고인의 행위가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침해할 우려가 높다는 판단과 함께 피고인의 선거권을 일정 기간 박탈하겠다는 법원의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2005. 10. 27. 2004헌바41 참조).
이에 대하여는 법원이 선거범죄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범죄의 태양과 죄질에 따른 양형 판단보다 선거권의 제한 여부를 위주로 한 양형 판단을 하게 되어 범죄와 형벌 간의 비례성에 기반한 양형 체계를 왜곡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선례조항은 선거에 대한 규율이 광범위하고도 포괄적이어서 선거법위반의 가능성이 많은 우리 선거법 체계 하에서 선거범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하는 대신, 선거범죄에 대한 구체적·개별적인 사정을 반영하여 타당성 있는 제재를 하도록 함으로써 선거권을 가급적 폭넓게 보장하고자 하는 뜻에서, 입법부로부터 양형 재량을 부여받은 법원의 사법적 판단에 의하여 선거권이 제한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선례조항은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5년간’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는데,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에 있어 대통령선거는 5년마다,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는 4년마다 행하여지므로 위 조항에 의한 선거권의 제한은 선거마다 통상 1회에 그치게 된다.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례조항의 입법목적 및 선거권의 제한이 선거범 스스로 선거법을 위반함에 따른 불이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년간의 제한기간이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경우는 제한기간이 벌금형의 경우보다 긴 10년이 되고, 이로써 각 선거마다 통상 2-3회에 걸쳐 선거권이 제한된다. 징역형이 벌금형보다 위반의 정도가 훨씬 무거운 것임을 고려하면, 벌금형의 경우보다 선거권이 통상 1회 정도 더 제한되는 것은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는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고, 법원이 형량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양형의 조건뿐만 아니라 선거권의 제한 여부에 대하여도 합리적 평가를 하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선례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어긋나지 아니한다.
(3) 법익의 균형성
선례조항으로 인하여 선거범의 선거권이 일정기간 제한되지만, 이는 선거범 자신의 책임으로 발생한 범죄행위로 인하여 일정한 기본권 제한을 받는 것이고, 이러한 선거권 제한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함으로써 입게 되는 개인의 기본권 침해의 불이익보다 크다고 할 것이므로, 선례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4) 소결론
선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와 같은 선례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며 그 밖에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직무이용금지조항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직무이용금지조항 중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의 의미가 모호하고 추상적이어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종교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이하 ‘종교단체’라 한다)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제한한다. 선거와 관련하여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므로, 직무이용금지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직무이용금지조항이 종교의 자유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조항은 종교적 신념 자체 또는 종교의식, 종교교육, 종교적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종교단체 내에서 직무상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그로 인해 종교의 자유가 직접적으로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24. 1. 25. 2021헌바233등 참조). 따라서 직무이용금지조항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살펴보지 않기로 한다.
나.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24. 1. 25. 2021헌바233등 결정에서 직무이용금지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직무상 행위’는 직업이나 직책에 따른 의무·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하고, ‘이용’은 다른 사람이나 대상을 자신의 목적 달성이나 이익 충족을 위한 방편으로 쓰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종교단체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다는 것은 종교단체의 운영 관계나 내부 지위에 따른 임무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구성원에 대하여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의 목적 달성 등을 위하여 그 지위에 수반되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헌재 1995. 5. 25. 93헌바23 참조).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라는 문언이 다소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나, 종교단체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는 구체적 행위 태양을 예상하여 열거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종교단체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것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가 종교단체 안에서 차지한 지위에 기하여 취급하는 직무 내용, 직무상 행위를 하는 시기, 장소, 방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직무와 관련된 것인지 여부 등을 살펴봄으로써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1도1925 판결 참조).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직무이용금지조항 중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일반적으로 종교단체의 구성원들은 공통된 종교적 신념을 기초로 빈번하게 종교 집회나 교육 등의 활동을 공동 수행하면서 상호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밀접한 관계를 토대로, 종교단체 내에서 종교적 신념이나 지도력, 영향력 등과 결합하여 공직선거에서의 맹목적 지지 또는 반대를 끌어내려는 시도가 빈번하게 이루어질 경우, 공직선거의 과열경쟁이 초래되고 후보자 간의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어려워진다.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종교단체 안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인바,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헌법은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하여 정교분리원칙을 규정하고 있다(제20조 제2항). 정치와 종교가 상호 간섭·개입하거나 상호의 이해관계로 결합하는 경우 국가의 종교적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고 종교가 가지는 고유한 기능도 저해될 우려가 커진다. 종교단체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제한하지 않으면, 종교와 정치가 상호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종교단체 내에는 신도에게 정신적, 도덕적 지도를 하고 교리를 해설하며 종교의식을 주관하는 성직자가 존재하는데, 성직자는 종교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 사회지도자로 대우를 받으며 신도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종교단체 내에는 다수의 신도가 함께 종교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일정한 신도 조직을 형성하는 경우가 있는데, 신도 조직의 대표자나 간부는 나머지 신도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있다. 만약 이처럼 종교단체 내에서 일정한 직무상 행위를 하는 사람이 종교적 신념을 공유하는 신도에게 자신의 지도력, 영향력 등을 기초로 공직선거에서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 또는 반대를 끌어내려고 하는 경우, 대상이 되는 구성원은 그 영향력에 이끌려 왜곡된 정치적 의사를 형성할 가능성이 커진다. 선거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대의기관의 구성에 정확하게 반영하는 데에 있는바,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그 형성 단계에서부터 왜곡된다면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된다.
그렇다면 직무이용금지조항과 같이 ‘종교단체 안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이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을 상정하기 어렵다.
2)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경우로 볼 수 없는 선거운동은 그 금지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종교단체의 운영 관계나 내부 지위에 따른 임무와 관계없이 단순히 친분에 기초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는 직무이용금지조항에 따른 규제의 대상이 아니다. 또한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나 명절 등에 하는 의례적인 인사말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행위 등은 애당초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으므로(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참조), 직무이용금지조항으로 인하여 통상적인 종교 활동이나 종교단체 내에서의 친교 활동이 과도하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는 타당하지 않다.
3) 그렇다면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다) 법익의 균형성
직무이용금지조항에 따라 종교단체 내에서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한된다. 하지만, 공통된 신앙에 기초하여 구성원 상호 간에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종교단체의 특성과 성직자 등 종교단체 내에서 일정한 직무를 가지는 사람이 가지는 상당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그러한 선거운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종교단체가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정치와 종교가 부당한 이해관계로 결합하는 부작용을 방지함으로써 달성되는 공익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직무이용금지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라) 소결
직무이용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다.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와 같은 선례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며 그 밖에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6.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운동기간 전에 그 밖의 집회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를 처벌하므로, 위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 후보자 간의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선거운동기간을 제한하고 있는바,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헌재 2022. 2. 24. 2018헌바146 참조).
(2) 침해의 최소성
(가) 기간의 제한 없이 선거운동을 무한정 허용할 경우에는 후보자 간의 지나친 경쟁이 선거관리의 곤란으로 이어져 부정행위의 발생을 막기 어렵게 될 수 있다. 후보자 간의 무리한 경쟁이 장기화되는 경우 경비와 노력이 지나치게 소요되어 사회경제적으로 손실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후보자 간의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공평이 생기고 아울러 막대한 선거비용을 마련할 수 없는 정치 신인의 입후보의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선거운동기간을 제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헌재 2015. 4. 30. 2011헌바163; 헌재 2016. 6. 30. 2014헌바253; 헌재 2022. 2. 24. 2018헌바146 참조). 우리의 선거문화가 이전에 비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선거운동기간 제한을 폐지하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후보자 간의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은 여전하고, 이러한 경쟁의 장기화는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헌재 2021. 12. 23. 2018헌바152 참조).
(나) 집회는 일정한 장소를 전제로 하여 특정 목적을 가진 다수인이 일시적으로 회합하는 것을 말한다(헌재 2009. 5. 28. 2007헌바22; 헌재 2022. 2. 24. 2018헌바146 참조). 집회의 장소와 규모에 따라서는 집회의 방법으로 하는 선거운동이 주변 교통의 혼잡과 소음 등을 발생시켜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고, 이를 상시 허용할 경우 평온한 주거환경이 침해될 우려가 높다. 또한 집회를 통해 다수인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후보자 간 경제력 차이에 따른 선거운동기회의 불균형 문제나 선거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
이러한 집회의 특성을 고려하면, 선거운동기간 전에 그 밖의 집회의 방법으로 하는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청구인이 주장하는 선거비용 제한이나 허위사실 공표 등에 대한 형사처벌만으로는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의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한편, 2020. 12. 29. 법률 제17813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은 “선거일이 아닌 때에 전화(송·수화자 간 직접 통화하는 방식에 한정하며,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 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는 제외한다)를 이용하거나 말(확성장치를 사용하거나 옥외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로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선거운동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규정(제59조 단서 제4호)을 신설함으로써, 그 시행일인 2020. 12. 29.부터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의 경우 선거운동기간 전에도 개별적으로 대면하여 말로 하거나 옥내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말로 하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라)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침해의 최소성도 인정된다.
(3) 법익의 균형성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 후보자 간의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공익은 매우 중요하다. 반면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는 선거운동이 가능하며, 선거기간 개시일 전에도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정한 방법에 의한 선거운동이 허용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에 의하여 제한되는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앞서 살핀 공익보다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4) 소결론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7.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선거권제한조항에 관한 아래 8.과 같은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8.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선거권제한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선거권제한조항에 규정된 선거권 제한의 요건이 획일적이고 일률적인데다가, 선거권 제한의 기간이 지나치게 장기에 해당하여, 결국 선거권제한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의견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가. 선거권의 의의와 선거권 제한의 한계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하여 국민주권의 원리를 천명하고 있다. 그 중요한 의미는 국민의 합의로 국가권력을 조직한다는 것이다. 대의민주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오늘날의 민주정치에서 국민의 참여는 기본적으로 선거를 통하여 이루어지므로,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그 주권을 행사하는 통로이자, 정치형성과정에 참여하는 가장 보편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주권자인 국민이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기회는 가능하면 폭넓게 보장될 것이 요구된다(헌재 2018. 1. 25. 2015헌마821등; 헌재 2022. 1. 27. 2020헌마895 참조).
이러한 국민주권원리와 선거를 통한 국민의 참여를 위하여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에게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보장하고 있고, 헌법 제11조는 정치적 생활영역에서의 평등권을 규정하고 있으며, 헌법 제41조 제1항 및 제67조 제1항은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의 원칙을 보장하고 있다(헌재 2018. 1. 25. 2015헌마821등; 헌재 2022. 1. 27. 2020헌마895 참조).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주권과 대의제 민주주의의 실현수단으로서 선거권이 갖는 이 같은 중요성으로 인해 한편으로 입법자는 선거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하여야 하며, 또 다른 한편에서 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률의 합헌성을 심사하는 경우에는 그 심사의 강도도 엄격하여야 한다. 따라서 선거권을 제한하는 입법은 헌법 제24조에 의하여 곧바로 정당화될 수는 없고, 헌법 제37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하고 불가피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그 제한이 정당화될 수 있으며, 그 경우에도 선거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더욱이 보통선거의 원칙은 선거권자의 능력, 재산, 사회적 지위 등의 실질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성년자이면 누구라도 당연히 선거권을 갖는 것을 요구하므로, 보통선거의 원칙에 반하는 선거권 제한의 입법을 하기 위해서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규정에 따른 한계가 한층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헌재 2007. 6. 28. 2004헌마644등; 헌재 2014. 1. 28. 2013헌마105; 헌재 2018. 1. 25. 2015헌마821등 참조).
나.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범죄를 방지하여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고 진정한 주권자의 의사를 선거결과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선거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선거와 관련하여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 의무를 저버린 범죄자에게까지 그 공동체의 운용을 주도하는 통치조직의 구성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아니하다는 기본적 인식에 기초하여 선거범에 대하여 형사처벌에 추가하여 사회적 제재를 부과하는 의미도 가진다.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범을 포함하여 일반국민으로 하여금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식을 제고함으로써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선거권제한조항의 이러한 목적은 정당하고, 선거권 제한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있다(헌재 2018. 1. 25. 2015헌마821등 중 선례조항에 대한 위헌의견; 헌재 2022. 3. 31. 2019헌마986 참조).
다. 침해의 최소성에 관하여
(1) 선거범에 대한 선거권 제한은 선거범에 대하여 통치조직의 구성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는 사회적 제재일 뿐, 선거범의 본질에서 당연히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선거범죄가 일반범죄와 달리 선거 및 국민투표의 공정성을 직접 해한다는 측면에서 일정한 기간 선거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더라도 그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헌재 2014. 1. 28. 2013헌마105; 헌재 2018. 1. 25. 2015헌마821등 중 선례조항에 대한 위헌의견 참조).
(2) 선거권 제한의 요건인 ‘선거범’을 획일적·일률적으로 설정함에 따른 문제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을 공직선거법 제16장 벌칙에 규정된 죄와 국민투표법 위반의 죄를 범한 자로 정의하고 있다(제18조 제2항). 공직선거법은 제16장에서 제230조부터 제259조까지, 국민투표법은 제99조부터 제121조까지 다양한 유형의 선거범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선거범죄라는 공통점을 지니더라도, 개별 범죄마다 구체적인 범죄의 태양이나 내용, 보호법익의 침해 정도, 각각의 개별 범죄의 성격 등에 비추어 행위자의 기본권에 미치는 영향의 내용과 정도 등은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동일한 ‘선거범’의 범주에 포함되었지만 각각의 범죄에 대한 불법성과 사회적 비난가능성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금권선거를 조장하였는지, 조직적인 방법을 동원하였는지 등에 따라, 그리고 범죄의 주체가 후보자나 선거사무 종사자인지 아니면 유권자로서의 일반 국민인지 여부에 따라서도 선거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상이할 것이다. 그럼에도 선거권제한조항은 이러한 차별성에 대한 세심한 주목과 평가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선거범’ 모두를 획일적이고 일률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점에서 선거권에 대한 제한이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헌법의 요구에 위배된다고 본다. 이처럼 선거권제한조항이 선거범죄의 내용 및 유형, 중대성 등에 따라 선거권제한기간에 차등을 두는 등의 입법 방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 상대적으로 경미한 법위반으로 볼 수 있는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1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선거권이 제한됨으로써, 책임에 상응한 사회적 제재의 기능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3) 10년이라는 장기간 선거권이 제한됨에 따른 국민의 정치적 참여의 과도한 배제
법정의견은 10년의 기간 동안 청구인이 참여할 수 없는 선거는 선거마다 통상 2-3회로 벌금형의 경우보다 통상 1회 정도 더 제한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지나치게 장기가 아니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권제한조항이 설정하고 있는 10년의 선거권제한기간은 복수의 선거주기를 포괄하는 매우 장기에 해당한다.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선거만 보더라도, 10년 동안 대통령선거는 2회, 국회의원선거 2~3회,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 2~3회가 실시될 수 있어, 최대 8회에 걸친 선거에서 선거권 행사 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 또한 선거에 의해 선출된 의원 등이 임기 중 사퇴, 사망하거나 당선인의 당선이 무효가 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재선거 또는 보궐선거를 실시할 수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매해 2회씩 재·보궐선거가 치러졌는데, 이와 같이 부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재·보궐선거가 수시로 더해지면, 선거권제한조항이 적용되는 사람에 대해 실질적으로 선거권이 박탈되는 횟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선거권제한조항에 의한 선거권 행사 기회의 제한은 선거범죄에 대해 부수적으로 가해지는 단순한 일회적 제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핵심적 권리인 선거권을 지속적·누적적으로 박탈하는 것으로, 기간의 길이 자체로 사실상 선거권의 본질을 압도하고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거권제한조항에 의하여 선거권이 박탈된 사람은 선거권 박탈과 연동되어 입후보할 자유인 피선거권이 박탈되고(공직선거법 제19조 제1호), 선거운동도 할 수 없게 되는바(같은 법 제60조 제1항 제3호), 사실상 정치적 기본권의 행사가 10년 동안 전반적으로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더욱이 형법 제62조에 따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는 한 교정시설에 구금되지 않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그리고 정치적 공동체의 일원인 시민의 한 사람으로 다른 이와 구별되지 않는 동일한 사회적 삶을 살아가게 되므로 그 과정에서 정치적 기본권을 행사할 가능성과 환경에 늘 접하게 될 가능성 또한 높을 것인 점, 집행유예의 제도적 취지가 교정 및 재사회화를 통하여 대상자의 사회 내 복귀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에 있는 점 등까지 고려하면, 선거권을 박탈하는 기준과 기간의 설정에는 매우 신중한 접근과 정밀한 규율이 요구됨에도 입법자는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비교법적으로 보더라도, 독일의 경우,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부가적인 제재로 2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을 정하여 개별적인 판결로 수형자의 선거권 제한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선거범의 선거권을 일률적으로 1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제한하는 국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4) 선거권 제한을 법원의 양형과 연계한 것에 따른 문제를 고려할 필요성
법정의견과 같이 선거범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법원이 형법 제51조 소정의 양형조건을 참작하는 과정에서 재판 결과로 인하여 선거권이 제한되는 사정을 고려할 가능성은 있다. 그렇지만 법원이 선거범죄가 갖는 고유한 비난가능성 유무와 정도를 심리하여 선고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선거권 제한의 효과까지 염두에 두고 그 비난가능성에 상응한 양형을 정밀하고 일관되게 도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이 점 또한 선거권 제한의 기간이 지나치게 장기라는 우리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될 수 있다.
(5)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라. 법익의 균형성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의 선거권 제한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은 선거범죄를 방지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선거에 주권자의 진정한 의사를 반영하도록 하는 측면에 있고, 이러한 공익 자체는 중요하다. 그러나 선거권은 국민주권 실현을 가능케 하는 핵심적인 정치적 기본권이며, 그 본질은 정기적이고 주기적으로 치러지는 선거에의 참여에 있다. 그런데 선거권제한조항은 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벗어나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선거권의 행사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바, 이는 기본권 주체의 개인적 권리뿐만 아니라 선거를 통하여 구성된 국가권력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공익에도 부정적 해악을 미친다.
결국 선거권제한조항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 등의 공익이 선거권제한조항에 의해 침해되는 기본권 주체의 권리 및 민주적 선거제도의 공익적 가치보다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선거권제한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역시 갖추지 못하였다.
마. 소결
선거권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
청 구 인전○○
대리인 법무법인 추양 가을햇살
담당변호사 고영일 외 4인
당해사건서울북부지방법원 2022고합309 공직선거법위반
【주 문】
공직선거법(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서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85조 제3항 중 ‘누구든지 종교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부분,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54조 제2항 중 ‘그 밖의 집회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서울 ○○구에 있는 ○○교회 담임목사이자 ○○당의 당대표이다.
나. 청구인은 2024. 10. 18. 공직선거법위반죄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고(당해 사건), 청구인이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5. 5. 29. 선고 2024노3280 판결; 대법원 2025. 9. 4. 선고 2025도9547 판결). 범죄사실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청구인은 2018. 8. 10. 공직선거법위반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8. 8. 18. 그 판결이 확정된 후 10년이 경과하지 아니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2021. 11. 7. ○○교회에서 주일 예배시간 설교를 하던 중, 2022. 3. 9. 실시될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당의 예비후보자로 선발된 김○○에 관하여 “3월 9일 대통령 선거는 하나마나 김○○가 대통령 되게 돼 있어.”, “이번에 야당, 여당 모든 후보들을 보니까 이승만의 ‘이’자 냄새도 안나. 박정희 냄새도 안나. 저런 인간들이 대통령 하면 또 어떤 일이 생기겠어?”, “김○○도 이승만, 박정희는 못 따라가지만 흉내라도 내려고 애를 쓰더라고. 흉내만 내도 되는 거야. 지금은 흉내만 내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이야. 동의하십니까?”라고 발언하였다.
그리고 청구인은 위 설교를 마친 직후 ‘토크 시간’이라는 코너를 마련하여 김○○ 예비후보를 초청하고 약 52분간 대화를 나누면서 “꼭 통일 대통령이 되셔서 대한민국을 통일시키는 위대한 대통령이 꼭 되어 주시길 부탁을 드리고.”, “이승만 박정희 흉내라도 내는 사람이 나는 좋은 거야. 보세요. 유일한 사람 아닙니까?”라고 발언하였다.
이로써 청구인은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음에도 종교적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함과 동시에 선거운동기간 전에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한 집회 등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당해 사건 계속 중 ① 선거권 제한사유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부분, ②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를 규정한 같은 법 제85조 제3항 중 ‘종교적 기관·단체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 부분 및 ③ 사전선거운동금지를 규정한 같은 법 제254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4. 10. 18. 기각되자(서울북부지방법원 2022초기1775), 2024. 11. 1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사전선거운동금지와 관련하여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전체에 대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당해 사건은 선거운동기간 전에 ‘집회’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이 문제된 경우이므로 이와 관련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하기로 한다.
나.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공직선거법(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서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선거권제한조항’이라 한다), ②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85조 제3항 중 ‘누구든지 종교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부분(이하 ‘직무이용금지조항’이라 한다), ③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공직선거법’이라 한다) 제254조 제2항 중 ‘그 밖의 집회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이라 하고, 위 조항들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선거권이 없는 자) ① 선거일 현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선거권이 없다.
3. 선거범,「정치자금법」제45조(정치자금부정수수죄) 및 제49조(선거비용관련 위반행위에 관한 벌칙)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 또는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그 재임 중의 직무와 관련하여「형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2조에 의하여 가중처벌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129조(수뢰, 사전수뢰) 내지 제132조(알선수뢰)·「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3조(알선수재)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하거나 징역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또는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刑이 失效된 者도 포함한다)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85조(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등 금지) ③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거나, 계열화나 하도급 등 거래상 특수한 지위를 이용하여 기업조직·기업체 또는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 ② 선거운동기간 전에 이 법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 선전시설물·용구 또는 각종 인쇄물, 방송·신문·뉴스통신·잡지, 그 밖의 간행물, 정견발표회·좌담회·토론회·향우회·동창회·반상회, 그 밖의 집회, 정보통신, 선거운동기구나 사조직의 설치, 호별방문, 그 밖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20. 12. 29. 법률 제17813호로 개정된 것)
제59조(선거운동기간) 선거운동은 선거기간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4. 선거일이 아닌 때에 전화(송·수화자 간 직접 통화하는 방식에 한정하며,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 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는 제외한다)를 이용하거나 말(확성장치를 사용하거나 옥외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로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
3. 청구인의 주장
가. 선거권제한조항에 관한 주장
선거권은 국민주권에 바탕을 둔 대의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요소인데, 선거권제한조항은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각 불법성이나 범죄태양 등을 고려하지 않고 그 확정시부터 10년간 획일적·전면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범’에 대하여만 선거권을 제한함으로써 집행유예를 받고 동일하게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선거범과 그 외의 범죄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
나. 직무이용금지조항에 관한 주장
(1) 직무이용금지조항 중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부분은 국민이 예견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개념이고 자의적인 법 집행이 가능하므로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2) 종교 지도자의 설교는 상대방의 의사를 왜곡시키거나 억압할 가능성이 전혀 없고, 기관 내부의 구성원들은 지도자의 말에 동의할지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정치적 중립의무가 없는 종교 지도자가 기관·단체의 조직 내에서 업무의 일환인 설교 중에 하는 발언을 규제하고 형사처벌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및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에 관한 주장
기간제한 없이 유권자들의 자유로운 선거운동을 허용하더라도 거짓·왜곡된 정보 등은 자연히 검증·여과될 수 있고 이를 규제하는 다른 형사처벌 조항 등을 통해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의 형태로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여 선거운동기간 전에 공직선거법에서 허용된 선거운동 이외의 선거운동을 전면적이고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4. 선거권제한조항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선거권제한조항은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그 확정시부터 10년간 선거권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문제된다.
청구인은 선거권제한조항이 선거범과 그 외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 취급한다고도 주장하나, 이는 집행유예를 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전면적·획일적으로 10년간 선거권을 박탈하는 것이 과도한지 여부를 판단하면서 함께 살펴볼 수 있으므로, 평등원칙 위반 여부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나.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8. 1. 25. 2015헌마821등 결정에서 선거권제한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선례조항’이라 한다)이 선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선례조항은 선거범죄를 방지하여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고 진정한 주권자의 의사를 선거결과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서, 선거범 자신을 포함하여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선례조항은 공직선거에 참여한 자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린 행위자까지 일정기간 그 공동체의 운용을 주도하는 통치조직의 구성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과 이러한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사회적 제재의 의미도 가진다. 즉 선례조항은 선거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한 일종의 응보적 기능도 가진 것이다. 이러한 입법목적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공공복리를 위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한편 선거범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금권·타락선거를 방지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제고하는 데에 효과적인 제재수단이므로, 선례조항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선례조항은 형사처벌을 받은 모든 자에 대하여 무한정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형이 확정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경우’ 및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어, 그 대상과 요건, 기간이 제한적이다.
국민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자유로이 결정하고 표명하여 주권행사를 실현하는 선거과정에서 선거부정행위를 저질러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를 왜곡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는, 선거범으로 하여금 일정기간 통치조직의 구성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으므로, 선거범으로서 형벌을 받은 자에 대하여 일정기간 선거권을 정지하는 규정 자체는 국민의 선거권을 침해하는 위헌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실제로 선거범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자 중에는 후보자나 당선인 외에 일반 유권자도 있는바, 이들의 행위 역시 선거의 공정성을 해한 것으로서 비난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하여 형사처벌 외에 선거권 제한이라는 일정한 불이익을 가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선거권 제한’이라는 것은 투표행위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의미 외에 선거운동에서 배제된다는 의미도 있는바(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3호), 불법선거운동으로 인하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자에 대하여 선거운동 자체를 일정기간 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불법선거운동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도 있다.
한편 선례조항이 선거권의 제한기준으로 100만 원의 벌금형을 정한 것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설정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선거사에서 지적되어 오던 선거의 과열과 타락을 불식시키고 불법적인 선거풍토를 일신하여 공정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는 선거부정 및 부패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은 법정형이나 처단형이 아닌 선고형이다. 법원은 선거범에 대한 형사재판에 있어서 형법 제51조 소정의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형을 정할 때에 선거권이 제한되는 사정을 고려하여 선고형인 벌금액을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으므로, 법원의 사법적 판단 내지 양형재량에 의하여 선거범에 대한 선거권 제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은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법정형의 하한에 의한 제약이 없음에도 법원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한다면, 이는 피고인의 행위가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침해할 우려가 높다는 판단과 함께 피고인의 선거권을 일정 기간 박탈하겠다는 법원의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2005. 10. 27. 2004헌바41 참조).
이에 대하여는 법원이 선거범죄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범죄의 태양과 죄질에 따른 양형 판단보다 선거권의 제한 여부를 위주로 한 양형 판단을 하게 되어 범죄와 형벌 간의 비례성에 기반한 양형 체계를 왜곡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선례조항은 선거에 대한 규율이 광범위하고도 포괄적이어서 선거법위반의 가능성이 많은 우리 선거법 체계 하에서 선거범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하는 대신, 선거범죄에 대한 구체적·개별적인 사정을 반영하여 타당성 있는 제재를 하도록 함으로써 선거권을 가급적 폭넓게 보장하고자 하는 뜻에서, 입법부로부터 양형 재량을 부여받은 법원의 사법적 판단에 의하여 선거권이 제한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선례조항은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5년간’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는데,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에 있어 대통령선거는 5년마다,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는 4년마다 행하여지므로 위 조항에 의한 선거권의 제한은 선거마다 통상 1회에 그치게 된다.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례조항의 입법목적 및 선거권의 제한이 선거범 스스로 선거법을 위반함에 따른 불이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년간의 제한기간이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경우는 제한기간이 벌금형의 경우보다 긴 10년이 되고, 이로써 각 선거마다 통상 2-3회에 걸쳐 선거권이 제한된다. 징역형이 벌금형보다 위반의 정도가 훨씬 무거운 것임을 고려하면, 벌금형의 경우보다 선거권이 통상 1회 정도 더 제한되는 것은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는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고, 법원이 형량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양형의 조건뿐만 아니라 선거권의 제한 여부에 대하여도 합리적 평가를 하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선례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어긋나지 아니한다.
(3) 법익의 균형성
선례조항으로 인하여 선거범의 선거권이 일정기간 제한되지만, 이는 선거범 자신의 책임으로 발생한 범죄행위로 인하여 일정한 기본권 제한을 받는 것이고, 이러한 선거권 제한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함으로써 입게 되는 개인의 기본권 침해의 불이익보다 크다고 할 것이므로, 선례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4) 소결론
선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와 같은 선례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며 그 밖에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직무이용금지조항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직무이용금지조항 중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의 의미가 모호하고 추상적이어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종교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이하 ‘종교단체’라 한다)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제한한다. 선거와 관련하여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므로, 직무이용금지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직무이용금지조항이 종교의 자유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조항은 종교적 신념 자체 또는 종교의식, 종교교육, 종교적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종교단체 내에서 직무상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그로 인해 종교의 자유가 직접적으로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24. 1. 25. 2021헌바233등 참조). 따라서 직무이용금지조항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살펴보지 않기로 한다.
나.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24. 1. 25. 2021헌바233등 결정에서 직무이용금지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직무상 행위’는 직업이나 직책에 따른 의무·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하고, ‘이용’은 다른 사람이나 대상을 자신의 목적 달성이나 이익 충족을 위한 방편으로 쓰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종교단체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다는 것은 종교단체의 운영 관계나 내부 지위에 따른 임무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구성원에 대하여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의 목적 달성 등을 위하여 그 지위에 수반되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헌재 1995. 5. 25. 93헌바23 참조).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라는 문언이 다소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나, 종교단체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는 구체적 행위 태양을 예상하여 열거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종교단체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것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가 종교단체 안에서 차지한 지위에 기하여 취급하는 직무 내용, 직무상 행위를 하는 시기, 장소, 방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직무와 관련된 것인지 여부 등을 살펴봄으로써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1도1925 판결 참조).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직무이용금지조항 중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일반적으로 종교단체의 구성원들은 공통된 종교적 신념을 기초로 빈번하게 종교 집회나 교육 등의 활동을 공동 수행하면서 상호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밀접한 관계를 토대로, 종교단체 내에서 종교적 신념이나 지도력, 영향력 등과 결합하여 공직선거에서의 맹목적 지지 또는 반대를 끌어내려는 시도가 빈번하게 이루어질 경우, 공직선거의 과열경쟁이 초래되고 후보자 간의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어려워진다.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종교단체 안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인바,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헌법은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하여 정교분리원칙을 규정하고 있다(제20조 제2항). 정치와 종교가 상호 간섭·개입하거나 상호의 이해관계로 결합하는 경우 국가의 종교적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고 종교가 가지는 고유한 기능도 저해될 우려가 커진다. 종교단체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제한하지 않으면, 종교와 정치가 상호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종교단체 내에는 신도에게 정신적, 도덕적 지도를 하고 교리를 해설하며 종교의식을 주관하는 성직자가 존재하는데, 성직자는 종교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 사회지도자로 대우를 받으며 신도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종교단체 내에는 다수의 신도가 함께 종교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일정한 신도 조직을 형성하는 경우가 있는데, 신도 조직의 대표자나 간부는 나머지 신도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있다. 만약 이처럼 종교단체 내에서 일정한 직무상 행위를 하는 사람이 종교적 신념을 공유하는 신도에게 자신의 지도력, 영향력 등을 기초로 공직선거에서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 또는 반대를 끌어내려고 하는 경우, 대상이 되는 구성원은 그 영향력에 이끌려 왜곡된 정치적 의사를 형성할 가능성이 커진다. 선거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대의기관의 구성에 정확하게 반영하는 데에 있는바,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그 형성 단계에서부터 왜곡된다면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된다.
그렇다면 직무이용금지조항과 같이 ‘종교단체 안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이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을 상정하기 어렵다.
2)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경우로 볼 수 없는 선거운동은 그 금지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종교단체의 운영 관계나 내부 지위에 따른 임무와 관계없이 단순히 친분에 기초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는 직무이용금지조항에 따른 규제의 대상이 아니다. 또한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나 명절 등에 하는 의례적인 인사말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행위 등은 애당초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으므로(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참조), 직무이용금지조항으로 인하여 통상적인 종교 활동이나 종교단체 내에서의 친교 활동이 과도하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는 타당하지 않다.
3) 그렇다면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다) 법익의 균형성
직무이용금지조항에 따라 종교단체 내에서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한된다. 하지만, 공통된 신앙에 기초하여 구성원 상호 간에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종교단체의 특성과 성직자 등 종교단체 내에서 일정한 직무를 가지는 사람이 가지는 상당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그러한 선거운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종교단체가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정치와 종교가 부당한 이해관계로 결합하는 부작용을 방지함으로써 달성되는 공익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직무이용금지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라) 소결
직무이용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다.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와 같은 선례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며 그 밖에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직무이용금지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6.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운동기간 전에 그 밖의 집회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를 처벌하므로, 위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 후보자 간의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선거운동기간을 제한하고 있는바,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헌재 2022. 2. 24. 2018헌바146 참조).
(2) 침해의 최소성
(가) 기간의 제한 없이 선거운동을 무한정 허용할 경우에는 후보자 간의 지나친 경쟁이 선거관리의 곤란으로 이어져 부정행위의 발생을 막기 어렵게 될 수 있다. 후보자 간의 무리한 경쟁이 장기화되는 경우 경비와 노력이 지나치게 소요되어 사회경제적으로 손실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후보자 간의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공평이 생기고 아울러 막대한 선거비용을 마련할 수 없는 정치 신인의 입후보의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선거운동기간을 제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헌재 2015. 4. 30. 2011헌바163; 헌재 2016. 6. 30. 2014헌바253; 헌재 2022. 2. 24. 2018헌바146 참조). 우리의 선거문화가 이전에 비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선거운동기간 제한을 폐지하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후보자 간의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은 여전하고, 이러한 경쟁의 장기화는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헌재 2021. 12. 23. 2018헌바152 참조).
(나) 집회는 일정한 장소를 전제로 하여 특정 목적을 가진 다수인이 일시적으로 회합하는 것을 말한다(헌재 2009. 5. 28. 2007헌바22; 헌재 2022. 2. 24. 2018헌바146 참조). 집회의 장소와 규모에 따라서는 집회의 방법으로 하는 선거운동이 주변 교통의 혼잡과 소음 등을 발생시켜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고, 이를 상시 허용할 경우 평온한 주거환경이 침해될 우려가 높다. 또한 집회를 통해 다수인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후보자 간 경제력 차이에 따른 선거운동기회의 불균형 문제나 선거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
이러한 집회의 특성을 고려하면, 선거운동기간 전에 그 밖의 집회의 방법으로 하는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청구인이 주장하는 선거비용 제한이나 허위사실 공표 등에 대한 형사처벌만으로는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의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한편, 2020. 12. 29. 법률 제17813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은 “선거일이 아닌 때에 전화(송·수화자 간 직접 통화하는 방식에 한정하며,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 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는 제외한다)를 이용하거나 말(확성장치를 사용하거나 옥외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로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선거운동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규정(제59조 단서 제4호)을 신설함으로써, 그 시행일인 2020. 12. 29.부터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의 경우 선거운동기간 전에도 개별적으로 대면하여 말로 하거나 옥내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말로 하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라)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침해의 최소성도 인정된다.
(3) 법익의 균형성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 후보자 간의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공익은 매우 중요하다. 반면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는 선거운동이 가능하며, 선거기간 개시일 전에도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정한 방법에 의한 선거운동이 허용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에 의하여 제한되는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앞서 살핀 공익보다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4) 소결론
사전선거운동금지조항은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7.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선거권제한조항에 관한 아래 8.과 같은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8.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선거권제한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선거권제한조항에 규정된 선거권 제한의 요건이 획일적이고 일률적인데다가, 선거권 제한의 기간이 지나치게 장기에 해당하여, 결국 선거권제한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의견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가. 선거권의 의의와 선거권 제한의 한계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하여 국민주권의 원리를 천명하고 있다. 그 중요한 의미는 국민의 합의로 국가권력을 조직한다는 것이다. 대의민주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오늘날의 민주정치에서 국민의 참여는 기본적으로 선거를 통하여 이루어지므로,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그 주권을 행사하는 통로이자, 정치형성과정에 참여하는 가장 보편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주권자인 국민이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기회는 가능하면 폭넓게 보장될 것이 요구된다(헌재 2018. 1. 25. 2015헌마821등; 헌재 2022. 1. 27. 2020헌마895 참조).
이러한 국민주권원리와 선거를 통한 국민의 참여를 위하여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에게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보장하고 있고, 헌법 제11조는 정치적 생활영역에서의 평등권을 규정하고 있으며, 헌법 제41조 제1항 및 제67조 제1항은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의 원칙을 보장하고 있다(헌재 2018. 1. 25. 2015헌마821등; 헌재 2022. 1. 27. 2020헌마895 참조).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주권과 대의제 민주주의의 실현수단으로서 선거권이 갖는 이 같은 중요성으로 인해 한편으로 입법자는 선거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하여야 하며, 또 다른 한편에서 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률의 합헌성을 심사하는 경우에는 그 심사의 강도도 엄격하여야 한다. 따라서 선거권을 제한하는 입법은 헌법 제24조에 의하여 곧바로 정당화될 수는 없고, 헌법 제37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하고 불가피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그 제한이 정당화될 수 있으며, 그 경우에도 선거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더욱이 보통선거의 원칙은 선거권자의 능력, 재산, 사회적 지위 등의 실질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성년자이면 누구라도 당연히 선거권을 갖는 것을 요구하므로, 보통선거의 원칙에 반하는 선거권 제한의 입법을 하기 위해서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규정에 따른 한계가 한층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헌재 2007. 6. 28. 2004헌마644등; 헌재 2014. 1. 28. 2013헌마105; 헌재 2018. 1. 25. 2015헌마821등 참조).
나.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범죄를 방지하여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고 진정한 주권자의 의사를 선거결과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선거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선거와 관련하여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 의무를 저버린 범죄자에게까지 그 공동체의 운용을 주도하는 통치조직의 구성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아니하다는 기본적 인식에 기초하여 선거범에 대하여 형사처벌에 추가하여 사회적 제재를 부과하는 의미도 가진다.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범을 포함하여 일반국민으로 하여금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식을 제고함으로써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선거권제한조항의 이러한 목적은 정당하고, 선거권 제한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있다(헌재 2018. 1. 25. 2015헌마821등 중 선례조항에 대한 위헌의견; 헌재 2022. 3. 31. 2019헌마986 참조).
다. 침해의 최소성에 관하여
(1) 선거범에 대한 선거권 제한은 선거범에 대하여 통치조직의 구성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는 사회적 제재일 뿐, 선거범의 본질에서 당연히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선거범죄가 일반범죄와 달리 선거 및 국민투표의 공정성을 직접 해한다는 측면에서 일정한 기간 선거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더라도 그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헌재 2014. 1. 28. 2013헌마105; 헌재 2018. 1. 25. 2015헌마821등 중 선례조항에 대한 위헌의견 참조).
(2) 선거권 제한의 요건인 ‘선거범’을 획일적·일률적으로 설정함에 따른 문제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을 공직선거법 제16장 벌칙에 규정된 죄와 국민투표법 위반의 죄를 범한 자로 정의하고 있다(제18조 제2항). 공직선거법은 제16장에서 제230조부터 제259조까지, 국민투표법은 제99조부터 제121조까지 다양한 유형의 선거범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선거범죄라는 공통점을 지니더라도, 개별 범죄마다 구체적인 범죄의 태양이나 내용, 보호법익의 침해 정도, 각각의 개별 범죄의 성격 등에 비추어 행위자의 기본권에 미치는 영향의 내용과 정도 등은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동일한 ‘선거범’의 범주에 포함되었지만 각각의 범죄에 대한 불법성과 사회적 비난가능성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금권선거를 조장하였는지, 조직적인 방법을 동원하였는지 등에 따라, 그리고 범죄의 주체가 후보자나 선거사무 종사자인지 아니면 유권자로서의 일반 국민인지 여부에 따라서도 선거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상이할 것이다. 그럼에도 선거권제한조항은 이러한 차별성에 대한 세심한 주목과 평가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선거범’ 모두를 획일적이고 일률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점에서 선거권에 대한 제한이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헌법의 요구에 위배된다고 본다. 이처럼 선거권제한조항이 선거범죄의 내용 및 유형, 중대성 등에 따라 선거권제한기간에 차등을 두는 등의 입법 방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 상대적으로 경미한 법위반으로 볼 수 있는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1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선거권이 제한됨으로써, 책임에 상응한 사회적 제재의 기능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3) 10년이라는 장기간 선거권이 제한됨에 따른 국민의 정치적 참여의 과도한 배제
법정의견은 10년의 기간 동안 청구인이 참여할 수 없는 선거는 선거마다 통상 2-3회로 벌금형의 경우보다 통상 1회 정도 더 제한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지나치게 장기가 아니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권제한조항이 설정하고 있는 10년의 선거권제한기간은 복수의 선거주기를 포괄하는 매우 장기에 해당한다.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선거만 보더라도, 10년 동안 대통령선거는 2회, 국회의원선거 2~3회,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 2~3회가 실시될 수 있어, 최대 8회에 걸친 선거에서 선거권 행사 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 또한 선거에 의해 선출된 의원 등이 임기 중 사퇴, 사망하거나 당선인의 당선이 무효가 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재선거 또는 보궐선거를 실시할 수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매해 2회씩 재·보궐선거가 치러졌는데, 이와 같이 부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재·보궐선거가 수시로 더해지면, 선거권제한조항이 적용되는 사람에 대해 실질적으로 선거권이 박탈되는 횟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선거권제한조항에 의한 선거권 행사 기회의 제한은 선거범죄에 대해 부수적으로 가해지는 단순한 일회적 제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핵심적 권리인 선거권을 지속적·누적적으로 박탈하는 것으로, 기간의 길이 자체로 사실상 선거권의 본질을 압도하고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거권제한조항에 의하여 선거권이 박탈된 사람은 선거권 박탈과 연동되어 입후보할 자유인 피선거권이 박탈되고(공직선거법 제19조 제1호), 선거운동도 할 수 없게 되는바(같은 법 제60조 제1항 제3호), 사실상 정치적 기본권의 행사가 10년 동안 전반적으로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더욱이 형법 제62조에 따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는 한 교정시설에 구금되지 않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그리고 정치적 공동체의 일원인 시민의 한 사람으로 다른 이와 구별되지 않는 동일한 사회적 삶을 살아가게 되므로 그 과정에서 정치적 기본권을 행사할 가능성과 환경에 늘 접하게 될 가능성 또한 높을 것인 점, 집행유예의 제도적 취지가 교정 및 재사회화를 통하여 대상자의 사회 내 복귀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에 있는 점 등까지 고려하면, 선거권을 박탈하는 기준과 기간의 설정에는 매우 신중한 접근과 정밀한 규율이 요구됨에도 입법자는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비교법적으로 보더라도, 독일의 경우,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부가적인 제재로 2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을 정하여 개별적인 판결로 수형자의 선거권 제한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선거범의 선거권을 일률적으로 1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제한하는 국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4) 선거권 제한을 법원의 양형과 연계한 것에 따른 문제를 고려할 필요성
법정의견과 같이 선거범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법원이 형법 제51조 소정의 양형조건을 참작하는 과정에서 재판 결과로 인하여 선거권이 제한되는 사정을 고려할 가능성은 있다. 그렇지만 법원이 선거범죄가 갖는 고유한 비난가능성 유무와 정도를 심리하여 선고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선거권 제한의 효과까지 염두에 두고 그 비난가능성에 상응한 양형을 정밀하고 일관되게 도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이 점 또한 선거권 제한의 기간이 지나치게 장기라는 우리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될 수 있다.
(5)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라. 법익의 균형성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의 선거권 제한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은 선거범죄를 방지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선거에 주권자의 진정한 의사를 반영하도록 하는 측면에 있고, 이러한 공익 자체는 중요하다. 그러나 선거권은 국민주권 실현을 가능케 하는 핵심적인 정치적 기본권이며, 그 본질은 정기적이고 주기적으로 치러지는 선거에의 참여에 있다. 그런데 선거권제한조항은 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벗어나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선거권의 행사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바, 이는 기본권 주체의 개인적 권리뿐만 아니라 선거를 통하여 구성된 국가권력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공익에도 부정적 해악을 미친다.
결국 선거권제한조항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 등의 공익이 선거권제한조항에 의해 침해되는 기본권 주체의 권리 및 민주적 선거제도의 공익적 가치보다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선거권제한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역시 갖추지 못하였다.
마. 소결
선거권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