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바405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2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5년 9월 25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1헌바405, 2024헌바235(병합)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2항 위헌소원
청 구 인 1. 박○○(2021헌바405)
대리인 법무법인 씨케이
담당변호사 곽종훈
2. 추○○(2024헌바235)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강을환, 박금섭
당 해 사 건 1. 서울고등법원 2021노1179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2021헌바405)
2. 대법원 2024도3514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2024헌바235)
선 고 일 2025. 9. 25.
【주 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 제1호에 관한 부분,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8. 12.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3항 제2호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2021헌바405
(1) 청구인은 ‘영리를 목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공급가액 합계 9,151,916,306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았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의 공소사실로 공소가 제기되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5고합204).
(2)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15. 10. 16.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제8조의2 제1항 제1호, 제2항,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를 적용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청구인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억 원을 선고하였다.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기각되자(서울고등법원 2015노2983), 대법원에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청구인이 교부하거나 발급받은 것은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가 아니라 법인세법에 따른 계산서이므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는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가 아니라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법인세법에 따른 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는 같은 항 제2호가 적용되어야 함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대법원 2016도4788).
(3) 검사는 환송 후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1노1179)에서 적용법조 중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를 같은 항 제2호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환송 후 항소심법원은 이를 허가하였다. 청구인은 환송 후 항소심 계속 중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1초기343). 환송 후 항소심법원은 2021. 11. 26.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청구인을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9억 2천만 원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함과 동시에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
(4) 청구인은 2021. 12. 21.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2호, 제4호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청구인은 환송 후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2022. 6. 30. 기각되었다(대법원 2021도16956).
나. 2024헌바235
(1) 청구인은 ‘영리를 목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단독으로 공급가액 합계 23,541,619,170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고, 이○○와 공모하여 공급가액 합계 24,942,875,412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았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의 공소사실 및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이○○, 이□□와 공모하여 공급가액 합계 1,870,888,934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았다’는 조세범처벌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공소가 제기되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1고합204, 2022고합159(병합)].
(2)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3. 9. 15. 위 공소사실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죄의 포괄일죄로 의율하여 청구인에게 징역 4년 및 벌금 110억 원을 선고하였다. 청구인이 이에 대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항소심법원은 2024. 2. 14. 원심판결 중 청구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청구인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벌금 56억 원에 처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3노3035).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는 한편(대법원 2024도3514), 그 소송 계속 중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대법원 2024초기306). 대법원은 2024. 5. 30. 청구인의 상고를 기각함과 동시에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
(3) 청구인은 2024. 6. 19. 위 조항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 50억 원 이상의 허위 세금계산서 또는 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2021헌바405 사건의 청구인은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4호에 관한 부분도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위 조항은 당해 사건 재판에서 위 청구인에게 적용된 바 없고,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결정에서 실질적인 판단이 이루어진 것도 아니므로 이를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이하 ‘세금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이라 한다),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3항 제2호에 관한 부분(이하 ‘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이라 하고, 세금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의 가중처벌) ② 제1항의 경우에는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관련조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의 가중처벌) ① 영리를 목적으로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및 제4항 전단의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세금계산서 및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 또는 매출·매입금액의 합계액(이하 이 조에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라 한다)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조세범 처벌법(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된 것)
제10조(세금계산서의 발급의무 위반 등) ③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공급가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세금계산서의 발급의무 위반 등) ③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세금계산서 및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 또는 매출처별계산서합계표, 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매출·매입금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2.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에 따른 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
구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노역장유치) ② 선고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2021헌바405
부가가치세법상 세금계산서는 공급하는 자가 납부하여야 하는 부가가치세액이 표시되고, 공급받는 자 입장에서는 매입세액 공제를 위한 자료가 되는 등 직접적인 과세자료에 해당한다. 반면, 법인세법상 계산서는 그 자체에 세액이 표시되지 않고 해당 법인이 신고하는 매출액의 증빙자료로 기능할 뿐이다. 이처럼 부가가치세법상 세금계산서와 법인세법상 계산서는 그 법적 성질 및 세무행정에 미치는 중요도가 다르다. 그럼에도 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법인세법상 계산서에 실지거래에 관하여 거래금액을 정확하게 기재하면서 단지 거래상대방만을 사실과 다르게 표시함으로써 직접 조세포탈의 이익을 얻은 바가 없는 경우와 부가가치세법상 세금계산서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여 직접 조세포탈의 이익을 얻은 경우를 동일하게 취급하므로,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위와 같이 직접 조세포탈의 이익을 얻은 바가 없는 경우에도 사실과 다르게 적은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 50억 원 이상이면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일률적으로 최소 10억 원의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한다. 이는 벌금을 납부하지 아니하여 노역장에 유치될 경우 최소 500일 이상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과중하다. 따라서 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나. 2024헌바235
세금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에 대한 부가가치세액 상당을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 포탈세액과 같은 선상에 놓고, 이를 허위 세금계산서 수수행위로 얻는 이득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허위 세금계산서 수수행위에 대한 대가를 받는 이른바 자료상을 제외하면 허위 세금계산서 수수행위에 따른 조세포탈 등의 이익은 부가가치세액 상당에 미치지 못하고, 청구인과 같이 일정 매출액을 달성하였다는 외관을 만들고자 자전거래를 하는 경우 어떠한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부담하지 않았어도 될 부가가치세와 법인세를 부담하여 손실을 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세금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부가가치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규정하는바, 이는 일반 국민의 자력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으로서 노역장에 유치될 경우 최소 500일 이상의 징역을 추가로 선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세금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조항 또는 심판대상조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던 개정 전 조항들(이하 연혁에 상관없이 ‘선례조항’이라 한다)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결정한 바 있고(헌재 2013. 12. 26. 2012헌바217등; 헌재 2018. 3. 29. 2016헌바202등; 헌재 2019. 11. 28. 2018헌바219등 참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세금계산서제도는 전단계세액공제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부가가치세법 체계에서 당사자 간의 거래를 노출시킴으로써 부가가치세 등의 세원 포착을 용이하게 하여 납세자 간 상호 검증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가가치세 및 관련 조세의 탈세로 이어질 것이 예상된다. 또한,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이하 연혁에 상관없이 ‘가중처벌조항’이라 한다)과 선례조항에서 규율하는 나머지 서류들인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따른 계산서, 매출·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도 세금계산서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그에 따라 위 서류들을 거래 없이 수수하거나 거짓으로 작성하여 정부에 제출하는 행위가 조세질서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다. 허위 세금계산서 등 수수행위는 조세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이다.
허위 세금계산서 등 수수행위가 국가나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은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 클수록 가중되므로, 불법의 정도를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징표인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하여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고,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여건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 적용기준액수가 지나치게 낮다고 볼 수도 없다.
벌금의 필요적 병과 여부는 원칙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이고, 조세 관련 범죄의 경우 재산형을 형벌내용으로 포함하는 것이 범죄의 특성에 합치하며, 허위 세금계산서 등 수수행위가 가지는 반사회적, 반윤리적 성격에 비추어 볼 때 가중처벌조항 위반자에 대하여 경제적 불이익을 가하고 아울러 그가 부정하게 취득한 이익을 박탈할 필요도 크다.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수수하는 행위 자체로부터 직접적으로 이익을 취득하지 않더라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에 관련된 이익을 얻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입찰자격을 취득하는 등 간접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수수하는 행위 역시 이른바 자료상이 출현하는 원인을 제공함과 동시에 필연적으로 조세포탈의 위험을 수반하게 된다. 따라서 거기에 선례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선례조항이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일정액 이상의 허위 세금계산서 등 수수 범죄에 대하여 그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를 높게 평가하여 징벌의 강도를 높이고자 한 입법자의 결단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법관은 구체적 사건에서 선례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정상에 따라 정상참작감경 등을 통하여 벌금형의 감액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벌금형만의 선고유예도 가능하다. 선례조항에 따른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가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인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워 법관의 양형 재량의 범위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선례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 평등원칙 위배 여부
정확한 과세자료의 수수질서를 확립하여 궁극적으로 근거과세와 공평과세를 실현하고자 하는 선례조항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볼 때, 허위 세금계산서 등 수수행위를 통하여 간접적 이익을 취득하려는 사람이나 그 행위 자체의 대가로 이익을 취득하려는 사람이나 모두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 등을 수수하는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그로 인하여 조세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단지 그 행위의 동기에 있어서 서로 차이가 있다는 점이 이러한 동일성을 훼손할 만한 본질적인 사유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선례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 선례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사정 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선례의 취지는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므로, 선례의 견해를 유지하기로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5.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복형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복형의 반대의견
나는 법정의견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심판대상조항에 의하면, 가중처벌조항을 위반한 사람은 법정형 기준으로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과 함께 최소한 10억 원[50억 원×10%(부가가치세율)×2] 이상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라는 가중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형법상 노역장유치조항(제70조)은 선고되는 벌금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 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최소한 10억 원 이상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를 예정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하여 500일 이상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즉, 심판대상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된 결과 배수벌금을 감당할 재력이 없어 환형처분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가중처벌조항에서 정한 징역형 외에 별도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헌재 2021. 2. 25. 2019헌바506 중 반대의견 참조).
나. 범죄로부터 생기는 불법수익을 박탈하는 것은 원래 몰수제도의 고유한 기능인데, 배수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여 범죄수익을 박탈하려는 입법방식으로 벌금형이 그 기능을 떠맡는 것은 몰수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벌금형의 병과는 책임원칙에 의해 정해지는 형량의 한계에 머물러야 하고, 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의 총량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을 것이므로, 행위와 책임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징역과 병과되는 벌금 어느 한쪽의 부과량에 따라 다른 한쪽의 부과량이 조정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하도록 하는 입법형식을 취하면서 동시에 징역형과 벌금형의 하한을 각각 정하는 것은 책임에 알맞은 형벌을 이끌어 내기 어렵게 한다. 특히 총액벌금형을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자유형과 벌금형을 상호 환산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행위자에 대하여 그의 책임 이상의 처벌을 하게 될 여지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배수벌금형의 형태가 필요적 병과형제도와 결합하는 경우 더욱 배가된다(헌재 2019. 11. 28. 2018헌바219등 중 반대의견; 헌재 2021. 2. 25. 2019헌바506 중 반대의견).
다. 벌금형에 대한 선고유예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자에게는 선고유예를 할 수 없다. 선고유예는 범행의 가담 정도가 극히 경미하거나 실질적 피해가 거의 없는 경우 등과 같이 유죄임에도 형의 선고를 유예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이루어지므로, 10억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사안에서 죄질이나 불법성, 피해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아 선고유예를 한다는 것은 실무상 쉽지 않다.
또한, 형법 제62조 제1항에 의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대하여만 집행유예가 가능하다. 결국 배수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함에 있어서 작량감경, 선고유예가 가능하다는 사정만으로는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을 모두 고려하여 적정한 양형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헌재 2021. 2. 25. 2019헌바506 중 반대의견).
라. 나아가 공범에 대하여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특히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공범 중에는 경제적 수익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범행가담 정도나 그로 인해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획일적으로 모든 공범에 대해 고액의 배수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형벌이 될 수 있다(헌재 2019. 11. 28. 2018헌바219등 중 반대의견; 헌재 2021. 2. 25. 2019헌바506 중 반대의견).
마.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면,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에 따라 법관이 벌금형의 병과 여부 및 적정한 벌금액을 정할 수 있도록 벌금형을 임의적 병과로 변경하고, 벌금 액수의 상한만을 두는 것 내지 벌금액의 상한이 있는 벌금형의 임의적 병과를 전제로 하되 위반행위에 의한 이득액에 따라 벌금액의 상한을 단계화시키는 형식으로서 이득액이 벌금형의 상한을 초과하는 경우 벌금액을 이득액 이하로 부과할 수 있도록 입법하는 방식[예컨대 벌금 슬라이드(slide)제]을 도입하는 것 등을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헌재 2019. 11. 28. 2018헌바219등 중 반대의견; 헌재 2021. 2. 25. 2019헌바506 중 반대의견).
바.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배수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사 건 2021헌바405, 2024헌바235(병합)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2항 위헌소원
청 구 인 1. 박○○(2021헌바405)
대리인 법무법인 씨케이
담당변호사 곽종훈
2. 추○○(2024헌바235)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강을환, 박금섭
당 해 사 건 1. 서울고등법원 2021노1179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2021헌바405)
2. 대법원 2024도3514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2024헌바235)
선 고 일 2025. 9. 25.
【주 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 제1호에 관한 부분,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8. 12.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3항 제2호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2021헌바405
(1) 청구인은 ‘영리를 목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공급가액 합계 9,151,916,306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았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의 공소사실로 공소가 제기되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5고합204).
(2)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15. 10. 16.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제8조의2 제1항 제1호, 제2항,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를 적용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청구인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억 원을 선고하였다.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기각되자(서울고등법원 2015노2983), 대법원에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청구인이 교부하거나 발급받은 것은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가 아니라 법인세법에 따른 계산서이므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는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가 아니라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법인세법에 따른 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는 같은 항 제2호가 적용되어야 함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대법원 2016도4788).
(3) 검사는 환송 후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1노1179)에서 적용법조 중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를 같은 항 제2호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환송 후 항소심법원은 이를 허가하였다. 청구인은 환송 후 항소심 계속 중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1초기343). 환송 후 항소심법원은 2021. 11. 26.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청구인을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9억 2천만 원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함과 동시에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
(4) 청구인은 2021. 12. 21.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2호, 제4호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청구인은 환송 후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2022. 6. 30. 기각되었다(대법원 2021도16956).
나. 2024헌바235
(1) 청구인은 ‘영리를 목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단독으로 공급가액 합계 23,541,619,170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고, 이○○와 공모하여 공급가액 합계 24,942,875,412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았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의 공소사실 및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이○○, 이□□와 공모하여 공급가액 합계 1,870,888,934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았다’는 조세범처벌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공소가 제기되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1고합204, 2022고합159(병합)].
(2)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3. 9. 15. 위 공소사실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죄의 포괄일죄로 의율하여 청구인에게 징역 4년 및 벌금 110억 원을 선고하였다. 청구인이 이에 대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항소심법원은 2024. 2. 14. 원심판결 중 청구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청구인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벌금 56억 원에 처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3노3035).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는 한편(대법원 2024도3514), 그 소송 계속 중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대법원 2024초기306). 대법원은 2024. 5. 30. 청구인의 상고를 기각함과 동시에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
(3) 청구인은 2024. 6. 19. 위 조항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 50억 원 이상의 허위 세금계산서 또는 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2021헌바405 사건의 청구인은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4호에 관한 부분도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위 조항은 당해 사건 재판에서 위 청구인에게 적용된 바 없고,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결정에서 실질적인 판단이 이루어진 것도 아니므로 이를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이하 ‘세금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이라 한다),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3항 제2호에 관한 부분(이하 ‘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이라 하고, 세금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의 가중처벌) ② 제1항의 경우에는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관련조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의 가중처벌) ① 영리를 목적으로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및 제4항 전단의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세금계산서 및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 또는 매출·매입금액의 합계액(이하 이 조에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라 한다)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조세범 처벌법(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된 것)
제10조(세금계산서의 발급의무 위반 등) ③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공급가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세금계산서의 발급의무 위반 등) ③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세금계산서 및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 또는 매출처별계산서합계표, 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매출·매입금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2.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에 따른 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
구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노역장유치) ② 선고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2021헌바405
부가가치세법상 세금계산서는 공급하는 자가 납부하여야 하는 부가가치세액이 표시되고, 공급받는 자 입장에서는 매입세액 공제를 위한 자료가 되는 등 직접적인 과세자료에 해당한다. 반면, 법인세법상 계산서는 그 자체에 세액이 표시되지 않고 해당 법인이 신고하는 매출액의 증빙자료로 기능할 뿐이다. 이처럼 부가가치세법상 세금계산서와 법인세법상 계산서는 그 법적 성질 및 세무행정에 미치는 중요도가 다르다. 그럼에도 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법인세법상 계산서에 실지거래에 관하여 거래금액을 정확하게 기재하면서 단지 거래상대방만을 사실과 다르게 표시함으로써 직접 조세포탈의 이익을 얻은 바가 없는 경우와 부가가치세법상 세금계산서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여 직접 조세포탈의 이익을 얻은 경우를 동일하게 취급하므로,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위와 같이 직접 조세포탈의 이익을 얻은 바가 없는 경우에도 사실과 다르게 적은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 50억 원 이상이면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일률적으로 최소 10억 원의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한다. 이는 벌금을 납부하지 아니하여 노역장에 유치될 경우 최소 500일 이상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과중하다. 따라서 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나. 2024헌바235
세금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에 대한 부가가치세액 상당을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 포탈세액과 같은 선상에 놓고, 이를 허위 세금계산서 수수행위로 얻는 이득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허위 세금계산서 수수행위에 대한 대가를 받는 이른바 자료상을 제외하면 허위 세금계산서 수수행위에 따른 조세포탈 등의 이익은 부가가치세액 상당에 미치지 못하고, 청구인과 같이 일정 매출액을 달성하였다는 외관을 만들고자 자전거래를 하는 경우 어떠한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부담하지 않았어도 될 부가가치세와 법인세를 부담하여 손실을 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세금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부가가치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규정하는바, 이는 일반 국민의 자력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으로서 노역장에 유치될 경우 최소 500일 이상의 징역을 추가로 선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세금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조항 또는 심판대상조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던 개정 전 조항들(이하 연혁에 상관없이 ‘선례조항’이라 한다)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결정한 바 있고(헌재 2013. 12. 26. 2012헌바217등; 헌재 2018. 3. 29. 2016헌바202등; 헌재 2019. 11. 28. 2018헌바219등 참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세금계산서제도는 전단계세액공제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부가가치세법 체계에서 당사자 간의 거래를 노출시킴으로써 부가가치세 등의 세원 포착을 용이하게 하여 납세자 간 상호 검증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가가치세 및 관련 조세의 탈세로 이어질 것이 예상된다. 또한,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이하 연혁에 상관없이 ‘가중처벌조항’이라 한다)과 선례조항에서 규율하는 나머지 서류들인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따른 계산서, 매출·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도 세금계산서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그에 따라 위 서류들을 거래 없이 수수하거나 거짓으로 작성하여 정부에 제출하는 행위가 조세질서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다. 허위 세금계산서 등 수수행위는 조세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이다.
허위 세금계산서 등 수수행위가 국가나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은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 클수록 가중되므로, 불법의 정도를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징표인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하여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고,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여건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 적용기준액수가 지나치게 낮다고 볼 수도 없다.
벌금의 필요적 병과 여부는 원칙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이고, 조세 관련 범죄의 경우 재산형을 형벌내용으로 포함하는 것이 범죄의 특성에 합치하며, 허위 세금계산서 등 수수행위가 가지는 반사회적, 반윤리적 성격에 비추어 볼 때 가중처벌조항 위반자에 대하여 경제적 불이익을 가하고 아울러 그가 부정하게 취득한 이익을 박탈할 필요도 크다.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수수하는 행위 자체로부터 직접적으로 이익을 취득하지 않더라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에 관련된 이익을 얻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입찰자격을 취득하는 등 간접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수수하는 행위 역시 이른바 자료상이 출현하는 원인을 제공함과 동시에 필연적으로 조세포탈의 위험을 수반하게 된다. 따라서 거기에 선례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선례조항이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일정액 이상의 허위 세금계산서 등 수수 범죄에 대하여 그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를 높게 평가하여 징벌의 강도를 높이고자 한 입법자의 결단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법관은 구체적 사건에서 선례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정상에 따라 정상참작감경 등을 통하여 벌금형의 감액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벌금형만의 선고유예도 가능하다. 선례조항에 따른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가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인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워 법관의 양형 재량의 범위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선례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 평등원칙 위배 여부
정확한 과세자료의 수수질서를 확립하여 궁극적으로 근거과세와 공평과세를 실현하고자 하는 선례조항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볼 때, 허위 세금계산서 등 수수행위를 통하여 간접적 이익을 취득하려는 사람이나 그 행위 자체의 대가로 이익을 취득하려는 사람이나 모두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 등을 수수하는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그로 인하여 조세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단지 그 행위의 동기에 있어서 서로 차이가 있다는 점이 이러한 동일성을 훼손할 만한 본질적인 사유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선례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 선례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사정 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선례의 취지는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므로, 선례의 견해를 유지하기로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계산서 관련 벌금병과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5.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복형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복형의 반대의견
나는 법정의견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심판대상조항에 의하면, 가중처벌조항을 위반한 사람은 법정형 기준으로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과 함께 최소한 10억 원[50억 원×10%(부가가치세율)×2] 이상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라는 가중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형법상 노역장유치조항(제70조)은 선고되는 벌금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 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최소한 10억 원 이상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를 예정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하여 500일 이상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즉, 심판대상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된 결과 배수벌금을 감당할 재력이 없어 환형처분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가중처벌조항에서 정한 징역형 외에 별도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헌재 2021. 2. 25. 2019헌바506 중 반대의견 참조).
나. 범죄로부터 생기는 불법수익을 박탈하는 것은 원래 몰수제도의 고유한 기능인데, 배수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여 범죄수익을 박탈하려는 입법방식으로 벌금형이 그 기능을 떠맡는 것은 몰수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벌금형의 병과는 책임원칙에 의해 정해지는 형량의 한계에 머물러야 하고, 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의 총량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을 것이므로, 행위와 책임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징역과 병과되는 벌금 어느 한쪽의 부과량에 따라 다른 한쪽의 부과량이 조정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하도록 하는 입법형식을 취하면서 동시에 징역형과 벌금형의 하한을 각각 정하는 것은 책임에 알맞은 형벌을 이끌어 내기 어렵게 한다. 특히 총액벌금형을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자유형과 벌금형을 상호 환산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행위자에 대하여 그의 책임 이상의 처벌을 하게 될 여지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배수벌금형의 형태가 필요적 병과형제도와 결합하는 경우 더욱 배가된다(헌재 2019. 11. 28. 2018헌바219등 중 반대의견; 헌재 2021. 2. 25. 2019헌바506 중 반대의견).
다. 벌금형에 대한 선고유예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자에게는 선고유예를 할 수 없다. 선고유예는 범행의 가담 정도가 극히 경미하거나 실질적 피해가 거의 없는 경우 등과 같이 유죄임에도 형의 선고를 유예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이루어지므로, 10억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사안에서 죄질이나 불법성, 피해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아 선고유예를 한다는 것은 실무상 쉽지 않다.
또한, 형법 제62조 제1항에 의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대하여만 집행유예가 가능하다. 결국 배수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함에 있어서 작량감경, 선고유예가 가능하다는 사정만으로는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을 모두 고려하여 적정한 양형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헌재 2021. 2. 25. 2019헌바506 중 반대의견).
라. 나아가 공범에 대하여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특히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공범 중에는 경제적 수익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범행가담 정도나 그로 인해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획일적으로 모든 공범에 대해 고액의 배수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형벌이 될 수 있다(헌재 2019. 11. 28. 2018헌바219등 중 반대의견; 헌재 2021. 2. 25. 2019헌바506 중 반대의견).
마.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면,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에 따라 법관이 벌금형의 병과 여부 및 적정한 벌금액을 정할 수 있도록 벌금형을 임의적 병과로 변경하고, 벌금 액수의 상한만을 두는 것 내지 벌금액의 상한이 있는 벌금형의 임의적 병과를 전제로 하되 위반행위에 의한 이득액에 따라 벌금액의 상한을 단계화시키는 형식으로서 이득액이 벌금형의 상한을 초과하는 경우 벌금액을 이득액 이하로 부과할 수 있도록 입법하는 방식[예컨대 벌금 슬라이드(slide)제]을 도입하는 것 등을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헌재 2019. 11. 28. 2018헌바219등 중 반대의견; 헌재 2021. 2. 25. 2019헌바506 중 반대의견).
바.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배수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