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헌바422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위헌소원
결정일: 2025년 9월 25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3헌바422, 2024헌바401(병합)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위헌소원
청 구 인 1. 조○○(2023헌바422)
국선대리인 변호사 유현경
2. 이○○(2024헌바401)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담당변호사 여운국, 박정호
당 해 사 건 1.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고합10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등
2. 대법원 2024도659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선 고 일 2025. 9. 25.
【주 문】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제347조에 관한 부분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7. 12. 19. 법률 제15256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에 관한 부분은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2023헌바422
청구인 조○○은 2021. 12. 10.경부터 2022. 11. 25.경까지 피해자 이□□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합계 1,160,939,088원을 편취하였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등의 점으로 2023. 6. 2. 공소제기되었다. 청구인 조○○은 제1심 계속 중이던 2023. 11. 17. 사기죄의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 가중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2023. 11. 29. 청구인 조○○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고(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초기1459), 같은 달 30. 청구인 조○○에게 징역 7년의 형을 선고하였다(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고합102). 청구인 조○○은 2023. 12. 19.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24헌바401
청구인 이○○은 2015. 8. 20. 피해자 이△△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에게 대출금 명목으로 1,600,000,000원을 제공하고 피해자로부터 시가 3,712,050,000원 상당의 주식회사 ○○의 주권 1,695,000주를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으로 2021. 12. 29. 공소제기되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3. 8. 24. 청구인 이○○에게 징역 5년의 형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고합1240, 2022고합442(병합)]. 이에 대하여 청구인 이○○과 검사가 쌍방 항소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2024. 4. 17.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처리에 따른 직권파기를 한 후, 청구인 이○○에게 징역 5년의 형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3노2771).
이에 대하여 청구인 이○○이 상고하였고, 청구인 이○○은 상고심 계속 중이던 2024. 6. 13.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4. 10. 8. 청구인 이○○의 상고를 기각하고(대법원 2024도6592), 같은 날 청구인 이○○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대법원 2024초기547). 청구인 이○○은 2024. 10. 14.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들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들에게 인정된 범죄사실은 사기죄를 범하여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이득액을 취득하였다는 것이므로, 청구인들에게 적용되는 사기죄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나.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에 관한 부분(이하 ‘구법조항’이라 한다)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7. 12. 19. 법률 제15256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과 관계 없이 ‘특정경제범죄법’이라고 한다)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에 관한 부분(이하 ‘신법조항’이라 하고, 위 조항들을 통틀어 ‘심판대상조항’이라고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50조(공갈), 제351조(제347조 및 제350조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ㆍ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7. 12. 19. 법률 제15256호로 개정된 것)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ㆍ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관련조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7. 12. 19. 법률 제15256호로 개정된 것)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ㆍ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47조(사기) ②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2023헌바422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심판대상조항은 ‘이득액’에 관하여 기준을 두지 않아 형식적 이득액을 의미하는지, 실질적 이득액을 의미하는지 등이 불명확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2)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평등원칙, 실질적 법치국가원리 위배
(가) 심판대상조항은 오로지 ‘사기행위에 따른 이득액’만을 기준으로 하여 처벌의 정도를 달리함으로써 수많은 양형인자 가운데 법익침해라는 불법요소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이득액의 사소한 차이가 커다란 선고형의 차이를 만들 수 있어서 불합리하다.
(나) 1990. 12. 31. 법률 제4292호로 개정된 이후, 심판대상조항은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에 있어서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간 국가경제규모가 성장하고 물가가 상승하여 5억 원이 더 이상 거액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것은 과도한 처벌에 해당한다.
(다) 다수 피해자로부터 소액 편취하여 합산액이 5억 원인 경우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그 범죄가 포괄일죄로 의율되어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지, 형법상 사기죄의 경합범으로 의율되는지에 따라 법정형에 현저한 차이가 나게 되어 처벌의 불균형이 심해진다.
(라)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은 심판대상조항과 아울러 컴퓨터등 사용사기, 공갈, 특수공갈, 횡령ㆍ배임, 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상습범(사기, 컴퓨터등 사용사기, 공갈, 특수공갈의 상습범)을 함께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구성요건, 죄질, 법정형이 다른 범죄들을 이득액이 동일하다고 하여 동일한 형량으로 처벌하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마)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의 법정형과 비슷하므로 과도한 형벌에 해당한다.
나. 2024헌바401
(1)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가) 1990. 12. 31. 법률 제4292호로 개정된 이후, 심판대상조항은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에 있어서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간 국가경제규모가 성장하고 물가가 상승하여 5억 원이 더 이상 거액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것은 과도한 처벌에 해당한다.
(나)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은 심판대상조항과 업무상 범죄자(업무상 횡령과 배임), 상습범죄자(상습사기죄와 상습공갈죄)에 대하여 업무자나 상습성이라는 가중요소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오직 이득액에 따라 일괄적으로 동일한 법정형을 부과하여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함으로써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2) 평등원칙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및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의 경우,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른 화폐가치를 반영하여 가중처벌의 기준이 되는 구성요건 해당금액을 증액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이와 달리 심판대상조항은 1990년에 개정된 구성요건 해당금액이 현행으로 유지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
(1) 이 사건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이득액의 개념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아니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다.
(2)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이득액’만을 기준으로 처벌의 정도를 달리 하고, 이득액의 사소한 차이가 커다란 선고형의 차이를 만들 수 있어 불합리하며, 그간 국가경제규모가 성장하고 물가가 상승하여 5억 원이 더 이상 거액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에 비하여 과도한 형벌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 이○○은 특정범죄가중법 제2조 제1항,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의 경우 국가경제규모의 확대,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여 구성요건 해당금액과 법정형이 조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물가상승 등을 고려하지 않아 그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정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귀결되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에서 판단하기로 한다.
(3)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이득액의 합산액이 동일한 경우에도 단순 사기죄의 경합범에 비하여 무겁게 처벌하고,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와 유사한 형을 정하고 있으며,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에 규정된 컴퓨터등 사용사기, 공갈, 업무상 횡령ㆍ배임, 상습범 등 죄질과 법정형이 다른 범죄와 동일하게 처벌하여 평등원칙 및 실질적 법치국가원리에 위배된다고도 주장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다른 범죄와의 관계에서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역시 쟁점이 된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5. 3. 26. 2012헌바297 결정에서 구 특정경제범죄법(1990. 12. 31. 법률 제4292호로 개정되고, 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중 형법 제347조에 관한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헌재 2016. 3. 31. 2016헌바25 결정에서 위 2012헌바297 결정을 원용하여 구 특정경제범죄법(1990. 12. 31. 법률 제4292호로 개정되고, 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 부분, 구 특정경제범죄법(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 부분(이하 위 조항들을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이라 한다)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은 ‘이득액’의 개념을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이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며, 적극적 이익이든 소극적 이익이든 불문한다. 그리고 재산상 이익의 가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재산상 이익의 시장가치인 객관적 교환가치를 말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통상의 의미에 충실한 해석이다(헌재 2015. 2. 26. 2014헌바99등).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에서는 사기죄로 인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 가액에 따라 법정형도 가중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적용할 때 재산상 이익의 가액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도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규정을 단순사기죄에 관한 형법 제347조의 규정과 대비하여 보면,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는 그 교부받은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는 데 비하여, 사기로 인한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위반죄에 있어서는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 가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매우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판결)."라고 판시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에서 규정하는 ‘이득액’의 의미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금원 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는 기망으로 인한 금원 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사기죄가 성립하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고 하여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사기죄에 있어서 그 대가가 일부 지급된 경우에도 그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금원으로부터 그 대가를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금원 전부이다."라고 판시하였고(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6012 판결;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도7470 판결 등),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이득액’이란 거기에 열거된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불법영득의 대상이 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의 합계인 것이지 궁극적으로 그와 같은 이득을 실현할 것인지, 거기에 어떠한 조건이나 부담이 붙었는지 여부는 영향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0. 10. 16. 선고 90도1815 판결).
결국,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에 있어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은 사기죄에 관한 형법 제347조에서도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것으로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고, 그 가액에 따른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의 해당 여부는 위와 같이 구체적 사건에서 법관의 합리적인 해석에 의하여 판단될 수 있는 것이므로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5. 3. 26. 2012헌바297).』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심판대상조항 중 구법조항은 선례의 심판대상에 포함되어 있고, 신법조항은 구법조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선례의 결정이유는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고,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다.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5. 3. 26. 2012헌바297 결정, 헌재 2016. 3. 31. 2016헌바25 결정에서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오늘날 경제규모의 확대로 경제범죄가 대형화ㆍ조직화ㆍ지능화되고 그 피해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므로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이 사기죄로 취득한 이득액에 따라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한편, 앞에서 본 것처럼 법원은 이득액의 개념과 범위를 엄격하고 신중하게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이득액에 따른 단계적 가중처벌을 법률에 명시함으로써 일반예방 및 법적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고 법원의 양형편차를 줄여 사법에 대한 신뢰를 제고 할 수도 있다. 또한, 재산범죄에서 이득액은 법익침해라는 결과불법의 핵심 요소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한 단계적 가중처벌은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 나아가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는 형법 제53조의 작량감경 조항에 따라 집행유예의 선고도 가능하므로,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이 이득액만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가중처벌을 하여도 그 책임에 비해 형벌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5. 3. 26. 2012헌바297).』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가) 청구인들은 국가경제규모가 확대되고 물가가 상승한 현재에도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사기범죄에 대하여 과거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가중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처벌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들의 주장과 같은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2024년 기준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은 4,381만 원으로, 5억 원은 평균적인 국민 한 사람이 약 11년 동안 벌어야 하는 금액에 해당하므로 여전히 이를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적은 금액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법정형의 범위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을 고려하여 정하여야 할 사항으로서, 화폐의 가치는 법정형을 정하는 데에 고려될 요소 중 하나에 지나지 않고, 1990년에 정해진 화폐의 가치와 형량의 관계가 양형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도 없다. 특정범죄가중법 제2조 제1항,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과 같이 1990년 이후 구성요건 해당금액과 법정형이 일부 조정된 경우가 있기는 하나, 구성요건과 죄질, 법정형이 상이한 다른 처벌조항에서 구성요건 해당금액과 법정형의 조정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도 동일한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과거에 비하여 물가가 상승하여 화폐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다소 하락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선례의 판단을 변경하여야 할 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그렇다면 위와 같은 선례들의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위 선례들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라.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그 자체로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더라도,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헌재 2011. 11. 24. 2010헌가42; 헌재 2017. 8. 31. 2015헌가30 참조).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보호법익이나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2. 5. 31. 2010헌바401; 헌재 2019. 2. 28. 2017헌가33 참조).
(2) 먼저 심판대상조항이 형법상 사기죄의 경합범과의 관계에서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이득액의 합산액이 동일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포괄일죄로 인정되어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형법상의 사기죄의 경합범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비하여 그 법정형이 높기는 하다. 그러나 여러 차례에 걸친 사기 행위가 형법상 사기죄의 경합범으로 처벌되는 경우에 비해 포괄일죄로 인정되어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무겁게 처벌되는 것은, 결국 여러 차례의 사기 행위에 대해 서로 다른 개개의 사기 행위라고 평가할 것인지 아니면 전체적으로 보아 하나의 사기 행위라고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 따른 결과일 뿐이므로, 형법상 사기죄와 심판대상조항을 가지고 경합범과 포괄일죄의 균형을 논할 수는 없다(헌재 2011. 6. 30. 2009헌바354등 참조).
한편, 법정형에 다소 불합리한 점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위헌이 되는 것은 아니고, 법관의 양형이라는 절차를 통하여 불법과 책임을 일치시킬 수 있으면 법정형이 내포하고 있는 약간의 불합리성은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다(헌재 2019. 2. 28. 2017헌바229 참조). 형법상 사기죄와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법정형이 달리 정해져 있기는 하나, 구체적인 사건에서의 형량은 법관의 양형을 통하여 합리적인 범위로 조정될 수 있다. 실제로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사기범죄 양형기준’은, 사기범죄를 그 이득액에 따라 ‘1억 원 미만(1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2유형)’,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3유형)’,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4유형)’, ‘300억 원 이상(5유형)’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유형에 따라 형량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사기죄의 동종 경합범에 있어서는 "이득액을 합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유형을 결정하되, 그 유형 중에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형량범위 영역을 선택한다."라고 정하여 구체적인 양형 과정에서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되는 경우에도 이득액의 합산액을 기준으로 하여 형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3) 다음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의 법정형과 유사하여 형벌체계상의 균형성 및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청구인이 구체적으로 비교대상을 특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 중 하나인 형법상 상해치사죄의 법정형과 같다(형법 제259조). 그러나 상해치사죄의 보호법익은 사람의 생명이고, 심판대상조항의 보호법익은 재산으로서, 양자는 그 보호법익과 죄질이 다르므로, 상해치사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형의 경중을 논할 수는 없다(헌재 2011. 6. 30. 2009헌바354등; 헌재 2011. 12. 29. 2011헌바122 등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형법상 상해치사죄의 법정형과 같다는 사정만으로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4) 마지막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속해 있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이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ㆍ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을 죄질이나 법정형, 업무성이나 상습성과 관계없이 이득액을 기준으로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는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 및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에 포함된 범죄들이 같은 불법의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에 포함된 범죄 중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상습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경우에는 그 죄질이나 업무성, 상습성으로 말미암아 그 법정형이 형법 제347조에서 정한 법정형보다 높게 정해져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같은 사기 행위라도 행위 태양에 따라 그 불법의 정도는 다를 수 있고, 어떤 사기 행위의 경우에는 상습사기나 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인 경우보다 불법의 정도가 클 수도 있으므로, 각 행위유형마다 정확한 불법의 크기를 측정하여 그 서열에 따라 법정형을 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입법자는 법정형을 정할 때, 행위 유형들을 일정하게 범주화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의 법정형이 각 행위 유형의 불법성 정도에 적절히 대응되는 것이면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불법성의 정도가 다른 행위들을 하나로 묶어 같은 법정형을 정함으로써 생기는 문제점은 개개의 사건에서 그 정상에 따라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관의 양형을 통해 조정할 수 있으면 될 것이다(헌재 2004. 6. 24. 2003헌바53 참조).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에 규정된 범죄들의 구성요건, 죄질, 법정형이 서로 다르기는 하나, 모두 재산범죄에 해당한다는 공통점이 있고, 재산범죄에서 이득액은 법익침해라는 결과불법의 핵심적인 요소이며, 구체적인 사안에서 죄질과 행위 유형에 따라 법관의 적절한 양형이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에 규정된 다른 범죄들과 이득액을 기준으로 하여 동일한 형을 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위헌으로 선언될 만큼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은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사 건 2023헌바422, 2024헌바401(병합)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위헌소원
청 구 인 1. 조○○(2023헌바422)
국선대리인 변호사 유현경
2. 이○○(2024헌바401)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담당변호사 여운국, 박정호
당 해 사 건 1.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고합10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등
2. 대법원 2024도659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선 고 일 2025. 9. 25.
【주 문】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제347조에 관한 부분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7. 12. 19. 법률 제15256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에 관한 부분은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2023헌바422
청구인 조○○은 2021. 12. 10.경부터 2022. 11. 25.경까지 피해자 이□□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합계 1,160,939,088원을 편취하였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등의 점으로 2023. 6. 2. 공소제기되었다. 청구인 조○○은 제1심 계속 중이던 2023. 11. 17. 사기죄의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 가중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2023. 11. 29. 청구인 조○○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고(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초기1459), 같은 달 30. 청구인 조○○에게 징역 7년의 형을 선고하였다(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고합102). 청구인 조○○은 2023. 12. 19.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24헌바401
청구인 이○○은 2015. 8. 20. 피해자 이△△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에게 대출금 명목으로 1,600,000,000원을 제공하고 피해자로부터 시가 3,712,050,000원 상당의 주식회사 ○○의 주권 1,695,000주를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으로 2021. 12. 29. 공소제기되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3. 8. 24. 청구인 이○○에게 징역 5년의 형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고합1240, 2022고합442(병합)]. 이에 대하여 청구인 이○○과 검사가 쌍방 항소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2024. 4. 17.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처리에 따른 직권파기를 한 후, 청구인 이○○에게 징역 5년의 형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3노2771).
이에 대하여 청구인 이○○이 상고하였고, 청구인 이○○은 상고심 계속 중이던 2024. 6. 13.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4. 10. 8. 청구인 이○○의 상고를 기각하고(대법원 2024도6592), 같은 날 청구인 이○○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대법원 2024초기547). 청구인 이○○은 2024. 10. 14.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들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들에게 인정된 범죄사실은 사기죄를 범하여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이득액을 취득하였다는 것이므로, 청구인들에게 적용되는 사기죄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나.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에 관한 부분(이하 ‘구법조항’이라 한다)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7. 12. 19. 법률 제15256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과 관계 없이 ‘특정경제범죄법’이라고 한다)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에 관한 부분(이하 ‘신법조항’이라 하고, 위 조항들을 통틀어 ‘심판대상조항’이라고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50조(공갈), 제351조(제347조 및 제350조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ㆍ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7. 12. 19. 법률 제15256호로 개정된 것)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ㆍ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관련조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7. 12. 19. 법률 제15256호로 개정된 것)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ㆍ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47조(사기) ②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2023헌바422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심판대상조항은 ‘이득액’에 관하여 기준을 두지 않아 형식적 이득액을 의미하는지, 실질적 이득액을 의미하는지 등이 불명확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2)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평등원칙, 실질적 법치국가원리 위배
(가) 심판대상조항은 오로지 ‘사기행위에 따른 이득액’만을 기준으로 하여 처벌의 정도를 달리함으로써 수많은 양형인자 가운데 법익침해라는 불법요소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이득액의 사소한 차이가 커다란 선고형의 차이를 만들 수 있어서 불합리하다.
(나) 1990. 12. 31. 법률 제4292호로 개정된 이후, 심판대상조항은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에 있어서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간 국가경제규모가 성장하고 물가가 상승하여 5억 원이 더 이상 거액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것은 과도한 처벌에 해당한다.
(다) 다수 피해자로부터 소액 편취하여 합산액이 5억 원인 경우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그 범죄가 포괄일죄로 의율되어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지, 형법상 사기죄의 경합범으로 의율되는지에 따라 법정형에 현저한 차이가 나게 되어 처벌의 불균형이 심해진다.
(라)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은 심판대상조항과 아울러 컴퓨터등 사용사기, 공갈, 특수공갈, 횡령ㆍ배임, 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상습범(사기, 컴퓨터등 사용사기, 공갈, 특수공갈의 상습범)을 함께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구성요건, 죄질, 법정형이 다른 범죄들을 이득액이 동일하다고 하여 동일한 형량으로 처벌하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마)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의 법정형과 비슷하므로 과도한 형벌에 해당한다.
나. 2024헌바401
(1)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가) 1990. 12. 31. 법률 제4292호로 개정된 이후, 심판대상조항은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에 있어서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간 국가경제규모가 성장하고 물가가 상승하여 5억 원이 더 이상 거액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것은 과도한 처벌에 해당한다.
(나)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은 심판대상조항과 업무상 범죄자(업무상 횡령과 배임), 상습범죄자(상습사기죄와 상습공갈죄)에 대하여 업무자나 상습성이라는 가중요소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오직 이득액에 따라 일괄적으로 동일한 법정형을 부과하여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함으로써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2) 평등원칙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및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의 경우,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른 화폐가치를 반영하여 가중처벌의 기준이 되는 구성요건 해당금액을 증액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이와 달리 심판대상조항은 1990년에 개정된 구성요건 해당금액이 현행으로 유지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
(1) 이 사건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이득액의 개념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아니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다.
(2)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이득액’만을 기준으로 처벌의 정도를 달리 하고, 이득액의 사소한 차이가 커다란 선고형의 차이를 만들 수 있어 불합리하며, 그간 국가경제규모가 성장하고 물가가 상승하여 5억 원이 더 이상 거액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에 비하여 과도한 형벌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 이○○은 특정범죄가중법 제2조 제1항,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의 경우 국가경제규모의 확대,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여 구성요건 해당금액과 법정형이 조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물가상승 등을 고려하지 않아 그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정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귀결되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에서 판단하기로 한다.
(3)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이득액의 합산액이 동일한 경우에도 단순 사기죄의 경합범에 비하여 무겁게 처벌하고,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와 유사한 형을 정하고 있으며,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에 규정된 컴퓨터등 사용사기, 공갈, 업무상 횡령ㆍ배임, 상습범 등 죄질과 법정형이 다른 범죄와 동일하게 처벌하여 평등원칙 및 실질적 법치국가원리에 위배된다고도 주장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다른 범죄와의 관계에서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역시 쟁점이 된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5. 3. 26. 2012헌바297 결정에서 구 특정경제범죄법(1990. 12. 31. 법률 제4292호로 개정되고, 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중 형법 제347조에 관한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헌재 2016. 3. 31. 2016헌바25 결정에서 위 2012헌바297 결정을 원용하여 구 특정경제범죄법(1990. 12. 31. 법률 제4292호로 개정되고, 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 부분, 구 특정경제범죄법(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중 ‘형법 제347조’ 부분(이하 위 조항들을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이라 한다)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은 ‘이득액’의 개념을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이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며, 적극적 이익이든 소극적 이익이든 불문한다. 그리고 재산상 이익의 가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재산상 이익의 시장가치인 객관적 교환가치를 말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통상의 의미에 충실한 해석이다(헌재 2015. 2. 26. 2014헌바99등).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에서는 사기죄로 인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 가액에 따라 법정형도 가중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적용할 때 재산상 이익의 가액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도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규정을 단순사기죄에 관한 형법 제347조의 규정과 대비하여 보면,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는 그 교부받은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는 데 비하여, 사기로 인한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위반죄에 있어서는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 가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매우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판결)."라고 판시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에서 규정하는 ‘이득액’의 의미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금원 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는 기망으로 인한 금원 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사기죄가 성립하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고 하여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사기죄에 있어서 그 대가가 일부 지급된 경우에도 그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금원으로부터 그 대가를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금원 전부이다."라고 판시하였고(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6012 판결;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도7470 판결 등),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이득액’이란 거기에 열거된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불법영득의 대상이 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의 합계인 것이지 궁극적으로 그와 같은 이득을 실현할 것인지, 거기에 어떠한 조건이나 부담이 붙었는지 여부는 영향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0. 10. 16. 선고 90도1815 판결).
결국,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에 있어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은 사기죄에 관한 형법 제347조에서도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것으로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고, 그 가액에 따른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의 해당 여부는 위와 같이 구체적 사건에서 법관의 합리적인 해석에 의하여 판단될 수 있는 것이므로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5. 3. 26. 2012헌바297).』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심판대상조항 중 구법조항은 선례의 심판대상에 포함되어 있고, 신법조항은 구법조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선례의 결정이유는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고,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다.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5. 3. 26. 2012헌바297 결정, 헌재 2016. 3. 31. 2016헌바25 결정에서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오늘날 경제규모의 확대로 경제범죄가 대형화ㆍ조직화ㆍ지능화되고 그 피해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므로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이 사기죄로 취득한 이득액에 따라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한편, 앞에서 본 것처럼 법원은 이득액의 개념과 범위를 엄격하고 신중하게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이득액에 따른 단계적 가중처벌을 법률에 명시함으로써 일반예방 및 법적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고 법원의 양형편차를 줄여 사법에 대한 신뢰를 제고 할 수도 있다. 또한, 재산범죄에서 이득액은 법익침해라는 결과불법의 핵심 요소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한 단계적 가중처벌은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 나아가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는 형법 제53조의 작량감경 조항에 따라 집행유예의 선고도 가능하므로,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이 이득액만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가중처벌을 하여도 그 책임에 비해 형벌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특정경제범죄법 사기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5. 3. 26. 2012헌바297).』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가) 청구인들은 국가경제규모가 확대되고 물가가 상승한 현재에도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사기범죄에 대하여 과거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가중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처벌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들의 주장과 같은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2024년 기준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은 4,381만 원으로, 5억 원은 평균적인 국민 한 사람이 약 11년 동안 벌어야 하는 금액에 해당하므로 여전히 이를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적은 금액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법정형의 범위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을 고려하여 정하여야 할 사항으로서, 화폐의 가치는 법정형을 정하는 데에 고려될 요소 중 하나에 지나지 않고, 1990년에 정해진 화폐의 가치와 형량의 관계가 양형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도 없다. 특정범죄가중법 제2조 제1항,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과 같이 1990년 이후 구성요건 해당금액과 법정형이 일부 조정된 경우가 있기는 하나, 구성요건과 죄질, 법정형이 상이한 다른 처벌조항에서 구성요건 해당금액과 법정형의 조정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도 동일한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과거에 비하여 물가가 상승하여 화폐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다소 하락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선례의 판단을 변경하여야 할 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그렇다면 위와 같은 선례들의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위 선례들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라.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그 자체로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더라도,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헌재 2011. 11. 24. 2010헌가42; 헌재 2017. 8. 31. 2015헌가30 참조).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보호법익이나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2. 5. 31. 2010헌바401; 헌재 2019. 2. 28. 2017헌가33 참조).
(2) 먼저 심판대상조항이 형법상 사기죄의 경합범과의 관계에서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이득액의 합산액이 동일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포괄일죄로 인정되어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형법상의 사기죄의 경합범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비하여 그 법정형이 높기는 하다. 그러나 여러 차례에 걸친 사기 행위가 형법상 사기죄의 경합범으로 처벌되는 경우에 비해 포괄일죄로 인정되어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무겁게 처벌되는 것은, 결국 여러 차례의 사기 행위에 대해 서로 다른 개개의 사기 행위라고 평가할 것인지 아니면 전체적으로 보아 하나의 사기 행위라고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 따른 결과일 뿐이므로, 형법상 사기죄와 심판대상조항을 가지고 경합범과 포괄일죄의 균형을 논할 수는 없다(헌재 2011. 6. 30. 2009헌바354등 참조).
한편, 법정형에 다소 불합리한 점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위헌이 되는 것은 아니고, 법관의 양형이라는 절차를 통하여 불법과 책임을 일치시킬 수 있으면 법정형이 내포하고 있는 약간의 불합리성은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다(헌재 2019. 2. 28. 2017헌바229 참조). 형법상 사기죄와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법정형이 달리 정해져 있기는 하나, 구체적인 사건에서의 형량은 법관의 양형을 통하여 합리적인 범위로 조정될 수 있다. 실제로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사기범죄 양형기준’은, 사기범죄를 그 이득액에 따라 ‘1억 원 미만(1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2유형)’,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3유형)’,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4유형)’, ‘300억 원 이상(5유형)’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유형에 따라 형량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사기죄의 동종 경합범에 있어서는 "이득액을 합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유형을 결정하되, 그 유형 중에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형량범위 영역을 선택한다."라고 정하여 구체적인 양형 과정에서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되는 경우에도 이득액의 합산액을 기준으로 하여 형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3) 다음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의 법정형과 유사하여 형벌체계상의 균형성 및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청구인이 구체적으로 비교대상을 특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 중 하나인 형법상 상해치사죄의 법정형과 같다(형법 제259조). 그러나 상해치사죄의 보호법익은 사람의 생명이고, 심판대상조항의 보호법익은 재산으로서, 양자는 그 보호법익과 죄질이 다르므로, 상해치사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형의 경중을 논할 수는 없다(헌재 2011. 6. 30. 2009헌바354등; 헌재 2011. 12. 29. 2011헌바122 등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형법상 상해치사죄의 법정형과 같다는 사정만으로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4) 마지막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속해 있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이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ㆍ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을 죄질이나 법정형, 업무성이나 상습성과 관계없이 이득액을 기준으로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는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 및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에 포함된 범죄들이 같은 불법의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에 포함된 범죄 중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상습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경우에는 그 죄질이나 업무성, 상습성으로 말미암아 그 법정형이 형법 제347조에서 정한 법정형보다 높게 정해져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같은 사기 행위라도 행위 태양에 따라 그 불법의 정도는 다를 수 있고, 어떤 사기 행위의 경우에는 상습사기나 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인 경우보다 불법의 정도가 클 수도 있으므로, 각 행위유형마다 정확한 불법의 크기를 측정하여 그 서열에 따라 법정형을 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입법자는 법정형을 정할 때, 행위 유형들을 일정하게 범주화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의 법정형이 각 행위 유형의 불법성 정도에 적절히 대응되는 것이면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불법성의 정도가 다른 행위들을 하나로 묶어 같은 법정형을 정함으로써 생기는 문제점은 개개의 사건에서 그 정상에 따라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관의 양형을 통해 조정할 수 있으면 될 것이다(헌재 2004. 6. 24. 2003헌바53 참조).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에 규정된 범죄들의 구성요건, 죄질, 법정형이 서로 다르기는 하나, 모두 재산범죄에 해당한다는 공통점이 있고, 재산범죄에서 이득액은 법익침해라는 결과불법의 핵심적인 요소이며, 구체적인 사안에서 죄질과 행위 유형에 따라 법관의 적절한 양형이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에 규정된 다른 범죄들과 이득액을 기준으로 하여 동일한 형을 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위헌으로 선언될 만큼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은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