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헌마1139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5년 11월 27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4헌마1139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임○○
국선대리인 변호사 정동식
피 청 구 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선 고 일 2025. 11. 27.
【주 문】
피청구인이 2024. 10. 24. 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24년 형제36765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4. 10. 24. 피청구인으로부터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24년 형제36765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4. 9. 28. 17:25경 피해자 윤○○이 운영하는 서울 양천구 (주소 생략) ‘○○’ 무인매장(이하 ‘이 사건 매장’이라 한다)에서 시가 합계 25,0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20여 개를 키오스크에 바코드만 스캔한 뒤 계산하지 않고 가지고 가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4. 12. 11.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이 사건 매장에 들어오기 전 방문한 다른 가게들에서 구매한 많은 짐들을 챙겨서 가지고 나가는 데 정신을 쏟은 나머지 아이스크림의 바코드를 스캔하기만 하고 결제하는 것을 잊었던 것이므로 절취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사실관계를 충분히 수사하지 않고 엄격한 법리검토를 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자의적으로 검찰권을 행사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이 사건 매장은 청구인의 주거지와 400여 미터 거리(도보 약 6분)에 위치해 있다.
(2) 청구인은 2024. 9. 28. 17:25경 이 사건 매장에 방문하여 시가 합계 25,0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20여 개의 바코드를 스캔한 뒤 결제를 하지 않은 채 위 아이스크림들을 봉투에 넣어 매장 밖으로 나갔다(이 사건 피의사실).
(3) 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 며칠 전인 2024. 9. 23. 이 사건 매장에서 14,6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을 대금을 지불하고 구매하였다.
(4) 청구인은 이 사건 당일 이 사건 매장에 들어오기 전후로 ‘□□’(3,000원), ‘△△’(4,290원), ‘▽▽’(900원), ‘◇◇’(9,200원) 등에 들러 대금을 지불하고 물품을 구매하였다. 이 중 ‘◇◇’는 무인매장에 해당한다.
(5) 청구인은 범죄전력 및 수사전력이 없다.
(6) 경찰은 2024. 10. 18. 기소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고, 피청구인은 사건 송치 후 별도의 추가 수사 없이 청구인의 절도 혐의를 인정하여 2024. 10. 24.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절취의 고의 유무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나타난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청구인에게 절취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청구인은 아이스크림을 계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사건 매장에 들어오기 전 방문한 가게들에서 구매한 짐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그 짐들을 전부 챙겨서 가지고 나가는 데 정신을 쏟은 나머지 아이스크림을 바코드로 스캔하기만 하고 결제하는 것을 잊었다’며 고의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실제로 폐쇄회로 텔레비전(Closed Circuit Television, 이하 ‘CCTV’라 한다) 영상을 보면 청구인이 이 사건 매장에 들어오면서 그 전 가게들에서 구매한 짐들을 많이 들고 있었고, 아이스크림의 바코드 스캔을 시작하기 전 잠깐 위 짐들을 다른 곳에 놓아두고는 바코드 스캔이 끝나자마자 아이스크림이 든 봉지 및 짐들을 함께 챙겨 바로 나가는 모습이 확인된다. 따라서 청구인의 주장은 일응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매장은 무인판매점으로서 불특정 다수가 빈번히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이며, 내부에 CCTV가 설치되어 녹화된다는 사정을 누구나 인식할 수 있는 장소이다. 또한 이 사건 매장은 청구인의 주거지와 400여 미터 거리(도보 약 6분)에 위치하고 있어 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발생 장소 인근을 자주 왕래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 며칠 전에도 이 사건 매장에 방문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매장은 청구인이 아이스크림을 절취할 경우 쉽게 발각될 수 있는 곳이다.
(3) 청구인이 제출한 신용카드 결제내역에 의하면 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 며칠 전인 2024. 9. 23. 이 사건 매장에서 14,6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을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하고 구매하였고, 이 사건 발생 당일 다른 무인매장(‘▽▽’)에서 900원 상당의 물품을 역시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하고 구매하였다. 그런데 청구인이 유독 이 사건 당일 이 사건 매장에서만 절취의 의사로 아이스크림을 계산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렵다.
(4) 청구인은 아이스크림을 계산대에 가지고 가 하나하나 바코드를 스캔하였는데, 만약 청구인이 처음부터 계산하지 않을 의사를 가졌다면 바코드를 일일이 스캔할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5) 청구인에게는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절도의 습벽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자료도 없다.
다. 소결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절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사 건 2024헌마1139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임○○
국선대리인 변호사 정동식
피 청 구 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선 고 일 2025. 11. 27.
【주 문】
피청구인이 2024. 10. 24. 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24년 형제36765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4. 10. 24. 피청구인으로부터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24년 형제36765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4. 9. 28. 17:25경 피해자 윤○○이 운영하는 서울 양천구 (주소 생략) ‘○○’ 무인매장(이하 ‘이 사건 매장’이라 한다)에서 시가 합계 25,0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20여 개를 키오스크에 바코드만 스캔한 뒤 계산하지 않고 가지고 가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4. 12. 11.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이 사건 매장에 들어오기 전 방문한 다른 가게들에서 구매한 많은 짐들을 챙겨서 가지고 나가는 데 정신을 쏟은 나머지 아이스크림의 바코드를 스캔하기만 하고 결제하는 것을 잊었던 것이므로 절취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사실관계를 충분히 수사하지 않고 엄격한 법리검토를 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자의적으로 검찰권을 행사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이 사건 매장은 청구인의 주거지와 400여 미터 거리(도보 약 6분)에 위치해 있다.
(2) 청구인은 2024. 9. 28. 17:25경 이 사건 매장에 방문하여 시가 합계 25,0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20여 개의 바코드를 스캔한 뒤 결제를 하지 않은 채 위 아이스크림들을 봉투에 넣어 매장 밖으로 나갔다(이 사건 피의사실).
(3) 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 며칠 전인 2024. 9. 23. 이 사건 매장에서 14,6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을 대금을 지불하고 구매하였다.
(4) 청구인은 이 사건 당일 이 사건 매장에 들어오기 전후로 ‘□□’(3,000원), ‘△△’(4,290원), ‘▽▽’(900원), ‘◇◇’(9,200원) 등에 들러 대금을 지불하고 물품을 구매하였다. 이 중 ‘◇◇’는 무인매장에 해당한다.
(5) 청구인은 범죄전력 및 수사전력이 없다.
(6) 경찰은 2024. 10. 18. 기소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고, 피청구인은 사건 송치 후 별도의 추가 수사 없이 청구인의 절도 혐의를 인정하여 2024. 10. 24.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절취의 고의 유무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나타난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청구인에게 절취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청구인은 아이스크림을 계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사건 매장에 들어오기 전 방문한 가게들에서 구매한 짐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그 짐들을 전부 챙겨서 가지고 나가는 데 정신을 쏟은 나머지 아이스크림을 바코드로 스캔하기만 하고 결제하는 것을 잊었다’며 고의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실제로 폐쇄회로 텔레비전(Closed Circuit Television, 이하 ‘CCTV’라 한다) 영상을 보면 청구인이 이 사건 매장에 들어오면서 그 전 가게들에서 구매한 짐들을 많이 들고 있었고, 아이스크림의 바코드 스캔을 시작하기 전 잠깐 위 짐들을 다른 곳에 놓아두고는 바코드 스캔이 끝나자마자 아이스크림이 든 봉지 및 짐들을 함께 챙겨 바로 나가는 모습이 확인된다. 따라서 청구인의 주장은 일응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매장은 무인판매점으로서 불특정 다수가 빈번히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이며, 내부에 CCTV가 설치되어 녹화된다는 사정을 누구나 인식할 수 있는 장소이다. 또한 이 사건 매장은 청구인의 주거지와 400여 미터 거리(도보 약 6분)에 위치하고 있어 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발생 장소 인근을 자주 왕래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 며칠 전에도 이 사건 매장에 방문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매장은 청구인이 아이스크림을 절취할 경우 쉽게 발각될 수 있는 곳이다.
(3) 청구인이 제출한 신용카드 결제내역에 의하면 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 며칠 전인 2024. 9. 23. 이 사건 매장에서 14,6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을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하고 구매하였고, 이 사건 발생 당일 다른 무인매장(‘▽▽’)에서 900원 상당의 물품을 역시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하고 구매하였다. 그런데 청구인이 유독 이 사건 당일 이 사건 매장에서만 절취의 의사로 아이스크림을 계산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렵다.
(4) 청구인은 아이스크림을 계산대에 가지고 가 하나하나 바코드를 스캔하였는데, 만약 청구인이 처음부터 계산하지 않을 의사를 가졌다면 바코드를 일일이 스캔할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5) 청구인에게는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절도의 습벽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자료도 없다.
다. 소결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절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