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1헌마1075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25년 12월 18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1헌마107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
대리인 법무법인 비트윈
담당변호사 박진식, 반형걸
피 청 구 인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검사
선 고 일 2025. 12. 18.
【주 문】
피청구인이 2021. 6. 7.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2021년 형제10405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1. 6. 7. 청구인에 대하여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2021년 형제10405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업무적으로 알고 지내는 청구 외 고○○(이하 ‘고○○’이라 한다) 소유의 (차량번호 생략) 테슬라 차량(이하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이라 한다)의 보험처리 및 차량 수리를 위임받은 자이다.
청구인은 2020. 2. 12. 14:57경 서울 ○○구 (주소 생략), ○○아파트 ○○동 지하주차장에서 청구 외 최○○(이하 ‘최○○’이라 한다) 소유 (차량번호 생략) 그랜저 차량(이하 ‘이 사건 가해 차량’이라 한다)이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을 접촉하여 이 사건 테슬라 차량에 경미한 흠집이 생기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한 것을 기화로, ‘○○공업사’의 자동차판금 수리 정비공인 청구 외 김○○(이하 ‘김○○’이라 한다)과 이 사건 가해 차량의 보험사인 주식회사 ○○보험(이하 ‘이 사건 보험사’라 한다)을 상대로 이 사건 사고와 무관한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손상 부위에 대하여서도 보험금을 청구하여 편취하기로 공모하였다. 청구인은 2020. 2. 13. 이 사건 보험사 보상담당자에게 미수선 수리비 명목으로 200만 원 이하의 금액을 요구하고, 2020. 2. 14. 미수선 수리비 명목으로 399만 원을 요구하였으나, 이 사건 보험사가 이를 거절하여 미수에 그쳤다.』
나. 청구인은 2021. 9. 6.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가. 청구인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손상 부위가 라이트, 휠, 범퍼, 펜더 및 전방센서 등이라 오인하여, 이 사건 보험사에 해당 부위 수리비를 보험금으로 청구한 것이므로, 청구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나. 청구인은 보험사고를 조작하는 것과 같이 보험사고의 우연성을 조작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청구인에게 보험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나아가 청구인은 이 사건 보험사에 정식으로 보험금을 청구한 것이 아니므로, 보험사기의 실행의 착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그러므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에게 혐의없음의 처분을 하였어야 함에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관련조항
구 보험사기방지 특별법(2016. 3. 29. 법률 제14123호로 제정되고, 2024. 2. 13. 법률 제203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보험사기죄) 보험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2016. 3. 29. 법률 제14123호로 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보험사기행위"란 보험사고의 발생, 원인 또는 내용에 관하여 보험자를 기망하여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제10조(미수범) 제8조 및 제9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4. 판단
가. 쟁점
(1)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이 사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한 행위와 관련하여, 청구인에게 보험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를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현저히 자의적이어서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이다.
(2) 청구인은 자신이 보험사고를 조작하는 것과 같이 보험사고의 우연성을 조작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청구인에게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상 보험사기죄가 성립하지 않고, 이 사건 보험사에 정식으로 보험금을 청구한 것이 아니므로, 보험사기의 실행의 착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고의 우연성을 조작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로 차량에 경미한 손상이 발생하였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보험사를 상대로 다른 부분의 수리비까지 포함하여 보험금을 요구하였다면, 보험사기의 고의가 인정되는 것이므로(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8. 17. 선고 2018고단2942 판결 참조), 차량의 손상 부위가 사고와 관련이 없다는 사정을 알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수리비를 청구하는 등으로 편취의 고의가 인정되는 경우라면, 보험사고 우연성의 조작여부에 관한 청구인의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 없으므로 이에 대하여서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보험사기의 실행의 착수가 있었는지 여부는 청구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과정에서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나.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2020. 2. 12. 14:57경 서울 ○○구 (주소 생략), ○○아파트 ○○동 지하주차장에서, 이 사건 가해 차량이 전진하면서 이동하다 이 사건 가해 차량 후문 부분으로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운전석 쪽 앞 범퍼 부분을 접촉하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 가해 차량의 차주 최○○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이 사건 보험사 콜센터에 사고접수를 하였다.
(2) 청구인은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지인들의 사고 자동차 보험처리 및 차량수리를 대리하여 왔다. 이 사건 테슬라 차량 차주 고○○은 이 사건 사고 다음 날인 2020. 2. 13. 업무적으로 알고 있던 청구인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보험처리 및 차량수리를 위임하였다.
(3) 청구인은 2020. 2. 13. 고○○으로부터 이 사건 테슬라 차량 파손 부위인 범퍼를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으로 전송받은 후, 같은 날 이 사건 보험사 보상담당자에게 보상금으로 199만 원의 미수선 수리비를 요구하였다(이하 ‘제1차 청구’라 한다).
(4) 청구인은 2020. 2. 14. 고○○으로부터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을 인도받아, 김○○이 근무하는 ○○공업사에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을 입고시켰다. 김○○은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전방감지 센서 빠진 것을 밀어 넣고, 펜더, 라이트 등에 있는 페인트 스크래치를 폴리싱한 후,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을 출고시켰다.
(5) 이후 청구인은 2020. 2. 14. 이 사건 보험사 보상담당자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상 부위를 라이트, 휠, 범퍼, 펜더 및 전방센서 등으로 특정하며, 미수선 수리비 399만 원을 요구하였으나(이하 ‘제2차 청구’라 한다), 이 사건 보험사 보상담당자는 파손부위를 직접 확인하여야 한다고 하며 청구인의 청구를 거절하였다.
(6) 이 사건 보험사는 2020. 2. 24. ○○경찰서에 청구인의 보험사기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하였다.
(7) ○○경찰서 사법경찰관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이 사건 가해 차량과 테슬라 차량의 접촉 부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한국도로교통공단에 감정을 의뢰하였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이 사건 사고 과정을 재현한 결과, 이 사건 가해 차량이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운전석 쪽 앞 범퍼 부위와 접촉되었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전면 좌측 램프의 렌즈, 주변 패널의 마찰흔, 왼쪽 앞 바퀴 휠의 마찰흔, 안개등 센서 후면부의 긁힌 흔적 등은 이 사건 사고와 관련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감정 결과를 회신하였다(이하 ‘이 사건 감정’이라 한다).
(8) 청구인 및 고○○은 2020. 3. 31. 최○○, 이 사건 보험사 및 이 사건 보험사 직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85323). 이후 2020. 12. 1. 청구인 및 고○○과 최○○, 이 사건 보험사 및 이 사건 보험사 직원들 사이에 ‘청구인 및 고○○은 위 최○○ 등에 대한 청구를 모두 포기하고, 이 사건 보험사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청구인 및 고○○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사기 사건의 고소 내지 진정을 취하한다.’ 등의 내용으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이루어졌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머588149(2020가합585323), 이하 ‘이 사건 조정’이라 한다].
다. 편취의 고의 인정 여부
(1) 제1차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감정 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손상 부위는 운전석 쪽 앞 범퍼 부분 스크래치에 국한되고,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을 기준으로 하여 범퍼 부분 스크래치에 대한 수리비는 100만 원 정도이다. 다만, 수입 전기차라는 특성을 감안할 때 청구인이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경우 일반 차량보다 많은 수리비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능한 점, 범퍼의 스크래치 손상의 경우에도 손상 정도에 따라 범퍼를 교체하는 경우가 있는데 범퍼 교체 시 수리비는 200만 원을 상회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청구인이 반드시 경미한 피해를 부풀려 과다한 수리비를 청구하고자 하는 의도 하에 이 사건 보험사에 제1차 청구를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 제2차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인은 고○○으로부터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을 인도 받았을 당시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운전석 쪽 앞 범퍼 이외에도 운전석 쪽 앞 라이트와 펜더, 운전석 쪽 앞바퀴 휠에 스크래치가 있음을 직접 확인하였고,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을 확인한 김○○도 청구인에게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손상 부위를 범퍼, 라이트, 펜더, 휠, 전방센서 등으로 특정하여 전달하였다.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은 등록된 지 9일 된 새 차였고, 고○○은 이 사건 테슬라 차량 출고 후 지하주차장에서 몇 번 시운전을 해 본 외에는 주차만 해두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다른 사고기록도 없다. 따라서 청구인의 입장에서 출고된 이후 9일 동안 본격적으로 운행한 바 없는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이 사건 사고 충격 부위 근처에서 발견된 라이트, 펜더, 휠, 전방센서 등의 손상도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오인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나) 청구인이 여러 차례 보험금 청구를 대리하여, 자동차 사고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 당시 CCTV 영상과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을 확인한 결과만으로는 이 사건 감정 결과와 같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상 부위를 정확하게 특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청구인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상 부위로 주장했던 부위(범퍼, 라이트, 펜더, 휠, 전방센서)들은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범퍼와 인접한 부위들이었다. 따라서 청구인은 이 사건 사고 이후 범퍼 인접 부위들에 발견된 손상들도 이 사건 가해 차량 후문 부분과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오인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다) 김○○은 청구인에게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손상 부위에 대한 수리비 가견적은 약 380만 원 정도라고 전달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였을 때, 청구인은 제2차 청구 시 범퍼 이외 부분의 손상도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오인하여 그에 대한 수리비로 399만 원을 청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3) 기타 제반 사정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전기차를 전문으로 하는 공업소가 아닌, 김○○이 근무하는 공업소에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을 맡기고, 실제 수리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테슬라 공식 정비소의 경우 가까운 시일 내에 예약이 쉽지 않은 점, 그 상황에서 청구인이 여러 차례 자동차 정비를 맡겨 신뢰관계가 있는 김○○에게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확인을 맡긴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점, 피해자 측에서 사고로 인한 손상을 일정 부분 감수하는 대신 현금을 받고 수선을 하지 않기로 하는 미수선 처리도 실무상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한다면, 보험금 청구를 위한 요식행위로 김○○이 근무하고 있는 공업사에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을 입고시키고 수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 이 사건 조정이 이루어졌으나, 이에 관해 청구인은 이 사건 감정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재감정 등을 요청하며 이 사건 테슬라 차량의 범퍼 이외의 손상 부위도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고○○은 보험사에게 일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일부 금액만 보상을 받고 나머지 청구는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당사자들 사이에 입장 차이가 존재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조정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청구인이 편취의 고의가 있었음을 자인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라. 소결
이 사건 수사기록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이 사건 테슬라 차량 범퍼상의 경미한 흠집 이외의 손상 부위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인 것처럼 허위 주장을 하여 보험금을 청구한다.’는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상 부위를 특정하게 된 경위, 청구인이 손상 부위를 오인하였을 가능성 등을 추가로 확인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청구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