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헌마440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 제2조 등 위헌확인
결정일: 2026년 1월 29일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대법원예규로서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에 따른 아동 반환 시의 집행절차를 정하고 있는 내부 업무처리지침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법령의 위임 없이 제정되었고, 아동이 명시적으로 거부의사를 밝힌 경우에 대하여 집행을 강행하여야 한다거나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일률적 결과를 직접 명령하는 내용이 아니며, 반환의무의 발생 및 그 강제실현은 어디까지나 아동반환심판이라는 집행권원과 민사집행법 등 상위 법령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심판대상조항 시행 이후 집행의 진행중단 여부 및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동일한 처리의 반복을 통하여 행정관행이 성립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 조항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심판대상조항 시행 이후 집행의 진행중단 여부 및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동일한 처리의 반복을 통하여 행정관행이 성립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 조항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참조조문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257조
구 유아인도를 명하는 재판의 집행절차(재특 82-1)(2003. 9. 17. 대법원재판예규 제917-2호로 개정되고, 2025. 1. 15. 대법원재판예규 제1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로 제정된 것) 제1조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257조
구 유아인도를 명하는 재판의 집행절차(재특 82-1)(2003. 9. 17. 대법원재판예규 제917-2호로 개정되고, 2025. 1. 15. 대법원재판예규 제1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로 제정된 것) 제1조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1. 조○○
2. 성○○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모 조○○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담당변호사 임해성 외 1인
법무법인 세결
담당변호사 배준식 외 2인
법무법인(유한) 해송
담당변호사 이정미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 성○○은 청구인 조○○과 청구외 성□□의 혼인 중 2016. 3. 31. 미합중국 ○○주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청구인 조○○은 2018. 6. 29. 워싱턴주 ○○ 법원에 성□□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이혼소송 계속 중 청구인 조○○은 청구인 성○○과 함께 2019. 6. 3.부터 2019. 6. 23.까지 대한민국에 다녀오겠다고 하였고, 성□□이 2019. 5. 2. 이에 동의하였다.
나. 청구인 조○○ 과 성○○ 은 2019. 6. 3. 미국을 떠나 2019. 6. 4. 대한민국에 입국하였으나, 예정된 2019. 6. 23. 미국에 돌아가지 않았다. 다음 날인 2019. 6. 24. 청구인 조○○ 은 성□□의 대리인에게, 성□□이 청구인 성○○의 대한민국 여권을 분실신고하여 청구인 성○○이 대한민국에서 출국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알렸다. 성□□이 2018. 11. 14. 청구인 성○○의 대한민국 여권에 관하여 분실신고를 하였으므로 청구인 성○○의 대한민국 여권이 실효되었다가, 이후 청구인 성○○에 관하여 2019. 8. 6. 대한민국 여권이 다시 발급되었다.
다. 성□□은 2019. 7. 4. 서울가정법원에 청구인 조○○을 상대로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헤이그아동탈취법’이라 한다)에 따라 청구인 성○○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아동반환청구를 하였고, 2019. 12. 13. 그 청구가 인용되었다(서울가정법원 2019느단52434 심판, 이하 ‘이 사건 아동반환심판’이라 한다).
이에 청구인 조○○이 항고하였으나 2020. 12. 11. 기각되었고(서울가정법원 2020브30003 결정), 재항고하였으나 2021. 4. 1.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었다(대법원 2021스513 결정).
그런데 청구인 성○○은 위 항고심 심문기일이 종결된 2020. 5. 8. 이후 2020. 10. 7.경 22번 염색체 결손으로 인하여 생기는 ‘디조지증후군’을 진단 받았고, 2022. 3. 7.에는 ‘발달지연 및 소아기의 비특정형 행동장애(NOS, Not Otherwise Specified)’를, 2022. 11. 7.에는 ‘선택적 함구증’을 각 진단 받았다.
라. 구 ‘유아인도를 명하는 재판의 집행절차(재특 82-1)’(2003. 9. 17. 대법원재판예규 제917-2호로 개정되고, 2025. 1. 15. 대법원재판예규 제1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유아인도 예규’라고 한다)는 유아가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에 그 유아 자신이 인도를 거부하는 때에는 집행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 사건 아동반환심판을 집행권원으로 2022. 4. 21. 청구인 조○○의 주거지에서 제1차 인도집행이 시도되었으나 청구인 성○○의 의사에 반하므로 실시되지 못하였고, 2023. 7. 10. 청구인 성○○의 학교에서 이루어진 제2차 인도집행 시도도 청구인 성○○ 의 의사에 반하므로 그 집행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마. 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로 제정되고 2024. 4. 1.부터 시행된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이하 ‘헤이그 예규’라 한다) 제2조 제1항은 헤이그아동탈취법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인용심판에 따라 반환대상이 된 아동의 인도를 위한 집행절차에 민사집행법 제257조를 준용하고, 제2항은 유아인도 예규를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하였으며, 부칙 제2조는 이 예규 시행 당시 집행이 계속 중인 사건에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바. 헤이그 예규 시행(2024. 4. 1.) 뒤, 이 사건 아동반환심판을 집행권원으로, 2024. 4. 29. 청구인 조○○의 주거지에서 제3차 인도집행이 시도되었으나, 청구인 성○○이 부재하여 집행이 실시되지 못하였다. 청구인들은 헤이그 예규 제2조 및 부칙 제2조가 청구인들의 인격권,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하면서 2024. 5. 1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헤이그 예규 부칙 제2조 전체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이 사건에서는 헤이그 예규 제2조를 이 예규 시행 당시 집행이 계속 중인 사건에도 적용하는 것이 문제된 것이므로, 심판대상을 헤이그 예규 부칙 제2조 중 같은 예규 제2조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하기로 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 부칙(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 제2조 중 같은 예규 제2조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하고, 헤이그 예규 제2조와 이 사건 부칙조항을 통틀어 심판대상조항이라고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아동인도의 강제집행절차) ①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12조 제1항의 아동 반환 청구에 대한 인용심판 또는 인용결정, 조정조서 또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및 같은 조 제3항에 따른 가처분 결정에 따라 반환의 대상이 된 아동(이하 “아동”이라 한다)의 인도를 위한 집행절차에 관하여는 「민사집행법」 제257조를 준용한다.
② 이 예규에 따른 아동의 인도 집행절차에는 「유아인도를 명하는 재판의 집행절차(재특 82-1)」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 부칙(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
제2조(적용례) 이 예규는 이 예규 시행 당시 집행이 계속 중인 사건에도 적용한다.
[관련조항]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257조(동산인도청구의 집행) 채무자가 특정한 동산이나 대체물의 일정한 수량을 인도하여야 할 때에는 집행관은 이를 채무자로부터 빼앗아 채권자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구 유아인도를 명하는 재판의 집행절차(재특 82-1)(2003. 9. 17. 대법원재판예규 제917-2호로 개정되고, 2025. 1. 15. 대법원재판예규 제1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 집행의 방법
유체동산인도청구권의 집행절차(민사집행법 제257조)에 준하여 집행관이 이를 강제집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집행관은 그 집행에 있어서 일반동산의 경우와는 달리 수취할 때에 세심한 주의를 하여 인도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그 유아가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에 그 유아 자신이 인도를 거부하는 때에는 집행을 할 수 없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로 제정된 것)
제1조 (목적) 이 예규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의 아동반환 청구에 대한 인용심판 또는 인용결정, 조정조서 또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및 같은 조 제3항에 따른 가처분 결정에 따라 집행관이 반환 대상 아동의 인도를 집행하는 데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유아가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 그 유아 자신이 인도를 거부하는 때에는 집행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한 구 유아인도 예규의 적용을 배제함으로써, 집행관이 심사와 재량의 여지없이 기계적으로 집행행위를 하도록 하므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의사능력이 있는 아동이 그의 거부의사에도 불구하고 강제적으로 반환되도록 하여 아동의 인격권, 생명권,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등 아동의 기본권 실현에 기본적이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을 제한하면서 법률로써 정하지 않아 의회유보의 원칙에 위배된다.
다. 심판대상조항은 집행채무자나 의사능력이 있는 아동에게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집행이 이루어지게 하여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된다.
라. 이 사건 부칙조항은 헤이그아동탈취법에 따른 사건 중 강제집행이 완료되지 않은 모든 사건에 소급적으로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게 하여,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된다.
마. 심판대상조항은 헤이그아동탈취법에 따라 아동반환명령을 받고도 집행되지 않는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하여 의사능력이 있는 아동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강제집행을 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고, 강제력을 동원하여 아동인도집행을 하는 것은 수단의 적합성이 없다.
아동이 인도를 거부하거나, 질병으로 치료를 계속하여야 하고 세밀한 양육과 보호가 필요한 경우, 아동반환심판 시점과 집행 시점 사이의 사정변경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어떠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 또한, 이는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제3조 및 당사국은 자신의 견해를 형성할 능력이 있는 아동에 대하여 본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 있어서 자신의 견해를 자유스럽게 표시할 권리를 보장하며, 아동의 견해에 대하여는 아동의 연령과 성숙도에 따라 정당한 비중이 부여되어야 한다는 제12조에 위배되는 것이다.
청구인 성○○은 의사능력이 있고, 자신이 반환되는 것을 명시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청구인 성○○ 은 ‘디조지증후군’ 및 중등도 난청을 진단받아 미국에서 치료나 언어습득이 어렵고, 엄마인 청구인 조○○과 분리되면 정서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어,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은 아동반환심판의 집행을 쉽게 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중대하므로 법익의 균형성이 충족되지 못한다.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인격권, 주거의 자유를 침해하고, 청구인 성○○의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건강권 등을 침해한다.
바. 구 유아인도 예규를 적용받는 경우 아동이 거부하면 인도집행을 받지 않을 수 있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는 청구인 성○○이 거부하여도 인도집행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권을 침해한다.
사.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 조○○이 희귀 질환을 앓는 자녀를 건강하게 양육할 권리를 침해하고, 헌법 제36조 제2항의 모성보호 규정에도 위배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공권력’이란 입법권·행정권·사법권을 행사하는 모든 국가기관·공공단체 등의 고권적 작용을 말하고, 그 행사 또는 불행사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켜 청구인의 법률관계 내지 법적 지위를 불리하게 변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헌재 2024. 6. 27. 2021헌마753 참조).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지는 것이고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이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지만,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행정관청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경우 상위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법규명령으로서 기능하여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고, 행정규칙이 재량권행사의 준칙으로서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을 이루게 되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이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당하게 되는 경우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게 되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헌재 2007. 8. 30. 2004헌마670 참조).
나. 심판대상조항은 대법원예규로서 헤이그아동탈취법에 따른 아동 반환 시의 집행절차를 정하고 있는 내부 업무처리지침이다. 그런데 헤이그아동탈취법이나,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대법원규칙’ 등 법령에 아동 반환의 집행절차를 대법원예규로 정하도록 위임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령의 직접적인 위임 없이 제정된 것이어서, 법령의 규정이 행정관청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아동이 명시적으로 거부의사를 밝힌 경우’에 대하여 집행을 강행하여야 한다거나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지침을 밝힌 바 없고, ‘집행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던 구 유아인도 예규의 적용을 배제하고 집행관이 아동인도집행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민사집행법 제257조를 준용하도록 하는 취지의 내부 준칙에 해당한다. 즉 반환의무의 발생 및 그 강제실현은 어디까지나 아동반환심판이라는 집행권원과 민사집행법 등 상위 법령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심판대상조항 자체가 당사자에게 새로운 권리·의무를 직접 형성하거나 법률관계를 직접 변동시키는 것은 아니다.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 여부는 원칙적으로 심판대상조항 그 자체가 아니라, 개별 사건에서 집행관이 어떠한 방식으로 집행권한을 행사하였는지 또는 이에 대한 법원의 재판이 어떠하였는지에 의하여 좌우된다.
한편 재량준칙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행정관행을 이루어 대외적인 구속력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아동의 의사능력이 있고 명시적으로 거부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집행을 강행하여야 한다’는 등 일률적 결과를 직접 명령하는 내용도 아닐뿐더러 시행 이후 집행의 진행·중단 여부 및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동일한 처리의 반복을 통하여 행정관행이 성립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5. 결론
따라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
청 구 인 1. 조○○
2. 성○○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모 조○○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담당변호사 임해성 외 1인
법무법인 세결
담당변호사 배준식 외 2인
법무법인(유한) 해송
담당변호사 이정미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 성○○은 청구인 조○○과 청구외 성□□의 혼인 중 2016. 3. 31. 미합중국 ○○주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청구인 조○○은 2018. 6. 29. 워싱턴주 ○○ 법원에 성□□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이혼소송 계속 중 청구인 조○○은 청구인 성○○과 함께 2019. 6. 3.부터 2019. 6. 23.까지 대한민국에 다녀오겠다고 하였고, 성□□이 2019. 5. 2. 이에 동의하였다.
나. 청구인 조○○ 과 성○○ 은 2019. 6. 3. 미국을 떠나 2019. 6. 4. 대한민국에 입국하였으나, 예정된 2019. 6. 23. 미국에 돌아가지 않았다. 다음 날인 2019. 6. 24. 청구인 조○○ 은 성□□의 대리인에게, 성□□이 청구인 성○○의 대한민국 여권을 분실신고하여 청구인 성○○이 대한민국에서 출국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알렸다. 성□□이 2018. 11. 14. 청구인 성○○의 대한민국 여권에 관하여 분실신고를 하였으므로 청구인 성○○의 대한민국 여권이 실효되었다가, 이후 청구인 성○○에 관하여 2019. 8. 6. 대한민국 여권이 다시 발급되었다.
다. 성□□은 2019. 7. 4. 서울가정법원에 청구인 조○○을 상대로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헤이그아동탈취법’이라 한다)에 따라 청구인 성○○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아동반환청구를 하였고, 2019. 12. 13. 그 청구가 인용되었다(서울가정법원 2019느단52434 심판, 이하 ‘이 사건 아동반환심판’이라 한다).
이에 청구인 조○○이 항고하였으나 2020. 12. 11. 기각되었고(서울가정법원 2020브30003 결정), 재항고하였으나 2021. 4. 1.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었다(대법원 2021스513 결정).
그런데 청구인 성○○은 위 항고심 심문기일이 종결된 2020. 5. 8. 이후 2020. 10. 7.경 22번 염색체 결손으로 인하여 생기는 ‘디조지증후군’을 진단 받았고, 2022. 3. 7.에는 ‘발달지연 및 소아기의 비특정형 행동장애(NOS, Not Otherwise Specified)’를, 2022. 11. 7.에는 ‘선택적 함구증’을 각 진단 받았다.
라. 구 ‘유아인도를 명하는 재판의 집행절차(재특 82-1)’(2003. 9. 17. 대법원재판예규 제917-2호로 개정되고, 2025. 1. 15. 대법원재판예규 제1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유아인도 예규’라고 한다)는 유아가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에 그 유아 자신이 인도를 거부하는 때에는 집행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 사건 아동반환심판을 집행권원으로 2022. 4. 21. 청구인 조○○의 주거지에서 제1차 인도집행이 시도되었으나 청구인 성○○의 의사에 반하므로 실시되지 못하였고, 2023. 7. 10. 청구인 성○○의 학교에서 이루어진 제2차 인도집행 시도도 청구인 성○○ 의 의사에 반하므로 그 집행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마. 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로 제정되고 2024. 4. 1.부터 시행된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이하 ‘헤이그 예규’라 한다) 제2조 제1항은 헤이그아동탈취법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인용심판에 따라 반환대상이 된 아동의 인도를 위한 집행절차에 민사집행법 제257조를 준용하고, 제2항은 유아인도 예규를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하였으며, 부칙 제2조는 이 예규 시행 당시 집행이 계속 중인 사건에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바. 헤이그 예규 시행(2024. 4. 1.) 뒤, 이 사건 아동반환심판을 집행권원으로, 2024. 4. 29. 청구인 조○○의 주거지에서 제3차 인도집행이 시도되었으나, 청구인 성○○이 부재하여 집행이 실시되지 못하였다. 청구인들은 헤이그 예규 제2조 및 부칙 제2조가 청구인들의 인격권,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하면서 2024. 5. 1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헤이그 예규 부칙 제2조 전체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이 사건에서는 헤이그 예규 제2조를 이 예규 시행 당시 집행이 계속 중인 사건에도 적용하는 것이 문제된 것이므로, 심판대상을 헤이그 예규 부칙 제2조 중 같은 예규 제2조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하기로 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 부칙(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 제2조 중 같은 예규 제2조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하고, 헤이그 예규 제2조와 이 사건 부칙조항을 통틀어 심판대상조항이라고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아동인도의 강제집행절차) ①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12조 제1항의 아동 반환 청구에 대한 인용심판 또는 인용결정, 조정조서 또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및 같은 조 제3항에 따른 가처분 결정에 따라 반환의 대상이 된 아동(이하 “아동”이라 한다)의 인도를 위한 집행절차에 관하여는 「민사집행법」 제257조를 준용한다.
② 이 예규에 따른 아동의 인도 집행절차에는 「유아인도를 명하는 재판의 집행절차(재특 82-1)」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 부칙(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
제2조(적용례) 이 예규는 이 예규 시행 당시 집행이 계속 중인 사건에도 적용한다.
[관련조항]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257조(동산인도청구의 집행) 채무자가 특정한 동산이나 대체물의 일정한 수량을 인도하여야 할 때에는 집행관은 이를 채무자로부터 빼앗아 채권자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구 유아인도를 명하는 재판의 집행절차(재특 82-1)(2003. 9. 17. 대법원재판예규 제917-2호로 개정되고, 2025. 1. 15. 대법원재판예규 제1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 집행의 방법
유체동산인도청구권의 집행절차(민사집행법 제257조)에 준하여 집행관이 이를 강제집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집행관은 그 집행에 있어서 일반동산의 경우와는 달리 수취할 때에 세심한 주의를 하여 인도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그 유아가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에 그 유아 자신이 인도를 거부하는 때에는 집행을 할 수 없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2024. 1. 10. 대법원재판예규 제1869호로 제정된 것)
제1조 (목적) 이 예규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의 아동반환 청구에 대한 인용심판 또는 인용결정, 조정조서 또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및 같은 조 제3항에 따른 가처분 결정에 따라 집행관이 반환 대상 아동의 인도를 집행하는 데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유아가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 그 유아 자신이 인도를 거부하는 때에는 집행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한 구 유아인도 예규의 적용을 배제함으로써, 집행관이 심사와 재량의 여지없이 기계적으로 집행행위를 하도록 하므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의사능력이 있는 아동이 그의 거부의사에도 불구하고 강제적으로 반환되도록 하여 아동의 인격권, 생명권,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등 아동의 기본권 실현에 기본적이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을 제한하면서 법률로써 정하지 않아 의회유보의 원칙에 위배된다.
다. 심판대상조항은 집행채무자나 의사능력이 있는 아동에게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집행이 이루어지게 하여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된다.
라. 이 사건 부칙조항은 헤이그아동탈취법에 따른 사건 중 강제집행이 완료되지 않은 모든 사건에 소급적으로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게 하여,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된다.
마. 심판대상조항은 헤이그아동탈취법에 따라 아동반환명령을 받고도 집행되지 않는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하여 의사능력이 있는 아동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강제집행을 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고, 강제력을 동원하여 아동인도집행을 하는 것은 수단의 적합성이 없다.
아동이 인도를 거부하거나, 질병으로 치료를 계속하여야 하고 세밀한 양육과 보호가 필요한 경우, 아동반환심판 시점과 집행 시점 사이의 사정변경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어떠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 또한, 이는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제3조 및 당사국은 자신의 견해를 형성할 능력이 있는 아동에 대하여 본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 있어서 자신의 견해를 자유스럽게 표시할 권리를 보장하며, 아동의 견해에 대하여는 아동의 연령과 성숙도에 따라 정당한 비중이 부여되어야 한다는 제12조에 위배되는 것이다.
청구인 성○○은 의사능력이 있고, 자신이 반환되는 것을 명시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청구인 성○○ 은 ‘디조지증후군’ 및 중등도 난청을 진단받아 미국에서 치료나 언어습득이 어렵고, 엄마인 청구인 조○○과 분리되면 정서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어,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은 아동반환심판의 집행을 쉽게 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중대하므로 법익의 균형성이 충족되지 못한다.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인격권, 주거의 자유를 침해하고, 청구인 성○○의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건강권 등을 침해한다.
바. 구 유아인도 예규를 적용받는 경우 아동이 거부하면 인도집행을 받지 않을 수 있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는 청구인 성○○이 거부하여도 인도집행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권을 침해한다.
사.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 조○○이 희귀 질환을 앓는 자녀를 건강하게 양육할 권리를 침해하고, 헌법 제36조 제2항의 모성보호 규정에도 위배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공권력’이란 입법권·행정권·사법권을 행사하는 모든 국가기관·공공단체 등의 고권적 작용을 말하고, 그 행사 또는 불행사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켜 청구인의 법률관계 내지 법적 지위를 불리하게 변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헌재 2024. 6. 27. 2021헌마753 참조).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지는 것이고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이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지만,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행정관청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경우 상위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법규명령으로서 기능하여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고, 행정규칙이 재량권행사의 준칙으로서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을 이루게 되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이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당하게 되는 경우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게 되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헌재 2007. 8. 30. 2004헌마670 참조).
나. 심판대상조항은 대법원예규로서 헤이그아동탈취법에 따른 아동 반환 시의 집행절차를 정하고 있는 내부 업무처리지침이다. 그런데 헤이그아동탈취법이나,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대법원규칙’ 등 법령에 아동 반환의 집행절차를 대법원예규로 정하도록 위임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령의 직접적인 위임 없이 제정된 것이어서, 법령의 규정이 행정관청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아동이 명시적으로 거부의사를 밝힌 경우’에 대하여 집행을 강행하여야 한다거나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지침을 밝힌 바 없고, ‘집행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던 구 유아인도 예규의 적용을 배제하고 집행관이 아동인도집행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민사집행법 제257조를 준용하도록 하는 취지의 내부 준칙에 해당한다. 즉 반환의무의 발생 및 그 강제실현은 어디까지나 아동반환심판이라는 집행권원과 민사집행법 등 상위 법령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심판대상조항 자체가 당사자에게 새로운 권리·의무를 직접 형성하거나 법률관계를 직접 변동시키는 것은 아니다.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 여부는 원칙적으로 심판대상조항 그 자체가 아니라, 개별 사건에서 집행관이 어떠한 방식으로 집행권한을 행사하였는지 또는 이에 대한 법원의 재판이 어떠하였는지에 의하여 좌우된다.
한편 재량준칙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행정관행을 이루어 대외적인 구속력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아동의 의사능력이 있고 명시적으로 거부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집행을 강행하여야 한다’는 등 일률적 결과를 직접 명령하는 내용도 아닐뿐더러 시행 이후 집행의 진행·중단 여부 및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동일한 처리의 반복을 통하여 행정관행이 성립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5. 결론
따라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