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헌바4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라목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6년 4월 29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2헌바4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라목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김○○
대리인 법무법인 삼우담당변호사 김주식, 박재희
당 해 사 건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2021고합46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선 고 일 2026. 4. 29.
【주 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된것) 제5조 제1항 중‘금융회사등’가운데 제2조 제1호 라목 중‘농업협동조합법제2조 제2호에 따른 지역조합’에 관한 부분 및 제5조 제4항 제2호 가운데 위 조항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전남 (주소 생략)에 있는 ○○농업협동조합의 하나로마트에서 점장으로 근무한 자로, 2015. 추석 무렵부터 2019. 11. 6.경까지 식자재 납품 회사 운영자 등으로부터 인사비, 휴가비, 경비 등 명목으로 4억 490만 원을 교부받아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으로서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법원은 그 중 6,000만 원의 수수를 인정하여 2022. 5. 25. 징역 4년 및 벌금 1억 2천만 원을 선고하였다(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2021고합46).
나. 청구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청구인이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으로서 납품 편의 등의 명목으로 그 직무에 관하여 62,737,110원을 초과하는 액수 미상의 돈을 수수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인정하여 2025. 1. 9.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3년 6개월 및 벌금 1억 2천만 원을 선고하였다(광주고등법원 2022노178). 이에 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2025. 4. 15. 기각되어 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25도1247).
다. 한편, 청구인은 위 소송의 제1심 계속 중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한 경우를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라목, 제5조 제1항, 제4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2. 2. 3. 그 신청이 기각되자(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2022초기9), 2022. 2.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라목, 제5조 제1항, 그리고 제4항 전체를 심판대상으로 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조항은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의 수재 등의 죄를 처벌함에 있어 그 수수액이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일 때에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 규정이므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에 관해서는 그 중 제2호 가운데 제1항에 관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나아가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라목은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과 농협은행이 ‘금융회사등’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청구인은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에 해당하는 ‘지역조합’을 금융회사 등에 포함하여 그 임직원의 수재 등의 죄를 처벌하고 그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것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다. 그러므로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의 수재 등의 죄에 대한 처벌 및 그 수수액에 따른 가중처벌을 규정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과 같은 조 제4항 제2호 중 제1항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중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라목 가운데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의 일부로서 ‘농업협동조합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지역조합’ 소속 임직원의 수재 등을 처벌하는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하고,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라목은 별도의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1항 중 ‘금융회사등’ 가운데 제2조 제1호 라목 중 ‘농업협동조합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지역조합’에 관한 부분(이하 ‘수재행위처벌조항’이라 한다) 및 같은 법 제5조 제4항 제2호 가운데 위 조항에 관한 부분(이하 ‘가중처벌조항’이라 하고, 수재행위처벌조항과 함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된 것)
제5조(수재 등의 죄) ① 금융회사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收受), 요구 또는 약속하였을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경우에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수수액"이라 한다)이 3천만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2. 수수액이 5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일 때: 7년 이상의 유기징역
[관련조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금융회사등"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라.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과 농협은행
제5조(수재 등의 죄)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경우에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수수액"이라 한다)이 3천만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수수액이 1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3. 수수액이 3천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일 때: 5년 이상의 유기징역
⑤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경우에 수수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되고, 2026. 3. 10. 법률 제214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조합"이란 지역조합과 품목조합을 말한다.
2. "지역조합"이란 이 법에 따라 설립된 지역농업협동조합과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을 말한다.
3. "품목조합"이란 이 법에 따라 설립된 품목별ㆍ업종별 협동조합을 말한다.
4. "중앙회"란 이 법에 따라 설립된 농업협동조합중앙회를 말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지역조합 소속 임직원에게 적용되는 반면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중앙회’라 한다)와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 소속 임직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 결과 지역조합 소속 하나로마트 임직원은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됨에 반하여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자회사인 농협유통 및 농협하나로유통 소속의 하나로마트(이하 ‘농협경제지주 소속 하나로마트’라 한다) 임직원은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이는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농협경제지주 소속 하나로마트가 지역조합 소속 하나로마트보다 규모가 크고, 농협중앙회 소속 임직원의 비위 행위 등이 미치는 사회적인 파장과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음에도 지역조합의 임직원에게만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것은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특정경제범죄법은 금융 관련 업무를 실제로 담당하거나 취급하는 금융기관의 임직원에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지역조합의 경제사업 분야인 하나로마트의 운영에만 관여할 뿐 신용사업 등의 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하거나 취급하지 않는 지역조합 소속 임직원에게도 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하거나 취급하는 금융기관 등의 임직원과 동일하게 특정경제범죄법을 적용하는 것은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
(1)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라목은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기관 가운데 조합과 농협은행만을 금융회사 등에 포함할 뿐 중앙회와 그 자회사는 규율 대상에 포함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심판대상조항은 농업협동조합(이하 ‘농협’이라 한다)의 지역조합 소속 하나로마트의 임직원에 대해서는 그 직무 관련 수재 등 행위를 처벌하고 그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하지만, 중앙회 및 농협경제지주 소속 하나로마트의 임직원의 경우는 위와 같은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러한 차별취급이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2) 심판대상조항은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와 관계없이 그 직무 관련 수재 등 행위를 처벌하고 있으므로, 지역조합 소속 하나로마트의 임직원도 그 처벌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지역조합에서 금융 관련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지 아니하는 임직원의 직무 관련 수재 등 행위를 금융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의 경우와 같이 처벌하는 것이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나. 중앙회 및 농협경제지주 소속 하나로마트 임직원과의 관계에서의 판단
(1) 범죄의 처벌에 관한 문제는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상당한 입법재량이 인정되어야 하는 영역이고, 직무와 관련된 수재행위를 형사처벌할 것인지는 그 직무의 공공적 성격을 감안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에 해당한다(헌재 2020. 3. 26. 2017헌바129등 참조).
또한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각 목에서 정한 금융회사 등에는 비록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과 구성원의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조합 등이 함께 포함되어 있지만, 그 사업 내지 업무가 공공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국가의 경제정책과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임직원에 대하여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청렴의무를 부과하여 그 직무의 불가매수성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하는 데에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가 있다(헌재 2012. 12. 27. 2011헌바217; 헌재 2013. 7. 25. 2011헌바397등 참조).
특정경제범죄법은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에 대한 처벌규정으로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수재 등의 죄 이외에도 알선수재의 죄, 사금융 알선 등의 죄, 저축 관련 부당행위의 죄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그 중 사금융 알선 등의 죄는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이익 또는 소속 금융회사 등 외의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자기의 계산으로 또는 소속 금융회사 등 외의 제3자의 계산으로 ‘금전의 대부ㆍ채무의 보증 또는 인수를 하거나 이를 알선하였을 때’를 처벌하고 있고(특정경제범죄법 제8조), 저축 관련 부당행위의 죄는 ‘저축을 하는 사람 또는 저축을 중개하는 사람’이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으로부터 그 저축에 관하여 법령 또는 약관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금융회사 등의 규정에 따라 정하여진 이자, 복금, 보험금, 배당금, 보수 외에 어떤 명목으로든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하거나 제3자에게 공여하였을 경우(특정경제범죄법 제9조 제1항), ‘저축을 하는 사람’이 그 저축과 관련하여 그 저축을 중개하는 자 또는 그 저축과 관계없는 제3자에게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대출 등을 받게 하였을 때 또는 ‘저축을 중개하는 사람’이 그 저축과 관련하여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대출 등을 받거나 그 저축과 관계없는 제3자에게 대출 등을 받게 하였을 때(제2항),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공여하거나 대출 등을 하였을 때(제3항) 이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2011. 3. 31. 법률 제105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농업협동조합법은 중앙회가 신용사업을 수행하면서 회원의 예금 수납, 회원에 대한 자금 대출, 은행법에 따른 은행업무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지만, 위 개정 후 중앙회의 금융사업은 농협금융지주회사체제로 전환되었고, 은행업무는 그 자회사인 농협은행이 수행하게 되었다. 농업협동조합법의 개정 이후 중앙회는 상호금융사업 부문을 통해 지역조합의 신용사업 지도, 여유자금의 운용ㆍ관리 등 지역조합의 신용부문에 대한 지원 또는 조합의 자금을 운용하는 사업을 주로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지역조합은 하나의 조합에서 교육ㆍ지원사업, 경제사업, 신용사업, 복지후생사업 등을 모두 수행하는 반면, 중앙회는 농업협동조합법이 2011. 3. 31. 법률 제10522호로 개정된 이후 교육ㆍ지원사업과 상호금융사업을 중심으로 수행하게 되었다. 농협경제지주 소속 하나로마트는 경제사업을 수행하는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자회사로서, 상호공제사업을 수행하는 중앙회, 신용사업 또는 금융사업을 수행하는 농협금융지주회사 또는 소속 농협은행과는 별개의 법인에 해당한다.
특정경제범죄법의 입법취지와 위와 같은 심판대상조항 외 다른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에 대한 처벌규정을 살펴보면, 특정경제범죄법에서 말하는 금융회사 등은 예금 또는 대출과 같은 은행ㆍ신용업무를 하는 회사를 규율 대상으로 하여 설계된 것으로 볼 수 있고, 농협의 경우 농업협동조합법이 개정된 이후에는 지역조합과 농협은행이 이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라목에서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기관 가운데 심판대상조항에서 문제 되는 지역조합을 포함하는 ‘조합’ 및 ‘농협은행’만을 ‘금융회사등’에 해당한다고 규정하여 그 임직원의 직무와 관련된 수재행위를 처벌하기로 한 입법자의 정책적 결단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2) 지역조합은 조합원의 예금과 적금의 수입, 조합원에게 필요한 자금의 대출, 내국환, 어음할인 등의 신용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조합의 신용사업은 조합원ㆍ준조합원 등 지역 기반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데, 지역조합은 지역조합의 구역에 주소, 거소나 사업장이 있는 농업인을 조합원으로 하여 구성되며, 지역조합의 구역에 주소, 거소를 둔 자는 준조합원이 될 수 있다. 반면, 중앙회의 상호금융사업은 회원을 대상으로 한다. 중앙회는 지역조합, 품목조합, 품목조합연합회를 회원으로 하고, 준회원 역시 조합공동사업법인 및 농업 또는 농촌 관련 단체와 법인만이 가입할 수 있어 중앙회가 농업인 개인 또는 지역 주민과 직접적 관계를 맺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지역조합의 경우 하나로마트를 비롯해 기획, 마트, 경제, 신용 등의 수행사업이 하나의 조합 안에 함께 속해 있고, 개별 지역조합에 속한 임직원의 수가 중앙회와 그 소속 자회사들에 비하여 적으며, 지역조합 간 또는 중앙회로의 인사이동은 사실상 다른 회사로 적을 옮기는 것과 같이 어려운 반면, 지역조합 안에서의 이동은 직무 이동에 불과하여 임면권자인 조합장의 권한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등 조합 내부의 인적 결합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역조합은 조합원들 간의 연대 및 지역적 폐쇄성이 강하여 임직원의 직무와 관련한 수재 행위가 발생할 경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중앙회에 비해 훨씬 크다고 할 것이며, 이로 인하여 조합원 상호간의 인적 신뢰가 붕괴되면 협동조합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존속 자체가 위협받게 될 우려가 있다(헌재 2012. 2. 23. 2010헌바480 참조).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지역조합 임직원을 수재 등의 죄로 처벌하고 그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함으로써 지역조합의 임직원과 중앙회 및 농협경제지주 소속 하나로마트의 임직원 사이에 차별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직무와 관련된 수재 등 행위의 처벌 범위를 정하는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워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다. 금융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과의 관계에서의 판단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의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라 함은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지위에 수반하여 취급하는 일체의 사무를 말하는 것으로서,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행위뿐만 아니라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경우와 그 직무와 관련하여 사실상 처리하고 있는 행위까지도 모두 포함되고, 또한 그 직무가 금융회사 등의 신용사업 내지 주된 사업과 관련된 것인지, 그 외의 사업과 관련된 것인지 구별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도4293 판결 등 참조).
농협의 지역조합은 경제사업, 신용사업, 기타 경제적, 문화적 생활수준의 향상을 위한 교육ㆍ지원사업, 그리고 국가나 공공단체등이 위탁하는 사업을 두루 그 사업내용으로 하고, 그 업무에 있어서 조합원 또는 회원을 위하여 최대한 봉사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또한, 지역조합은 설립 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하고, 임원의 자격과 임직원의 겸직에 대한 일정한 제한이 있으며, 한편으로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이 사업에 협력하며 필요한 경비를 보조하거나 융자하고 부과금을 면제하는 등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볼 때, 지역조합은 경제적 기능에 있어서 금융회사에 준하는 공공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헌재 2001. 3. 21. 99헌바72등 참조).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을 금융회사 등에 포함하여 그 소속 임직원에 대해 모든 직무와 관련하여 청렴의무를 부과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조합의 공공성, 공익과의 긴밀한 관련성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므로, 지역조합의 임직원이 그 지위에 수반하여 취급하는 일체의 직무에 관하여, 즉 그 직무가 지역조합의 신용사업 내지 주된 사업과 관련된 것인지, 그 외의 사업과 관련된 것인지를 구별하지 않고 그에 관하여 대가를 받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지역조합의 임직원에 대해서 높은 수준의 청렴성 및 불가매수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규제라 할 것이다(헌재 2013. 7. 25. 2011헌바397등; 헌재 2016. 3. 31. 2015헌바197등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지역조합에서 금융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과 금융 외의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을 같게 취급하여, 후자에게도 전자와 동일한 정도의 청렴의무를 부과하고 그 직무 관련 수재 등 행위를 처벌하며 그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것은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라. 가중처벌조항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헌법재판소는 2017. 12. 28. 2017헌바193 결정 등에서, 직무관련 수재 등 행위는 일반적인 형사범에 비하여 범행의 동기나 행위의 태양 등이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고, 그것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병폐와 피해는 수수액이 많을수록 심화될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수수액이 증가하면 범죄에 대한 비난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에 비추어 수수액을 기준으로 한 단계적 가중처벌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가중처벌조항을 포함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 제2호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등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위 헌법재판소의 선례를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선례의 취지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가중처벌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가중처벌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 제1호 등에 관하여 판단한 헌재 2026. 2. 26. 2024헌바422 결정의 반대의견과 동일한 취지로,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가중처벌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하고,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밝힌다.
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우리 헌법은 국가 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려는 법치국가의 실현을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고, 법치국가의 개념은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죄질과 그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적절한 비례 관계가 지켜질 것을 요구하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이 무제한한 것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형벌의 위협으로부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요구와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헌재 2016. 6. 30. 2015헌바132; 헌재 2017. 7. 27. 2015헌바417; 헌재 2019. 2. 28. 2016헌가13 등 참조).
이러한 요구는 특별형법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重罰)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 처벌규정의 보호법익 및 형벌의 범죄예방효과 등에 비추어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그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함으로써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헌법에 반한다(헌재 2003. 11. 27. 2002헌바24; 헌재 2006. 4. 27. 2006헌가5; 헌재 2019. 2. 28. 2016헌가13 참조).
(2) 우리 법체계상 수재행위처벌조항을 포함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 외에 사인에 대하여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직무 관련 수재 등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은 매우 드물고,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것은 가중처벌조항을 포함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이 유일하다. 그중 가중처벌조항을 포함한 제2호는 금융회사 등 임직원의 직무 관련 수수액이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일 때에는 일률적으로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징역형의 하한이 지나치게 높다.
형사정책적 측면에서 보면,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에 대한 양형 실무상 정상참작감경이 일상화되어 있어 감경 없이 선고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고, 수수액이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일 경우에 적용되는 제2호의 하한인 7년의 징역형은 실제 재판에서 선고되지 않는 실효성이 없는 법정형으로, 그 입법취지, 즉 강한 엄벌주의를 통하여 달성하려고 했던 일반예방의 목적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실효성 없는 형벌은 법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법질서의 영속성과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형벌의 일반예방적 기능까지 해치게 된다.
(3) 또한 가중처벌조항은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범인의 성행, 전과 유무,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죄질과 상관없이 법관으로 하여금 정상참작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법관의 양형 재량의 범위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물론, 입법자가 수수액에 따라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겠다고 결정하고, 법정형 책정에 관한 여러 가지 요소의 종합적 고려에 따라 법률 그 자체로 법관에 의한 양형 재량의 범위를 좁혀 놓았다면, 이러한 가치판단은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가중처벌조항의 법정형은 2007. 5. 17. 개정 당시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의 금액을 수수한 경우 7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규정되었는데, 현재는 위 2007. 5. 17.로부터 18년이 더 지난 시점이다. 가중처벌조항이 개정된 2007년 이후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경제규모(GDP, 명목)는 2007년 대비 약 2.2배 증가하였고, 1인당 국민총소득(실질) 역시 약 1.5배 증가하였다. 특히 화폐가치의 판단 기준 중 하나인 소비자물가지수는 2007년 대비 약 1.5배 상승하였다. 이와 같이 경제성장 등의 이유로 화폐가치가 크게 변동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중처벌조항은 약 18년간 가중처벌의 기준이 되는 수수액이 개정되지 않은 채 현재까지 유지되어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바, 그동안의 경제규모의 확대 및 물가상승 등을 감안하여 18년 전 입법자의 결단을 재검토할 시점이 되었다고 보인다.
(4) 나아가 가중처벌조항은 징역 7년 이상으로 하한을 제한하여 집행유예를 배제할 뿐만 아니라 징역 3년 6월 미만의 자유형으로 처단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실무상 법관으로 하여금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하고 일상적으로 정상참작감경을 한 후 수수액수에만 의존하여 최하한의 형을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형벌개별화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금융회사 등 임직원 개인이 수수한 금품 등이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공여자는 대출 등을 통하여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까지 천문학적인 부정한 이익을 취득하게 되고, 해당 금융회사나 채권자 등의 제3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손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그와 같이 공여자가 얻게 되는 막대한 규모의 부정한 이익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적 해악의 크기를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는 구체적 사안에서 개별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양형 요소이고, 불법과 책임이 큰 경우 중하게 처벌하는 문제는 법정형의 ‘하한’이 아니라 ‘상한’과 관련된 것으로 가중처벌조항은 법정형의 상한을 30년으로 높게 규정함으로써 충분히 중한 불법과 책임에 걸맞은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하한’은 죄질이 가장 가벼운 사안의 경우 법관이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 행위자의 책임 정도에 상응하는 낮은 선고형을 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설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공여자가 얻게 되는 부정한 이익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적 해악의 크기를 일반화하여 입법자가 법정형의 하한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함으로써, 죄질이 가벼운 행위까지 모두 엄히 처벌하고, 결과적으로 죄질의 경중에 관계없이 수수액수에만 의존하여 선고형이 정해지기에 이르렀다면, 이는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 설정에 실패한 것이고, 책임주의에 반하는 것이 된다. 즉, 법정형이 과중한 나머지 선고형이 사실상 법정형의 하한에서 1회 감경한 수준의 형량으로 수렴된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형벌이 구체적인 책임에 맞게 개별화되는 것이 아니라 획일화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법관의 양형을 전제로 하는 법정형의 기능이 상실될 수도 있다(헌재 2023. 2. 23. 2021헌가9등 참조).
금융산업의 발전과 확대에 따라 금융회사 등 임직원이 담당하는 업무가 다양화되고 있어 금융회사 등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업무가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이러한 요소도 법관이 개별 사건에서 선고형을 정함에 있어 참작하여야 할 요소이다. 특히 심판대상조항에서 규정하는 농협의 지역조합은 조합원의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하여 조합원의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지위 향상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농업협동조합법 제13조), 금융업 외에도 농촌의 주거 및 생활환경 개선과 문화 향상, 농촌 및 농업인의 정보화 등을 위한 교육ㆍ지원사업, 농산품의 판매나 농촌형 주택 보급과 같은 경제사업, 장제ㆍ의료지원과 같은 복지후생사업, 국가나 공공단체등이 위탁하는 사업 등을 두루 수행하고 있어 지역조합의 임직원이 수행하는 업무 중에는 금융과 무관한 업무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가중처벌조항은 법관이 개별 사건에서 이러한 양형 요소들을 고려할 여지를 두지 않고, 지역조합 임직원 모두에 대하여 업무의 내용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공무원과 마찬가지의 청렴의무를 부과하여 실질적으로 금품 수수액에 따라서만 엄격하게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법원의 양형기준제도를 통하여 수수액 외에도 부정한 업무처리 여부, 금융회사 등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실질적 피해의 정도, 금품수수의 횟수 등 구체적 양형인자를 참작하여 개별책임에 부합하는 양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가중처벌조항이 수수액만을 기준으로 하여 법정형의 하한을 일률적으로 징역 7년 이상으로 높이고 있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5) 한편,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5항 중 ‘제4항 제2호’에 관한 부분 및 같은 법 제5조 제5항 중 ‘제1항’에 관한 부분(이하 이를 통칭하여 ‘벌금병과조항’이라 한다)은 수재행위처벌조항 및 가중처벌조항에 대한 가중규정으로서 수수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정하고 있다. 특히 수수액이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이어서 가중처벌조항에 의하여 처벌을 받게 되는 행위자는 법정형 기준으로 7년 이상의 징역형과 함께 최소한 1억 원(5천만 원 × 2배) 이상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라는 가중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형법상 노역장유치조항(제70조)은 선고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가중처벌조항의 적용을 받는 행위자에 대해 최소한 1억 원 이상의 벌금형의 필수적 병과를 예정하고 있는 벌금병과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될 경우 최소한 300일 이상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즉 벌금병과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된 결과 배수벌금을 감당할 재력이 없어 환형처분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조항에서 정한 징역형 외에 별도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헌재 2020. 3. 26. 2017헌바129등 중 반대의견 참조).
이와 같이 벌금병과조항의 적용 구조를 고려하여 볼 때, 가중처벌조항이 정한 법정형의 하한 자체가 전체 형벌체계 내에서 이미 지나치게 높은데다가, 여기에 더하여 필요적 벌금형이 부과되어 사실상 행위자에게 추가적 실형이 가중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그 결과 행위자의 책임 정도에 비해 과중한 처벌이 부과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특히 선고유예는 범행의 가담 정도가 극히 경미하거나 실질적 피해가 거의 없는 경우 등과 같이 유죄임에도 형의 선고를 유예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이루어지므로, 행위자가 벌금형에 대한 선고유예를 받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결국 가중처벌조항은 벌금병과조항과 맞물려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에 따라 법관이 적정한 양형을 정할 수 없도록 한다.
(6) 따라서 가중처벌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나.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으로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가중처벌조항은 금융회사 등에 해당하는 농협의 지역조합 임직원이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의 금품 등을 수수ㆍ요구 또는 약속한 경우 공무원의 수뢰행위와 동일하게 가중처벌하고 있다. 공무원과 농협의 지역조합 임직원은 수행하는 업무와 책임, 신분보장의 정도 등에 있어 현저한 차이가 있어 농협의 지역조합 임직원에게 공무원과 맞먹는 정도의 청렴성이나 직무의 불가매수성을 요구하기 어려우므로, 농협의 지역조합 임직원의 수재행위를 처벌하는 것을 넘어 공무원과 동일하게 가중처벌까지 하는 것은 과도하다.
(2) 또한 농협의 지역조합을 비롯한 금융회사 등 임직원과 마찬가지로 공공성이 강한 다른 공무원 아닌 사인의 직무 관련 수재죄 등의 법정형과 비교하여 보아도 가중처벌조항의 법정형이 지나치게 과중하다. 파산관재인 등의 수재죄도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점에서 금융회사 등 임직원의 수재죄와 같지만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조항에 비하여 낮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45조 제1항 및 제2항, 제655조 제1항). 공인회계사의 수재죄는 부정한 청탁을 별도의 구성요건으로 요구하면서도 법정형 역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조항에 비하여 낮다(공인회계사법 제53조 제1항 제1호). 변호사 역시 판사·검사 그 밖에 재판·수사기관의 공무원에게 제공하거나 그 공무원과 교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병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가중처벌조항에 비하여 낮은 형량을 규정하고 있다(변호사법 제110조). 더욱이 이들의 직무 관련 수재죄는 모두 수수액에 따른 법정형 가중조항을 두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가중처벌조항은 공공성이 강한 사인의 직무 관련 수재죄의 법정형과 비교하여도 지나치게 과중하다.
(3)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농협의 지역조합 임직원의 수재행위를 공무원의 수뢰행위와 동일하게 가중처벌하는 것은 다른 사인들의 수재행위에 비해 과도하게 징벌의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를 발견하기 어려운바, 가중처벌조항은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다. 소결
그렇다면 가중처벌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을 준수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형벌체계의 균형을 상실한 것으로 평등원칙에도 위반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사 건 2022헌바4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라목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김○○
대리인 법무법인 삼우담당변호사 김주식, 박재희
당 해 사 건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2021고합46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선 고 일 2026. 4. 29.
【주 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된것) 제5조 제1항 중‘금융회사등’가운데 제2조 제1호 라목 중‘농업협동조합법제2조 제2호에 따른 지역조합’에 관한 부분 및 제5조 제4항 제2호 가운데 위 조항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전남 (주소 생략)에 있는 ○○농업협동조합의 하나로마트에서 점장으로 근무한 자로, 2015. 추석 무렵부터 2019. 11. 6.경까지 식자재 납품 회사 운영자 등으로부터 인사비, 휴가비, 경비 등 명목으로 4억 490만 원을 교부받아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으로서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법원은 그 중 6,000만 원의 수수를 인정하여 2022. 5. 25. 징역 4년 및 벌금 1억 2천만 원을 선고하였다(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2021고합46).
나. 청구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청구인이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으로서 납품 편의 등의 명목으로 그 직무에 관하여 62,737,110원을 초과하는 액수 미상의 돈을 수수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인정하여 2025. 1. 9.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3년 6개월 및 벌금 1억 2천만 원을 선고하였다(광주고등법원 2022노178). 이에 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2025. 4. 15. 기각되어 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25도1247).
다. 한편, 청구인은 위 소송의 제1심 계속 중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한 경우를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라목, 제5조 제1항, 제4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2. 2. 3. 그 신청이 기각되자(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2022초기9), 2022. 2.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라목, 제5조 제1항, 그리고 제4항 전체를 심판대상으로 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조항은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의 수재 등의 죄를 처벌함에 있어 그 수수액이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일 때에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 규정이므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에 관해서는 그 중 제2호 가운데 제1항에 관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나아가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라목은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과 농협은행이 ‘금융회사등’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청구인은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에 해당하는 ‘지역조합’을 금융회사 등에 포함하여 그 임직원의 수재 등의 죄를 처벌하고 그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것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다. 그러므로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의 수재 등의 죄에 대한 처벌 및 그 수수액에 따른 가중처벌을 규정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과 같은 조 제4항 제2호 중 제1항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중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라목 가운데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의 일부로서 ‘농업협동조합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지역조합’ 소속 임직원의 수재 등을 처벌하는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하고,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라목은 별도의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1항 중 ‘금융회사등’ 가운데 제2조 제1호 라목 중 ‘농업협동조합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지역조합’에 관한 부분(이하 ‘수재행위처벌조항’이라 한다) 및 같은 법 제5조 제4항 제2호 가운데 위 조항에 관한 부분(이하 ‘가중처벌조항’이라 하고, 수재행위처벌조항과 함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된 것)
제5조(수재 등의 죄) ① 금융회사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收受), 요구 또는 약속하였을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경우에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수수액"이라 한다)이 3천만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2. 수수액이 5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일 때: 7년 이상의 유기징역
[관련조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금융회사등"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라.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과 농협은행
제5조(수재 등의 죄)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경우에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수수액"이라 한다)이 3천만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수수액이 1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3. 수수액이 3천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일 때: 5년 이상의 유기징역
⑤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경우에 수수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되고, 2026. 3. 10. 법률 제214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조합"이란 지역조합과 품목조합을 말한다.
2. "지역조합"이란 이 법에 따라 설립된 지역농업협동조합과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을 말한다.
3. "품목조합"이란 이 법에 따라 설립된 품목별ㆍ업종별 협동조합을 말한다.
4. "중앙회"란 이 법에 따라 설립된 농업협동조합중앙회를 말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지역조합 소속 임직원에게 적용되는 반면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중앙회’라 한다)와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 소속 임직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 결과 지역조합 소속 하나로마트 임직원은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됨에 반하여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자회사인 농협유통 및 농협하나로유통 소속의 하나로마트(이하 ‘농협경제지주 소속 하나로마트’라 한다) 임직원은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이는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농협경제지주 소속 하나로마트가 지역조합 소속 하나로마트보다 규모가 크고, 농협중앙회 소속 임직원의 비위 행위 등이 미치는 사회적인 파장과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음에도 지역조합의 임직원에게만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것은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특정경제범죄법은 금융 관련 업무를 실제로 담당하거나 취급하는 금융기관의 임직원에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지역조합의 경제사업 분야인 하나로마트의 운영에만 관여할 뿐 신용사업 등의 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하거나 취급하지 않는 지역조합 소속 임직원에게도 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하거나 취급하는 금융기관 등의 임직원과 동일하게 특정경제범죄법을 적용하는 것은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
(1)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라목은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기관 가운데 조합과 농협은행만을 금융회사 등에 포함할 뿐 중앙회와 그 자회사는 규율 대상에 포함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심판대상조항은 농업협동조합(이하 ‘농협’이라 한다)의 지역조합 소속 하나로마트의 임직원에 대해서는 그 직무 관련 수재 등 행위를 처벌하고 그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하지만, 중앙회 및 농협경제지주 소속 하나로마트의 임직원의 경우는 위와 같은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러한 차별취급이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2) 심판대상조항은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와 관계없이 그 직무 관련 수재 등 행위를 처벌하고 있으므로, 지역조합 소속 하나로마트의 임직원도 그 처벌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지역조합에서 금융 관련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지 아니하는 임직원의 직무 관련 수재 등 행위를 금융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의 경우와 같이 처벌하는 것이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나. 중앙회 및 농협경제지주 소속 하나로마트 임직원과의 관계에서의 판단
(1) 범죄의 처벌에 관한 문제는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상당한 입법재량이 인정되어야 하는 영역이고, 직무와 관련된 수재행위를 형사처벌할 것인지는 그 직무의 공공적 성격을 감안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에 해당한다(헌재 2020. 3. 26. 2017헌바129등 참조).
또한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각 목에서 정한 금융회사 등에는 비록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과 구성원의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조합 등이 함께 포함되어 있지만, 그 사업 내지 업무가 공공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국가의 경제정책과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임직원에 대하여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청렴의무를 부과하여 그 직무의 불가매수성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하는 데에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가 있다(헌재 2012. 12. 27. 2011헌바217; 헌재 2013. 7. 25. 2011헌바397등 참조).
특정경제범죄법은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에 대한 처벌규정으로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수재 등의 죄 이외에도 알선수재의 죄, 사금융 알선 등의 죄, 저축 관련 부당행위의 죄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그 중 사금융 알선 등의 죄는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이익 또는 소속 금융회사 등 외의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자기의 계산으로 또는 소속 금융회사 등 외의 제3자의 계산으로 ‘금전의 대부ㆍ채무의 보증 또는 인수를 하거나 이를 알선하였을 때’를 처벌하고 있고(특정경제범죄법 제8조), 저축 관련 부당행위의 죄는 ‘저축을 하는 사람 또는 저축을 중개하는 사람’이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으로부터 그 저축에 관하여 법령 또는 약관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금융회사 등의 규정에 따라 정하여진 이자, 복금, 보험금, 배당금, 보수 외에 어떤 명목으로든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하거나 제3자에게 공여하였을 경우(특정경제범죄법 제9조 제1항), ‘저축을 하는 사람’이 그 저축과 관련하여 그 저축을 중개하는 자 또는 그 저축과 관계없는 제3자에게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대출 등을 받게 하였을 때 또는 ‘저축을 중개하는 사람’이 그 저축과 관련하여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대출 등을 받거나 그 저축과 관계없는 제3자에게 대출 등을 받게 하였을 때(제2항),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공여하거나 대출 등을 하였을 때(제3항) 이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2011. 3. 31. 법률 제105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농업협동조합법은 중앙회가 신용사업을 수행하면서 회원의 예금 수납, 회원에 대한 자금 대출, 은행법에 따른 은행업무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지만, 위 개정 후 중앙회의 금융사업은 농협금융지주회사체제로 전환되었고, 은행업무는 그 자회사인 농협은행이 수행하게 되었다. 농업협동조합법의 개정 이후 중앙회는 상호금융사업 부문을 통해 지역조합의 신용사업 지도, 여유자금의 운용ㆍ관리 등 지역조합의 신용부문에 대한 지원 또는 조합의 자금을 운용하는 사업을 주로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지역조합은 하나의 조합에서 교육ㆍ지원사업, 경제사업, 신용사업, 복지후생사업 등을 모두 수행하는 반면, 중앙회는 농업협동조합법이 2011. 3. 31. 법률 제10522호로 개정된 이후 교육ㆍ지원사업과 상호금융사업을 중심으로 수행하게 되었다. 농협경제지주 소속 하나로마트는 경제사업을 수행하는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자회사로서, 상호공제사업을 수행하는 중앙회, 신용사업 또는 금융사업을 수행하는 농협금융지주회사 또는 소속 농협은행과는 별개의 법인에 해당한다.
특정경제범죄법의 입법취지와 위와 같은 심판대상조항 외 다른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에 대한 처벌규정을 살펴보면, 특정경제범죄법에서 말하는 금융회사 등은 예금 또는 대출과 같은 은행ㆍ신용업무를 하는 회사를 규율 대상으로 하여 설계된 것으로 볼 수 있고, 농협의 경우 농업협동조합법이 개정된 이후에는 지역조합과 농협은행이 이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특정경제범죄법 제2조 제1호 라목에서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기관 가운데 심판대상조항에서 문제 되는 지역조합을 포함하는 ‘조합’ 및 ‘농협은행’만을 ‘금융회사등’에 해당한다고 규정하여 그 임직원의 직무와 관련된 수재행위를 처벌하기로 한 입법자의 정책적 결단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2) 지역조합은 조합원의 예금과 적금의 수입, 조합원에게 필요한 자금의 대출, 내국환, 어음할인 등의 신용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조합의 신용사업은 조합원ㆍ준조합원 등 지역 기반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데, 지역조합은 지역조합의 구역에 주소, 거소나 사업장이 있는 농업인을 조합원으로 하여 구성되며, 지역조합의 구역에 주소, 거소를 둔 자는 준조합원이 될 수 있다. 반면, 중앙회의 상호금융사업은 회원을 대상으로 한다. 중앙회는 지역조합, 품목조합, 품목조합연합회를 회원으로 하고, 준회원 역시 조합공동사업법인 및 농업 또는 농촌 관련 단체와 법인만이 가입할 수 있어 중앙회가 농업인 개인 또는 지역 주민과 직접적 관계를 맺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지역조합의 경우 하나로마트를 비롯해 기획, 마트, 경제, 신용 등의 수행사업이 하나의 조합 안에 함께 속해 있고, 개별 지역조합에 속한 임직원의 수가 중앙회와 그 소속 자회사들에 비하여 적으며, 지역조합 간 또는 중앙회로의 인사이동은 사실상 다른 회사로 적을 옮기는 것과 같이 어려운 반면, 지역조합 안에서의 이동은 직무 이동에 불과하여 임면권자인 조합장의 권한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등 조합 내부의 인적 결합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역조합은 조합원들 간의 연대 및 지역적 폐쇄성이 강하여 임직원의 직무와 관련한 수재 행위가 발생할 경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중앙회에 비해 훨씬 크다고 할 것이며, 이로 인하여 조합원 상호간의 인적 신뢰가 붕괴되면 협동조합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존속 자체가 위협받게 될 우려가 있다(헌재 2012. 2. 23. 2010헌바480 참조).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지역조합 임직원을 수재 등의 죄로 처벌하고 그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함으로써 지역조합의 임직원과 중앙회 및 농협경제지주 소속 하나로마트의 임직원 사이에 차별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직무와 관련된 수재 등 행위의 처벌 범위를 정하는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워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다. 금융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과의 관계에서의 판단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의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라 함은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지위에 수반하여 취급하는 일체의 사무를 말하는 것으로서,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행위뿐만 아니라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경우와 그 직무와 관련하여 사실상 처리하고 있는 행위까지도 모두 포함되고, 또한 그 직무가 금융회사 등의 신용사업 내지 주된 사업과 관련된 것인지, 그 외의 사업과 관련된 것인지 구별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도4293 판결 등 참조).
농협의 지역조합은 경제사업, 신용사업, 기타 경제적, 문화적 생활수준의 향상을 위한 교육ㆍ지원사업, 그리고 국가나 공공단체등이 위탁하는 사업을 두루 그 사업내용으로 하고, 그 업무에 있어서 조합원 또는 회원을 위하여 최대한 봉사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또한, 지역조합은 설립 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하고, 임원의 자격과 임직원의 겸직에 대한 일정한 제한이 있으며, 한편으로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이 사업에 협력하며 필요한 경비를 보조하거나 융자하고 부과금을 면제하는 등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볼 때, 지역조합은 경제적 기능에 있어서 금융회사에 준하는 공공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헌재 2001. 3. 21. 99헌바72등 참조).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을 금융회사 등에 포함하여 그 소속 임직원에 대해 모든 직무와 관련하여 청렴의무를 부과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조합의 공공성, 공익과의 긴밀한 관련성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므로, 지역조합의 임직원이 그 지위에 수반하여 취급하는 일체의 직무에 관하여, 즉 그 직무가 지역조합의 신용사업 내지 주된 사업과 관련된 것인지, 그 외의 사업과 관련된 것인지를 구별하지 않고 그에 관하여 대가를 받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지역조합의 임직원에 대해서 높은 수준의 청렴성 및 불가매수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규제라 할 것이다(헌재 2013. 7. 25. 2011헌바397등; 헌재 2016. 3. 31. 2015헌바197등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지역조합에서 금융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과 금융 외의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을 같게 취급하여, 후자에게도 전자와 동일한 정도의 청렴의무를 부과하고 그 직무 관련 수재 등 행위를 처벌하며 그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것은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라. 가중처벌조항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헌법재판소는 2017. 12. 28. 2017헌바193 결정 등에서, 직무관련 수재 등 행위는 일반적인 형사범에 비하여 범행의 동기나 행위의 태양 등이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고, 그것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병폐와 피해는 수수액이 많을수록 심화될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수수액이 증가하면 범죄에 대한 비난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에 비추어 수수액을 기준으로 한 단계적 가중처벌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가중처벌조항을 포함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 제2호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등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위 헌법재판소의 선례를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선례의 취지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가중처벌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가중처벌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 제1호 등에 관하여 판단한 헌재 2026. 2. 26. 2024헌바422 결정의 반대의견과 동일한 취지로,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가중처벌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하고,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밝힌다.
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우리 헌법은 국가 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려는 법치국가의 실현을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고, 법치국가의 개념은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죄질과 그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적절한 비례 관계가 지켜질 것을 요구하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이 무제한한 것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형벌의 위협으로부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요구와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헌재 2016. 6. 30. 2015헌바132; 헌재 2017. 7. 27. 2015헌바417; 헌재 2019. 2. 28. 2016헌가13 등 참조).
이러한 요구는 특별형법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重罰)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 처벌규정의 보호법익 및 형벌의 범죄예방효과 등에 비추어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그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함으로써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헌법에 반한다(헌재 2003. 11. 27. 2002헌바24; 헌재 2006. 4. 27. 2006헌가5; 헌재 2019. 2. 28. 2016헌가13 참조).
(2) 우리 법체계상 수재행위처벌조항을 포함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 외에 사인에 대하여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직무 관련 수재 등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은 매우 드물고,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것은 가중처벌조항을 포함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이 유일하다. 그중 가중처벌조항을 포함한 제2호는 금융회사 등 임직원의 직무 관련 수수액이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일 때에는 일률적으로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징역형의 하한이 지나치게 높다.
형사정책적 측면에서 보면,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에 대한 양형 실무상 정상참작감경이 일상화되어 있어 감경 없이 선고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고, 수수액이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일 경우에 적용되는 제2호의 하한인 7년의 징역형은 실제 재판에서 선고되지 않는 실효성이 없는 법정형으로, 그 입법취지, 즉 강한 엄벌주의를 통하여 달성하려고 했던 일반예방의 목적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실효성 없는 형벌은 법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법질서의 영속성과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형벌의 일반예방적 기능까지 해치게 된다.
(3) 또한 가중처벌조항은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범인의 성행, 전과 유무,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죄질과 상관없이 법관으로 하여금 정상참작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법관의 양형 재량의 범위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물론, 입법자가 수수액에 따라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겠다고 결정하고, 법정형 책정에 관한 여러 가지 요소의 종합적 고려에 따라 법률 그 자체로 법관에 의한 양형 재량의 범위를 좁혀 놓았다면, 이러한 가치판단은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가중처벌조항의 법정형은 2007. 5. 17. 개정 당시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의 금액을 수수한 경우 7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규정되었는데, 현재는 위 2007. 5. 17.로부터 18년이 더 지난 시점이다. 가중처벌조항이 개정된 2007년 이후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경제규모(GDP, 명목)는 2007년 대비 약 2.2배 증가하였고, 1인당 국민총소득(실질) 역시 약 1.5배 증가하였다. 특히 화폐가치의 판단 기준 중 하나인 소비자물가지수는 2007년 대비 약 1.5배 상승하였다. 이와 같이 경제성장 등의 이유로 화폐가치가 크게 변동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중처벌조항은 약 18년간 가중처벌의 기준이 되는 수수액이 개정되지 않은 채 현재까지 유지되어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바, 그동안의 경제규모의 확대 및 물가상승 등을 감안하여 18년 전 입법자의 결단을 재검토할 시점이 되었다고 보인다.
(4) 나아가 가중처벌조항은 징역 7년 이상으로 하한을 제한하여 집행유예를 배제할 뿐만 아니라 징역 3년 6월 미만의 자유형으로 처단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실무상 법관으로 하여금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하고 일상적으로 정상참작감경을 한 후 수수액수에만 의존하여 최하한의 형을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형벌개별화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금융회사 등 임직원 개인이 수수한 금품 등이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공여자는 대출 등을 통하여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까지 천문학적인 부정한 이익을 취득하게 되고, 해당 금융회사나 채권자 등의 제3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손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그와 같이 공여자가 얻게 되는 막대한 규모의 부정한 이익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적 해악의 크기를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는 구체적 사안에서 개별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양형 요소이고, 불법과 책임이 큰 경우 중하게 처벌하는 문제는 법정형의 ‘하한’이 아니라 ‘상한’과 관련된 것으로 가중처벌조항은 법정형의 상한을 30년으로 높게 규정함으로써 충분히 중한 불법과 책임에 걸맞은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하한’은 죄질이 가장 가벼운 사안의 경우 법관이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 행위자의 책임 정도에 상응하는 낮은 선고형을 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설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공여자가 얻게 되는 부정한 이익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적 해악의 크기를 일반화하여 입법자가 법정형의 하한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함으로써, 죄질이 가벼운 행위까지 모두 엄히 처벌하고, 결과적으로 죄질의 경중에 관계없이 수수액수에만 의존하여 선고형이 정해지기에 이르렀다면, 이는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 설정에 실패한 것이고, 책임주의에 반하는 것이 된다. 즉, 법정형이 과중한 나머지 선고형이 사실상 법정형의 하한에서 1회 감경한 수준의 형량으로 수렴된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형벌이 구체적인 책임에 맞게 개별화되는 것이 아니라 획일화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법관의 양형을 전제로 하는 법정형의 기능이 상실될 수도 있다(헌재 2023. 2. 23. 2021헌가9등 참조).
금융산업의 발전과 확대에 따라 금융회사 등 임직원이 담당하는 업무가 다양화되고 있어 금융회사 등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업무가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이러한 요소도 법관이 개별 사건에서 선고형을 정함에 있어 참작하여야 할 요소이다. 특히 심판대상조항에서 규정하는 농협의 지역조합은 조합원의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하여 조합원의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지위 향상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농업협동조합법 제13조), 금융업 외에도 농촌의 주거 및 생활환경 개선과 문화 향상, 농촌 및 농업인의 정보화 등을 위한 교육ㆍ지원사업, 농산품의 판매나 농촌형 주택 보급과 같은 경제사업, 장제ㆍ의료지원과 같은 복지후생사업, 국가나 공공단체등이 위탁하는 사업 등을 두루 수행하고 있어 지역조합의 임직원이 수행하는 업무 중에는 금융과 무관한 업무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가중처벌조항은 법관이 개별 사건에서 이러한 양형 요소들을 고려할 여지를 두지 않고, 지역조합 임직원 모두에 대하여 업무의 내용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공무원과 마찬가지의 청렴의무를 부과하여 실질적으로 금품 수수액에 따라서만 엄격하게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법원의 양형기준제도를 통하여 수수액 외에도 부정한 업무처리 여부, 금융회사 등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실질적 피해의 정도, 금품수수의 횟수 등 구체적 양형인자를 참작하여 개별책임에 부합하는 양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가중처벌조항이 수수액만을 기준으로 하여 법정형의 하한을 일률적으로 징역 7년 이상으로 높이고 있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5) 한편,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5항 중 ‘제4항 제2호’에 관한 부분 및 같은 법 제5조 제5항 중 ‘제1항’에 관한 부분(이하 이를 통칭하여 ‘벌금병과조항’이라 한다)은 수재행위처벌조항 및 가중처벌조항에 대한 가중규정으로서 수수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정하고 있다. 특히 수수액이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이어서 가중처벌조항에 의하여 처벌을 받게 되는 행위자는 법정형 기준으로 7년 이상의 징역형과 함께 최소한 1억 원(5천만 원 × 2배) 이상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라는 가중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형법상 노역장유치조항(제70조)은 선고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가중처벌조항의 적용을 받는 행위자에 대해 최소한 1억 원 이상의 벌금형의 필수적 병과를 예정하고 있는 벌금병과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될 경우 최소한 300일 이상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즉 벌금병과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된 결과 배수벌금을 감당할 재력이 없어 환형처분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조항에서 정한 징역형 외에 별도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헌재 2020. 3. 26. 2017헌바129등 중 반대의견 참조).
이와 같이 벌금병과조항의 적용 구조를 고려하여 볼 때, 가중처벌조항이 정한 법정형의 하한 자체가 전체 형벌체계 내에서 이미 지나치게 높은데다가, 여기에 더하여 필요적 벌금형이 부과되어 사실상 행위자에게 추가적 실형이 가중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그 결과 행위자의 책임 정도에 비해 과중한 처벌이 부과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특히 선고유예는 범행의 가담 정도가 극히 경미하거나 실질적 피해가 거의 없는 경우 등과 같이 유죄임에도 형의 선고를 유예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이루어지므로, 행위자가 벌금형에 대한 선고유예를 받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결국 가중처벌조항은 벌금병과조항과 맞물려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에 따라 법관이 적정한 양형을 정할 수 없도록 한다.
(6) 따라서 가중처벌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나.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으로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가중처벌조항은 금융회사 등에 해당하는 농협의 지역조합 임직원이 5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의 금품 등을 수수ㆍ요구 또는 약속한 경우 공무원의 수뢰행위와 동일하게 가중처벌하고 있다. 공무원과 농협의 지역조합 임직원은 수행하는 업무와 책임, 신분보장의 정도 등에 있어 현저한 차이가 있어 농협의 지역조합 임직원에게 공무원과 맞먹는 정도의 청렴성이나 직무의 불가매수성을 요구하기 어려우므로, 농협의 지역조합 임직원의 수재행위를 처벌하는 것을 넘어 공무원과 동일하게 가중처벌까지 하는 것은 과도하다.
(2) 또한 농협의 지역조합을 비롯한 금융회사 등 임직원과 마찬가지로 공공성이 강한 다른 공무원 아닌 사인의 직무 관련 수재죄 등의 법정형과 비교하여 보아도 가중처벌조항의 법정형이 지나치게 과중하다. 파산관재인 등의 수재죄도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점에서 금융회사 등 임직원의 수재죄와 같지만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조항에 비하여 낮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45조 제1항 및 제2항, 제655조 제1항). 공인회계사의 수재죄는 부정한 청탁을 별도의 구성요건으로 요구하면서도 법정형 역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조항에 비하여 낮다(공인회계사법 제53조 제1항 제1호). 변호사 역시 판사·검사 그 밖에 재판·수사기관의 공무원에게 제공하거나 그 공무원과 교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병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가중처벌조항에 비하여 낮은 형량을 규정하고 있다(변호사법 제110조). 더욱이 이들의 직무 관련 수재죄는 모두 수수액에 따른 법정형 가중조항을 두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가중처벌조항은 공공성이 강한 사인의 직무 관련 수재죄의 법정형과 비교하여도 지나치게 과중하다.
(3)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농협의 지역조합 임직원의 수재행위를 공무원의 수뢰행위와 동일하게 가중처벌하는 것은 다른 사인들의 수재행위에 비해 과도하게 징벌의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를 발견하기 어려운바, 가중처벌조항은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다. 소결
그렇다면 가중처벌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을 준수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형벌체계의 균형을 상실한 것으로 평등원칙에도 위반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