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0헌바455

공무원연금법 부칙 제4조 제1항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26년 4월 29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0헌바455 공무원연금법 부칙 제4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조○○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명천
담당변호사 유창진, 박연숙
당 해 사 건 서울행정법원 2019구합67418 분할연금청구에 따른 퇴직연금변경처분취소 청구
선 고 일 2026. 4. 29.
【주 문】
공무원연금법 부칙(2018. 3. 20. 법률 제15523호) 제5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1961. 6. 5. 김○○과 혼인하였다가 2016. 4. 25. 김○○에 대하여 이혼의 소를 제기하였고,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같은 해 8. 5. 이혼하였다.
나. 청구인은 1960. 1. 1.부터 공무원으로 재직하다가 1999. 8. 31. 퇴직하여 그 무렵부터 공무원연금인 퇴직연금을 지급받아왔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019. 1. 24. 김○○ 명의로 작성된 퇴직연금 분할 신청서를 제출받고, 위 신청에 따라 같은 해 3. 19. 청구인에게 청구인의 퇴직연금 월 2,355,150원을 청구인의 재직기간 대비 김○○과의 법률혼 기간에 따른 비율로 분할한 금액인 월 1,347,380원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보내면서, 청구인의 2019년 3월분 퇴직연금부터 김○○과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이에 청구인은, 청구인과 김○○ 사이에는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유지된 기간이 거의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김○○은 분할연금 수급 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2019. 5. 31. 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9구합67418).
당해사건 계속 중 청구인은, 분할연금 산정기준이 되는 혼인기간에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을 제외하도록 개정된 공무원연금법 제45조 제1항을 개정법 시행(2018. 9. 21.) 후 최초로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부칙(2018. 3. 20. 법률 제15523호) 제5조 등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행정법원 2020아11966), 2020. 7. 28. 위 제청신청이 기각되자 같은 해 8. 3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공무원연금법 부칙(2018. 3. 20. 법률 제15523호) 제4조 제1항 및 제5조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면서, 개정된 공무원연금법 제45조 제1항에 따른 혼인기간 인정기준이 위 부칙조항들로 인하여 청구인에게 적용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위 부칙 제4조 제1항은 개정된 공무원연금법 제45조 제1항에 따른 혼인기간 인정기준 외의 분할연금에 관한 다른 개정규정은 2016년 1월 1일 이후에 이혼한 사람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개정된 혼인기간 인정기준을 개정법 시행 후 최초로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부칙 제5조이므로, 부칙 제4조 제1항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무원연금법 부칙(2018. 3. 20. 법률 제15523호) 제5조(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무원연금법 부칙(2018. 3. 20. 법률 제15523호)
제5조(혼인기간 인정기준 변경에 따른 적용례) 제45조 제1항 및 제4항의 개정규정에 따른 혼인기간 인정기준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한다.
[관련조항]
공무원연금법(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분할연금 수급권자 등) ① 혼인기간(배우자가 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기간 중의 혼인기간으로서 별거, 가출 등의 사유로 인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을 제외한 기간을 말한다. 이하 같다)이 5년 이상인 사람이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면 그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배우자였던 사람의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을 분할한 일정한 금액의 연금(이하 ‘분할연금’이라 한다)을 받을 수 있다.
1.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2. 배우자였던 사람이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 수급권자일 것
3. 65세가 되었을 것
② 분할연금액은 배우자였던 사람의 퇴직연금액 또는 조기퇴직연금액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 한다.
③ 분할연금은 제1항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된 때부터 3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분할연금의 청구, 혼인기간의 인정기준 및 방법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공무원연금법 부칙(2018. 3. 20. 법률 제15523호)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제4조(분할연금 지급 및 선청구 등에 관한 적용례) ① 제45조부터 제48조까지의 개정규정(제45조 제1항·제4항의 개정규정에 따른 혼인기간 인정기준은 제외한다)은 2016년 1월 1일 이후에 이혼한 사람부터 적용한다. 이 경우 분할연금액 지급 대상 혼인기간에는 2016년 1월 1일 전에 배우자 또는 배우자였던 사람이 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기간 중의 혼인기간을 포함한다.
구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되고, 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의3(분할연금 수급권자 등) ① 혼인기간(배우자가 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기간 중의 혼인기간만 해당한다. 이하 같다)이 5년 이상인 사람이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면 그 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배우자였던 사람의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을 분할한 일정한 금액의 연금(이하 ‘분할연금’이라 한다)을 받을 수 있다.
1.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2. 배우자였던 사람이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 수급권자일 것
3. 65세가 되었을 것
공무원연금법 시행령(2018. 9. 18. 대통령령 제2918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4조(분할연금 산정에서 제외되는 혼인기간) ① 법 제45조 제1항에 따른 혼인기간을 산정할 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간은 혼인기간에서 제외한다.
1. "민법" 제27조 제1항에 따른 실종기간
2. "주민등록법" 제20조 제6항에 따라 거주불명으로 등록된 기간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간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1. 이혼 당사자 간에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합의한 기간
2. 법원의 재판 등에 의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인정된 기간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과 같이 개정된 공무원연금법 제45조 제1항이 시행되기 전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공무원연금 수급권자와, 위 개정규정 시행 이후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공무원연금 수급권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자의적으로 차별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개정법 시행일을 기준으로 위 개정규정의 적용 여부를 일률적으로 규율함으로써 이혼한 배우자가 부부공동재산인 공무원연금 수급권의 형성에 기여한 바 없는 기간에 대하여도 분할연금 수급권을 인정해주고 있으므로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연혁
(1) 헌법재판소는 별거나 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연금 형성에 기여가 없는 이혼배우자에 대해서까지 법률혼 기간을 기준으로 분할연금 수급권을 인정하는 구 국민연금법(2011. 12. 31. 법률 제11143호로 개정되고, 2017. 12. 19. 법률 제152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4조 제1항(이하 ‘종전 국민연금법 규정’이라 한다)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헌재 2016. 12. 29. 2015헌바182, 이하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이라 한다).
입법자는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에 따라 분할연금 수급권의 산정기준이 되는 혼인기간에서 별거, 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을 제외하는 내용으로 국민연금법(2017. 12. 19. 법률 제15267호로 개정된 것) 제64조 제1항을 개정하였고(이하 ‘개정 국민연금법 규정’이라 한다), 같은 법 부칙 제2조로 위 개정 국민연금법 규정은 개정법 시행(2018. 6. 20.) 후 최초로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하였다(이하 ‘국민연금법 부칙조항’이라 한다).
(2) 한편 입법자는 종전 국민연금법 규정과 문언이 동일하였던 구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되고, 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의3 제1항(이하 ‘종전규정’이라 한다)을 개정 국민연금법 규정과 문언을 동일하게 하여 공무원연금법(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이하 ‘개정규정’이라 한다)으로 개정하였고, 같은 법 부칙에 심판대상조항을 두어 개정규정은 개정법 시행(2018. 9. 21.) 후 최초로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하였다.
나.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은 분할연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혼인기간에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은 제외하도록 하는 개정규정을 개정법 시행 이후 최초로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하게 함으로써, 개정법 시행 전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공무원연금 수급권자와 개정법 시행 이후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공무원연금 수급권자를 차별취급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차별취급이 자의적이어서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런데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 내용은, 이혼한 배우자의 공무원연금 수급권 형성에 대한 기여 여부가 아니라 개정법 시행 이후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개정규정의 적용 여부를 달리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서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과 실질적으로 다르지 않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다.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법이 개정될 때에는 구법의 적용을 받는 자와 개정법의 적용을 받는 자 사이에 차별이 발생하므로, 입법자가 구체적 타당성과 법적 안정성을 비교형량한 후 경과규정을 통해 정책적으로 그 적용범위를 확정할 수밖에 없다(헌재 2019. 6. 28. 2018헌바189; 헌재 2025. 10. 23. 2022헌바73 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에 따르면 개정규정은 개정법 시행 전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아니하는바, 입법자가 이와 같이 개정규정을 소급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부부가 협의상 이혼을 하면서 재산분할을 하는 경우 양 당사자는 각자의 명의로 된 재산에 관하여 상대방이 기여한 부분을 고려하고, 이혼 후 각자의 생활에 필요한 재산을 감안하여 재산분할의 방법 및 비율 등을 결정하게 된다. 부부가 재판상 이혼을 하면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법원은 위와 같은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재산분할의 방법 및 비율 등을 정할 수 있다. 이때 공무원연금 수급권 또한 부부공동재산의 일부로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부부 중 일방이 공무원연금 수급권을 가진 상태에서 이혼하는 경우, 그 상대방이 혼인기간 전체를 기준으로 산정된 분할연금을 지급받는 것을 전제로 하여 재산의 분할방법 및 비율 등을 합의 또는 법원의 재판을 통해 결정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부부 중 분할연금 수급권자는 향후 동일한 금액의 분할연금을 수령하는 것을 예상하여 자신의 노후계획 등을 수립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만약 개정규정이 소급 적용됨으로써 개정규정 시행 전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부부의 경우에까지 그 효력이 미친다면, 이미 재산분할 과정에서 고려된 혼인기간이 달리 산정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하여 분할연금 수급액은 감소하고, 공무원연금공단은 이미 지급한 분할연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환수하게 될 수 있다. 설령 공무원연금공단에서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여 이미 지급된 분할연금은 환수하지 않는 등 정책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방지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계속하여 지급받을 것으로 기대하였던 분할연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실하게 된 분할연금 수급권자는 이혼 당시 합의하였거나 법원의 재판을 받아 결정된 재산분할의 내용에 관한 법적 신뢰를 침해받게 된다.
이처럼 개정규정을 도입하면서 그 시행 전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도 소급적용 한다면, 과거에 이미 형성된 분할연금 수급권의 취득 여부 및 구체적인 액수 등에 관한 법률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서 명시적으로 위헌성을 확인하여 개선입법을 명한 종전 국민연금법 규정의 적용을 받던 분할연금 수급권자와는 달리, 직접적인 헌법불합치결정이 내려진 바 없는 공무원연금법상 종전규정의 적용을 받던 분할연금 수급권자로서는 이와 같은 개선입법 및 소급적용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입법자가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개정규정의 소급적용을 제한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3) 한편 이 사건에서와 같이 개정법 시행 전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였음에도 공무원연금 수급권자와 이혼한 배우자가 공무원연금공단에 분할연금을 청구하지 않아 분할연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었던 경우에는 위와 같은 환수조치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종전규정과 개정규정 모두 분할연금 수급권의 발생요건으로서 분할연금의 청구를 요구하지는 않고 있고, 이혼배우자는 분할연금의 발생요건을 갖춘 날로부터 3년 내에 청구하면 곧바로 분할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미 분할연금 수급권을 취득한 상태인 이상 아직 분할연금을 청구하지 않았다고 하여 분할연금 수급권 취득 여부 등에 관한 법률관계가 번복되지 않는다거나 그로 인해 법적 안정성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공무원연금법에 분할연금제도가 도입된 2016. 1. 1.부터 개정규정이 시행된 2018. 9. 21.까지의 기간이 비교적 짧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종전규정에 따라 분할연금 수급권자의 범위 및 분할연금 수급권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그에 따른 법률관계가 이미 형성되었으므로, 단지 종전규정에 관한 신뢰가 형성된 기간이 비교적 길지 않다거나 개정규정의 소급적용으로 인하여 신뢰를 침해받는 사람의 숫자가 많지 않다고 하여 법적 안정성에 관한 문제를 달리 보아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 이후 헌법재판소는, 국민연금법 부칙조항이 ‘종전 헌법불합치결정 이후 개정 국민연금법 규정 시행일 전’에 분할연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노령연금 수급권자에 대하여 ‘개정 국민연금법 규정 시행일 이후’ 분할연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노령연금 수급권자와 달리 개정 국민연금법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차별취급을 하는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헌재 2024. 5. 30. 2019헌가29, 이하 ‘후행 헌법불합치결정’이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이 공무원연금법상 종전규정 등과 관련하여서도 입법자에게 입법개선의무를 부과하는 것인지, 더 나아가 국민연금법 부칙조항에 대한 후행 헌법불합치결정에서의 판단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하는 것인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은 그 심판대상이 된 종전 국민연금법 규정에 관한 것이다. 비록 종전 국민연금법 규정과 종전규정의 문언이 동일하여 그 내용이 유사하기는 하나, 헌법재판소가 종전규정의 위헌성에 관하여는 판단한 바 없는 이상,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의 효력이 종전규정에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공무원과 일반 근로자는 그 지위와 직무의 성격을 달리하며,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은 공적연금제도의 성격을 가진 사회보험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고는 보험가입자, 제도의 목적과 기능, 성격, 보호대상과 급여의 종류, 비용부담 등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헌재 2011. 11. 24. 2010헌마510 참조). 이처럼 공무원연금제도와 국민연금제도는 서로 성립 기초를 달리하는 제도이므로(종전 헌법불합치결정 참조),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을 통하여 확인된 국민연금제도상의 위헌성이 공무원연금제도에도 동일하게 내재되어 있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도 없다.
어떠한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내려진 경우 입법자가 위헌결정의 취지를 고려하여 다른 법률조항을 자율적으로 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러한 경우 입법자가 위헌결정이 내려진 법률조항에 관한 것과 동일한 내용의 입법개선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즉, 종전 국민연금법 규정에 관한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으로 인해 입법자가 별개의 법률인 공무원연금법상 종전규정 등을 개정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입법자가 누리는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축소된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종전 국민연금법 규정에 대한 종전 헌법불합치결정 이후, 공무원연금법상 종전규정도 같은 취지로 개정되었다. 그러나 이는 앞서 본 것처럼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른 입법개선의무의 이행으로서가 아니라, 위 결정의 효력이 종전규정에 직접적으로 미치지는 아니함에도 종전 국민연금법 규정과의 유사성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입법정책적인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개정한 것이다. 따라서 입법자는 개정규정의 내용은 물론 그 적용시점에 관한 심판대상조항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규율할지에 관해서도 폭넓은 입법재량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라) 후행 헌법불합치결정에서는 개정 국민연금법 규정을 일정한 조건 하에 소급적용하는 것이 신뢰보호의 관점에서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는 종전 헌법불합치결정 이후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국민연금법상 분할연금 수급권자들로서는 적어도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에서 정한 개선입법의 시한까지는 위헌성이 제거된 개선입법이 마련되고 이를 적용받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던 점, 종전 헌법불합치결정으로 위헌성이 확인된 종전 국민연금법 규정의 적용을 장래를 향하여 배제함으로써 합헌적 법질서를 회복하고자 하는 공익이 결코 작지 아니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내려진 판단이므로, 직접적인 헌법불합치결정이 내려진 바 없는 이 사건과는 달리 볼 수밖에 없다.
(마) 위와 같은 이유를 종합하면, 비록 종전 국민연금법 규정과 종전규정, 개정 국민연금법 규정과 개정규정의 문언이 각각 형식상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각 법률에 관한 입법재량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개정 국민연금법 규정의 적용범위를 정한 국민연금법 부칙조항의 평등원칙 위반 여부에 대한 후행 헌법불합치결정에서의 판단기준을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5) 이처럼 입법자가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개정규정의 적용대상을 개정규정 시행 이후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으로 한정한 것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개정규정의 소급적용 등으로 인하여 초래될 수 있는 법적 안정성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
따라서 입법자가 개정규정을 그 시행 이전으로 소급적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현저히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마은혁의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마은혁의 보충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법정의견의 결론에 찬성한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개정규정의 적용범위와 관련하여, 분할연금제도의 성격,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차별취급의 의미, 그리고 향후 입법형성의 방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보충의견을 밝힌다.
가. 분할연금제도의 성격과 개정규정의 의미
공무원연금법상 분할연금제도는 이혼한 배우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사회보장적 기능을 가지는 한편, 혼인 중 형성된 연금수급권을 청산·분배하는 재산권적 기능도 가진다. 따라서 분할연금의 기초가 되는 혼인기간은 단순히 법률상 혼인관계가 존속하였다는 형식적 사정만이 아니라, 혼인공동체가 실질적으로 유지되면서 연금수급권의 형성에 대한 협력과 기여가 있었는지 여부와도 관련하여 파악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별거, 가출 등으로 인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한 기간까지 일률적으로 혼인기간에 포함하여 분할연금을 산정하는 것은, 분할연금제도의 재산권적 기초와 긴장관계에 놓일 수 있다. 공무원연금법 제45조 제1항 및 제4항의 개정규정이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기간을 혼인기간에서 제외하도록 한 것은, 분할연금제도의 재산권적 기초를 보다 충실히 반영하도록 한 것으로서, 그 입법방향은 타당하다.
나.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차별취급의 문제
심판대상조항은 위 개정규정에 따른 혼인기간 인정기준을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정법 시행 전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공무원연금 수급권자는 개정법 시행 후에도 종전 기준에 따른 분할연금 산정을 받게 되는 반면, 개정법 시행 후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공무원연금 수급권자는 개정된 기준에 따른 산정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한 기간의 취급이 문제되는 경우를 분할연금 지급사유의 발생시점에 따라 달리 규율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의 관점에서 그 합리성이 문제될 수 있다. 특히 연금급여는 계속적으로 이행기가 도래하는 급부라는 점에서, 개정법 시행 전후의 급부분을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 역시 하나의 헌법적 쟁점이 될 수 있다.
다.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이유
그러나 이 사건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현저히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법률이 개정될 때 구법의 적용을 받는 자와 개정법의 적용을 받는 자 사이에 차별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므로, 입법자는 구체적 타당성과 법적 안정성을 비교형량하여 경과규정을 둘 수 있다. 경과규정은 본질적으로 일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법적용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므로, 그 기준이 결과적으로 개별 사안에서 우연한 요소를 수반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개정규정 시행 전에 이미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종전 법제를 전제로 한 법률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혼 당시 재산분할의 방법과 비율이 분할연금 수급을 전제로 정하여졌을 가능성이 있고, 분할연금 수급권자 역시 그에 따른 생활설계를 하였을 수 있다. 따라서 입법자가 개정규정의 적용범위를 장래로 한정한 데에는 수긍할 만한 이유가 있다.
나아가 연금이 계속적 급부의 성격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개정법 시행 후 장래에 도래하는 급부분만을 떼어내어 이를 당연히 새로운 법률관계라고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분할연금 수급권이 발생하여 그 내용이 형성된 이상, 이후의 급부는 기존 법률관계에 기초하여 순차적으로 실현되는 측면을 가진다. 따라서 입법자가 이를 하나의 계속된 법률관계로 파악하여 개정규정의 적용을 제한한 것을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에서는 국민연금법상 종전규정과 달리 공무원연금법상 종전규정에 대하여 직접적인 헌법불합치결정이 내려진 바 없다. 물론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한 기간을 혼인기간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헌법적 요청은 공무원연금제도에서도 중요하다. 그러나 공무원연금제도와 국민연금제도는 성립 기초와 제도구조를 달리하는 별개의 제도이고, 이 사건에서는 특정한 방향과 시한을 정하여 입법개선을 명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국민연금법 영역에서의 후행 헌법불합치결정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개정규정의 소급적용으로 인하여 초래될 수 있는 법적 안정성 침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입법정책적 고려에 따른 것으로서, 그 차별취급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라. 입법정책상 고려할 점
다만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입법정책적으로 보다 정교한 경과규율의 가능성까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분할연금은 일정한 기간 계속적으로 이행기가 도래하는 계속적 급부의 성격을 가지므로, 개정규정의 적용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이미 지급이 완료된 급부, 연금액 변경처분 등이 불가쟁력이나 확정판결 등에 의하여 고도로 확정된 법률관계, 그리고 장래에 이행기가 도래할 급부분을 반드시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입법자는 이들 사이의 차이를 고려하여,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의 요청이 특히 강하게 작용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종전규정의 적용을 유지하고, 반면 아직 이행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장래의 급부분이나 법률관계의 확정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에 대하여는 개정규정을 반영하는 방식의 경과규정을 설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예컨대 개정법 시행 당시 이미 이행기가 도래하여 지급이 완료된 급부에 대하여는, 이를 다시 개정규정에 따라 정산하거나 환수하도록 하는 것이 과거에 완성된 사실관계와 법률관계를 사후적으로 변경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그에 관하여 개정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다. 또한 연금액 변경처분이 이미 이루어졌고 그에 대한 불복기간이 도과하였거나 재판에 의하여 확정된 경우에도, 그 효력을 다시 다투게 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이러한 부분 역시 별도로 취급할 필요가 있다.
반면 개정법 시행 전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였더라도, 개정법 시행 당시 아직 이행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장래의 급부분에 대하여는, 이미 지급이 완료된 급부나 고도로 확정된 법률관계와는 달리 볼 여지가 있다. 이러한 부분은 아직 현실적으로 급부가 실현되지 아니하였고, 계속적 급부로서의 연금의 성격상 장래의 법률효과를 조정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입법자가 일정한 범위에서 개정규정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이미 완결되었거나 고도로 확정된 부분과 장래에 이행기가 도래하는 부분을 구별하여 규율하는 방식은, 공무원연금 수급권자의 재산권적 이해, 분할연금 수급권자의 신뢰, 그리고 법적 안정성의 요청을 보다 세밀하게 조화시키는 하나의 입법형성 방식이 될 수 있다. 특히 국민연금법 영역에서 관련 결정과 후속 입법이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보면, 공무원연금법 영역에서도 제도 간 형평과 법질서의 정합성을 고려한 입법적 점검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은 어디까지나 장래 입법의 바람직한 방향에 관한 것이고, 입법자에게 그와 같은 방식만이 유일하게 허용되는 헌법상 해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보다 세분된 경과규정을 둘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심판대상조항이 곧바로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위헌적인 규정이 된다고 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