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헌바46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18조의2 제2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6년 4월 29일

결정요지

형사보상청구권의 내용 및 입법목적, 사후양자의 역할과 제주도의 관습 등을 고려하면, 장시간 동안 봉제사와 묘소관리를 통해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여 희생자로 결정된 사람의 공헌과 희생을 기리고 그를 추모함으로써 희생자를 사후적으로 예우한 사후양자에 대하여 형사보상청구권에 대한 상속권을 인정할 필요성이 있음을 수긍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친생자의 재산권(상속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2021. 3. 23. 법률 제1796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조 제3호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2022. 1. 11. 법률 제18745호로 개정된 것) 제16조 제1항, 제3항, 제5항, 제18조의2 제1항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2024. 1. 30. 법률 제20164호로 개정된 것) 제21조의3 제5항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2011. 5. 23. 법률 제10698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제2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강○○
대리인 변호사 김미선
당해사건 제주지방법원 2022코71 형사보상【주 문】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2022. 1. 11. 법률 제18745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의2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1945. 7. 7. 망 강□□(이하 ‘망인’이라 한다)와 박○○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女)이다. 망인은 1948. 12. 8. 제주도계엄지구 고등군법회의에서 내란실행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망인은 ○○형무소에서 복역하던 중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경 사망하였다.
나. 망인에 대하여 1971. 3. 7. 사망신고가 이루어졌고, 망인의 처 박○○는 1987. 2. 16. 호주승계를 위해 강△△를 사후양자로 입적하였다. 강△△는 망인의 직계비속으로서 2020. 2. 18. 망인에 대한 위 유죄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고(제주지방법원 2020재고합18), 위 법원은 2021. 3. 16. 망인에 대해 무죄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2021. 3. 24. 확정되었다.
다. 청구인은 2022. 5. 24. 위 무죄판결에 따른 형사보상을 청구하였고(제주지방법원 2022코71), 강△△는 2024. 1. 29. 공동청구인으로서 위 형사보상 절차에 참가하였다. 한편,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4ㆍ3사건법’이라 한다) 제18조의2 제2항은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받을 권리(이하 ‘형사보상청구권’이라 하고, 이에 따라 지급받는 보상금은 ‘형사보상금’이라 한다)가 형사보상 청구 당시의 민법상 상속인에게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라. 청구인은 위 형사보상 절차 계속 중 ‘4ㆍ3사건법 제18조의2 제2항에 따르면, 친생자와 사후양자가 형사보상청구권을 공동으로 상속받게 되므로 위 조항이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4ㆍ3사건법 제18조의2 제2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법원은 청구인이 단독으로 형사보상청구를 하여 주문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2024. 1. 5. 청구인의 위 신청을 각하하였다(제주지방법원 2022초기525). 그 후 강△△가 당해 사건 법원에 공동참가신청서를 제출하였고, 위 법원은 2024. 7. 17. 청구인과 강△△에게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는 결정을 하였다. 위 결정에 대해 청구인이 즉시항고하여 항고심이 계속 중이다[광주고등법원(제주) 2024로7].
마. 청구인은 4ㆍ3사건법 제18조의2 제2항의 상속인에 사후양자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2024. 2.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4ㆍ3사건법 제18조의2 제2항은 형사보상 청구 당시 민법상 상속인에게 형사보상청구권이 귀속되도록 함으로써 형사보상청구권에 대한 상속인의 범위에 대하여 정하고 있다. 청구인은 위 조항의 상속인에 사후양자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형사보상청구권에 대한 상속인의 범위를 규정한 4ㆍ3사건법 제18조의2 제2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2022. 1. 11. 법률 제18745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의2 제2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2022. 1. 11. 법률 제18745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의2(형사보상청구의 특례) ② 제1항에 따른 청구의 경우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및 제2항에도 불구하고 형사보상 청구 당시 상속이 개시된 것으로 보아 같은 법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받을 권리는 청구 당시의 "민법"에 따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
[관련조항]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2021. 3. 23. 법률 제1796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3. "유족"이란 희생자의 배우자(사실상의 배우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와 직계존비속을 말한다. 다만,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 없는 경우에는 희생자의 형제자매를 말하고, 형제자매가 없는 경우에는 4촌 이내의 방계혈족으로서 희생자의 제사를 치르거나 무덤을 관리하는 사람 중에서 제5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유족으로 결정된 사람을 말한다.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2022. 1. 11. 법률 제18745호로 개정된 것)
제16조(보상금) ① 국가는 희생자로 결정된 사람에 대하여 사건 발생 시기와 근접한 통계자료를 기초로 산정한 희생자의 일실이익과 장기간의 보상 지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을 고려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금액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각 호 생략)
③ 제1항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받을 희생자가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보상금을 지급받을 권리는 "민법" 제997조에도 불구하고 위원회의 보상금 지급 결정 당시 상속이 개시된 것으로 보아 보상금 지급 결정 당시의 "민법"을 준용한다.
⑤ 제3항에도 불구하고 제2조 제3호에 따라 유족으로 결정된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 사망한 경우 그 직계비속 중 희생자의 제사를 치르거나 무덤을 관리하는 사람이 4촌 이내 방계혈족과 같은 순위로 보상금을 지급받을 권리를 공유한다.
제18조의2(형사보상청구의 특례) ① 이 법은 보상금을 지급받은 사람이"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른 형사보상을 청구하는 것을 금지하지 아니한다.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2024. 1. 30. 법률 제20164호로 개정된 것)
제21조의3(입양신고의 특례) ⑤ 희생자의 사망 또는 행방불명 이후 1991년 1월 1일 이전에 희생자의 양자로 선정되었으나 입양신고를 하지 못한 사람은 종전의 "민법"(1990년 1월 13일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을 말한다) 제867조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양친자관계에 관한 위원회의 결정을 받아 입양신고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위원회의 결정 및 입양신고의 효력 등에 관하여는 제1항부터 제4항까지를 준용한다.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2011. 5. 23. 법률 제10698호로 개정된 것)
제3조(상속인에 의한 보상청구) ① 제2조에 따라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자가 그 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사망하였을 때에는 그 상속인이 이를 청구할 수 있다.
② 사망한 자에 대하여 재심 또는 비상상고의 절차에서 무죄재판이 있었을 때에는 보상의 청구에 관하여는 사망한 때에 무죄재판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
3. 청구인의 주장
4ㆍ3사건법은 희생자와 그 유족들의 명예회복 및 희생자에 대한 보상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호주제의 산물인 사후양자는 희생자와 보호ㆍ교양관계나 부양관계 등이 형성될 여지가 없고, 희생자의 희생으로 인하여 사회ㆍ경제적으로 불리한 지위에 놓이게 될 여지도
없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형사보상청구권의 상속인에서 사후양자를 제외하지 아니하여, 친생자와 사후양자가 형사보상청구권을 공동으로 상속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이는 혼인과 가족생활에서의 인간존엄과 양성평등 규정(헌법 제36조 제1항)에 위배되고, 과잉금지원칙 및 평등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은 제주4ㆍ3사건과 관련한 무죄 확정판결에 따른 형사보상청구권을 형사보상 청구 당시의 민법상 상속인에게 귀속되도록 규정함으로써, 친생자뿐만 아니라 망인의 사망 후 입적된 사후양자 역시 위 상속인의 범위에 포함되게 되었다. 그리하여 친생자와 사후양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으로서 공동으로 형사보상청구권을 상속받게 되었는바, 심판대상조항이 입법형성권을 일탈하여 친생자의 재산권(상속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호주상속의 산물인 사후양자 역시 형사보상청구권을 상속받을 수 있게 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36조 제1항의 양성평등규정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형사보상청구권의 귀속범위를 민법상 상속인으로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이 남녀의 성별을 기준으로 하여 어떠한 차별취급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심판대상조항과 헌법 제36조 제1항이 규정한 혼인과 가족생활에서의 양성평등이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청구인 주장은 판단하지 아니한다.
(3) 청구인은 친생자와 사후양자는 부양의 필요성 등이 본질적으로 다른바,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사후양자가 친생자인 청구인과 동일하게 형사보상청구권을 상속받을 수 있게 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이 친생자인 청구인의 재산권(상속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그 취지가 같으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재산권 침해 여부
(1) 상속제도의 내용은 입법자가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사항으로서 입법자는 상속제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가진다(헌재 2014. 8. 28. 2013헌바119; 헌재 2020. 2. 27. 2018헌가11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형사보상청구권에 대한 상속권의 범위에 관한 것으로서 상속제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형성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친생자의 재산권인 상속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는 입법자가 위와 같은 상속제도에 관한 입법형성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여 그 한계를 일탈하였는지 여부가 기준이 된다.
(2) 아래와 같은 형사보상청구권의 내용 및 입법목적, 제주도의 관습과 사후양자의 역할 등을 고려하면, 장시간 동안 봉제사와 묘소관리를 통해 4ㆍ3사건법에 의하여 희생자로 결정된 사람(이하 ‘희생자’라 한다)의 공헌과 희생을 기리고 그를 추모함으로써 희생자를 사후적으로 예우한 사후양자들에 대하여 형사보상청구권에 대한 상속권을 인정할 필요성이 있음을 수긍할 수 있다.
(가) 형사보상청구권은 형사피고인 등으로서 구금되거나 형의 집행을 받은 자가 무죄판결 등을 받는 경우에 국가에게 그가 입은 물질적ㆍ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는 국가의 형사사법작용으로 인하여 신체의 자유가 침해된 국민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형사피고인 등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나) 사후양자 제도는 호주가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경우 가(家)의 계승을 위하여 양자를 선정하도록 함으로써 망인에 대한 제사를 지내고 묘소를 관리하는 것을 본연의 기능으로 하는 제도이다. 사후양자 제도는 1991. 1. 1.부터 폐지되었으나, 그 전에 적법하게 선정된 사후양자는 1991. 1. 1. 이후에도 양자의 신분을 그대로 유지한다[민법 부칙(1990. 1. 13. 법률 제4199호) 제1조, 제2조]. 따라서 적법하게 선정된 사후양자는 양부모의 친생자와 동일한 지위를 가진다.
(다) 제주4·3평화재단이 2020년 발간한 ‘제주4ㆍ3사건 추가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 12. 기준으로 제주4ㆍ3사건의 희생자로 결정된 사람 가운데 남자가 79.1%, 사건 당시 20대 사망자가 41%에 달한다. 이와 같이 직계비속 없는 희생자가 많아지자, 제주도에는 제사봉행 및 분묘관리를 중시하는 예에 따라 자녀 없이 사망한 희생자의 3촌 또는 5촌 조카를 사후양자로 보내 제사봉행 및 분묘관리를 맡게 하는 관습이 존재하였다. 이러한 관습은 제주도민에게 친족 공동체가 희생자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주요한 방식으로 기능하였고, 사후양자 역시 오랜 기간 스스로를 희생자의 직계비속으로 인식하며, 그에 따른 감정을 공유하며 지내왔다.
(라) 4ㆍ3사건법 제16조 제5항은 같은 법 제2조 제3호에 따라 유족으로 결정된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 사망한 경우 그 직계비속 중 희생자의 제사를 치르거나 무덤을 관리하는 사람이 4촌 이내 방계혈족과 같은 순위로 보상금을 지급받을 권리를 공유한다고 보아 제사봉행 및 분묘관리를 한 자를 존중하고자 하고 있다.
(3) 이 사건의 사실관계에 국한하여 보더라도, 청구인은 1968년경 혼인한 이후 주로 부산에서 거주한 반면, 강△△는 1987년 사후양자로 입적된 후 1994년경부터 박○○와 거주지를 함께 하였을 뿐만 아니라, 망인에 대한 유죄판결의 재심소송을 청구하는 등 망인의 직계비속으로서 오랜 기간 동안 지내왔던 것으로 보인다.
(4) 헌법재판소는 2021. 5. 27. 2018헌바277 결정에서 사후양자를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의 유족에서 제외한 것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상속제도의 내용에 있어서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부여되는 점, 형사보상청구권은 국가의 형사사법작용으로 인하여 신체의 자유가 제한된 사람에 대한 보상청구권으로서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상금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는 점, 제주4ㆍ3사건 이후에 다수의 사후양자가 선정되었고 이들이 제주도민들 사이에서 큰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4ㆍ3사건법은 희생자의 사망 또는 행방불명 이후 1991. 1. 1. 이전에 희생자의 양자로 선정되었으나 입양신고를 하지 못한 부적법한 사후양자에게도 같은 법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받을 권리 등을 인정하기 위하여 입양신고 특례 조항(제21조의3 제5항)을 두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결정을 근거로 심판대상조항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5)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상속제도에 관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친생자의 재산권(상속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