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헌마604

기본권 침해 위헌확인

결정일: 2026년 4월 29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4헌마604 기본권 침해 위헌확인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현성
선 고 일 2026. 4. 29.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00. 8. 11. 서울특별시의 택시운전자격을, 2008. 7. 25. 경기도의 택시운전자격을 각 취득하여 서울 및 경기도에서 약 23년간 택시운전업무를 수행한 사람이다.
나. 청구인은 2023. 5. 3.경 충주시로 거주지를 이전하였고, 응시지역을 충청북도로 하는 2024. 5. 28.자 택시운전 자격시험을 예약하였으나, 2024. 5. 21.경 위 예약을 취소하였다.
다. 청구인은 2024. 7. 10. 특정 지역의 택시운전자격을 소지하고 있는 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여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려는 경우 이전한 지역에서 지리 숙지도에 관한 시험을 다시 보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후 선임된 국선대리인은 2024. 10. 4.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운전업무 종사자격에 관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4조 제1항 제3호 및 택시운전 자격시험 과목에 관한 같은 법 시행규칙 제52조 제2호 나목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청구이유보충서를 제출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4조 제1항 제3호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52조 제2호 나목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청구인이 실질적으로 다투고자 하는 바는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기 위해서 ‘지리 숙지도’에 관한 시험에 합격하여야 한다는 요건을 둔 것의 기본권 침해 여부이므로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14. 5. 21. 법률 제12645호로 개정된 것) 제24조 제1항 제3호 중 택시운송사업의 운전업무 종사자격으로 ‘지리 숙지도에 관한 시험에 합격’할 것을 규정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및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2012. 8. 2. 국토교통부령 제507호로 개정된 것) 제52조 제2호 나목 중 ‘지리에 관한 사항’ 부분(이하 ‘이 사건 규칙조항’이라 하고, 위 두 조항을 통틀어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14. 5. 21. 법률 제12645호로 개정된 것)
제24조(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운전업무 종사자격) ①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려는 사람은 제1호 및 제2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제3호 또는 제4호(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에 한정한다)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3.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시행하는 여객자동차 운수 관계 법령과 지리 숙지도(熟知度) 등에 관한 시험에 합격한 후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로부터 자격을 취득할 것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2013. 3. 23. 국토교통부령 제1호로 개정된 것)
제52조(운전자격시험의 실시방법 및 시험과목 등) 운전자격시험의 실시방법, 시험과목 및 합격자 결정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2. 택시운전 자격시험
나. 시험과목: 교통 및 운수관련 법규, 안전운행 요령, 운송서비스 및 지리(地理)에 관한 사항
[관련조항]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2020. 4. 14. 국토교통부령 제716호로 개정된 것)
제54조(운전자격시험의 특례) ① 한국교통안전공단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제52조 제2호 나목에 따른 필기시험의 과목 중 안전운행 요령 및 운송서비스의 과목(제1호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교통 및 운수관련 법규 과목을 포함한다)에 관한 시험을 면제할 수 있다.
1. 택시운전자격을 취득한 자가 제55조의2 제1항에 따라 운전자격증명을 발급한 일반택시운송사업조합의 관할구역 밖의 지역에서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려고 운전자격시험에 다시 응시하는 자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에 따르면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려는 사람은 지리 숙지도 시험에 합격하여야 하고, 장기간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였더라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여 택시운전업무를 하려고 하는 경우 이전한 지역에서 다시 택시운전자격 취득을 위해 지리 숙지도 시험을 보아 합격하여야 한다. 그러나 운전을 할 때 대부분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이용하기 때문에 지리 숙지도 시험을 볼 필요가 없고, 지리에 관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등의 덜 침해적인 방법으로도 충분히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 향상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또한 버스운전 자격시험, 화물운송종사 자격시험에서는 지리 숙지도에 관한 시험을 별도로 요구하지 않는 반면, 택시운전 자격시험에서는 지리 숙지도 시험에 합격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 나아가 다른 지역에서 택시운전업무에 장기간 종사한 사람과 처음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려는 사람 모두 지리 숙지도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는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본문). 법령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을 침해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한다(헌재 2004. 4. 29. 2003헌마484; 헌재 2012. 6. 27. 2010헌마716 등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은 2014. 11. 22., 이 사건 규칙조항은 2013. 3. 23. 각 시행되었고,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2023. 5. 3.경 충주시로 거주지를 이전하였으며, 그 무렵 택시운전을 위해 관련 기관에 문의를 하여 다른 지역 택시운전자격 소지자의 경우 지리 숙지도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해야 해당 지역에서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들었다. 따라서 청구인이 거주지를 이전한 2023. 5. 3.경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사유가 이미 발생하였고 그 무렵 기본권 침해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알았다고 할 것이다. 청구인이 이후 2024. 5.경 시험을 예약하였다가 취소하였다는 사정은 이미 발생한 기본권 침해 사유를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고, 이를 새로운 청구기간의 기산점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2023. 5. 3.로부터 90일 및 1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24. 7. 10. 제기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였다.
나. 청구인은, 설령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청구기간이 도과하였더라도 생업에 종사하고 있던 청구인으로서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사실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법률적 구제 수단을 강구할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었으므로 청구기간 도과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행정소송법 제20조 제2항에 의하여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청구기간의 경과에도 불구하고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여기서 정당한 사유라 함은 청구기간 도과의 원인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지연된 심판청구를 허용하는 것이 사회통념상으로 보아 상당한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천재 기타 피할 수 없는 사정과 같은 객관적 불능의 사유와 이에 준할 수 있는 사유뿐만 아니라 일반적 주의를 다하여도 그 기간을 준수할 수 없는 사유를 포함한다(헌재 2020. 12. 23. 2017헌마416 참조). 다만, 그 경우에도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의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이라는 청구기간 내에 심판청구가 가능하였다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때로부터 9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하고, 이 경우 그 청구기간을 지키지 못하였음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아니한다(헌재 2024. 4. 25. 2021헌마473 참조).
살피건대, 청구인이 단순히 생업에 종사하고 있었다는 사정은 청구기간 내에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지 못할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 더구나 청구인은 거주지를 이전한 2023. 5. 3. 무렵 관련 기관에 문의하여 지리 숙지도 시험에 합격하여야만 해당 지역에서 택시운전업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므로 그 때로부터 9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였어야 하고, 청구기간을 지키지 못하였음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문제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