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6헌마1144

재판취소

결정일: 2026년 6월 2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6헌마1144 재판취소
청 구 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피 청 구 인 대법원
결 정 일 2026. 6. 2.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좋은 눈의 시력이 0.06 이하인 중증 시각장애인이다.
청구인들은 청구외 임○○를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 한다)로 선정하고(이하 원고와 선정자들을 통틀어 ‘원고 등’이라 한다), 피고 주식회사 ○○, 피고 주식회사 □□, 피고 △△ 주식회사(이하 이들 각자를 ‘각 피고’라 한다)를 각각 상대로 하여, 각 피고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웹사이트에서 텍스트 아닌 콘텐츠에 대하여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거나 미흡하게 제공하는 것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 한다)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같은 법 제46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 제48조 제2항, 제3항에 따른 차별행위의 시정에 필요한 적극적 조치 및 간접강제를 구하는 3개의 소를 제기하였다.
각 제1심 법원은 2021. 2. 18. 각 피고의 차별행위와 이로 인한 원고 등의 손해 발생을 인정하면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나(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33129,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33112,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33136), 각 항소심 법원은 2023. 6. 8. 각 피고의 차별행위 및 이로 인한 원고 등의 손해 발생을 인정하면서도 각 피고의 고의·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각 제1심 판결 중 해당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1나2013286, 서울고등법원 2021나2013279, 서울고등법원 2021나2013293). 이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각 상고심 법원은 2026. 3. 12.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대법원 2023다255130, 대법원 2023다257662, 대법원 2023다257679).
청구인들은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3다255130 판결,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3다257662 판결,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3다257679 판결 중 각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 부분(이하 이들을 통틀어 ‘심판대상판결’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재산권, 인간의 존엄과 가치, 평등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적법절차원칙 및 국민주권원리에도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2026. 4. 10. 심판대상판결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가.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의 청구 사유
(1)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3항은,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은 확정된 재판을 그 대상으로 하며, 법원의 재판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제1호), 법원의 재판이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제2호) 또는 법원의 재판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제3호)에 한정하여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 모든 국가권력이 헌법의 구속을 받듯이 사법부도 헌법의 일부인 기본권의 구속을 받으므로, 법원은 그의 재판작용에서 기본권을 존중하고 준수해야 한다. 특히 법원은 구체적인 사실인정과 그에 대한 법령의 포섭·적용을 통하여 당사자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거나 형벌의 부과 여부 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기본권을 보호하고 관철하는 일차적인 주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기본권침해에 대한 보호의무를 담당하는 법원에 의한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은 입법기관인 국회나 집행기관인 행정부에 의한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적고, 또한 법원 내부에서도 상급심 법원은 하급심 법원이 한 재판의 기본권침해 여부에 관하여 다시 심사할 기회를 가진다는 점에서 다른 기관에 의한 기본권침해의 경우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헌재 1997. 12. 24. 96헌마172등 참조).
다만, 법원도 재판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한 기본권침해의 구제절차인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에 법원의 재판을 포함한 입법은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10조 및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가 관장하도록 규정한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기본권 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권리구제 수단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3) 한편, 헌법소원은 그 본질상 일반적·통상적인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법원의 재판과의 관계에서 비상적·보충적 성격을 가지는 기본권 보호 제도이고, 주관적 기본권의 구제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한 제도이므로(헌재 1992. 1. 28. 91헌마111; 헌재 1992. 4. 14. 90헌마82 등 참조), 확정된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에서도 이와 같은 헌법소원 제도의 특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4) 이와 같은 사법권의 본질과 역할, 권리구제절차로서 법원의 재판과 헌법소원제도의 기능상의 차이, 이를 규범적으로 구체화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3항, 제71조 제1항 등의 취지에 비추어 확정된 재판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인으로서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3항 각 호의 사유를 갖추었는지에 대한 진지하고 충실한 주장·소명을 다 하여야 한다.
따라서 청구인이 위 각 호의 사유를 갖추었다고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주장하거나, 형식적으로는 위 각 호에 관한 주장을 하고 있지만 그 실질이 개별적ㆍ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사실인정 또는 증거의 평가, 법률의 포섭ㆍ적용의 당부를 다투는 것이거나 재판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법원의 재판으로 인하여 침해되었음이 명백하다는 사정이 소명되지 아니하였다면, 그러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3항 각 호가 정한 청구 사유를 구비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
청구인들은 ‘각 항소심 법원이 각 피고의 차별행위 및 이로 인한 원고 등의 손해 발생을 인정하면서도 사실오인과 심리미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6조 제1항의 고의·과실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인하여 각 피고의 고의·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충분한 주장·입증 기회를 주지 아니한 채 원고가 예상치 못한 법적 견해에 입각하여 각 피고의 고의·과실을 부정하였고 그러한 판단이 합의부를 구성하는 3인의 법관이 아닌 재판장과 배석 법관 중 1인만 참여하여 위법한 합의에 의한 것으로 추측됨에도, 심판대상판결이 구체적인 이유를 설시하지 아니한 채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청구인들의 재산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알 권리, 행복추구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고 적법절차원칙,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할 국가의 의무 및 국민주권원리를 위반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각 항소심 판결이 재판장과 배석 법관 중 1인만 참여하여 위법한 합의에 의한 것이라는 청구인들의 주장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그 외의 청구인들의 주장은 실질적으로 개별적ㆍ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사실인정 또는 증거의 평가, 법률의 포섭ㆍ적용의 당부를 다투는 것이거나 재판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법원의 재판으로 인하여 침해되었음이 명백하다는 사정이 소명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3항 각 호가 정한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