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헌마472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결정일: 2026년 6월 24일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3헌마472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청 구 인 1. 정○○
2. 법무법인 ○○
대표변호사 천○○
청구인들의 대리인 동화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신윤경
피 청 구 인 ○○구치소장
선 고 일 2026. 6. 24.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 정○○(이하 ‘청구인 1’이라 한다)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람으로, 청구인 법무법인 ○○(이하 ‘청구인 2’라 한다)을 변호인으로 선임하여 2023. 2. 15. 변호인선임신고서를 제출한 뒤 2023. 2. 17. ○○구치소에 수용되었다.
나. 청구인 2에 의하여 담당변호사로 지정된 변호사 장○○(이하 ‘변호인 장○○’이라 한다)은 2023. 3. 10. 14:00에 청구인 1을 접견하고자 2023. 3. 2. 변호인 접견을 예약하였다. 변호인 장○○은 2023. 3. 10. 14:00경 ○○구치소를 방문하여 청구인 1을 접견하려 하였으나 당시 단식을 끝내고 ○○구치소 내 진료실(이하 ‘이 사건 진료실’이라 한다)에 있던 청구인 1이 ‘심한 구토와 어지럼증으로 걸어나가기 어려워 부득이 접견을 실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변호인 접견실에서의 접견을 거부하였다. 이에 변호인 장○○은 같은 날 14:10경 ○○구치소 측에 청구인 1이 있는 이 사건 진료실에서 변호인 접견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신청하였으나, 위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였다.
다. 청구인들은 피청구인이 위와 같이 청구인 1과 변호인 장○○이 이 사건 진료실에서 접견하는 것을 불허한 행위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3. 3. 2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2023. 3. 10. 청구인 1과 변호인 장○○이 이 사건 진료실에서 접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아니한 행위(이하 ‘심판대상행위’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관련조항]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28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1조(접견) ① 수용자는 교정시설의 외부에 있는 사람과 접견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
1. 형사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 때
2. "형사소송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접견금지의 결정이 있는 때
3.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
4.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심판대상행위는 2023. 3. 10. 종료되었으나 2023. 3. 13.에도 다른 변호인의 청구인 1에 대한 이 사건 진료실에서의 접견이 거부된 적이 있어 같은 유형의 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고, 변호인 접견이 변호인 접견실에서만 가능한 것인지 여부는 접견교통권의 범위에 대한 것으로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있으므로 심판의 이익이 인정된다.
나. 혼자 힘으로 일어나 걷지 못하는 구속피의자를 이 사건 진료실에서 접견하는 것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하 연혁과 관계없이 ‘형집행법’이라 한다) 제41조 제1항 각 호의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변호인 접견이 반드시 변호인 접견실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으며, 형집행법 제41조 제1항, 제2항 및 심판대상행위 당시 교도관이 제시한 형집행법 제9조, 제80조 및 형사소송법 제34조 역시 그 근거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심판대상행위는 법률에 그 근거가 없는 행위로서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한다.
다. 건강 악화로 거동이 불가능한 미결수용자와 진료실에서 변호인 접견을 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불명확하다. 이 사건 진료실에서의 접견은 교정시설의 질서나 평온을 해하는 행위가 아니고, 변호인 장○○이 위 접견에 교도관이 동행하여 참관하여도 무방하다고 제안하기도 하였으므로 심판대상행위는 교정시설의 질서 유지에 적합한 수단이 아니다. 이 사건 진료실에서의 접견을 허용하되 교도관을 동석시키고 부정한 물품의 반입을 금지하는 등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있다. 접견교통권을 제한하고 청구인 1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지 못하게 한 점은 중대한 사익 제한에 해당한다. 따라서 심판대상행위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헌법소원제도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이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려면 그 제도의 목적상 권리보호이익이 있어야 한다. 다만 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뿐 아니라 객관적 헌법질서보장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18. 4. 26. 2014헌마274 등 참조).
나. 심판대상행위는 2023. 3. 10.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의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하였다.
다. 한편, 심판대상행위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이루어진 조치로 보인다.
(1) 심판대상행위는 청구인 1이 2023. 3. 8.까지 구속 상태에서 약 40일간 단식을 한 상황에서 2023. 3. 10. "2시 변호사 접견이 예약되어 있었으나 심한 구토와 어지럼증으로 걸어나가기 어려워 부득이 접견을 실시하기 어렵겠습니다."라는 이유로 변호인 접견실에서의 접견을 거부하자, 변호인 장○○이 "피의자 정○○의 건강 상태 및 의료적 지원 등 상황 파악과 변호인 조력"을 위하여 이 사건 진료실에서의 변호인 접견을 신청한 매우 특수한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2) 청구인 1은 2023. 2. 20.부터 심판대상행위 당일 전까지 변호인 장○○과 변호인 접견실에서 11차례 접견하였고, 특히 단식 중단 직전인 2023. 3. 6.부터 단식 중단 다음날이자 심판대상행위가 있었던 날 전날인 2023. 3. 9.까지 매일 변호인 접견실에서 접견하였다.
(3) 청구인 1은 변호인 접견을 거부하는 취지의 자술서를 작성할 수 있는 정도의 상태에서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변호인 접견실에서의 접견을 거부하였다.
(4) 청구인 1이나 변호인 장○○은 심판대상행위 당일 이 사건 진료실에서 변호인 접견을 하여야 할 수사ㆍ재판상 긴급한 사정을 주장하거나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한편, 청구인 1과 변호인 장○○은 금요일인 2023. 3. 10.에만 접견을 하지 못하였고, 그 다음 주 월요일인 2023. 3. 13.부터 2023. 3. 17.까지는 매일 접견하였으며, 2023. 3. 21.부터 2023. 4. 26.까지도 12차례 지속적으로 접견하였다).
라. 향후에도 심판대상행위와 유사하게 진료실에서의 접견을 허용하지 않는 조치가 이루어질 수는 있으나, 그와 같은 조치의 헌법적 정당성은 개별적인 사안마다 그와 같은 조치를 하게 된 경위, 수용자의 건강 상태와 진료실에 입원한 기간, 해당 시점을 전후한 변호인 접견의 상황이나 수사 또는 재판의 진행 과정, 접견을 허용하여야 할 긴급한 사정 유무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이상 심판대상행위에 대한 판단은 이 사건에 국한하여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고 심판대상행위에 대한 개별적인 판단을 넘어서서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으로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일반적이고 중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심판대상행위에 대한 예외적인 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마.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5.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