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헌바364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위헌소원
결정일: 2026년 6월 24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5헌바364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위헌소원
청 구 인 최○○
국선대리인 변호사 기명관
당 해 사 건 서울고등법원 2022재누1198 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결정취소
선 고 일 2026. 6. 24.
【주 문】
행정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2항 중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1조 제1항을 준용하는 부분은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연월일 생략) ○○ 장교로 임관하여 (연월일 생략) 만기전역 하였다. 청구인은 2018. 3. 9. 인천보훈지청장에게 국가유공자 등 등록신청을 하였다. 인천보훈지청장은 보훈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18. 7. 10. 청구인에 대하여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나. 청구인은 2020. 1. 29. 인천보훈지청장을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 및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1. 10. 1. 기각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20구단50093). 청구인은 제1심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2022. 7. 20.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21누64414, 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이에 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2022. 12. 1.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어 2022. 12. 9. 청구인에게 송달됨으로써 재심대상판결은 확정되었다(대법원 2022두54733).
다. 청구인은 2022. 12. 29.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 등의 재심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재심의 소를 제기하였다. 법원은 당해 사건 재심의 소는 재심사유가 주장된 시점을 기준으로 볼 때 재심 제기기간이 도과한 후에 제기된 것이 명백하고, 재심사유도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2025. 6. 25. 위 재심의 소를 각하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2재누1198).
라. 한편 청구인은 위 재심의 소 계속 중,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5. 6. 25. 그 신청이 기각되어 2025. 7. 3. 청구인에게 송달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5아1262).
마. 청구인은 2025. 7. 31.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을 하였고(2025헌사741), 2025. 11. 18. 국선대리인이 선정되었다. 국선대리인은 2025. 12. 3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이 ‘명백한 증거가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사유로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결국 민사소송법에서 재심사유를 정하면서 새로운 증거발견은 재심사유로 규정하지 아니한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다.
나.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이 사건의 당해 사건은 행정소송에 대한 재심사건이다. 민사소송법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의하여 비로소 행정소송에 준용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해당 민사소송법 조항을 준용하는 행정소송법 조항으로 확정하기로 한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행정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2항 중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1조 제1항을 준용하는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고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행정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개정된 것)
제8조(법적용례) ② 행정소송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한다.
[관련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1조(재심사유) ① 다음 각 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당사자가 상소에 의하여 그 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법률에 따라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아니한 때
2. 법률상 그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법관이 관여한 때
3. 법정대리권·소송대리권 또는 대리인이 소송행위를 하는 데에 필요한 권한의 수여에 흠이 있는 때. 다만, 제60조 또는 제97조의 규정에 따라 추인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4. 재판에 관여한 법관이 그 사건에 관하여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때
5. 형사상 처벌을 받을 다른 사람의 행위로 말미암아 자백을 하였거나 판결에 영향을 미칠 공격 또는 방어방법의 제출에 방해를 받은 때
6.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 그 밖의 물건이 위조되거나 변조된 것인 때
7. 증인·감정인·통역인의 거짓 진술 또는 당사자신문에 따른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의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때
8. 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그 밖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따라 바뀐 때
9.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
10.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나는 때
11. 당사자가 상대방의 주소 또는 거소를 알고 있었음에도 있는 곳을 잘 모른다고 하거나 주소나 거소를 거짓으로 하여 소를 제기한 때
3. 청구인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명백한 증거가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새로 발견된 경우’를 재심사유로 규정하지 아니함으로써 청구인의 재심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가 ‘유죄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것,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이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 그 밖의 물건이 위조되거나 변조된 것인 때’(제6호), ‘증인·감정인·통역인의 거짓 진술 또는 당사자신문에 따른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의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때’(제7호)를 재심사유로 포함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여 볼 때,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을 형사재판의 피고인 또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6호 혹은 제7호에 따른 재심신청인에 비하여 불합리하게 차별대우하고 있다. 또한 당사자의 책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변 기간을 지킬 수 없는 경우 인정되는 추완항소 제도(민사소송법 제173조) 및 행정청의 직권취소와 비교하면, ‘명백한 증거가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새로이 발견된 때’에도 법적 안정성을 강조하여 재심청구권을 제한하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 특히 행정소송은 대등한 사인 간의 다툼인 민사소송과 달리 국가의 공권력 행사의 위법을 다투는 것이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하는 것으로 구조적으로 비대칭적이므로 위 사유는 반드시 재심사유에 포함되어야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재심제도와 입법형성권
재심은 확정된 종국판결에 재심사유에 해당하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판결의 취소와 이미 종결되었던 사건의 재심판을 구하는 비상의 불복신청방법으로서 그와 같은 중대한 하자가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키고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므로, 판결에 대한 불복방법의 하나인 점에서는 상소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만, 상소와는 달리 재심은 확정판결에 대한 불복방법이고 확정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의 요청은 미확정판결에 대한 그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상소보다 더 예외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헌재 2004. 12. 16. 2003헌바105; 헌재 2009. 10. 29. 2008헌바101 등 참조).
입법자는 재심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확정판결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가려내어야 한다. 이는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사법 자원의 합리적인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법치주의에 내재된 두 가지의 대립적 이념 즉, 법적 안정성과 정의의 실현이라는 상반된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로 돌아간다. 따라서 어떤 사유를 재심사유로 정하여 재심을 허용할 것인가는 입법자가 확정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 재판의 신속·적정성, 법원의 업무부담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입법정책의 문제이다(헌재 1996. 3. 28. 93헌바27; 헌재 2004. 12. 16. 2003헌바105 등 참조).
따라서 재심제도와 관련하여 인정되는 위와 같은 입법적 재량을 감안하면, 재심의 사유를 규정하는 조항의 위헌성에 대한 판단은 입법자가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통한 법적 안정성의 확보에만 매몰되어 재판의 적정성이라는 법치주의의 또 다른 이념을 현저히 희생함으로써 제반 기본권의 실현을 위한 기본권으로서의 재판청구권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등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그 내용이 현저히 자의적인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헌재 2009. 4. 30. 2007헌바121 참조).
나. 과잉금지원칙 및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심판대상조항은 재심사유를 11개의 항목으로 분류하여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을 행정소송에 준용함으로써 행정소송에서 확정된 종국판결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확정판결을 번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동시에 그 이외의 사유로는 확정판결을 다툴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보장하는 한편, 확정된 종국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재심을 방지하여 분쟁해결의 실효성을 확보함과 아울러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며, 나아가 재심사유가 법원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좌우될 수 없도록 사전에 확정하는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헌재 2009. 10. 29. 2008헌바101 참조).
(2) 다음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지나치게 자의적이어서 입법자에게 허용되는 형성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재심은 그 제도적 취지상 확정판결을 불복의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법적 안정성의 요청을 물리쳐야 할 만큼 정의의 요청이 절박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어야 한다(헌재 2009. 4. 30. 2007헌바121 참조). 그런데 판결이 확정된 후 해당 사건에 서 제출하지 않았던 관련 문서를 발견하거나, 신규 증인을 찾는 등 새로 증거를 발견하였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으며, 그러한 상황은 언제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판결이 확정된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도 모를 사정에 기하여 판결에 대한 불복가능성을 무한히 열어두고 판결의 결론을 유동적으로 방치한다면, 애초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형성된 복잡·다양한 법률 관계들도 항시 불확정적 상태로 유지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3) 나아가 청구인이 주장하는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는 추상적·불확정적 개념으로,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불분명하다. 설령 이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책임 없는 사유’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재심을 허용한다면 재심의 허용 범위가 과도하게 확대되어 확정판결에 의하여 형성된 법률관계의 법적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법관이 판결을 이끌어 내는 데에 기초가 되는 내용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일정한 경우에도 확정판결의 부당함을 재심을 통해 시정할 수 있도록 하되, 이 경우에도 그와 관련한 처벌받을 행위에 대하여 유죄의 재판 등이 확정된 때 또는 증거부족 외의 이유로 유죄의 확정재판을 할 수 없을 때에만 재심을 제기하도록 제한하여 확정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의 요청을 외면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 내지 제7호, 제451조 제2항). 그러므로 청구인의 주장대로 단지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증거를 새로 발견하였다는 사정을 들어 행정소송법상 재심을 허용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의 이념을 허약한 토대 위에 올려놓는 결과가 될 우려가 있다.
(4) 우리나라의 형사소송법이 "유죄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만(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국가형벌권을 실현하는 형사소송과 행정작용의 적법성을 통제하고 사인에 대한 권리구제를 도모하는 동시에 공법상 법률관계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행정소송은 그 제도적 성격이나 취지가 상이하므로 이를 반드시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5) 형사소송은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인권보장을 우선적으로 추구하지만, 행정소송은 행정의 적법성을 통제하면서도 행정의 원활한 수행을 도모하고 행정관계 및 거래의 안전을 도모한다. 또한 행정소송은 대립 당사자 간에 발생한 법률 분쟁에 관하여 사실관계를 확정한 후 법을 해석·적용함으로써 해당 분쟁을 해결하는 법 판단작용이라는 점, 증거조사 방법과 증명책임 등 민사소송법상의 원칙과 규정이 준용된다는 점에서 절차적 측면에서는 민사소송과 유사하다. 더군다나 공법상의 법률관계는 일반 공중의 이해와 관련된 것으로서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지 아니하므로, 행정소송법은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더라도 그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기간을 제한하여 행정법관계의 조속한 안정을 꾀하고 있고(행정소송법 제20조), 처분 등이 위법한 경우에도 처분 등을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청구를 기각하는 사정판결을 허용하고 있다(행정소송법 제28조 제1항). 이러한 제도들은 다소간 실체적 진실의 희생이나 양보 아래 법적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형사법의 이념과 구별되는 행정법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다(헌재 2023. 9. 26. 2020헌바258 참조).
(6)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조속한 권리관계의 확정을 통하여 종국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재심의 여지를 차단하여 분쟁해결의 실효성을 확보하며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분배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은 행정소송 제도의 성격 등을 충분히 감안한다면, ‘명백한 증거가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새로 발견된 때’ 등과 같은 사유를 재심의 대상으로 분류하지 않은 입법자의 판단에서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있고, 단지 심판대상조항이 민사소송법상 재심사유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형사소송법상 재심사유와는 상이한 형태로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만을 들어 심판대상조항이 입법재량을 벗어난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7) 민사소송법 제17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송행위의 추후보완 제도에 의한 추완항소는 당사자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을 경우 사유가 없어진 날로부터 2주 이내에 항소의 추후보완신청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이는 형식적으로는 항소기간이 지났으나 아직 확정되지 않은 판결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재심 제도는 이미 기판력이 발생한 확정된 종국판결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규율 대상이 다르고, 그 사유 및 청구기간도 차이가 있다. 한편 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은 그 처분에 하자가 있는 경우 기한 제한 없이,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이를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행정청의 처분은 행정목적의 실현을 위한 행정작용으로서 분쟁의 종국적 해결을 목적으로 소송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법원의 확정판결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므로, 그에 요구되는 법적 안정성의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을 경우의 추완항소 또는 처분청의 직권 취소가 기간 등의 제한이 없이 가능하다고 하여 확정된 행정소송의 종국판결의 재심 사유까지 확대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8)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재심사유의 한정과 관련된 입법자의 형성적 재량을 일탈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또한 청구인의 주장과 같은 사유를 행정소송 재심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대우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사 건 2025헌바364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위헌소원
청 구 인 최○○
국선대리인 변호사 기명관
당 해 사 건 서울고등법원 2022재누1198 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결정취소
선 고 일 2026. 6. 24.
【주 문】
행정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2항 중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1조 제1항을 준용하는 부분은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연월일 생략) ○○ 장교로 임관하여 (연월일 생략) 만기전역 하였다. 청구인은 2018. 3. 9. 인천보훈지청장에게 국가유공자 등 등록신청을 하였다. 인천보훈지청장은 보훈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18. 7. 10. 청구인에 대하여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나. 청구인은 2020. 1. 29. 인천보훈지청장을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 및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1. 10. 1. 기각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20구단50093). 청구인은 제1심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2022. 7. 20.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21누64414, 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이에 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2022. 12. 1.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어 2022. 12. 9. 청구인에게 송달됨으로써 재심대상판결은 확정되었다(대법원 2022두54733).
다. 청구인은 2022. 12. 29.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 등의 재심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재심의 소를 제기하였다. 법원은 당해 사건 재심의 소는 재심사유가 주장된 시점을 기준으로 볼 때 재심 제기기간이 도과한 후에 제기된 것이 명백하고, 재심사유도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2025. 6. 25. 위 재심의 소를 각하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2재누1198).
라. 한편 청구인은 위 재심의 소 계속 중,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5. 6. 25. 그 신청이 기각되어 2025. 7. 3. 청구인에게 송달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5아1262).
마. 청구인은 2025. 7. 31.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을 하였고(2025헌사741), 2025. 11. 18. 국선대리인이 선정되었다. 국선대리인은 2025. 12. 3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이 ‘명백한 증거가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사유로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결국 민사소송법에서 재심사유를 정하면서 새로운 증거발견은 재심사유로 규정하지 아니한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다.
나.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이 사건의 당해 사건은 행정소송에 대한 재심사건이다. 민사소송법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의하여 비로소 행정소송에 준용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해당 민사소송법 조항을 준용하는 행정소송법 조항으로 확정하기로 한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행정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2항 중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1조 제1항을 준용하는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고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행정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개정된 것)
제8조(법적용례) ② 행정소송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한다.
[관련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1조(재심사유) ① 다음 각 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당사자가 상소에 의하여 그 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법률에 따라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아니한 때
2. 법률상 그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법관이 관여한 때
3. 법정대리권·소송대리권 또는 대리인이 소송행위를 하는 데에 필요한 권한의 수여에 흠이 있는 때. 다만, 제60조 또는 제97조의 규정에 따라 추인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4. 재판에 관여한 법관이 그 사건에 관하여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때
5. 형사상 처벌을 받을 다른 사람의 행위로 말미암아 자백을 하였거나 판결에 영향을 미칠 공격 또는 방어방법의 제출에 방해를 받은 때
6.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 그 밖의 물건이 위조되거나 변조된 것인 때
7. 증인·감정인·통역인의 거짓 진술 또는 당사자신문에 따른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의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때
8. 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그 밖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따라 바뀐 때
9.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
10.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나는 때
11. 당사자가 상대방의 주소 또는 거소를 알고 있었음에도 있는 곳을 잘 모른다고 하거나 주소나 거소를 거짓으로 하여 소를 제기한 때
3. 청구인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명백한 증거가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새로 발견된 경우’를 재심사유로 규정하지 아니함으로써 청구인의 재심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가 ‘유죄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것,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이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 그 밖의 물건이 위조되거나 변조된 것인 때’(제6호), ‘증인·감정인·통역인의 거짓 진술 또는 당사자신문에 따른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의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때’(제7호)를 재심사유로 포함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여 볼 때,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을 형사재판의 피고인 또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6호 혹은 제7호에 따른 재심신청인에 비하여 불합리하게 차별대우하고 있다. 또한 당사자의 책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변 기간을 지킬 수 없는 경우 인정되는 추완항소 제도(민사소송법 제173조) 및 행정청의 직권취소와 비교하면, ‘명백한 증거가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새로이 발견된 때’에도 법적 안정성을 강조하여 재심청구권을 제한하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 특히 행정소송은 대등한 사인 간의 다툼인 민사소송과 달리 국가의 공권력 행사의 위법을 다투는 것이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하는 것으로 구조적으로 비대칭적이므로 위 사유는 반드시 재심사유에 포함되어야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재심제도와 입법형성권
재심은 확정된 종국판결에 재심사유에 해당하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판결의 취소와 이미 종결되었던 사건의 재심판을 구하는 비상의 불복신청방법으로서 그와 같은 중대한 하자가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키고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므로, 판결에 대한 불복방법의 하나인 점에서는 상소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만, 상소와는 달리 재심은 확정판결에 대한 불복방법이고 확정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의 요청은 미확정판결에 대한 그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상소보다 더 예외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헌재 2004. 12. 16. 2003헌바105; 헌재 2009. 10. 29. 2008헌바101 등 참조).
입법자는 재심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확정판결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가려내어야 한다. 이는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사법 자원의 합리적인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법치주의에 내재된 두 가지의 대립적 이념 즉, 법적 안정성과 정의의 실현이라는 상반된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로 돌아간다. 따라서 어떤 사유를 재심사유로 정하여 재심을 허용할 것인가는 입법자가 확정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 재판의 신속·적정성, 법원의 업무부담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입법정책의 문제이다(헌재 1996. 3. 28. 93헌바27; 헌재 2004. 12. 16. 2003헌바105 등 참조).
따라서 재심제도와 관련하여 인정되는 위와 같은 입법적 재량을 감안하면, 재심의 사유를 규정하는 조항의 위헌성에 대한 판단은 입법자가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통한 법적 안정성의 확보에만 매몰되어 재판의 적정성이라는 법치주의의 또 다른 이념을 현저히 희생함으로써 제반 기본권의 실현을 위한 기본권으로서의 재판청구권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등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그 내용이 현저히 자의적인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헌재 2009. 4. 30. 2007헌바121 참조).
나. 과잉금지원칙 및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심판대상조항은 재심사유를 11개의 항목으로 분류하여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을 행정소송에 준용함으로써 행정소송에서 확정된 종국판결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확정판결을 번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동시에 그 이외의 사유로는 확정판결을 다툴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보장하는 한편, 확정된 종국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재심을 방지하여 분쟁해결의 실효성을 확보함과 아울러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며, 나아가 재심사유가 법원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좌우될 수 없도록 사전에 확정하는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헌재 2009. 10. 29. 2008헌바101 참조).
(2) 다음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지나치게 자의적이어서 입법자에게 허용되는 형성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재심은 그 제도적 취지상 확정판결을 불복의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법적 안정성의 요청을 물리쳐야 할 만큼 정의의 요청이 절박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어야 한다(헌재 2009. 4. 30. 2007헌바121 참조). 그런데 판결이 확정된 후 해당 사건에 서 제출하지 않았던 관련 문서를 발견하거나, 신규 증인을 찾는 등 새로 증거를 발견하였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으며, 그러한 상황은 언제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판결이 확정된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도 모를 사정에 기하여 판결에 대한 불복가능성을 무한히 열어두고 판결의 결론을 유동적으로 방치한다면, 애초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형성된 복잡·다양한 법률 관계들도 항시 불확정적 상태로 유지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3) 나아가 청구인이 주장하는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는 추상적·불확정적 개념으로,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불분명하다. 설령 이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책임 없는 사유’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재심을 허용한다면 재심의 허용 범위가 과도하게 확대되어 확정판결에 의하여 형성된 법률관계의 법적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법관이 판결을 이끌어 내는 데에 기초가 되는 내용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일정한 경우에도 확정판결의 부당함을 재심을 통해 시정할 수 있도록 하되, 이 경우에도 그와 관련한 처벌받을 행위에 대하여 유죄의 재판 등이 확정된 때 또는 증거부족 외의 이유로 유죄의 확정재판을 할 수 없을 때에만 재심을 제기하도록 제한하여 확정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의 요청을 외면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 내지 제7호, 제451조 제2항). 그러므로 청구인의 주장대로 단지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증거를 새로 발견하였다는 사정을 들어 행정소송법상 재심을 허용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의 이념을 허약한 토대 위에 올려놓는 결과가 될 우려가 있다.
(4) 우리나라의 형사소송법이 "유죄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만(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국가형벌권을 실현하는 형사소송과 행정작용의 적법성을 통제하고 사인에 대한 권리구제를 도모하는 동시에 공법상 법률관계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행정소송은 그 제도적 성격이나 취지가 상이하므로 이를 반드시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5) 형사소송은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인권보장을 우선적으로 추구하지만, 행정소송은 행정의 적법성을 통제하면서도 행정의 원활한 수행을 도모하고 행정관계 및 거래의 안전을 도모한다. 또한 행정소송은 대립 당사자 간에 발생한 법률 분쟁에 관하여 사실관계를 확정한 후 법을 해석·적용함으로써 해당 분쟁을 해결하는 법 판단작용이라는 점, 증거조사 방법과 증명책임 등 민사소송법상의 원칙과 규정이 준용된다는 점에서 절차적 측면에서는 민사소송과 유사하다. 더군다나 공법상의 법률관계는 일반 공중의 이해와 관련된 것으로서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지 아니하므로, 행정소송법은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더라도 그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기간을 제한하여 행정법관계의 조속한 안정을 꾀하고 있고(행정소송법 제20조), 처분 등이 위법한 경우에도 처분 등을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청구를 기각하는 사정판결을 허용하고 있다(행정소송법 제28조 제1항). 이러한 제도들은 다소간 실체적 진실의 희생이나 양보 아래 법적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형사법의 이념과 구별되는 행정법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다(헌재 2023. 9. 26. 2020헌바258 참조).
(6)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조속한 권리관계의 확정을 통하여 종국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재심의 여지를 차단하여 분쟁해결의 실효성을 확보하며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분배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은 행정소송 제도의 성격 등을 충분히 감안한다면, ‘명백한 증거가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새로 발견된 때’ 등과 같은 사유를 재심의 대상으로 분류하지 않은 입법자의 판단에서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있고, 단지 심판대상조항이 민사소송법상 재심사유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형사소송법상 재심사유와는 상이한 형태로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만을 들어 심판대상조항이 입법재량을 벗어난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7) 민사소송법 제17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송행위의 추후보완 제도에 의한 추완항소는 당사자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을 경우 사유가 없어진 날로부터 2주 이내에 항소의 추후보완신청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이는 형식적으로는 항소기간이 지났으나 아직 확정되지 않은 판결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재심 제도는 이미 기판력이 발생한 확정된 종국판결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규율 대상이 다르고, 그 사유 및 청구기간도 차이가 있다. 한편 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은 그 처분에 하자가 있는 경우 기한 제한 없이,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이를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행정청의 처분은 행정목적의 실현을 위한 행정작용으로서 분쟁의 종국적 해결을 목적으로 소송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법원의 확정판결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므로, 그에 요구되는 법적 안정성의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을 경우의 추완항소 또는 처분청의 직권 취소가 기간 등의 제한이 없이 가능하다고 하여 확정된 행정소송의 종국판결의 재심 사유까지 확대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8)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재심사유의 한정과 관련된 입법자의 형성적 재량을 일탈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또한 청구인의 주장과 같은 사유를 행정소송 재심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대우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