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헌바78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위헌소원 등
결정일: 2026년 6월 24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5헌바78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위헌소원 등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양선우
당 해 사 건 대법원 2024스869 이행명령
선 고 일 2026. 6. 24.
【주 문】
1.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중‘제4조 제2항ㆍ제3항’을 준용하는 부분 및 가사소송법(2010. 3. 31. 법률 제10212호로 개정된 것) 제64조는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이○○를 상대로 창원지방법원 2008브18 양육비 사건의 확정심판에 따른 양육비지급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이행명령신청을 하였으나, 2024. 10. 30. 청구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가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 신청이 기각되었다(창원지방법원 2023즈기100).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즉시항고 취지의 항고장을 제출하였으나, 2024. 11. 14. 가사소송법 제64조에 의한 이행명령 재판에 대하여는 즉시항고 규정이 없고 그 성질상 불복할 수 없어 위 항고는 특별항고로 처리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사건이 대법원으로 이송되었다(창원지방법원 2024브10057). 대법원은 2025. 2. 13. 위 특별항고는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4조에 해당하여 그 이유가 없음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대법원 2024스869).
나. 청구인은 위 특별항고심 계속 중인 2024. 12. 5. 및 2024. 12. 19.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전부와 가사소송법 제64조에 의한 이행명령 재판에 대하여 즉시항고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에 대하여 각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25. 2. 13. 모두 기각되자(대법원 2024즈기19, 대법원 2024즈기20), 2025. 2. 2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전부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으나, 당해 사건은 가사소송의 특별항고 사건이고, 청구인이 다투고자 하는 것은 당해 사건에서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는 근거가 된 법률조항들의 위헌 여부이므로,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나. 청구인은 이행명령신청을 하였다가 기각결정을 받아 항고장을 제출하였으나, 가사소송법 제64조에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항고 사건이 특별항고로 분류되어 대법원으로 이송됨에 따라 항고법원의 사실심리를 받지 못한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는 가사소송법 제64조에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이하 ‘상고심법’이라 한다) 제7조 중 ‘제4조 제2항ㆍ제3항’을 준용하는 부분(이하 ‘심리불속행 조항’이라 한다) 및 제7조 중 ‘제5조 제1항’ 가운데 ‘제4조’를 준용하는 부분(이하 ‘이유기재생략 조항’이라 한다), 가사소송법(2010. 3. 31. 법률 제10212호로 개정된 것) 제64조(이하 ‘이행명령 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7조(재항고 및 특별항고에의 준용) 민사소송, 가사소송 및 행정소송의 재항고(再抗告) 및 특별항고 사건에는 제3조, 제4조 제2항ㆍ제3항, 제5조 제1항ㆍ제3항 및 제6조를 준용한다.
가사소송법(2010. 3. 31. 법률 제10212호로 개정된 것)
제64조(이행 명령) ① 가정법원은 판결, 심판, 조정조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또는 양육비부담조서에 의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일정한 기간 내에 그 의무를 이행할 것을 명할 수 있다.
1. 금전의 지급 등 재산상의 의무
2. 유아의 인도 의무
3. 자녀와의 면접교섭 허용 의무
② 제1항의 명령을 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미리 당사자를 심문하고 그 의무를 이행하도록 권고하여야 하며, 제67조 제1항 및 제68조에 규정된 제재를 고지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4조(심리의 불속행) ①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면 더 나아가 심리(審理)를 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棄却)한다.
1. 원심판결(原審判決)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
2. 원심판결이 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하여 부당하게 판단한 경우
3. 원심판결이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경우
4.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
6."민사소송법"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
② 가압류 및 가처분에 관한 판결에 대하여는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규정된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제1항의 예에 따른다.
③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제1항 각 호의 사유(가압류 및 가처분에 관한 판결의 경우에는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규정된 사유)를 포함하는 경우에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제1항의 예에 따른다.
1. 그 주장 자체로 보아 이유가 없는 때
2. 원심판결과 관계가 없거나 원심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때
제5조(판결의 특례) ① 제4조 및"민사소송법"제429조 본문에 따른 판결에는 이유를 적지 아니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리불속행 조항은 실질적으로 대법원으로부터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하고, 대법원의 심리 여부 판단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이유기재생략 조항은 특별항고인이 상고심법 제4조 각 호의 어느 사유로 인하여 심리불속행 상고기각결정을 받는지 알 수 없게 한다. 따라서 위 조항들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나. 이행명령 조항은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이유기재생략 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문제된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어야 한다. 재판의 전제성이란 구체적인 사건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었거나 계속 중이어야 하고,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한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2020. 9. 24. 2018헌바215; 헌재 2021. 12. 23. 2018헌바211 참조).
살피건대, 이유기재생략 조항은 재판서를 작성하는 방법에 관한 규정에 불과하여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으므로(헌재 2024. 1. 25. 2023헌바120등 참조), 이 부분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5. 심리불속행 조항에 대한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심리불속행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상고심법 조항들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판단한 바 있고, 여기에는 재항고 사건에 상고심법 제4조 제2항 및 제3항을 준용하도록 하는 심리불속행 조항을 심판대상으로 한 사건도 포함되어 있다(헌재 2004. 3. 25. 2003헌마591; 헌재 2007. 7. 26. 2006헌마551등; 헌재 2012. 3. 29. 2010헌마693; 헌재 2012. 12. 27. 2011헌마215; 헌재 2024. 1. 25. 2023헌바120등; 헌재 2025. 5. 29. 2024헌바263 참조). 그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헌법이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대법원이 곧바로 모든 사건을 상고심으로서 관할하여야 한다는 결론이 당연히 도출되는 것은 아니고,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사건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을 구성하는 법관에 의한 균등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한다거나 또는 상고심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심급제도는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법발견 자원의 합리적인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의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로 돌아가므로, 이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다.
(2) 위와 같은 심급제도와 대법원의 기능에 비추어 볼 때 심리불속행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심리불속행 조항은 상고제도에 의한 법질서의 통일과 구체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개별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보다 법령해석의 통일을 더 우위에 둔 입법자의 판단에 따라 상고심재판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에 대법원 판례 위반 여부를 한 요소로 삼은 것에는 합리성이 있다.
(3) 한편 민사소송, 가사소송 및 행정소송의 재항고 및 특별항고 사건(이하 ‘재항고 등’이라 한다)에 있어서는 더 나아가 심리를 하지 아니하고 결정으로 재항고 등을 기각할 사유를 상고사건에 비하여 확대하고 있는 것이 재항고 등 사건의 특성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재항고는 항고법원ㆍ고등법원 또는 항소법원의 결정 및 명령에 대한 불복으로,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ㆍ법률ㆍ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을 이유로 드는 때에 한하여 인정된다(민사소송법 제442조). 결정 및 명령은 소송절차에서 부수적으로 파생된 사항, 강제집행 사항, 가압류ㆍ가처분사건, 비송사건을 판단할 때에 쓰이는 것으로 간이ㆍ신속을 요하기 때문에 변론을 거칠 것이냐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일임되어 있고(민사소송법 제134조 제1항 단서), 상당한 방법으로 고지하면 효력을 가지며(민사소송법 제221조), 결정서에는 이유 기재를 생략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24조 제1항 단서).상고심법 제4조 제1항이 정하고 있는 사유 중,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제4호)는 민사소송법 제442조에 규정된 재항고 이유에도 포함되지 않는 사항에 관한 것이고,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제5호)는 상고심법 제4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3호를 보충하는 조항으로 위 각 호의 사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제외한 것으로 보이며,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제6호)는 절대적 상고이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체로 소송절차에 관한 규정 위반에 해당하는 사유라 할 수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은 결정ㆍ명령의 특성, 민사소송법이 정하고 있는 재항고 사유 등에 비추어 보면, 재항고 등 사건에 있어 심리불속행의 예외사유를 정하면서 상고심법 제4조 제1항 제4호, 제5호, 제6호를 제외한 데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할 것이다.
(4) 따라서 심리불속행 조항은 비록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제한하고 있기는 하지만 헌법이 요구하는 대법원의 최고법원성을 존중하면서 상고심재판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정함에 있어 개별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보다 법령해석의 통일을 더 우위에 둔 규정으로서 그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특별항고 사건에 대한 선례의 적용 여부
앞서 본 헌법재판소 선례는 민사소송, 가사소송, 행정소송의 재항고 및 특별항고 사건에 있어서 심리불속행 사유를 상고사건에 비하여 확대하고 있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를 재항고 사건을 중심으로 판단하였는바,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특별항고 사건의 경우에도 선례의 판단 내용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특별항고 제도는 통상의 불복방법이 없는 결정ㆍ명령이라고 하여도 그 위헌성 여부 등의 판단을 위해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대법원에 불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민사소송법 제449조). 특별항고는 재항고와 마찬가지로 결정이나 명령을 불복 대상으로 하되, 불복의 사유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위반이 있거나 재판의 전제가 된 명령ㆍ규칙ㆍ처분의 헌법 또는 법률의 위반여부에 대한 판단이 부당하다는 것을 이유로 하는 때로 한정되어 있어 재항고의 사유에 비하여 더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결정ㆍ명령의 특성과 제한적인 재항고 사유 등을 이유로 재항고 사건에서 심리불속행의 예외사유를 정하면서 상고심법 제4조 제1항 제4호, 제5호, 제6호를 제외한 데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본 위 선례의 판단 내용은, 특별항고 사건에 관한 이 사건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고,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할 만한 사정이나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선례의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따라서 심리불속행 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6. 이행명령 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이행명령 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한편 청구인은 이행명령 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비교집단과 사이에 차별취급이 존재하는지 밝히지 않고 있고, 이행명령 조항이 의무자의 이행명령에 대한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도 두지 않은 이상 이행명령 조항으로 인한 차별취급을 상정하기도 어렵다. 설령 차별취급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는 결국 이행명령 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이행명령 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이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재판청구권의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전단의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라 함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자격과 절차에 의하여 임명되고 물적 독립과 인적 독립이 보장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고, 그 후단의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라 함은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되 법대로의 재판 즉 절차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실체법이 정한 내용대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이며, 법관이 자의와 전단에 의한 재판을 하는 것을 배제한다는 것이다. 상소심에서 심판을 받을 권리를 헌법상 명문화한 규정이 없고 상소문제가 일반 법률에 맡겨진 우리 법제 하에서 헌법 제27조에서 규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모든 사건에 대해 상소법원의 구성 법관에 의한, 상소심 절차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까지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 없을 것이고, 모든 사건에 대해 획일적으로 상소할 수 있게 하느냐 여부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입법부에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사항이다(헌재 2011. 10. 25. 2010헌바486등; 헌재 2017. 7. 27. 2016헌바212 참조).
따라서 이행명령 조항이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고 자의적인 것으로 재판청구권의 구체적인 형성에 관한 합리적인 입법재량을 일탈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판단
(가) 가사사건에 관한 판결, 심판, 조정조서 등(이하 ‘재판 등’이라 한다)에 의하여 정해진 이른바 가사채무는 통상적으로 당사자와 관계인의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고 그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러한 성격상 가사채무는 강제집행을 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아 가정법원이 후견적 입장에서 집행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 이에 가사소송법에는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과는 별도로 사전처분(제62조), 가압류ㆍ가처분(제63조), 양육비 직접지급명령(제63조의2), 담보제공명령(제63조의3 제1항, 제2항), 일시금 지급명령(제63조의3 제4항), 이행명령(제64조), 금전의 임치(제65조) 등과 같은 특유의 이행확보제도를 두고 있다.
이행명령제도는 가사소송법 제64조 등에서 규정하고 있다. 가정법원은 재판 등에 의하여 금전의 지급 등 재산상의 의무, 유아의 인도의무 또는 자녀와의 면접교섭허용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일정한 기간 내에 그 의무를 이행할 것을 명할 수 있고(가사소송법 제64조), 이행명령을 받은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이행명령을 위반한 경우 직권 또는 권리자의 신청에 의하여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며(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 이행명령을 받은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금전의 정기적 지급명령을 3기 이상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 권리자의 신청에 의하여 30일의 범위에서 그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감치를 명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8조 제1항). 가정법원은 이행명령을 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미리 당사자를 심문하고 의무를 이행하도록 권고하여야 하며 불이행에 대한 과태료ㆍ감치의 제재를 고지하여야 한다(가사소송법 제64조 제2항). 가정법원은 권리자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이행명령을 하기 전이나 후에 가사조사관으로 하여금 의무자의 재산상황과 의무이행의 실태에 관하여 조사하고 의무이행을 권고하게 할 수 있다(가사소송규칙 제122조).
이행명령은 재판 등에 따라 이미 확정되어 있는 의무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의무를 창설하지 아니하고, 재산상 의무 등 일정한 가사채무를 과태료ㆍ감치에 의한 간접강제의 수단을 통하여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가사소송법상의 이행확보제도 중 하나이다(대법원 2017. 11. 20. 자 2017으519 결정 참조). 이행명령은 권리의 존부를 확정하는 기관과 확정된 권리를 실현하는 기관을 엄격히 분리시키지 아니하고 권리의 존부를 확정한 판단기관 자신이 의무의 이행을 촉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권리의 존부를 확정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이미 확정되어 있는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절차의 일부라는 점에서는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과 다르지 아니하다(대법원 2025. 5. 23. 자 2025으517 결정 참조). 집행절차의 일환인 이행명령 절차는 대립되는 당사자 사이의 분쟁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절차가 아니라 국가기관이 후견적 입장에서 청구권의 사실적 실현을 도모하는 비송절차로서의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관계인의 권리에 침해가 없는 한 이를 주관하는 법원에 합목적적인 재량을 부여하여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헌재 2011. 10. 25. 2010헌바486등 참조).
(나) 이행명령은 재판 등에 의하여 확정되어 있는 의무의 이행을 촉구하는 것일 뿐 그 내용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의무를 창설하지 아니하므로,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으로 인하여 확정된 양육비채권 등 실체법상 권리 자체나 기존 집행권원의 효력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어서 당사자와 관계인의 권리나 법적 지위에 새로운 불이익이 초래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할 경우 이행명령제도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저해될 수 있고, 당사자 사이의 감정의 대립이 심해져 심리적인 강제를 통한 의무 이행의 촉진이라는 이행명령제도의 목적 달성은 어려워지고 즉시항고권이 남용될 우려가 있다.
(다) 특히 가사비송사건의 심판 중 금전의 지급, 물건의 인도 등의 이행을 명하는 심판에는 집행력이 있으므로(가사소송법 제41조), 권리자는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이 가능하고, 각 제도별 요건과 필요성ㆍ긴급성 등을 고려하여 다른 종류의 이행확보제도를 신청할 수도 있으며, 통상의 불복방법이 없는 결정이라 하더라도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위반이 있거나 재판의 전제가 된 명령ㆍ규칙ㆍ처분이 헌법 또는 법률에 위반된 경우에는 대법원에 특별항고도 가능하다. 따라서 이행명령 조항이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하여 특별히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이행명령을 받은 사람이 그 이행명령을 위반하여 과태료나 감치의 제재를 받은 경우에는 그에게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므로, 이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있다(비송사건절차법 제248조 제3항, 가사소송법 제68조 제2항).
(라)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행명령 조항이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이행명령제도의 성격과 특성, 다른 집행수단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바, 재판청구권에 관한 합리적인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7. 결론
그렇다면 심리불속행 조항과 이행명령 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사 건 2025헌바78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위헌소원 등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양선우
당 해 사 건 대법원 2024스869 이행명령
선 고 일 2026. 6. 24.
【주 문】
1.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중‘제4조 제2항ㆍ제3항’을 준용하는 부분 및 가사소송법(2010. 3. 31. 법률 제10212호로 개정된 것) 제64조는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이○○를 상대로 창원지방법원 2008브18 양육비 사건의 확정심판에 따른 양육비지급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이행명령신청을 하였으나, 2024. 10. 30. 청구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가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 신청이 기각되었다(창원지방법원 2023즈기100).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즉시항고 취지의 항고장을 제출하였으나, 2024. 11. 14. 가사소송법 제64조에 의한 이행명령 재판에 대하여는 즉시항고 규정이 없고 그 성질상 불복할 수 없어 위 항고는 특별항고로 처리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사건이 대법원으로 이송되었다(창원지방법원 2024브10057). 대법원은 2025. 2. 13. 위 특별항고는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4조에 해당하여 그 이유가 없음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대법원 2024스869).
나. 청구인은 위 특별항고심 계속 중인 2024. 12. 5. 및 2024. 12. 19.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전부와 가사소송법 제64조에 의한 이행명령 재판에 대하여 즉시항고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에 대하여 각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25. 2. 13. 모두 기각되자(대법원 2024즈기19, 대법원 2024즈기20), 2025. 2. 2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전부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으나, 당해 사건은 가사소송의 특별항고 사건이고, 청구인이 다투고자 하는 것은 당해 사건에서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는 근거가 된 법률조항들의 위헌 여부이므로,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나. 청구인은 이행명령신청을 하였다가 기각결정을 받아 항고장을 제출하였으나, 가사소송법 제64조에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항고 사건이 특별항고로 분류되어 대법원으로 이송됨에 따라 항고법원의 사실심리를 받지 못한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는 가사소송법 제64조에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이하 ‘상고심법’이라 한다) 제7조 중 ‘제4조 제2항ㆍ제3항’을 준용하는 부분(이하 ‘심리불속행 조항’이라 한다) 및 제7조 중 ‘제5조 제1항’ 가운데 ‘제4조’를 준용하는 부분(이하 ‘이유기재생략 조항’이라 한다), 가사소송법(2010. 3. 31. 법률 제10212호로 개정된 것) 제64조(이하 ‘이행명령 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7조(재항고 및 특별항고에의 준용) 민사소송, 가사소송 및 행정소송의 재항고(再抗告) 및 특별항고 사건에는 제3조, 제4조 제2항ㆍ제3항, 제5조 제1항ㆍ제3항 및 제6조를 준용한다.
가사소송법(2010. 3. 31. 법률 제10212호로 개정된 것)
제64조(이행 명령) ① 가정법원은 판결, 심판, 조정조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또는 양육비부담조서에 의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일정한 기간 내에 그 의무를 이행할 것을 명할 수 있다.
1. 금전의 지급 등 재산상의 의무
2. 유아의 인도 의무
3. 자녀와의 면접교섭 허용 의무
② 제1항의 명령을 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미리 당사자를 심문하고 그 의무를 이행하도록 권고하여야 하며, 제67조 제1항 및 제68조에 규정된 제재를 고지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4조(심리의 불속행) ①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면 더 나아가 심리(審理)를 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棄却)한다.
1. 원심판결(原審判決)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
2. 원심판결이 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하여 부당하게 판단한 경우
3. 원심판결이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경우
4.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
6."민사소송법"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
② 가압류 및 가처분에 관한 판결에 대하여는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규정된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제1항의 예에 따른다.
③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제1항 각 호의 사유(가압류 및 가처분에 관한 판결의 경우에는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규정된 사유)를 포함하는 경우에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제1항의 예에 따른다.
1. 그 주장 자체로 보아 이유가 없는 때
2. 원심판결과 관계가 없거나 원심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때
제5조(판결의 특례) ① 제4조 및"민사소송법"제429조 본문에 따른 판결에는 이유를 적지 아니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리불속행 조항은 실질적으로 대법원으로부터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하고, 대법원의 심리 여부 판단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이유기재생략 조항은 특별항고인이 상고심법 제4조 각 호의 어느 사유로 인하여 심리불속행 상고기각결정을 받는지 알 수 없게 한다. 따라서 위 조항들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나. 이행명령 조항은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이유기재생략 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문제된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어야 한다. 재판의 전제성이란 구체적인 사건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었거나 계속 중이어야 하고,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한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2020. 9. 24. 2018헌바215; 헌재 2021. 12. 23. 2018헌바211 참조).
살피건대, 이유기재생략 조항은 재판서를 작성하는 방법에 관한 규정에 불과하여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으므로(헌재 2024. 1. 25. 2023헌바120등 참조), 이 부분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5. 심리불속행 조항에 대한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심리불속행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상고심법 조항들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판단한 바 있고, 여기에는 재항고 사건에 상고심법 제4조 제2항 및 제3항을 준용하도록 하는 심리불속행 조항을 심판대상으로 한 사건도 포함되어 있다(헌재 2004. 3. 25. 2003헌마591; 헌재 2007. 7. 26. 2006헌마551등; 헌재 2012. 3. 29. 2010헌마693; 헌재 2012. 12. 27. 2011헌마215; 헌재 2024. 1. 25. 2023헌바120등; 헌재 2025. 5. 29. 2024헌바263 참조). 그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헌법이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대법원이 곧바로 모든 사건을 상고심으로서 관할하여야 한다는 결론이 당연히 도출되는 것은 아니고,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사건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을 구성하는 법관에 의한 균등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한다거나 또는 상고심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심급제도는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법발견 자원의 합리적인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의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로 돌아가므로, 이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다.
(2) 위와 같은 심급제도와 대법원의 기능에 비추어 볼 때 심리불속행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심리불속행 조항은 상고제도에 의한 법질서의 통일과 구체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개별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보다 법령해석의 통일을 더 우위에 둔 입법자의 판단에 따라 상고심재판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에 대법원 판례 위반 여부를 한 요소로 삼은 것에는 합리성이 있다.
(3) 한편 민사소송, 가사소송 및 행정소송의 재항고 및 특별항고 사건(이하 ‘재항고 등’이라 한다)에 있어서는 더 나아가 심리를 하지 아니하고 결정으로 재항고 등을 기각할 사유를 상고사건에 비하여 확대하고 있는 것이 재항고 등 사건의 특성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재항고는 항고법원ㆍ고등법원 또는 항소법원의 결정 및 명령에 대한 불복으로,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ㆍ법률ㆍ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을 이유로 드는 때에 한하여 인정된다(민사소송법 제442조). 결정 및 명령은 소송절차에서 부수적으로 파생된 사항, 강제집행 사항, 가압류ㆍ가처분사건, 비송사건을 판단할 때에 쓰이는 것으로 간이ㆍ신속을 요하기 때문에 변론을 거칠 것이냐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일임되어 있고(민사소송법 제134조 제1항 단서), 상당한 방법으로 고지하면 효력을 가지며(민사소송법 제221조), 결정서에는 이유 기재를 생략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24조 제1항 단서).상고심법 제4조 제1항이 정하고 있는 사유 중,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제4호)는 민사소송법 제442조에 규정된 재항고 이유에도 포함되지 않는 사항에 관한 것이고,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제5호)는 상고심법 제4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3호를 보충하는 조항으로 위 각 호의 사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제외한 것으로 보이며,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제6호)는 절대적 상고이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체로 소송절차에 관한 규정 위반에 해당하는 사유라 할 수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은 결정ㆍ명령의 특성, 민사소송법이 정하고 있는 재항고 사유 등에 비추어 보면, 재항고 등 사건에 있어 심리불속행의 예외사유를 정하면서 상고심법 제4조 제1항 제4호, 제5호, 제6호를 제외한 데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할 것이다.
(4) 따라서 심리불속행 조항은 비록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제한하고 있기는 하지만 헌법이 요구하는 대법원의 최고법원성을 존중하면서 상고심재판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정함에 있어 개별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보다 법령해석의 통일을 더 우위에 둔 규정으로서 그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특별항고 사건에 대한 선례의 적용 여부
앞서 본 헌법재판소 선례는 민사소송, 가사소송, 행정소송의 재항고 및 특별항고 사건에 있어서 심리불속행 사유를 상고사건에 비하여 확대하고 있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를 재항고 사건을 중심으로 판단하였는바,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특별항고 사건의 경우에도 선례의 판단 내용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특별항고 제도는 통상의 불복방법이 없는 결정ㆍ명령이라고 하여도 그 위헌성 여부 등의 판단을 위해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대법원에 불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민사소송법 제449조). 특별항고는 재항고와 마찬가지로 결정이나 명령을 불복 대상으로 하되, 불복의 사유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위반이 있거나 재판의 전제가 된 명령ㆍ규칙ㆍ처분의 헌법 또는 법률의 위반여부에 대한 판단이 부당하다는 것을 이유로 하는 때로 한정되어 있어 재항고의 사유에 비하여 더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결정ㆍ명령의 특성과 제한적인 재항고 사유 등을 이유로 재항고 사건에서 심리불속행의 예외사유를 정하면서 상고심법 제4조 제1항 제4호, 제5호, 제6호를 제외한 데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본 위 선례의 판단 내용은, 특별항고 사건에 관한 이 사건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고,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할 만한 사정이나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선례의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따라서 심리불속행 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6. 이행명령 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이행명령 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한편 청구인은 이행명령 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비교집단과 사이에 차별취급이 존재하는지 밝히지 않고 있고, 이행명령 조항이 의무자의 이행명령에 대한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도 두지 않은 이상 이행명령 조항으로 인한 차별취급을 상정하기도 어렵다. 설령 차별취급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는 결국 이행명령 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이행명령 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이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재판청구권의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전단의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라 함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자격과 절차에 의하여 임명되고 물적 독립과 인적 독립이 보장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고, 그 후단의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라 함은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되 법대로의 재판 즉 절차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실체법이 정한 내용대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이며, 법관이 자의와 전단에 의한 재판을 하는 것을 배제한다는 것이다. 상소심에서 심판을 받을 권리를 헌법상 명문화한 규정이 없고 상소문제가 일반 법률에 맡겨진 우리 법제 하에서 헌법 제27조에서 규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모든 사건에 대해 상소법원의 구성 법관에 의한, 상소심 절차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까지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 없을 것이고, 모든 사건에 대해 획일적으로 상소할 수 있게 하느냐 여부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입법부에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사항이다(헌재 2011. 10. 25. 2010헌바486등; 헌재 2017. 7. 27. 2016헌바212 참조).
따라서 이행명령 조항이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고 자의적인 것으로 재판청구권의 구체적인 형성에 관한 합리적인 입법재량을 일탈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판단
(가) 가사사건에 관한 판결, 심판, 조정조서 등(이하 ‘재판 등’이라 한다)에 의하여 정해진 이른바 가사채무는 통상적으로 당사자와 관계인의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고 그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러한 성격상 가사채무는 강제집행을 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아 가정법원이 후견적 입장에서 집행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 이에 가사소송법에는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과는 별도로 사전처분(제62조), 가압류ㆍ가처분(제63조), 양육비 직접지급명령(제63조의2), 담보제공명령(제63조의3 제1항, 제2항), 일시금 지급명령(제63조의3 제4항), 이행명령(제64조), 금전의 임치(제65조) 등과 같은 특유의 이행확보제도를 두고 있다.
이행명령제도는 가사소송법 제64조 등에서 규정하고 있다. 가정법원은 재판 등에 의하여 금전의 지급 등 재산상의 의무, 유아의 인도의무 또는 자녀와의 면접교섭허용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일정한 기간 내에 그 의무를 이행할 것을 명할 수 있고(가사소송법 제64조), 이행명령을 받은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이행명령을 위반한 경우 직권 또는 권리자의 신청에 의하여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며(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 이행명령을 받은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금전의 정기적 지급명령을 3기 이상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 권리자의 신청에 의하여 30일의 범위에서 그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감치를 명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8조 제1항). 가정법원은 이행명령을 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미리 당사자를 심문하고 의무를 이행하도록 권고하여야 하며 불이행에 대한 과태료ㆍ감치의 제재를 고지하여야 한다(가사소송법 제64조 제2항). 가정법원은 권리자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이행명령을 하기 전이나 후에 가사조사관으로 하여금 의무자의 재산상황과 의무이행의 실태에 관하여 조사하고 의무이행을 권고하게 할 수 있다(가사소송규칙 제122조).
이행명령은 재판 등에 따라 이미 확정되어 있는 의무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의무를 창설하지 아니하고, 재산상 의무 등 일정한 가사채무를 과태료ㆍ감치에 의한 간접강제의 수단을 통하여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가사소송법상의 이행확보제도 중 하나이다(대법원 2017. 11. 20. 자 2017으519 결정 참조). 이행명령은 권리의 존부를 확정하는 기관과 확정된 권리를 실현하는 기관을 엄격히 분리시키지 아니하고 권리의 존부를 확정한 판단기관 자신이 의무의 이행을 촉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권리의 존부를 확정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이미 확정되어 있는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절차의 일부라는 점에서는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과 다르지 아니하다(대법원 2025. 5. 23. 자 2025으517 결정 참조). 집행절차의 일환인 이행명령 절차는 대립되는 당사자 사이의 분쟁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절차가 아니라 국가기관이 후견적 입장에서 청구권의 사실적 실현을 도모하는 비송절차로서의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관계인의 권리에 침해가 없는 한 이를 주관하는 법원에 합목적적인 재량을 부여하여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헌재 2011. 10. 25. 2010헌바486등 참조).
(나) 이행명령은 재판 등에 의하여 확정되어 있는 의무의 이행을 촉구하는 것일 뿐 그 내용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의무를 창설하지 아니하므로,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으로 인하여 확정된 양육비채권 등 실체법상 권리 자체나 기존 집행권원의 효력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어서 당사자와 관계인의 권리나 법적 지위에 새로운 불이익이 초래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할 경우 이행명령제도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저해될 수 있고, 당사자 사이의 감정의 대립이 심해져 심리적인 강제를 통한 의무 이행의 촉진이라는 이행명령제도의 목적 달성은 어려워지고 즉시항고권이 남용될 우려가 있다.
(다) 특히 가사비송사건의 심판 중 금전의 지급, 물건의 인도 등의 이행을 명하는 심판에는 집행력이 있으므로(가사소송법 제41조), 권리자는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이 가능하고, 각 제도별 요건과 필요성ㆍ긴급성 등을 고려하여 다른 종류의 이행확보제도를 신청할 수도 있으며, 통상의 불복방법이 없는 결정이라 하더라도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위반이 있거나 재판의 전제가 된 명령ㆍ규칙ㆍ처분이 헌법 또는 법률에 위반된 경우에는 대법원에 특별항고도 가능하다. 따라서 이행명령 조항이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하여 특별히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이행명령을 받은 사람이 그 이행명령을 위반하여 과태료나 감치의 제재를 받은 경우에는 그에게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므로, 이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있다(비송사건절차법 제248조 제3항, 가사소송법 제68조 제2항).
(라)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행명령 조항이 이행명령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이행명령제도의 성격과 특성, 다른 집행수단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바, 재판청구권에 관한 합리적인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7. 결론
그렇다면 심리불속행 조항과 이행명령 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