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1헌마303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이 수사미진 등으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인정한 사례

결정일: 2012년 2월 23일

결정요지

청구인은 ○○ 서울연락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장물인지를 판단함에 있어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채 정○진이 절취한 순금을 매입하여 장물을 취득하였다는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 청구인은 일관되게 ○○는 귀금속을 매입하는 일을 하는 곳이 아니며, ○○ 서울연락사무소는 분석물을 접수받아 본사에 보내는 단순한 업무를 처리하는 곳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진 역시 경찰조사 단계에서 청구인에게 순금을 매도하였다고 진술한 것은 착오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이 ○○의 사업자등록증, 서울연락사무소의 장부 등을 조사하여, ○○의 주된 사무가 무엇인지, 청구인이 서울연락사무소에서 담당하고 있는 구체적인 업무가 무엇인지 등에 대하여 철저히 밝히지 아니한 채, 정○진의 막연한 진술만으로 청구인에게 업무상과실장물취득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에는, 수사미진의 위법이나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결정 전문

[당사자]
청 구 인조○숙국선대리인 변호사 하창우
피청구인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주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0형제132121호 절도 등 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10. 12. 20. 청구인에 대한 업무상과실장물취득 부분에 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개요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 귀금속 분석집을 운영하면서 장물인지를 판단함에 있어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채 정○진이 절취한 순금을 매입하여 장물을 취득하였다는 혐의로 2010. 12. 20.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0형제132121호 중 청구인에 대한 업무상과실장물취득 부분, 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2011. 6. 3.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는 귀금속을 매매하는 곳이 아니라 위탁을 받아 분석하는 곳이고, 특히 청구인이 근무하는 서울연락사무소는 귀금속을 접수받아 본사에 보내는 영업지점에 불과하며, 더욱이 청구인은 종업원일 뿐 귀금속을 매입할 지위에 있지 아니하여 정○진이 절취한 순금을 매수한 바 없는데도,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에는 수사미진의 위법이 있다.

3. 판 단
가. 정○진은 경찰조사에서, 2010. 5. 중순경부터 10. 중순경까지 골드샵에서 50회에 걸쳐 순금 50돈을 절취하여 ????사 등 종로 일대의 귀금속 매장에 처분하였다고 진술하면서, 개별적인 매매과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함이 없이 막연히 매매처만을 특정하여 종로 일대의 다른 업소와 함께 ‘○○(3672-○○○○)’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런데, ○○는 골드샵에서 금가루를 가져와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고(수사기록 70쪽), 골드샵에 근무하는 정○진은 분석결과서 및 분석이 완료된 귀금속을 수령하기 위해 ○○ 서울연락사무소를 방문한 사실이 있으므로, 그로서는 절취한 순금을 ○○에 실제로 처분하였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미 ○○ 서울연락사무소의 상호 및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청구인은 경찰조사 단계에서 정○진이 경황이 없어 ○○ 서울연락사무소에 절취한 순금을 처분한 것으로 진술하였다며 자신에게 사과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수사기록 69쪽), 정○진 또한 경찰조사 당시의 진술은 착오에 의한 것으로서 ○○ 서울연락사무소에 순금을 판매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바 있다(헌법소원심판기록 18쪽).
이 사건에 있어 정황이 그렇다면 경찰조사 당시 정○진이 한 막연한 진술만으로는 청구인에 대한 업무상과실장물취득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나. 그리고 ○○는 금속재생재료 가공처리, 잡금·고금제련, 지금·지은·재생재료 수집판매를 사업종목으로 하고(헌법소원심판기록 제12쪽), 귀금속의 매입 및 판매를 하는 통상적인 귀금속 매장과는 달리 영업소에 귀금속이 진열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므로(헌법소원심판기록 제17쪽),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는 귀금속을 매매하는 곳이 아니라 귀금속을 분석하고 분석료를 받는 곳으로서 귀금속을 매입하는 일을 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서울연락사무소는 직접 귀금속의 분석을 하는 곳이 아니라 분석물을 접수받아 본사에 보내는 단순한 업무를 처리하는 곳에 지나지 않는다는 청구인의 주장(수사기록 68-69쪽)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다. 이처럼 청구인에 대한 피의사실에 부합하는 유일한 증거로는 자신이 귀금속을 절취하여 판매하였다는 정○진의 막연한 진술이 있을 뿐이고, 청구인이 일관되게 자신이 근무하는 서울연락사무소는 귀금속의 매입을 하는 곳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의 사업자등록증, 서울연락사무소의 장부 등을 조사하여, ○○의 주된 사무가 무엇인지, 청구인이 서울연락사무소에서 담당하고 있는 구체적인 업무가 무엇인지, 청구인이 귀금속을 독자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와 정○진으로부터 순금을 매입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청구인이 정○진으로부터 순금을 매수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확정한 다음 그에 따라 기소 여부를 정하여야 할 것인데도 이에 이르지 않은 채 정○진의 일방적인 진술만으로 청구인에게 위 피의사실에 대하여 혐의가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이 사건 처분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의 위법이나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할 것이므로,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 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