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92헌마30

이주대책불이행 등에 대한 헌법소원

결정일: 1993년 7월 29일

결정 전문

사 건 92헌마30 이주대책불이행에 대한 헌법소원
청 구 인 ○○조합
대표자 조합장 김 ○ 섭
대리인 변호사 최 종 백, 민 병 일
피 청 구 인 1. 대한주택공사
대표자 사장 김 ○ 종
2. 건설부장관
피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김 찬 진
피청구인들 복대리인 변호사 이상기, 임성우, 남형두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조합의 조합원 등이 거주하고 있던 서울 노원구 ○○동 288 일대가 1986. 12. 31. 택지개발촉진법 제3조에 의거한 건설부고시 제639호로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다음, 1989. 7. 27. 동법 제8조에 의거한 건설부고시 제424호로 사업시행자를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로 한 택지개발계획이 승인되었다.
이에 위 피청구인은 그 사업시행에 필요한 위 지구내의 토지 및 가옥에 대한 협의매수 내지 수용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1989. 10. 7.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제8조에 의거하여 위 지구내 가옥소유자에게 위 피청구인이 공급하는 「24평 내지 30평의 공동주택용지」 또는 「전용면적 25평 이하의 아파트」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주 신청하도록 하는 내용의 이주대책을 수립, 공고하였다.

(2)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을 비롯한 위 지역의 많은 철거민들은, 공동주택용지를 선택하여 그 공동주택용지에 아파트를 건설하고 철거민들이 입주하고 남는 잔여 세대분을 감정가격 내지 일반시가로 타에 분양 또는 전매하여 그 이익금으로 건축비에 충당하면 철거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훨씬 적을 것(청구인 주장에 의하면 1세대당 약 3,000만원이하)이라는 기대하에, 약 4,000만원에 상당하는 분양금을 내야 하는 아파트분양권을 선택하지 않고, 공동주택용지를 선택하고 자진하여 이주 하였다. 청구인조합의 조합원 40명은 1990. 9. 4. 위 공동주택용지를 공급받아 그 위에 아파트를 건립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체인 청구인조합을 설립, 등기하였다.

(3) 그런데 건설부령인 「주택공급에관한규칙」이 1990. 5. 26. 건설부령 제464호로 개정되면서 제3조 제8호가 신설되었는 바, 동호 본문후단에 의하면 공공사업의 시행에 따른 “이주대책용으로 택지를 공급받은 자가 당해 택지에 건설하는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에는 동 규칙이 적용되지 아니하나, 동호 단서에 의하여 “이주대상자에게 공급하고 남은 주택의 수가 단독주택의 경우 20호이상, 공동주택의 경우20세대이상인 때”에는 동 규칙을 적용하도록 규정하였다.

(4) 이에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는 1991. 5. 1. 위 규칙 제3조 제8호 단서규정을 근거로 하여, 철거민들이 공급받는 공동주택용지의 지분 일부를 타인에게 전매하거나 건축된 잔여세대분 아파트를 다른 직장주택조합 등에 분양할 수 없고 오직 주택청약저축가입자들에게만 일반분양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동주택용지의 공급계약안을 청구인조합 및 그 조합원들에게 제시하면서 계약체결을 요구하였다.
위 계약안에 따르면, 일반분양시 분양가 책정에 있어서 택지공급원가 이상을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건설부훈령인 「주택분양가 원가연동제 시행지침」이 이사건의 경우에도 적용되어 감정가격이나 일반시가에 의한 분양이 불가능하고 철거민들이나 일반분양입주자들이나 똑같은 입주금(청구인 주장에 의하면 1세대당 금 7,000여만원 이상)을 부담하게 됨으로써, 철거민들이 당초 기대하던 대로 주택입주비용을 절감할 수 없게 된다.

(5) 이에 청구인조합은 1990. 5. 26. 건설부령 제 464호로 신설된 「주택공급에관한규칙」 제3조 제8호 단서규정과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의 위 계약안의 강요행위가 헌법상 보장된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1992. 2. 1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1) 피청구인 건설부장관이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의 이미 형성된 기대이익을 고려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고 1990. 5. 26. 건설부령 제464호로써 「주택공급에관한규칙」에 제3조 제8호 단서규정을 신설한 것과, (2)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가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에게 이주대책으로 확약한 공동주택용지를 계약형식으로 공급함에 있어, 위 규칙 제3조 제8호 단서규정을 근거로 하여 공동주택용지의 지분일부를 타에 전매함이 불가능하고 공동주택용지에 건설한 공동주택 중 조합원들이 입주하고 남는 잔여세대분은 일반공급하여야 한다는 조항들이 포함된 공동주택용지 공급계약안을 강요하는 것이, 조합원들의 평등권,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할 권리,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고 있는지의 여부이다.
위 규칙 제3조 제8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3조(적용대상) : 이 규칙은 사업주체가 법(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의 규정에 의하여 사업계획승인을 얻어 건설하는 주택 및 복리시설의 공급에 이를 적용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주택을 공급하는 때에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하되, 제1호ㆍ제3호 및 제9호에 해당하는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에는 제4조 제1항 및 제17조의 규정만을, 제4호에 해당하는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에는 제4조 제1항, 제17조 및 제20조의 2의 규정만을, 제6호 및 제8호에 해당하는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에는 제17조의 규정만을 적용한다.
제8호 : 공공사업의 시행자가 공공사업의 시행에 따른 이주대책용으로 직접 건설하거나 다른 사업주체에게 위탁하여 건설하는 주택 또는 이주대책용으로 택지를 제공받은 자가 당해 택지에 건설하는 주택. 다만, 이주대상자에게 공급하고 남은 주택의 수가 단독주택의 경우 20호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20세대이상인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1990. 5. 26. 본호신설)

2. 당사자의 주장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1)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할 권리의 침해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은, 청구외 한국토지개발공사가 사업주체가 되어 중계동의 다른 지역에서 시행한 택지개발사업의 이주대책에서의 선례와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 소속 직원의 약속에 따라, 공동주택용지의 분양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그 지분 일부를 타에 전매하거나 그곳에 아파트를 건설하여 일부를 타에 임의로 분양할 수 있는 것으로 신뢰하고 공동주택용지를 선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규칙 조항의 신설로 인하여 이미 상당히 구체적인 권리 및 재산권으로 형성되었던 공동주택분양권 및 잉여택지전매권을 침해당하였는 바, 이는 헌법 제13조 제2항이 금하고 있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박탈에 해당한다.

(2) 평등권의 침해
① 청구외 한국토지개발공사가 사업주체가 되어 다른 지역에서 시행한 택지개발사업의 이주대책에서는 공동주택용지를 선택한 자들이 주택조합을 설립하면 아무런 장애없이 다른 주택조합에 잉여택지지분을 전매하여 지주조합으로서 공동사업주체가 되어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각 세대당 약 1,270만원을 부담하고 약32평의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었고, ②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가 이 사건에서 제시한 두가지 이주대택 중 다른 하나이었던 「전용면적 25평이하의 아파트」를 선택한 철거민들은 1991. 9월경 약 4,000만원정도를 부담하고 이미 아파트입주를 시작하였으며, ③ 만일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지구가 “도시저소득주민의주거환경개선을위한임시조치법”에 의거한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받았다고 가정한다면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은 동법상의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인 바, 위 세가지 경우와 이 사건을 비교하여 볼 때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은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대우를 받음으로써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을 침해당하였다.

(3)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의 침해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레법 제8조에 의거한 이주대책의 수립 시행은 헌법 제23조 제3항 소정의 「정당한 보상」에 해당하는 바,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는 당초 확약한 내용대로의 이주대책을 실시하지 아니함으로써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의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

나. 피청구인들의 답변요지
(1) 본안전 항변
(가)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가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제8조에 따른 이주대책의 일환으로 청구인조합과 체결하려하는 공동주택용지의 공급계약은, 행정처분이나 공법상의 계약이 아니고 사법상의 계약에 불과하므로, 위 피청구인이 동 계약안을 청구인조합에게 제시하는 것 역시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 할 수 없다.
(나) 헌법소원은 자기의 기본권이 현재 직접적으로 침해당한 경우에만 제기할 수 있는 것인데, 이 사건 공권력의 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당한 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이지 청구인조합 그 자신은 아니므로, 청구인조합이 제기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다) 이 사건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

(라) 이 사건에서 문제된 주택공급에관한규칙 제3조 제8호 단서규정은 1990. 5. 26. 공포 시행되었고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는 1991. 5. 1. 청구인조합 및 그 조 합원들에게 위 규칙 조항에 따른 계약안을 제시하였는 바, 그렇다면 1992. 2. 14. 제기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소정의 청구기간을 도과한 것임이 명백하여 부적법하다.

(마)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은 이 사건 심판청구후인 1992. 9. 2.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와의 사이에 이주대책용 공동주택용지 공급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소원의 이익이 없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2) 본안에 관하여
(가)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할 권리의 침해여부에 대하여
주택공급에관한규칙 제3조 제8호의 신설 전에도, 단독주택의 경우에는 20호,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20세대 이상의 주택을 건설하고자 하는 자는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 동법시행령 제32조에 의하여 건설부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되어 있었으며 이에 따라 건설한 주택은 동법 제38조의 3에 따라 5년동안 전매가 불허되었기 때문에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에게 전매를 전제로 하는 기대이익이란 처음부터 있을 수 없었던 것이고, 오히려 종전에는 택지개발지구내 철거민들에게 특별분양을 허용하는 근거가 없어 모두 일반분양만 될 뿐이었는데 위 규칙 조항의 신설로 인하여 비로소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에게 아파트가 특별분양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또한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의 직원들이 철거민들에 대하여 청구인 주장과 같은 내용의 약속을 한 바 없고, 가사 청구외 토지개발공사가 한 선례와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의 직원들의 약속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에게 어떠한 법적 권리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나) 평등권의 침해여부에 대하여
① 청구외 토지개발공사의 이주대책은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와는 다른 별개의 사업주체가 다른 시점에서 다른 내용의 이주대책을 시행한 것이어서 이와 비교하여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고, 또한 총체적으로 비교하면 위 토지개발공사가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보다 이주대책 실시에 있어 철거민들에게 유리하게 한 것이라고도 볼 수 없다. ② 청구인조합의 조합원들이 그들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가 제시한 두가지의 이주대책 중 공동주택용지를 선택한 이상, 아파트입주권을 선택한 철거민들과 비교하여 차별대우를 받았다고는 할 수 없다. ③ 청구인은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지구가 도시저소득주민의주거환경개선을위한임시조치법에 의거한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받았을 경우를 가정하여 평등권 침해의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런 가정(假定)에 의한 평등권침해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의 침해여부에 대하여
이주대책의 실시는, 공공필요에 의하여 재산권을 수용당한 국민이 당연히 국가에 대하여 갖는 공법상의 권리인 손실보상청구권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서, 택지개발사업등 공공사업의 시행으로 생활근거를 잃게 된 철거민들에 대하여 생활보호의 차원에서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제8조에 따라 이루어지는 시혜적인 조치에 불과하여, 헌법 제23조 제3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보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라) 주택공급에관한규칙 제3조 제8호는 국가적 차원의 주택공급질서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한 것으로, 청구인의 주장대로 한다면 오히려 이주대책용으로 공급받은 대토가 투기의 수단이 될 우려가 있으므로, 위 규칙 조항은 이른바 비례의 원칙 등에 위배되는 것도 아니다.

3.판단
피청구인들의 본안전 항변중 우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였으므로 부적법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가.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같은 법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문제가 된 주택공급에관한규칙 제3조 제8호는 1990. 5. 26. 건설부령 제464호로 신설되어 동일자로 공포ㆍ시행되었음이 명백하고 또 이에 따라 피청구인 대한주택공사가 1991. 5. 1.경 청구인조합의 대표자 등에게 위 신설규칙조항에 따른 계약안을 제시하고 그에 의한 계약체결을 요구하자 그들이 위 신설규칙조항의 적용에 강력히 반발함으로써 협의가 결렬된 사실이 기록상 인정된다.
그렇다면 늦어도 이 시점(1991. 5. 1.경)에 있어서는 청구인조합이, 위 신설규칙조항의 공포시행으로 인하여, 또 위 신설규칙조항에 따른 계약체결의 요구로 인하여, 자기가 주장하는 기본권이 침해되었음을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시점으로부터 기산하면 1992. 2. 14.에 제기된 이 사건 헌법소원은 위 60일의 청구기간을 도과하였음이 명백하다(가사 이와 달리 위의 시점을 헌법소원심판사유가 있은 날로 보고 그 날로 부터 180일의 청구기간을 계산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헌법소원 제기 당시에는 이미 그 청구기간도 도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다).

나. 이 점에 관하여, 청구인은 관계요로에 온갖 청원을 한 다음 그 구제방법이 헌법소원밖에 없다고 판단한 시점인 1992. 1. 17.을 청구기간의 기산점으로 삼아야 하고 그 때부터 기산하면 이 사건 헌법소원은 청구기간내에 제기된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본문 소정의 헌법소원심판의 “사유가 있음을 안 날”의 법의(法意)를 그와 같이 해석 할 수는 없는 것이고, 또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조합은 이미 1991. 8. 이전에 당 재판소에 탄원서를 제출하였고 같은 달 3일경 당 재판소 사무처장으로 부터 “탄원서에 대한 회신”이란 제목하에 헌법재판소법과 헌법소원에 관한 자세한 안내회신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 때로 부터 기산하여도 60일의 청구기간은 도과한 것이 명백하여, 청구인의 위 주장은 받아 들일 수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소정의 청구기간을 도과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므로, 피청구인들의 그 나머지 본안전 항변이나 본안에 관하여 판단할 것도 없이,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