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1헌바11

구 소득세법 제88조 제1항 위헌소원

결정일: 2012년 11월 29일

결정 전문

사 건 2011헌바11 구 소득세법 제88조 제1항 위헌소원
청 구 인 1. 한○진
     2. 한○준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김동윤
당해사건 대법원 2010두15452 양도소득세부과처분취소

[주문]
구 소득세법(2006. 12. 30. 법률 제8144호로 개정되고, 2009. 12. 31. 법률 제98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 제1항 전문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들과 광교지구 택지개발사업지구의 사업시행자인 경기지방공사는, 2006. 8. 29. 청구인들은 수원시 영통구 ○○동 지상 건물 8,293.41㎡ 및 주위 지장물(다음부터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2006. 12. 30.까지 철거하거나 이전하고, 경기지방공사는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보상금 중 80%는 약정일에, 나머지 유보금은 이 사건 건물의 철거 또는 이전이 가능함을 확인한 뒤 청구인들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청구인들은 약정과 동시에 유보금을 제외한 보상금을 수령하였고, 2006. 8. 31. 경기지방공사에 지분이전청구권 가등기를 마쳐 주었다. 이 사건 건물은 2007년 8월경 경기지방공사의 비용부담으로 철거되었고, 청구인 한○진은 2007. 9. 7., 청구인 한○준은 2007. 8. 24. 보상금 중 유보금을 수령하였다.

(2) 청구인 한○진은 2006. 9. 7.경, 청구인 한○준은 2006년 10월경 이 사건 건물의 양도시기가 2006. 12. 30.임을 전제로 양도가액을 기준시가로 하여 2006년도 귀속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를 하였다. 그러나 동수원세무서장은 이 사건 건물의 양도시기는 청구인들이 유보금을 수령한 2007. 9. 7. 및 2007. 8. 24.임을 전제로 양도가액을 실지거래가액으로 하여, 2008. 5. 20. 청구인 한○진에게 2007년도 귀속 양도소득세 1,290,303,200원을, 2008. 5. 23. 청구인 한○준에게 2007년도 귀속 양도소득세 870,199,140원을 부과하였다(다음부터 통틀어 ‘이 사건 부과처분’이라 한다).

(3) 청구인들은 2009. 3. 30. 동수원세무서장을 상대로 이 사건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수원지방법원 2009구합3119)를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었고, 그 상고심인 당해사건 계속 중 소득세법 제88조 제1항에 대하여 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이 각하되자, 2011. 1. 1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들은 구 소득세법 제88조 제1항 전부를 심판대상으로 기재하고 있으나, 위 조항 후문은 부담부증여에 관한 것으로 당해사건에 적용되지 아니하고, 청구인들이 그 부분에 관하여 별도의 위헌 주장을 하는 것도 아니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소득세법(2006. 12. 30. 법률 제8144호로 개정되고 2009. 12. 31. 법률 제98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 제1항 전문(밑줄 친 부분, 다음부터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소득세법(2006. 12. 30. 법률 제8144호로 개정되고 2009. 12. 31. 법률 제98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양도의 정의) ① 제4조 제1항 제3호 및 이 장에서 "양도"라 함은 자산에 대한 등기 또는 등록에 관계없이 매도, 교환, 법인에 대한 현물출자 등으로 인하여 그 자산이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부담부증여(「상속세 및 증여세법」제47조 제3항 본문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한다)에 있어서 증여자의 채무를 수증자가 인수하는 경우에는 증여가액 중 그 채무액에 상당하는 부분은 그 자산이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되는 것으로 본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양도란 소유권이전의 대가가 있고 자산이 종전의 소유자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넘겨지는 것을 뜻한다. 자산의 이전과 자산의 철거는 법률관계나 실질이 다른데도, 과세관청과 법원은 공익사업시행자로부터 손실보상을 받고 소유자가 건물을 철거하는 경우까지 ‘자산이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된 것으로 보아 양도의 개념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처럼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세요건에 대하여 불명확하게 규정하여,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초래하고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침해한다.

나. 자유의사에 따른 양도의 경우 양도소득 계산방법의 변경, 비과세 및 감면규정의 적용 여부, 과세기간별 누진세율의 적용 여부 등을 고려하여, 대금청산 시기 등 양도시기를 매도인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반면, 공용수용에 의하여 건물을 철거하는 경우에는 소유권이전등기일도 존재하지 아니하고 대금청산은 사업시행자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에 따라야 하므로 양도시기를 매도인이 결정할 수 없다. 이러한 본질적인 차이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조세평등주의에 위반되고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 및 같은 내용을 규정하고 있던 구 소득세법 (1996. 12. 30. 법률 제5191호로 개정되고 2003. 12. 30. 법률 제70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 제1항 전문, 구 소득세법(2003. 12. 30. 법률 제7006호로 개정되고 2006. 12. 30. 법률 제81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 제1항 전문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판단한 바 있고(헌재 2002. 6. 27. 2001헌바44, 판례집 14-1, 590, 596-598; 헌재 2007. 4. 26. 2006헌바71, 판례집 19-1, 502, 507-512; 헌재 2008. 7. 31. 2006헌바95, 판례집 20-2상, 149, 159-160; 헌재 2011. 10. 25. 2010헌바134, 판례집 23-2상, 857, 864-867),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과세요건 명확주의는 과세요건을 법률로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다면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초래할 염려가 있으므로 그 규정 내용이 명확하고 일의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그런데 법률의 규정에 명확성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당해 조세법규의 체계 및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그 의미가 분명하여질 수 있다면 과세요건 명확주의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소득세법의 체계 및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자산 이전의 형식에 불구하고 소유권이전의 대가가 있으면 자산의 유상 이전에 모두 포함되어 양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소유자의 의사에 따르지 않은 자산의 처분이라도 그 대가가 있는 이상 이 사건 법률조항 상 ‘양도’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세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아니하여 국민 생활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2) 한편 양도 및 양도소득의 개념, 양도소득세의 본질과 특성 등에 비추어 보면, 당사자의 의사에 따른 양도인지 아니면 당사자 스스로 양도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공용수용으로 인한 양도인지 여부가 양도소득세의 과세를 다르게 취급하여야 할 본질적 차이라고 할 수 없다. 공용수용이 국가의 정당한 법집행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점에 비추어 보면, 공용수용을 양도소득세의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오히려 조세부담의 불평등을 초래할 여지도 있다. 따라서 일반 양도로 인한 양도소득과 공용수용으로 인한 양도소득에 대해서 동일하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으로서, 조세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3) 또 특정한 경우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법률조항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법률과는 달리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므로, 입법목적·수혜자의 상황·국가예산 등 제반사항을 고려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하게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지 않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공용수용을 양도소득세의 과세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았다고 하여,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여 입법재량을 일탈하였다거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4) 끝으로 계약의 자유 제한은 공용수용에 의하여 이미 발생한 것이며,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양도소득세의 부과로 인해 새롭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에 대하여 법률로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도록 한 헌법 제23조 제3항에 따라 공용수용이 정당화되는 이상, 자산의 양도시기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공용수용으로 발생한 자산의 양도소득에 대하여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이 입법재량을 벗어나 납세의무자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 재판소의 위와 같은 기존의 견해는 타당하고 달리 판단해야 할 중대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없으므로, 위 결정이유의 요지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 나아가 청구인들은 자산의 이전과 자산의 철거는 법률관계나 그 실질이 동일하지 아니함에도 자산의 철거를 양도로 보는 법집행을 초래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불명확하고, 공용수용에 의하여 건물을 철거하는 경우에는 양도시기를 매도인이 결정할 수 없어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양도를 등기 또는 등록에 관계없이 자산이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되는 것으로 정의하여, 법률상의 형식과 경제상의 실질이 부합하지 않는 경우에 경제적 실질에 따라 과세한다는 점을 과세요건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들은 택지개발사업을 하는 공익사업시행자에게 부동산을 이전하면서 사업시행자의 비용부담으로 이 사건 건물을 철거하고 그 가격을 보상받았는데, 이는 이 사건 건물을 사업시행자에게 매도한 경우와 경제적 실질이 같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양도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불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양도시기의 결정은 양도 또는 취득의 시기를 정하고 있는 소득세법 제98조 및 소득세법시행령 제162조가 정하는 것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과 무관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세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아니하여 국민생활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침해한다거나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2.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