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1헌마772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위헌확인 등

결정일: 2012년 12월 27일

결정 전문

사 건 2011헌마772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위헌확인 등
청 구 인 1. 임○근
2. 이○혜
3. 이□혜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양재
담당변호사 김창국, 하경철, 최병모, 김현임,
김필성, 고현석, 민승현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 중 대법원 2011. 10. 28. 선고 2011다59704 판결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이○형은 1984. 6. 15. 영장 없이 체포되어 1984. 8. 10.까지 수사관들로부터 각종 고문과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하고, 범죄사실을 자백하여 1985. 1. 30. 반공법위반죄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항소 및 상고심에서 그대로 확정되었다(서울형사지방법원 84고합1032, 서울고등법원 85노733, 대법원 85도1192).
위 이○형은 2006. 12. 27. 사망하였고, 그 처인 청구인 임○근과 자녀인 청구인 이○혜, 이□혜가 망인을 상속하였다.

(2) 그 후 청구인 임○근의 청구에 의하여 위 유죄판결에 대한 재심이 개시된 결과, 일부 외국환관리법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되어 벌금 50만원이 선고되었으나,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08재고합13), 2008. 12. 27. 확정되었다.

(3) 청구인들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일부인용 판결을 선고받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17616), 항소하여 1심 인용금액보다 증가된 손해배상금 및 그에 대하여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기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받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았다(서울고등법원 2010나107059).
이에 청구인들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1. 10. 28. 청구인들의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였다(대법원 2011다59704).

(4) 이에 청구인들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5조 및 대법원 2011. 10. 28. 선고 2011다59704 판결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1. 11. 3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들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5조 전부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이 중 제4조 제2항, 제3항과 제5조 제1항 중 "민사소송법 제429조 본문"에 관한 부분, 같은 조 제2항, 제3항은 이 사건에 있어서 청구인들의 기본권침해와는 무관하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① 대법원 2011. 10. 28. 선고 2011다59704 판결(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한다), ②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68조 제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이하 ‘재판소원금지 조항’이라 한다), ③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이하 ‘특례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1항 및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이하 ‘심리불속행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 조항]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68조(청구사유) ①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4조(심리의 불속행) ①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면 더 나아가 심리(審理)를 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棄却)한다.
1. 원심판결(原審判決)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
2. 원심판결이 명령·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하여 부당하게 판단한 경우
3. 원심판결이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경우
4.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
6.「민사소송법」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
제5조(판결의 특례) ① 제4조 및 「민사소송법」 제429조 본문에 따른 판결에는 이유를 적지 아니할 수 있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재판소원금지 조항은 공권력에 의한 헌법상의 권리침해를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으로 심판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에 반한다는 점에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고, 행정권과 사법권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되며, 다른 법률의 구제절차를 거친 후에도 법원의 재판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의 보충성 원칙의 이념에 위반된다.
또한, 법원의 재판에 의해 기본권 침해를 받은 자를 다른 공권력에 의하여 기본권 침해를 받은 자와 비교할 때 합리적인 이유없이 차별한다는 점에서 평등권을 침해하고, 헌법재판을 받을 권리를 내용으로 하는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나. 심리불속행 조항은 심리없이 판결로 상고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본적으로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근거를 두고 개별 사건에 대하여 재판을 해야 할 법원 본연의 역할에 반하는 것이고, 이유기재가 없는 재판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상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였거나 잘못 판단한 점은 없는지 등에 대해 살펴볼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어 상고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원심판결인 서울고등법원 2010나107059 판결은 불법행위 종료일부터 사실심 변론 종결일까지 오랜 세월이 흐른 경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원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기산일을 불법행위 종료일로 삼지 아니하고 위자료산정의 기준시인 사실심 변론 종결일로 판단하였는바, 동 판결이 기초로 삼고 있는 대법원 2010다35572 판결은 위법하여 변경될 필요가 있는 판결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그대로 인정하여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한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판결에 대한 청구 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허용되지 아니하고, 다만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에 대하여만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헌재 2002. 5. 30. 2001헌마781, 판례집 14-1, 556, 562; 헌재 2012. 11. 29. 2011헌마194등). 그런데 이 사건 판결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예외적인 재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재판소원금지 조항에 대한 청구 부분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조항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구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8조 제1항 중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에 대하여, ‘법원의 재판’에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도 안에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한정위헌결정을 선고하여(헌재 1997. 12. 24. 96헌마172등, 판례집 9-2, 842, 854-862 등 참조), 위 조항의 위헌 부분을 제거하고 그 나머지 부분이 합헌임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재판소원금지 조항은 위헌 부분이 제거된 나머지 부분으로 이미 그 내용이 축소된 것이고, 이에 관하여는 이를 합헌이라고 판단한 선례들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으므로(헌재 2003. 3. 27. 2001헌마116, 판례집 15-1, 298, 305-306; 헌재 2007. 11. 29. 2005헌바12, 판례집 19-2, 559, 568; 헌재 2012. 11. 29. 2011헌마194등 참조), 재판소원금지 조항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심리불속행 조항에 대한 청구 부분
(1) 특례법 제4조 제1항의 위헌 여부
헌법재판소는 2007. 7. 26. 선고한 2006헌마551 등 결정에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심리불속행제도를 규정한 위 조항이 헌법상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법이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규정하였다고 하여 대법원이 곧바로 모든 사건을 상고심으로서 관할하여야 한다는 결론이 당연히 도출되는 것은 아니며,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사건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을 구성하는 법관에 의한 균등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한다거나 또는 상고심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심급제도는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법발견자원의 합리적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의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로 돌아가므로,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다. 심리불속행 조항은 비록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제약하고 있기는 하지만 위 심급제도와 대법원의 기능에 비추어 볼 때 헌법이 요구하는 대법원의 최고법원성을 존중하면서 민사, 가사, 행정 등 소송사건에서 상고심재판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정함에 있어 개별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보다 법령해석의 통일을 더 우위에 둔 규정으로서 그 합리성이 있다. 특히 이 사건 법률 제4조 제1항 각 호에서는 심리불속행의 예외사유를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규정하여 구체적 사건의 상고이유와 관계없는 우연한 사정이나 법원의 자의에 의한 결정을 배제하고 있다. 그러므로 특례법 제4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종전 결정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도 없으므로, 심리불속행제도와 관련된 특례법 제4조 제1항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특례법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의 위헌 여부
헌법재판소는 특례법 제4조에 의한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의 이유 기재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 특례법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여러 차례 합헌결정을 선고한 바 있다(헌재 2007. 7. 26. 2006헌마551, 판례집 19-2, 164, 181-182; 헌재 2012. 11. 29. 2012헌마664 등 참조).
"심리불속행제도는 남상고 사건에 대한 신속한 처리를 통하여 정당한 당사자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충실히 하기 위한 제도로서 그 입법취지 및 규정내용 등에 비추어 충분히 합리성이 인정된다. 이러한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여 특례법 제5조 제1항에서는 판결에 이유를 기재하여야 한다는 민사소송법 제208조의 특칙으로서 심리불속행 재판의 판결이유를 생략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에 이유를 기재한다고 해도, 당사자의 상고이유가 법률상의 상고이유를 실질적으로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만을 심리하는 심리불속행 재판의 성격 등에 비추어 현실적으로 특례법 제4조의 심리속행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정도의 이유기재에 그칠 수밖에 없고, 나아가 그 이상의 이유기재를 하게 하더라도 이는 법령해석의 통일을 주된 임무로 하는 상고심에게 불필요한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으로서 심리불속행제도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특례법 제5조 제1항이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에서도 위 결정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심리불속행제도와 관련한 위 조항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이 사건 판결에 관한 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들은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이 사건 심판청구 중 특례법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에 관하여 아래 5.와 같은 재판관 송두환,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창종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송두환,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창종의 특례법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심판대상 중 심리불속행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특례법 제4조 자체가 위헌이라고는 보지 않으나,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에 있어서 이유를 기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같은 법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생각한다(헌재 2007. 7. 26. 2006헌마551등, 판례집 19-2, 164, 183-187; 헌재 2012. 11. 29. 2012헌마664 등 참조).
가.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에 있어서 이유를 기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특례법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은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에 대해서 그 이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 판결이 과연 적정한 것이었는지, 혹시 상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였거나 잘못 판단한 점은 없는지 등에 대해 살펴볼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으므로, 상고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더 이상 불복할 수 없는 최종적인 판결을 하면서 아무런 이유를 기재하지 않은 채 재판의 결론만을 알리고, 송달과 동시에 재판이 확정되었으니 그 결과에 대해 승복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일방적이고 권위주의적 권력관계를 기초로 한 과거의 전제군주 통치체제하에서라면 몰라도, 근대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재판 이념과는 부합하지 아니하며, 사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여 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이 되는 사법제도의 존립 근거를 위협할 우려마저 없지 않다.
또한, 더 이상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 최종적인 판결에 있어서 이유의 기재를 전혀 아니함으로써 당사자의 주장에 대해 실질적으로 아무런 대답이 없는 재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법치주의원리에 따른 재판의 본질에도 반한다.
특히, 심리불속행 판결에 대해서도 재심은 가능한 것이므로, 적어도 상고인이 판단유탈(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 등 재심사유가 있는지 여부만이라도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최소한의 이유 기재는 필요하다.
따라서 일체의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여 재심청구권마저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명백한 재판청구권의 침해에 해당한다.

나. 한편, 심리불속행 판결에 이유를 기재하도록 하더라도, 심리불속행 기각이라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하면 되는 것이고(민사소송법 제208조 제2항), 그 기재내용도 본안의 당부를 반드시 세세하게 판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심리불속행사유의 존부를 기초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빠뜨리지 않게 하는 정도일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신속한 재판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다. 결국, 특례법 제5조 제1항 중 제4조에 관한 부분은 근대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재판 이념과 부합하지 아니하며, 법치주의원리에 따른 재판의 본질에도 반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

2012.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