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0헌마560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2년 12월 27일
결정요지
청구인이 이 사건 피해품을 매수한 경매절차에서, 청구인은 매각대금을 지급하고 매각물을 인도받았고 그 내용이 기재된 경매조서가 작성되었으므로, 집행관을 위한 점유보조기관으로서 이 사건 피해품을 점유하던 채무자인 피해자는 집행관으로부터 그 점유를 인도받은 매수인인 청구인을 위하여 이 사건 피해품의 점유를 계속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로써 청구인은 이 사건 피해품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피해품에 대한 소유권이 청구인에게 이전된 것인지 등에 관하여 더 이상 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절도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라고 할 것이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형법 제330조
형법 제330조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정○현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상원
피청구인수원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0. 3. 31. 수원지방검찰청 2010형제10741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10. 3. 31. 피청구인으로부터 수원지방검찰청 2010형제10741호 사건에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피의자(청구인)는 2009. 12. 2. 17:30경 경주시 ○○동 857-32에 있는 피해자 심○년의 집에 찾아가 아무도 없는 틈을 이용하여 시정하지 아니한 출입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 방안에 있던 시가 12만 원 상당 냉장고 1대, 시가 4만 원 상당 컴퓨터 1대, 시가 3만 원 상당 세탁기 1대, 시가 1만 원 상당 가스난로 1대, 시가 1만 원 상당 열풍기 1대, 시가 3천 원 상당 TV 1대, 합계 213,000원 상당의 심○년 소유의 물건(이하 ‘이 사건 피해품’이라 한다)을 미리 준비한 번호미상의 화물차량에 싣고 가 이를 절취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은, 위와 같은 야간주거침입절도 사실이 없는데도 피청구인이 피의사실을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자신의 평등권 등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2010. 9. 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과 피청구인의 답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은 유체동산 경매에서 이 사건 피해품을 매각받아 그 매각대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피해품의 소유권은 청구인에게 이전되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피해품을 가지고 나온 청구인의 행위는 타인 소유의 물건을 절취한 것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사 이 사건 피해품에 대한 청구인의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청구인이 이 사건 피해품을 가지고 가는 것에 대하여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피해품을 가지고 나온 청구인의 행위는 절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청구인이 유체동산 경매에서 이 사건 피해품을 매각받고 그 매각대금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매도인인 피해자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기 전까지는 그 동산의 소유권은 여전히 매도인에게 남아있으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범행은 절도죄로 의율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3. 판 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여 이 사건 피의사실 및 그 전후 경과에 관하여 인정되는 사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피해자는 1998. 4. 10. 김○태를 수취인으로 하는 금 1천만 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자이고, 청구인은 위 김○태로부터 위 어음을 배서양도받은 적법한 소지자로서 위 약속어음의 지급기일인 1998. 7. 10.에 지급제시하고 지급을 구하였으나 지급거절되자, 1999. 4. 8. 약속어음금 1천만 원에 대한 지급명령(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99차1687)을 받았다(수사기록 42면 이하).
② 청구인은 2009. 1. 15. 위 지급명령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피해자의 유체동산인 이 사건 피해품에 관하여 경매를 신청하여 개시된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08본788호의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피해품을 매수하고 그 매각대금 213,000원을 모두 지급하였으나, 이 사건 피해품을 옮길 차량을 가져가지 못하여 이 사건 피해품을 인도받아 오지는 못하였다(수사기록 8면 이하, 28면 이하, 37면 이하).
③청구인은 2009년 7-8월경 이 사건 피해품을 인도받기 위하여 트럭을 가지고 피해자의 집으로 찾아갔으나 피해자는 부재중이었고, 피해자가 얹혀살고 있는 집의 주인인 피해자의 시숙 안○태를 만나게 되었으며, 안○태가 청구인을 만류하며 주는 25만 원을 받은 후 되돌아왔다(수사기록 20면, 30면).
④ 청구인은 2009. 12. 2. 14:00경 안○영과 함께 트럭을 몰고 다시 피해자의 집에 갔으나 피해자가 부재중이라 피해자를 기다리다가 16:00경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였으나 피해자는 집으로 돌아오기를 거부하였고, 경주역 ○○ 지구대를 찾아가 경사 이○동에게 이 사건 피해품 취거시 입회를 요청하였으나 거부당하였다.
그 후 청구인은 17:30경 피해자의 집에 시정되지 아니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그때 보안경비회사에서 설치한 벨이 울리자 보안경비회사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이야기하였고, 보안경비회사 측은 안○태와 통화한 후 출동을 철회하였다.
청구인은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 이 사건 피해품을 꺼내어 트럭에 실은 후,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피해자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피해자의 아들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20:00경 피해자의 집을 떠났다(수사기록 14면, 31면).
⑤ 피해자는 2009. 12. 3. 청구인을 고소하였으나, 2010. 3. 15. 청구인을 통하여 고소취소의 의사를 밝혔다(수사기록 5면 이하, 61면 이하).
나. 청구인에게 절도죄가 인정되는지 여부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유체동산 경매에서 이 사건 피해품을 매수하고 그 대금을 완납하였다 하더라도 그 점유를 이전받지 아니하여 이 사건 피해품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 아니므로 절도죄가 성립됨을 전제로 하여 야간주거침입절도 피의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형법상 절취란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자기 이외의 자의 소유물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점유를 배제하고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로 옮기는 것을 말하는 것(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1도4546 판결 등)이므로, 청구인에 대하여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청구인이 가져 온 물건이 ‘타인의 재물’이어야 하고, 청구인에게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데 대한 인식, 즉 절취의 범의가 있어야 한다.
(1) 이 사건 피해품이 ‘타인의 재물’인지 여부
유체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개시된 경우 압류는 원칙적으로 집행관이 채무자가 점유하고 있는 유체동산을 점유함으로써 이루어지나, 일정한 경우 이 사건과 같이 채무자에게 보관하게 할 수 있는바, 이 경우 채무자는 집행관의 점유보조기관으로서 유체동산을 점유하고, 이를 통해 집행관에 의한 점유는 계속된다.
이 사건 경매절차(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08본788호)에서는 ‘청구인이 이 사건 피해품을 매각받고 그 매각대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청구인에게 매각물을 인도하였고, 위 절차에 집행관, 채권자, 채무자가 참여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된 경매조서가 작성되었는바(수사기록 63면 이하), 이에 의하면, 집행관을 위한 점유보조기관으로서 이 사건 피해품을 점유하던 채무자인 피해자는 집행관이 매각물의 점유를 매수인에게 인도한다는 의사표시를 하거나 그러한 내용이 담긴 경매조서를 작성한 이후에는 집행관으로부터 그 점유를 인도받은 매수인인 청구인을 위하여 이 사건 피해품의 점유를 계속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청구인은 매수인으로서 매각대금을 모두 지급하고 집행관의 인도의 의사표시 및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경매조서의 작성으로 매각물에 대한 점유를 인도받아 이 사건 피해품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피해자가 점유하고 있는 이 사건 피해품을 취거한 것을 두고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된다고 보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것으로서 절도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피해품의 점유 이전에 관련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좀 더 수사한 후에 청구인에게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이 사건 피해품이 ‘타인의 재물’인지 여부를 확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2) 청구인이 수령한 25만 원의 성격
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 전 이 사건 피해품을 인도받기 위하여 피해자의 집으로 찾아갔으나 피해자의 시숙인 안○태가 청구인을 만류하며 주는 25만 원을 받은 뒤 되돌아온 바 있다.
이에 대하여 경찰 작성의 수사보고서에는, 안○태가 청구인에게 "경매물건을 가져가도 돈이 되지 않으니 경매물건 대신 돈 25만 원을 받아가라."고 하면서 25만 원을 주자 청구인이 별다른 말없이 찝찝하다는 표정으로 25만 원을 받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20면). 이러한 진술에 의한다면, 안○태는 피해자를 위하여 청구인으로부터 매각물품에 대한 매수인으로서의 권리를 매수한 것이므로, 청구인은 피해자 또는 안○태에게 매각물품을 인도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어 피해자를 상대로 그 인도를 청구할 권원 자체를 상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청구인은 이 사건 피해품을 취거할 때 이 사건 피해품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데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반면, 청구인은 안○태가 청구인에게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니 형편을 봐달라고 사정을 하며, 왕복 차비 20만 원 가량과 인부 한 사람을 데리고 온 비용으로’ 25만 원을 주었던 것이라고 진술한다(수사기록 20면, 30면). 이와 같은 주장에 의한다면, 청구인이 안○태로부터 수령한 금원은 단순히 차비와 인건비 용도로 지급받은 것이므로, 청구인은 여전히 이 사건 피해품을 매각받은 매수인으로서 그 소유권을 취득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그 후 이 사건 피의사실 발생 일시에 이 사건 피해품을 자신의 소유인 것으로 인식하고 가지고 간 것이므로 절도죄의 성립에 필요한 ‘타인의 재물’을 가져간다는 인식 내지 고의가 없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이 안○태로부터 25만 원을 수령할 당시 양 당사자의 의사 또는 수수 명목 등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관계를 좀 더 조사한 후에 청구인에게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데 대한 인식과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3)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
이상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피해품에 대한 소유권이 청구인에게 이전된 것인지 여부, 청구인이 안○태로부터 수령한 25만 원의 성격 등에 관한 조사를 더 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이 가져온 이 사건 피해품이 타인의 재물이고, 청구인에게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데 대한 인식과 의사가 인정됨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에 따른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송두환 박한철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청 구 인정○현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상원
피청구인수원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0. 3. 31. 수원지방검찰청 2010형제10741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10. 3. 31. 피청구인으로부터 수원지방검찰청 2010형제10741호 사건에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피의자(청구인)는 2009. 12. 2. 17:30경 경주시 ○○동 857-32에 있는 피해자 심○년의 집에 찾아가 아무도 없는 틈을 이용하여 시정하지 아니한 출입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 방안에 있던 시가 12만 원 상당 냉장고 1대, 시가 4만 원 상당 컴퓨터 1대, 시가 3만 원 상당 세탁기 1대, 시가 1만 원 상당 가스난로 1대, 시가 1만 원 상당 열풍기 1대, 시가 3천 원 상당 TV 1대, 합계 213,000원 상당의 심○년 소유의 물건(이하 ‘이 사건 피해품’이라 한다)을 미리 준비한 번호미상의 화물차량에 싣고 가 이를 절취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은, 위와 같은 야간주거침입절도 사실이 없는데도 피청구인이 피의사실을 인정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자신의 평등권 등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2010. 9. 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과 피청구인의 답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은 유체동산 경매에서 이 사건 피해품을 매각받아 그 매각대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피해품의 소유권은 청구인에게 이전되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피해품을 가지고 나온 청구인의 행위는 타인 소유의 물건을 절취한 것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사 이 사건 피해품에 대한 청구인의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청구인이 이 사건 피해품을 가지고 가는 것에 대하여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피해품을 가지고 나온 청구인의 행위는 절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청구인이 유체동산 경매에서 이 사건 피해품을 매각받고 그 매각대금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매도인인 피해자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기 전까지는 그 동산의 소유권은 여전히 매도인에게 남아있으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범행은 절도죄로 의율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3. 판 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여 이 사건 피의사실 및 그 전후 경과에 관하여 인정되는 사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피해자는 1998. 4. 10. 김○태를 수취인으로 하는 금 1천만 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자이고, 청구인은 위 김○태로부터 위 어음을 배서양도받은 적법한 소지자로서 위 약속어음의 지급기일인 1998. 7. 10.에 지급제시하고 지급을 구하였으나 지급거절되자, 1999. 4. 8. 약속어음금 1천만 원에 대한 지급명령(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99차1687)을 받았다(수사기록 42면 이하).
② 청구인은 2009. 1. 15. 위 지급명령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피해자의 유체동산인 이 사건 피해품에 관하여 경매를 신청하여 개시된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08본788호의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피해품을 매수하고 그 매각대금 213,000원을 모두 지급하였으나, 이 사건 피해품을 옮길 차량을 가져가지 못하여 이 사건 피해품을 인도받아 오지는 못하였다(수사기록 8면 이하, 28면 이하, 37면 이하).
③청구인은 2009년 7-8월경 이 사건 피해품을 인도받기 위하여 트럭을 가지고 피해자의 집으로 찾아갔으나 피해자는 부재중이었고, 피해자가 얹혀살고 있는 집의 주인인 피해자의 시숙 안○태를 만나게 되었으며, 안○태가 청구인을 만류하며 주는 25만 원을 받은 후 되돌아왔다(수사기록 20면, 30면).
④ 청구인은 2009. 12. 2. 14:00경 안○영과 함께 트럭을 몰고 다시 피해자의 집에 갔으나 피해자가 부재중이라 피해자를 기다리다가 16:00경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였으나 피해자는 집으로 돌아오기를 거부하였고, 경주역 ○○ 지구대를 찾아가 경사 이○동에게 이 사건 피해품 취거시 입회를 요청하였으나 거부당하였다.
그 후 청구인은 17:30경 피해자의 집에 시정되지 아니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그때 보안경비회사에서 설치한 벨이 울리자 보안경비회사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이야기하였고, 보안경비회사 측은 안○태와 통화한 후 출동을 철회하였다.
청구인은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 이 사건 피해품을 꺼내어 트럭에 실은 후,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피해자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피해자의 아들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20:00경 피해자의 집을 떠났다(수사기록 14면, 31면).
⑤ 피해자는 2009. 12. 3. 청구인을 고소하였으나, 2010. 3. 15. 청구인을 통하여 고소취소의 의사를 밝혔다(수사기록 5면 이하, 61면 이하).
나. 청구인에게 절도죄가 인정되는지 여부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유체동산 경매에서 이 사건 피해품을 매수하고 그 대금을 완납하였다 하더라도 그 점유를 이전받지 아니하여 이 사건 피해품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 아니므로 절도죄가 성립됨을 전제로 하여 야간주거침입절도 피의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형법상 절취란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자기 이외의 자의 소유물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점유를 배제하고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로 옮기는 것을 말하는 것(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1도4546 판결 등)이므로, 청구인에 대하여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청구인이 가져 온 물건이 ‘타인의 재물’이어야 하고, 청구인에게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데 대한 인식, 즉 절취의 범의가 있어야 한다.
(1) 이 사건 피해품이 ‘타인의 재물’인지 여부
유체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개시된 경우 압류는 원칙적으로 집행관이 채무자가 점유하고 있는 유체동산을 점유함으로써 이루어지나, 일정한 경우 이 사건과 같이 채무자에게 보관하게 할 수 있는바, 이 경우 채무자는 집행관의 점유보조기관으로서 유체동산을 점유하고, 이를 통해 집행관에 의한 점유는 계속된다.
이 사건 경매절차(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08본788호)에서는 ‘청구인이 이 사건 피해품을 매각받고 그 매각대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청구인에게 매각물을 인도하였고, 위 절차에 집행관, 채권자, 채무자가 참여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된 경매조서가 작성되었는바(수사기록 63면 이하), 이에 의하면, 집행관을 위한 점유보조기관으로서 이 사건 피해품을 점유하던 채무자인 피해자는 집행관이 매각물의 점유를 매수인에게 인도한다는 의사표시를 하거나 그러한 내용이 담긴 경매조서를 작성한 이후에는 집행관으로부터 그 점유를 인도받은 매수인인 청구인을 위하여 이 사건 피해품의 점유를 계속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청구인은 매수인으로서 매각대금을 모두 지급하고 집행관의 인도의 의사표시 및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경매조서의 작성으로 매각물에 대한 점유를 인도받아 이 사건 피해품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피해자가 점유하고 있는 이 사건 피해품을 취거한 것을 두고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된다고 보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것으로서 절도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피해품의 점유 이전에 관련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좀 더 수사한 후에 청구인에게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이 사건 피해품이 ‘타인의 재물’인지 여부를 확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2) 청구인이 수령한 25만 원의 성격
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 전 이 사건 피해품을 인도받기 위하여 피해자의 집으로 찾아갔으나 피해자의 시숙인 안○태가 청구인을 만류하며 주는 25만 원을 받은 뒤 되돌아온 바 있다.
이에 대하여 경찰 작성의 수사보고서에는, 안○태가 청구인에게 "경매물건을 가져가도 돈이 되지 않으니 경매물건 대신 돈 25만 원을 받아가라."고 하면서 25만 원을 주자 청구인이 별다른 말없이 찝찝하다는 표정으로 25만 원을 받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20면). 이러한 진술에 의한다면, 안○태는 피해자를 위하여 청구인으로부터 매각물품에 대한 매수인으로서의 권리를 매수한 것이므로, 청구인은 피해자 또는 안○태에게 매각물품을 인도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어 피해자를 상대로 그 인도를 청구할 권원 자체를 상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청구인은 이 사건 피해품을 취거할 때 이 사건 피해품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데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반면, 청구인은 안○태가 청구인에게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니 형편을 봐달라고 사정을 하며, 왕복 차비 20만 원 가량과 인부 한 사람을 데리고 온 비용으로’ 25만 원을 주었던 것이라고 진술한다(수사기록 20면, 30면). 이와 같은 주장에 의한다면, 청구인이 안○태로부터 수령한 금원은 단순히 차비와 인건비 용도로 지급받은 것이므로, 청구인은 여전히 이 사건 피해품을 매각받은 매수인으로서 그 소유권을 취득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그 후 이 사건 피의사실 발생 일시에 이 사건 피해품을 자신의 소유인 것으로 인식하고 가지고 간 것이므로 절도죄의 성립에 필요한 ‘타인의 재물’을 가져간다는 인식 내지 고의가 없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이 안○태로부터 25만 원을 수령할 당시 양 당사자의 의사 또는 수수 명목 등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관계를 좀 더 조사한 후에 청구인에게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데 대한 인식과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3)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
이상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 피해품에 대한 소유권이 청구인에게 이전된 것인지 여부, 청구인이 안○태로부터 수령한 25만 원의 성격 등에 관한 조사를 더 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이 가져온 이 사건 피해품이 타인의 재물이고, 청구인에게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데 대한 인식과 의사가 인정됨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에 따른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송두환 박한철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