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3헌마539

재판취소 등

결정일: 2013년 8월 20일

결정 전문

사건 2013헌마539 재판취소 등
청구인 이○호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10. 1. 19. 저녁 이후부터 다음 날 새벽 사이에 충북 옥천군 이원면 ○○리에 있는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여 피해자를 강간하였다는 사실 등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주거침입강간 등) 등으로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그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10고합2, 대전고등법원(청주) 2010노104, 대법원 2010도13050, 이하 ‘이 사건 각 판결’이라 한다].

나. 이에 청구인은 첫째, 이 사건 각 판결은 잘못된 증거 판단에 입각한 것으로서 헌법, 형법, 형사소송법 및 각종 법원칙에 위반되어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고, 둘째, 피해자를 진료하였던 청주의료원 소속 의사 김○곤이 허위 증언을 하였는바 이를 밝히기 위하여 위 의료원에 진료기록 열람청구를 하였으나 거부당하였으므로 그 열람을 청구하며, 셋째, 여성도 남성을 강간한 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요청하고, 넷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분석 감정서의 ‘사료됨’, ‘배제되지 않음’이라는 표기에 대하여 그 위헌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하면서 2013. 7. 3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2. 판단
가. 이 사건 각 판결에 대한 청구 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허용되지 아니하고, 다만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에 대하여만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헌재 1997. 12. 24. 96헌마172등, 판례집 9-2, 842, 862 등).
이 부분 심판청구는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한 헌법소원으로서,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하여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는 경우도 아니므로, 부적법하다.

나. 진료기록 열람청구 부분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에게 부여한 특별구제수단이므로, 일반 법원의 기능과 절차를 보충하는 역할까지 담당할 수는 없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3항은 헌법재판소가 헌법소원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는 경우 "기본권 침해의 원인이 된 공권력의 행사를 취소하거나 그 불행사가 위헌임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위와 같은 헌법소원의 본질적 한계와 위 법률조항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진료기록의 열람을 청구하는 등의 이행청구는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이 될 수 없다(헌재 1998. 12. 24. 97헌마87 등, 판례집 10-2, 978, 993 등).
설사 이 부분 심판청구를 진료기록 열람청구에 대한 거부처분의 위헌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헌법소원심판은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는바(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그 거부처분에 대하여는 행정쟁송을 통하여 다툴 수 있으므로, 이러한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흠결하여 부적법하다.

다. 법 개정청구 부분
나항에서 본 헌법소원의 본질적 한계와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3항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법 개정 요청 또한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이 명백하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더군다나 형법 제297조가 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개정되는 등 성범죄의 객체를 ‘부녀’에서 ‘사람’으로 변경하는 취지의 개정이 이미 이루어진바 있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도 없다.

라. 감정서 표기에 대한 청구 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제기하는 권리구제의 수단이므로, 공권력의 행사를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적어도 기본권침해의 원인이 되는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 심판청구는 부적법함을 면할 수 없다.
살피건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분석 감정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수사기관으로부터 감정의뢰를 받아 전문적 지식과 경험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법칙 등을 적용하여 얻은 판단을 기재한 것으로서 그 감정결과가 하나의 증거가 되는 것에 불과할 뿐, 청구인에게 직접적으로 어떠한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을 가져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비록 감정서 중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일치함’, ‘일치하지 않음’ 등의 표기와 다소 다른 ‘사료됨’, ‘배제되지 않음’과 같은 표기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그와 같은 증거를 다투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를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로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1호 후단, 제4호에 의하여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3.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