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1헌마539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3년 8월 29일

결정 전문

사건 2011헌마539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 별지목록과 같음
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우창록, 송인보, 윤홍근, 이상민, 염용표, 서형석, 권성국
피청구인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들은 2011. 6. 14. 피청구인으로부터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11년 형제7909호등,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들은 김○수 등과 공모하여, 2000. 7. 1.경부터 2010. 12. 31.경까지 불특정 다수의 수강생들에게 침뜸 교육을 하면서 그들로 하여금 자신 또는 상대방의 신체에 침을 찌르거나 뜸을 놓게 하고, 65세 이상 고령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위 침구술 행위를 하게 한 후 수강료 명목으로 합계 143억 원 상당을 교부받아 영리를 목적으로 무면허 한방의료행위를 업으로 하였다"

(2) 이에 청구인들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1. 9. 15. 그 취소 등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나아가 청구인들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률조항으로 구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에 대하여 그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는바 헌법에 위반되는 근거조항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기소유예처분은 정당성을 가질 수 없으므로 근거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는 본안에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정당성 판단의 전제로서 살펴보기로 한다(헌재 2013. 2. 28. 2012헌마427, 공보 197, 430-432 참조).
청구인들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 법령으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과 함께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도 위헌이라고 주장하나,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을 포함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판단하는 이상 위 의료법 조항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 및 관련 조항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법률조항]
구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부정의료업자의 처벌) 「의료법」 제27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의사가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치과의사가 아닌 자가 치과의료행위를, 한의사가 아닌 자가 한방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자는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에는 100만 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관련 조항]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된 것)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단서 생략)

2.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이미 의료인에 의해 치료가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은 경우, 과다한 비용 등의 이유로 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를 선택할 수 없는 경우 등에도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를 사전에 일체 금지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수 없다.
생명·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발생 가능성이 낮은 의료행위까지도 전면적·일률적으로 의사, 치과의사 및 한의사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최소침해성의 원칙에 반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사익은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면서도 구제의 필요성이 급박한 것으로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 발생의 방지 등의 추상적인 공익에 비하여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균형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 의료소비자의 자기결정권, 생명권, 보건권 등을 침해하므로 이에 근거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다.

3. 판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구 의료법 조항들에 대하여 1996. 10. 31. 94헌가7 결정에서 최초로 합헌 결정을 한 이래 다수 결정에서 위 결정의 요지를 인용하여 합헌 또는 기각 결정을 하였는바(헌재 2002. 12. 18. 2001헌마370, 판례집 14-2, 882; 헌재 2005. 3. 31. 2001헌바87, 판례집 17-1, 321; 헌재 2010. 7. 29. 2008헌가19, 판례집 22-2상, 37; 헌재 2013. 6. 27. 2010헌마658, 공보 201, 839-840 등 참조), 그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의료법 조항에서 말하는 ‘의료행위’라 함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행위로서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자가 행하지 아니하면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말한다. 한 나라의 의료제도는 그 나라의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목적으로 하여(의료법 제1조 참조) 합목적적으로 체계화된 것이므로 국가로부터 의료에 관한 지식과 기술의 검증을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안전하며,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행위의 특성상 가사 어떤 시술방법에 의하여 어떤 질병을 상당수 고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국가에 의하여 확인되고 검증되지 아니한 의료행위는 항상 국민보건에 위해를 발생케 할 우려가 있으므로 전체국민의 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로서는 이러한 위험발생을 미리 막기 위하여 이를 법적으로 규제할 수밖에 없다.
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본인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의료기술 이상의 "인체(人體) 전반에 관한 이론적 뒷받침"과 "인간의 신체 및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이 점에 관한 국가의 검증을 거친 의료인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아니한 방법 또는 무면허 의료행위자에 의한 약간의 부작용도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 또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이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분하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며, 또 부분적으로 그 구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이러한 능력이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고,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의료인 면허제도를 채택하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사전에 전면금지하는 것 이외의 다른 규제방법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률적,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그 치료결과에 관계없이 형사처벌을 받게 하는 이 법의 규제방법은, "대안이 없는 유일한 선택"으로서 실질적으로도 비례의 원칙에 합치된다.
법이 인정하는 의료인이 아니면서 어떤 특정분야에 관하여는 우수한 의료능력을 가진 한 부류의 의료인들(넓은 의미)이 있다고 한다면,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위하여 입법자로서는 이들의 지식과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고 이들에게 의료인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면밀히 검토한 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 이들에게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이러한 입법정책의 문제 때문에 이 사건 의료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는 할 수 없다.
요컨대, 이 사건 의료법 조항이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매우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헌법 제36조 제3항)를 이행하기 위하여 적합한 조치로서, 위와 같은 중대한 공익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적게 침해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효율적으로 실현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의료법 조항으로 인한 기본권의 제한은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헌법적으로 정당화된다.』
그리고 헌재 2010. 7. 29. 2008헌가19(판례집 22-2상, 59)결정에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과 동일한 심판대상에 대하여 『이 사건 의료법 조항들이 단순한 무면허 의료행위를 처벌하는 것과 달리 이 사건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조항은 영리의 목적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경우 이를 가중 처벌하는바, 양자는 모두“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라는 규정을 위반한 경우 이를 처벌하는 점에서는 동일하고 단지 의료행위를 영리의 목적으로 업으로 하였느냐 여부에 따라 처벌의 정도를 달리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위에서 살펴본 이 사건 의료법 조항들의 위헌 여부 논의와 달리할 이유가 없다』라고 하여 합헌 판단을 내린 바 있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헌법재판소의 위와 같은 견해는 여전히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판단에서도 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위헌인 법률에 기인한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라고 볼 수 없고, 그 밖에 피청구인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만큼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3. 8. 29.

[별지]
청구인들 목록 생략
1. 강○돈 외 66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