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1헌마836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3년 8월 29일

결정요지

청구인이 일관되게 폭행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청구인에게 약 10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가한 피해자의 진술과 피해자의 형제로서 피해자와 함께 청구인에게 위 상해를 가한 목격자가 한 진술 이외에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대질 조사나 추가 조사 등을 통해 청구인이 피해자를 때린 사실이 있는지 여부, 피해자가 상해진단서를 뒤늦게 발급받게 된 경위 등에 관하여 더욱 철저히 조사하여 피의사실의 인정 여부를 밝혀야 했음에도 이에 관한 아무런 추가수사 없이 청구인의 상해 혐의를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형법 제257조

결정 전문

[당사자]
청구인 강○화대리인 법무법인 소망담당변호사 정대홍
피청구인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 검사

[주문]
피청구인이 2011. 9. 30.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 2011형제15788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1. 9. 30. 청구인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 2011형제15788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2011. 6. 15. 18:05 안성시 양성면 ○○리 317-4 ○○가든 앞길에서 지게차영업 홍보용 스티커를 이중으로 부착한다며 피해자 이○용(45세), 이○훈이 찾아와서 항의하자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1회 때려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은 피해자와 이○훈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당하였을 뿐 자신은 피해자를 때린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면서 2011. 12. 2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은 이○용, 이○훈 형제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뿐 이○용을 폭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피해자인 이○용, 함께 있었던 이○훈, 참고인 윤○석의 진술과 진단서의 기재 내용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이 이○용을 폭행하여 상해를 가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정당하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수사기록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1고단1351 사건과 수원지방법원 2012노1035 사건의 각 판결문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이○용, 이○훈은 형제 사이이고, 청구인과 이○용, 이○훈은 모두 지게차영업을 하는 자들인데, 이○용, 이○훈 형제와 청구인은 수년 동안 지게차 홍보용 스티커의 탈착이나 이중부착 문제로 시비가 있어 왔다.

(2) 이○용과 이○훈은, 이○용의 지게차영업 홍보용 스티커 위에 청구인이 자신의 지게차영업 홍보용 스티커 2장을 덧붙여 둔 것을 항의하기 위하여 2011. 6. 15. 18:00경 안성시 양성면 ○○리 317-4 ‘○○가든’ 식당으로 청구인을 찾아갔다.

(3) 이○용과 이○훈은 위 식당 주차장에 있던 청구인과 욕설을 주고받다가, 동생인 이○용은 주먹으로 청구인의 얼굴을 수 회 때리고 발로 청구인의 배를 수 회 밟았으며, 형 이○훈도 이에 합세하여 발로 청구인의 배를 수 회 밟아, 청구인에게 10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외상성 대량 혈복강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4) 위와 같이 공동하여 청구인에게 상해를 가한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2012. 4. 19. 수원지방법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죄로 이○용은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하는 판결을, 이○훈은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각 선고받아 확정되었다(수원지방법원 2012노1035).

나. 검토
(1)청구인은 이○용, 이○훈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맞기만 하였을 뿐 이○용을 전혀 폭행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청구인을 때리는 이○용, 이○훈을 말리고 쓰러진 청구인을 일으켜 세운 윤○석, 청구인이 쓰러지는 것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한 청구인의 처 이○숙도 청구인이 이○용을 때리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2)그럼에도 피청구인은 ① ‘청구인에게 욕을 하였다가 청구인으로부터 주먹으로 얼굴을 1대 맞아 코피가 났고, 코피를 보고 화가 나 청구인을 때린 것이다.’는 이○용의 진술, ② ‘이○용이 먼저 청구인으로부터 얼굴을 맞고 코피를 흘렸으며, 이후 화가 난 이○용이 청구인을 때리는 것을 보았다.’는 이○훈의 진술, ③ ‘쓰러져 있는 청구인을 일으켜 세운 후 보았더니 이○용이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는 내용의 목격자 윤○석의 진술, ④ 이○용에 대한 상해진단서의 기재 내용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피의사실을 인정하고 청구인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3) 그러나 이○용이 제출한 상해진단서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그에 기재된 상해 결과와 이 사건과의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즉, 진단서 상에는 임상적 추정 병명으로 "경추의 염좌 및 긴장, 기타 머리 부분의 표재성 손상, 타박상"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① 일반적으로 얼굴을 주먹으로 맞아 생기는 증상으로는 안면부를 맞거나 부딪쳐서 생기는 상처인 안면부 타박상 등을 예상할 수 있는데 반하여 염좌는 관절·힘줄 또는 신경 등이 삐거나 비틀려 생기는 손상이라는 점, ② 7개의 등골뼈로 된 척추의 맨 윗부분인 목뼈인 경추나 머리 부분은 이○용이 맞았다고 하는 얼굴과는 거리가 있고, 달리 이○용이 청구인으로부터 얼굴을 맞아 뒤로 넘어졌거나 어딘가에 부딪혀 목이나 머리 부분에 상해를 입을 만한 사정을 전혀 발견할 수 없는 점, ③ 위 진단서의 상해부위와 정도에는 "주먹으로 안면부를 맞았으며 목 눌림이 있었다고 함. 코피가 났었다고 하나 현재는 멈춘 상태이고, 찰과상이나 타박상 등의 직접적인 흔적은 보이지 않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이○용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는 점, ④ 특히 위 진단서는 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5일이나 지난 2011. 6. 20.에야 뒤늦게 발급된 점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으로부터 얼굴 부분을 폭행당하여 이○용이 위 진단서에 기재된 것과 같은 상처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4) 그리고 윤○석은 청구인을 때리고 있던 이○용과 이○훈을 자신이 나서서 말리기 전까지 이○용이 코피를 흘리는 것을 보지 못했고, 이○용과 이○훈이 청구인을 때리는 것을 말리고 쓰러진 청구인을 일으킨 후 이○숙이 나와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하자 그제야 이○용이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진술한다. 이○숙 또한 자신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하기 전까지 이○용이 코피를 흘린 사실이 없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한 이후에야 비로소 이○용의 코에서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청구인으로부터 먼저 주먹으로 얼굴을 1대 맞아 코피가 났고, 코피를 보고 화가 나서 청구인을 함께 폭행하게 된 것이라는 이○용과 이○훈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윤○석이 이 사건 싸움을 말리기 전부터 이○용이 코피를 흘리고 있어야 할 터인데, 이○용이 코피를 흘리기 시작한 시점에 대한 위 윤○석과 이○숙의 일관된 진술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의 폭행으로 인하여 이○용이 코피를 흘리게 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윤○석이 이○용 등의 청구인에 대한 폭행을 말리는 과정이나 청구인이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면서 심한 폭행을 피하려고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받은 충격으로 이○용이 코피를 흘리게 되었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기 어렵다.

(5) 결국 청구인이 이○용의 얼굴을 때렸다는 점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는 ‘이○용이 청구인으로부터 얼굴을 주먹으로 맞아 코피를 흘리자 화가 나 청구인을 때린 것이다.’는 취지의 이○용의 진술 및 같은 취지의 목격자 이○훈의 진술뿐이라고 봄이 상당한데, ① 이○용과 이○훈은 형제 사이이고, 그들은 공동하여 청구인에게 10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외상성 대량 혈복강 등의 상해를 가하였던 점, ② 이○훈은 자신에 대한 형사 재판 과정에서도 자신이 넘어진 청구인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청구인의 배 위로 넘어졌을 뿐 청구인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하면서 끝까지 폭행 혐의를 부인하였던 점, ③ 나이도 젊고 건장한 남성 2인에 맞서 수적으로 불리한 입장에서 혼자 말다툼을 하던 청구인이 먼저 이○용에게 주먹을 휘둘러 스스로 불리한 상황을 자초한다는 것이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점, ④ 이 사건 당사자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목격자로서 가장 객관적인 입장에 있는 윤○석은 일관되게 청구인이 이○용을 때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이 주먹으로 이○용의 얼굴을 때렸다는 이○용과 이○훈의 진술은 쉽사리 믿기 어렵다.

다. 소결
(1) 이와 같이 이 사건 피의사실에 부합하는 이○용과 이○훈의 진술은 그 신빙성에 상당한 의문이 있고, 청구인의 폭행으로 인하여 이○용이 코피를 흘린 것이라거나 상해진단서에 기재된 상해를 입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2)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① 이○용, 이○훈과 청구인을 대질 조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발생 전후로 오갔던 대화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정황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과연 청구인이 이○용을 먼저 폭행한 것이 사실인지 여부를 좀 더 밝혀 보고, ② 이○용과 그에 대한 상해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를 상대로 얼굴 부위를 주먹으로 1회 맞은 경우에도 ‘경추부 염좌상이나 기타 머리 부분의 표재성 손상, 타박상’이 발생할 수 있는지 여부 및 상해진단서를 사고 발생일로부터 5일이나 늦게 발급받게 된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이○용이 자신의 청구인에 대한 상해 혐의를 무마하기 위하여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상해에 대하여 진단서를 발급받은 것은 아닌지도 조사하여야 하고, ③ 윤○석과 이○용, 이○훈을 대질 조사하여 이 사건 발생 전후로 윤○석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용의 싸움을 말렸는지, 싸움을 말리는 과정에서 이○용을 누르거나 잡아끄는 등으로 신체적인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는지, 싸움을 말리는 과정에서 이○용이 코에 충격을 받아 코피를 흘렸거나 위 상해진단서에 기재된 내용의 상해를 입었을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하여 명확히 밝히고, ④ 이○용이 위 상해진단서에 기재된 상해 혹은 코피를 흘린 것에 대하여 어떠한 치료받은 적이 있는지, 만약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굳이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서인지 등을 더욱 철저하게 조사하여야 했음에도 이에 대하여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3)결국 피청구인은 위와 같이 현저한 수사미진이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이므로 이는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고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