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2헌바34

형사소송법 제262조의2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13년 9월 26일

결정요지

가.기록열람 금지조항은 피의자의 사생활 침해, 수사의 비밀 저해 및 민사사건에 악용하기 위한 재정신청의 남발 등을 막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의 합리성이 인정되고, 형사소송법 제262조의2 단서는 재정신청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이 그 증거조사과정에서 작성된 서류의 전부 또는 일부의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록열람 금지조항은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적용범위 제한조항의 입법목적 및 관련된 법조항과의 체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적용범위 제한조항 중 ‘다른 법률’이라 함은 정보공개법을 제외한 나머지 법률을 뜻하고, ‘특별한 규정’이라 함은 그 법률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정보공개의 대상 및 범위, 정보공개의 절차, 비공개대상정보 등에 관하여 정보공개법과 달리 규정하고 있어야 함을 의미함이 분명하다.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위와 같은 적용범위 제한조항의 의미를 예측할 수 있고,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관은 다른 법률조항의 입법취지, 내용, 체계적 구조 등을 고려한 보충적 해석을 통하여 합리적으로 정보공개법의 적용범위를 확정할 수 있으므로 적용범위 제한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27조 제1항

결정 전문

[당사자]
청구인 이○숙 국선대리인 변호사 정지석
당해사건 서울행정법원 2011구합24996 처분의존부확인또는부작위위법확인

[주문]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것) 제262조의2 본문,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1996. 12. 31. 법률 제5242호로 제정된 것) 제4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와 심판대상
가.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1년 2월 서울고등법원에 조○환 등에 대한 직권남용체포 등 사건에 관하여 재정신청을 하였다(2011초재608). 그러나 2011. 4. 29. 재정신청이 기각되자, 청구인은 2011. 5. 19. 대법원에 재항고(2011모788)한 뒤 2011. 5. 31.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다음부터 ‘정보공개법’이라 한다)에 따라 법원행정처장에게 재항고 사건 기록의 공개를 청구하였다.
법원행정처장은 ‘청구인이 공개를 구하는 정보는 심리 중인 재정신청사건 기록의 열람·등사에 관한 사항으로서 형사소송법 제262조의2의 적용을 받게 되므로, 정보공개법 제4조 제1항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정보공개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비공개결정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11. 8. 2. 서울행정법원에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등을 구하는 소송(2011구합24996)을 제기한 다음 2011. 10. 5. 형사소송법 제262조의2, 정보공개법 제4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법원이 2011. 12. 8.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자, 청구인은 2012. 1.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재정신청사건의 심리 중 그 기록의 열람 또는 등사를 금지하고 있는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것) 제262조의2 본문(다음부터 ‘기록열람 금지조항’이라 한다)과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제한하고 있는 정보공개법(1996. 12. 31. 법률 제5242호로 제정된 것) 제4조 제1항(다음부터 ‘적용범위 제한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것)
제262조의2(재정신청사건 기록의 열람·등사 제한) 재정신청사건의 심리 중에는 관련 서류 및 증거물을 열람 또는 등사할 수 없다. 다만, 법원은 제262조 제2항 후단의 증거조사과정에서 작성된 서류의 전부 또는 일부의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할 수 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1996. 12. 31. 법률 제5242호로 제정된 것)
제4조(적용범위) ① 정보의 공개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2. 청구인의 주장
기록열람 금지조항은 재정신청사건의 심리 중에 관련 서류 및 증거물의 열람·등사를 할 수 없도록 하여 재정신청인인 청구인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 또 적용범위 제한조항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기록열람 금지조항이 해당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청구인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

3. 판단
가. 기록열람 금지조항의 위헌 여부
(1) 제한되는 기본권
형사피해자로 하여금 자신이 피해자인 범죄에 대한 형사재판절차에 접근할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은 그의 재판청구권에 대한 제한이 될 수 있다. 또 재정신청제도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자의적인 경우 그 처분의 당부를 심사하고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재판절차’이고, 형사피해자는 재정신청이라는 재판청구를 할 수 있으므로, 재정신청절차에서 관련 서류 및 증거물의 열람·등사를 금지하는 것은 재정신청인의 재판청구권에 대한 제한이 될 수 있다(헌재 2011. 11. 24. 2008헌마578등, 판례집 23-2하, 455, 464).
한편, 알 권리는 헌법 제21조의 표현의 자유의 전제로서 자유로운 의사형성을 위하여 일반적으로 정보에 접근·수집·처리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권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권리행사의 사전단계로서 이해관계 있는 기록의 열람·등사를 구하는 재정신청인의 입장과 보다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재판청구권의 침해 여부에 대해서 판단하는 이상, 알 권리의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선례의 존재
헌법재판소는 2011. 11. 24. 2008헌마578등 결정(판례집 23-2하, 455, 465)에서 기록열람 금지조항은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재정신청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해당 부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재정법원의 심리는 기소 여부 결정을 위하여 행하여지는 수사에 준하는 성격을 일부 가지고 있으며, 검찰이 불기소 판단을 내린 사건에 대한 재심리 절차인 점을 고려할 때 비밀을 보장하고 피의자를 더욱 보호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재정신청사건의 관련 서류 및 증거물에 대한 열람·등사를 제한 없이 허용한다면 피의자의 사생활이 침해되고, 수사의 비밀을 해칠 우려가 있으며, 민사사건에 악용하기 위하여 재정신청을 남발하는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기록열람 금지조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합리성이 인정된다. 뿐만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262조의2 단서는 재정신청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이 그 증거조사과정에서 작성된 서류의 전부 또는 일부의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록열람 금지조항은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이로 인하여 재정신청인인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

(3) 선례 변경 필요성 유무
위 선례의 결정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를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기록열람 금지조항은 재정신청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나. 적용범위 제한조항의 위헌 여부
(1) 쟁점의 정리
청구인이 적용범위 제한조항에 대하여 주장하는 내용의 요지는, 결국 정보공개법 적용범위의 예외로 정하고 있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라는 요건이 불명확하여 정보공개청구를 받은 공공기관이 다른 법률에 정보공개에 관한 형식적 규정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거부함으로써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데 있다. 즉, 이 부분의 쟁점은 이 사건 적용범위 제한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2)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명확성원칙은 법치국가원리의 한 표현으로서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한다는 헌법상의 원칙이다. 만일 법규범의 의미내용이 불확실하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을 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에,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은 그 내용이 명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법규범의 문언은 어느 정도 가치개념을 포함한 일반적, 규범적 개념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명확성원칙이란 기본적으로 최대한이 아닌 최소한의 명확성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법 문언이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해서 그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12. 6. 27. 2011헌바226, 판례집 24-1하, 744, 750).
적용범위 제한조항은, 정보공개법이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의 공개에 관한 일반법임을 명시하고,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정보공개법의 적용이 배제됨을 규정함으로써 다른 특별법의 입법취지를 존중함과 동시에 정보공개법과의 충돌·모순을 해소하고자 함에 그 입법목적이 있다. 이러한 입법목적 및 관련된 법조항과의 체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적용범위 제한조항 중 ‘다른 법률’이라 함은 정보공개법을 제외한 나머지 법률을 뜻하는 것으로서, 명령이나 규칙 등은 해당되지 않음을 알 수 있고, ‘특별한 규정’이라 함은 그 법률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정보공개의 대상 및 범위, 정보공개의 절차, 비공개대상정보 등에 관하여 정보공개법과 달리 규정하고 있어야 함을 의미함이 분명하다(대법원 2007. 6. 1. 선고 2007두2555 판결 등 참조).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위와 같은 적용범위 제한조항의 의미를 예측할 수 있고,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관은 다른 법률조항의 입법취지, 내용, 체계적 구조 등을 고려한 보충적 해석을 통하여 합리적으로 정보공개법의 적용범위를 확정할 수 있다. 결국 적용범위 제한조항이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여 법 집행기관으로 하여금 자의적으로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거부할 수 있게 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적용범위 제한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기록열람 금지조항과 적용범위 제한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조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