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3헌마476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3년 12월 26일

결정요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청구인이 피해자의 사무실에 찾아가 청구인이 관리하는 건물 외벽에 플래카드를 걸지 말라고 요청한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행위만으로는 청구인이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세력을 형성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행위의 내용이나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거나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에게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 및 수사미진에 따른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형법 제314조 제1항

결정 전문

[당사자]
청 구 인 박○석국선대리인 변호사 정지석
피청구인 수원지방검찰청 검사

[주문]
피청구인이 2013. 6. 27. 수원지방검찰청 2013년 형제34029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3. 6. 27. 청구인에게 아래의 피의사실과 같은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되나 정상에 참작할만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수원지방검찰청 2013년 형제34029호로 기소유예처분(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청구인은 2013. 4. 25. 11:30경 피해자 임○수가 운영하는 ○○부동산 내에서, 피해자에게 “플래카드를 떼라”며 약 15분간 고함을 치며 위력으로 피해자의 부동산 중개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3. 7. 9.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이 피해자 임○수에게 전화로 점포 임대에 지장이 있으니 플래카드를 걸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수가 임의로 플래카드를 걸어 청구인의 상가분양 업무를 방해하였기 때문에, 이에 항의하기 위하여 임○수가 운영하는 ○○부동산에 들어가 플래카드를 뗄 것을 요구한 것일 뿐, 고함을 치거나 위력을 행사하여 임○수의 업무를 방해한 사실은 없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는 폭행, 협박은 몰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도 포함되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정상적인 업무수행 활동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도 포함되는바, 청구인과 피해자 임○수 등의 진술을 종합하여 볼 때 청구인의 행위는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

3. 판 단
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일반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으로서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는 없으나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어야 하며, 이러한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732 판결;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178 판결 참조). 그리고 어떠한 행위 결과 상대방의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었다 하더라도 행위자가 가지는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행위의 내용이나 수단 등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도16718 판결).

나.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을 검토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신○숙은 청구인의 처로서 용인시 기흥구 ○○동 546-2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명의상 소유자이고, 청구인은 이 사건 건물의 실질적인 공동소유자 및 관리자이다.

(2) 임○수는 청구인 및 신○숙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 ○○호를 임차하여 이 곳에서 식당을 운영할 예정이었는데, 2013. 4. 24. 이 사건 건물 외벽에 “4월중 개업 ○○회관” 이라는 크기 2m x 3m의 플래카드(이하 ‘이 사건 플래카드’라 한다)를 부착하였다.

(3) 청구인은 2013. 4. 25. 10:30경 임○수에게 전화를 하여 플래카드를 걸면 이 사건 건물의 다른 점포 임대에 지장이 있다는 취지를 이야기하면서(당시 청구인은 이 사건 건물의 ○○호 이외에 다른 점포들에 대하여 임대계약을 체결하지 못
하고 있었다) 임○수에게 이 사건 플래카드를 걸지 말라고 하였으나 임○수는 청구인의 요청에 따르지 않았다.

(4) 이 사건 플래카드가 이 사건 건물에 그대로 걸려있는 것을 본 청구인은 같은 날 11:30경 그 철거를 요청하기 위하여 임○수가 운영하는 ○○부동산 사무실에 들어가 약 15분 동안 임○수와 말싸움을 하였다. 당시 ○○부동산 사무실에는 임○수의 고향 후배로서 사무실에 놀러 온 박○현과 사무실 직원 임○원이 함께 있었다.

(5) 청구인은 ○○부동산 사무실에 들어간지 약 15분 후 임○수에게 폭행을 당하였다고 하며 전화로 112에 신고하였고, 이에 경찰이 출동하여 청구인은 업무방해로, 임○수는 폭행으로 입건되었다. 그 후 청구인은 업무방해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받고, 임○수는 청구인에 대한 폭행 혐의로 약식기소 되어 현재 정식재판 진행 중이다(수원지방법원 2013고정2699).

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청구인이 사전에 임○수에게 전화로 이 사건 플래카드를 걸지 말라고 하면서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임○수가 청구인의 요청을 무시하고 이 사건 플래카드를 걸어놓자 청구인이 ○○부동산으로 찾아가게 된 점, 청구인이 ○○부동산에 찾아간 시간은 11:30경으로 대낮이었고, 청구인은 일행 없이 혼자였던데 반해 임○수는 고향 후배인 박○현 및 사무실 직원인 임○원과 함께 있었던 점, 당시 청구인이 다른 점포들을 임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점, 청구인은 임○수가 이 사건 플래카드를 걸면 다른 점포들을 임대분양한다는 광고를 가리고 외관상 다른 점포들도 임대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여 자신의 임대사업에 지장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은 이 사건 건물의 실질적 소유자 또는 관리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비록 청구인의 행위로 인하여 임○수의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었다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임○수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형성하여 위력을 행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라. 수사미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의 행위의 내용이나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 청구인이 평소에 임○수에 대하여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을 행사할만한 지위에 있었는지 등에 대하여 보다 더 면밀히 조사하였어야 함에도 피청구인은 이에 대한 추가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에게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마.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위와 같이 중대한 법리오해 및 수사미진에 터 잡아 이루어진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이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