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3헌마189

형법 제35조 위헌확인

결정일: 2014년 3월 27일

결정 전문

사 건 2013헌마189 형법 제35조 위헌확인
청 구 인 최○규
국선대리인 변호사 강재룡
선 고 일 2014. 3. 27.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09. 10. 27.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폭행)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인 2011. 6. 29. 수원지방법원에서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아 같은 해 8. 26. 그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위 집행유예의 선고가 실효되어, 2012. 5. 22. 안양교도소에서 위 각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다.
그 후 청구인은 2013. 1. 1. 재물손괴, 상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재판(2013고단59)을 받던 중, 위와 같은 범죄전력으로 인해 형법 제35조의 누범조항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2013. 3. 26.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라 형법 제35조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5조(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5조(누범) ①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는 누범으로 처벌한다.
② 누범의 형은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전범(前犯) 및 전과자라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형을 가중하여 일사부재리 및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고, 획일적으로 형의 장기를 2배로 가중하여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하며, 누범의 처단형 범위가 지나치게 늘어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권 등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4. 판단
직접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려면, 먼저 청구인 스스로가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과 법적인 관련성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의하여 별도의 구체적인 집행행위의 매개없이 직접ㆍ현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헌재 1991. 5. 13. 89헌마267등 참조).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이 누범 전과자들에 대하여 향후 재범시 처벌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여 그들에 대한 행위규범적 성격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심판대상조항은 그 자체로서 국민의 기본권에 직접 관련지어지는 법규범이 아니고 구체적인 형사재판에서 법원에 의하여 해석ㆍ적용이 이루어지는 이른바 재판규범으로서, 법원의 구체적인 집행행위의 매개를 거쳐 비로소 특정인의 기본권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법규범이다. 즉, 심판대상조항의 직접 수범자는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양형을 하여야 하는 법관이고, 이 경우에도 심판대상조항은 형의 장기만을 2배 가중하고 단기는 가중하지 아니하므로, 누범을 심판하는 법관은 여러 가지 정상을 참작하여 원래 정해진 법정형의 범위 내에서 형을 선고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실제에 있어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처음부터 적용되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의 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청구인이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가중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심판대상조항을 구체적으로 적용한 재판의 결과일뿐이지 심판대상조항이 직접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형사재판에 적용되는 재판규범으로서 그 자체로 청구인의 기본권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재판에 적용됨으로써 비로소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주게 된다. 심판대상조항은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법률규정이 아니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헌재 2010. 4. 29. 2009헌마689 별개의견 참조).
따라서 청구인이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곧바로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심판 청구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이진성의 반대의견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직접성의 요건이 결여되나, 국민에게 일정한 행위의무 또는 행위금지의무를 부과하는 형벌규정의 경우, 국민은 별도의 집행행위를 기다릴 필요 없이 제재의 근거가 되는 법률의 시행 자체로 행위의무 또는 행위금지의무를 직접 부담하게 되므로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1998. 3. 26. 97헌마194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형사재판에서 법관이 형을 정함에 있어 적용되는 재판규범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누범은 형의 필요적 가중 사유일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 범죄전력이 있는 자에게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는 경우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범죄전력 있는 자의 잠재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범죄억제에 대한 일반예방 및 특별예방적 효과를 기대함과 아울러 개별 형벌조항보다 더욱 강화된 행위금지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행위규범의 성격 역시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고, 법정의견도 심판대상조항에 행위규범의 성격이 있음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각하하여서는 아니 되고, 직접성뿐만 아니라 청구기간 준수 등 다른 적법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으므로, 본안에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