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3헌바74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3항 위헌소원
결정일: 2014년 6월 26일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가압류절차에 있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권리관계를 조속히 확정짓고 채권자의 권리남용을 견제하는 한편,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형평을 기하기 위한 것이다.
채권자에게 제소기간 이내에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본안의 소제기와는 별도의 과도한 부담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채권자가 제소기간을 넘긴 경우에도 법원이 가압류를 취소하려면 채무자의 신청이 있어야만 한다. 또한,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2항은 제소기간을 2주 이상으로 정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제소의 기회가 봉쇄된 채 가압류가 취소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등, 채권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나아가 채권자는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가압류가 취소되더라도 법률이 정한 요건을 갖추어 재차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다.
채권자는 본안의 소 계속 여부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고, 가압류 신청이 인용되어 채무자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될 때까지는 채권자의 권리 보전에 무게 중심이 놓여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가압류로 인하여 불안해진 권리관계를 빨리 확정하여 안정시키고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형평을 맞추기 위하여 채권자가 소제기 증명서를 지정된 기간 안에 제출하지 아니하면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채권자의 권리가 심판대상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채권자에게 제소기간 이내에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본안의 소제기와는 별도의 과도한 부담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채권자가 제소기간을 넘긴 경우에도 법원이 가압류를 취소하려면 채무자의 신청이 있어야만 한다. 또한,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2항은 제소기간을 2주 이상으로 정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제소의 기회가 봉쇄된 채 가압류가 취소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등, 채권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나아가 채권자는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가압류가 취소되더라도 법률이 정한 요건을 갖추어 재차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다.
채권자는 본안의 소 계속 여부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고, 가압류 신청이 인용되어 채무자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될 때까지는 채권자의 권리 보전에 무게 중심이 놓여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가압류로 인하여 불안해진 권리관계를 빨리 확정하여 안정시키고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형평을 맞추기 위하여 채권자가 소제기 증명서를 지정된 기간 안에 제출하지 아니하면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채권자의 권리가 심판대상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구 민사소송법(1990. 1. 13. 법률 제4201호로 개정되고, 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705조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287조 제2항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287조 제2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주식회사 ○○케이대표이사 이○상대리인 법무법인 한덕담당변호사 안원모
당해사건서울서부지방법원 2012카합1621 가압류취소
[주 문]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287조 제3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2. 8. 20. 이란 현지 사무소 직원으로 일하던 이란인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그 이란인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 하였고,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12. 8. 30. 가압류를 명하였다(2012카합1042). 위 이란인은 2012. 12. 4. 청구인을 상대로 제소명령을 신청하였고,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12. 12. 5. ‘채권자는 이 결정이 송달된 날로부터 20일 안에 이 법원 2012카합1042 부동산가압류 사건에 관하여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거나 이미 소를 제기하였으면 소송 계속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라.’는 제소명령을 하였다(2012카기2016).
청구인은 2012. 12. 7. 제소명령을 송달받고 2012. 12. 27.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약정금 등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2012가합14302), 이를 증명하는 서류는 2013. 1. 3.에야 제출하였다. 한편, 위 이란인은 제소명령에서 정한 기간이 종료된 다음 날인 2012. 12. 28. 위 가압류의 취소를 구하는 신청을 하였다(2012카합1621).
이에 청구인은 가압류 취소 재판이 계속 중이던 2013. 1. 15. 제소명령에서 정한 기간 이내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였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규정한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3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2013카기79). 그러나 2013. 2. 4. 청구인의 신청이 기각되고 위 가압류도 취소되자, 청구인은 2013. 3.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주위적으로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3항 자체에 대한 위헌 선언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위 조항을 채권자가 법원이 정한 제소기간 이내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였더라도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위 제소기간이 지난 뒤에 제출하였다면 법원은 가압류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는 결정을 구하고 있다. 그런데 위 예비적 한정위헌청구는 동일한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주위적 청구의 양적 일부분에 불과하여 진정한 의미의 예비적 청구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고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면서 예비적 청구에 관한 주장도 판단하기로 한다(헌재 2004. 4. 29. 2003헌마484; 헌재 2013. 10. 24. 2011헌바79 등 참조).
결국,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287조 제3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287조(본안의 제소명령) ③ 채권자가 제1항의 기간 이내에 제1항의 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가압류를 취소하여야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채권자가 가압류법원이 정한 제소기간 이내에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지 아니하면 결정으로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제소기간 이내에 본안의 소를 제기함으로써 제소명령의 본질적인 부분을 이행하였으나 단순히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가압류 취소라는 과도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 되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은 채권자에게 단순한 부주의 내지 착오로 인한 제소기간 해태에 대하여 보정의 기회도 주지 않고 바로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함으로써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배된다.
4.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연혁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다음부터 ‘구법’이라 한다) 제705조는 가압류법원이 채무자의 신청에 의하여 채권자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본안의 소를 제기하도록 명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면서도, 그 기간이 도과하면 채무자의 신청에 의하여 종국판결로 가압류를 취소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구법 아래에서는 채권자가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는 경우 채무자가 가압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소명령 신청, 가압류 취소신청이라는 2회의 신청을 함과 더불어 반드시 구술변론을 거쳐야 했다.
그리고 대법원은 제소명령에서 정한 기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가압류 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본안의 소를 제기한 사실을 입증하기만 하면 그 가압류를 취소할 수 없다고 구법 제705조를 해석하여 왔다(대법원 1985. 11. 26. 선고 85다카1668 판결; 대법원 2001. 4. 10. 선고 99다4917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대법원의 해석에 대해서는 본안의 소 제기를 게을리 한 채권자를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이고 제소명령에서 정한 제소기간을 사실상 무의미하게 한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이에 채무자에게 주어진 절차적 부담과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형평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소하고자 2002. 1. 26. 제정된 민사집행법에서는 채권자가 일정 기간 이내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그 사실을 증명하는 서면을 제출하도록 하면서, 그 기간 이내에 소제기 증명서 등을 제출하지 아니하면 가압류가 취소됨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였다. 또한 제소기간 도과로 인한 가압류 취소를 판결이 아닌 결정으로 하도록 하였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
(1) 쟁점의 정리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일정한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가압류를 취소 한다는 규정으로 가압류 채권자인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규정이 아니다.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가압류가 취소되더라도 청구인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다시 가압류 신청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이 본안의 소를 제기하거나 그 밖에 채무자를 상대로 다른 신청을 하는 데 제한이 가해지지는 않는다.
청구인의 주장은 제소명령에 따라 본안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단지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기간 안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여 가압류를 취소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것인데, 이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채권 보전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여 재산권이 침해된다는 주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가압류가 취소되면 피보전권리의 행사가 제한을 받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채권의 만족을 얻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가압류결정을 받아 채권의 집행을 보전한 채권자의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청구인의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한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채권자에게 보정의 기회도 주지 않고 바로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함으로써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은 소제기 증명서의 부제출로 인한 가압류의 취소가 과도하다는 주장과 같은 취지의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는 재산권 제한 여부를 판단하면서 함께 검토하기로 한다.
(2) 쟁점에 대한 판단
심판대상조항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상당한 기간 이내에 채권자에게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소제기 증명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권리관계를 조속히 확정짓고 채권자의 권리남용을 견제하는 한편, 가압류절차에 있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형평을 기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리고 채권자가 법원이 정한 기간 이내에 이러한 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법원이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구법과 비교하였을 때 본안의 소제기뿐만이 아니라 이를 증명할 서류의 제출 역시 제소기간 이내에 이루어질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채권자에게 제소기간 이내에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본안의 소제기와는 별도의 과도한 부담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채권자가 제소기간을 넘겼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가압류가 당연히 실효되는 것은 아니고 취소사유로 됨에 그치며, 이때에도 법원이 가압류를 취소하려면 채무자의 신청이 있어야만 한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2항은 제소기간을 2주 이상으로 정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제소의 기회가 봉쇄된 채 가압류가 취소되지 않도록 보장하고 있다. 법원 실무에서도 제소명령결정 시 채권자가 제소기간 이내에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가압류를 취소하게 됨을 안내하고 있는 등(재판사무에 관한 문서의 양식에 관한 예규 제2조 참조), 채권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나아가 채권자는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가압류가 취소되더라도 법률이 정한 요건을 갖추어 재차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다.
청구인은 제소기간 이내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단지 부주의로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채권자에게는 보정 기간을 부여함으로써 기본권 제한의 정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채권자에게 소제기 증명서 제출만을 위한 보정의 기회를 추가로 부여하는 것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에 반하고, 본안의 소가 계속 중이라는 사정을 알기 어려운 가압류법원이 오로지 소제기 증명서 제출만을 위한 기간을 추가로 부여한다는 것도 상정하기 어렵다.
가압류는 채권자의 권리 보전을 위하여 마련된 제도로서 권리의 종국적 실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므로, 채권자는 본안의 소 계속 여부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고 그 절차도 간이하고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에 따라 가압류 신청이 인용되어 채무자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될 때까지는 채권자의 권리 보전에 무게 중심이 놓여 있고, 그 결과 침해되는 채무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의와 취소절차 등이 마련되어 있다. 심판대상조항도 가압류로 인하여 불안해진 권리관계를 빨리 확정하여 안정시키고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형평을 맞추기 위하여 채권자가 제소명령을 이행한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지정된 기간 안에 제출하지 아니하면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채권자의 권리가 심판대상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거나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주식회사 ○○케이대표이사 이○상대리인 법무법인 한덕담당변호사 안원모
당해사건서울서부지방법원 2012카합1621 가압류취소
[주 문]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287조 제3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2. 8. 20. 이란 현지 사무소 직원으로 일하던 이란인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그 이란인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 하였고,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12. 8. 30. 가압류를 명하였다(2012카합1042). 위 이란인은 2012. 12. 4. 청구인을 상대로 제소명령을 신청하였고,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12. 12. 5. ‘채권자는 이 결정이 송달된 날로부터 20일 안에 이 법원 2012카합1042 부동산가압류 사건에 관하여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거나 이미 소를 제기하였으면 소송 계속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라.’는 제소명령을 하였다(2012카기2016).
청구인은 2012. 12. 7. 제소명령을 송달받고 2012. 12. 27.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약정금 등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2012가합14302), 이를 증명하는 서류는 2013. 1. 3.에야 제출하였다. 한편, 위 이란인은 제소명령에서 정한 기간이 종료된 다음 날인 2012. 12. 28. 위 가압류의 취소를 구하는 신청을 하였다(2012카합1621).
이에 청구인은 가압류 취소 재판이 계속 중이던 2013. 1. 15. 제소명령에서 정한 기간 이내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였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규정한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3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2013카기79). 그러나 2013. 2. 4. 청구인의 신청이 기각되고 위 가압류도 취소되자, 청구인은 2013. 3.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주위적으로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3항 자체에 대한 위헌 선언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위 조항을 채권자가 법원이 정한 제소기간 이내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였더라도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위 제소기간이 지난 뒤에 제출하였다면 법원은 가압류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는 결정을 구하고 있다. 그런데 위 예비적 한정위헌청구는 동일한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주위적 청구의 양적 일부분에 불과하여 진정한 의미의 예비적 청구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고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면서 예비적 청구에 관한 주장도 판단하기로 한다(헌재 2004. 4. 29. 2003헌마484; 헌재 2013. 10. 24. 2011헌바79 등 참조).
결국,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287조 제3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287조(본안의 제소명령) ③ 채권자가 제1항의 기간 이내에 제1항의 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가압류를 취소하여야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채권자가 가압류법원이 정한 제소기간 이내에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지 아니하면 결정으로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제소기간 이내에 본안의 소를 제기함으로써 제소명령의 본질적인 부분을 이행하였으나 단순히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가압류 취소라는 과도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 되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은 채권자에게 단순한 부주의 내지 착오로 인한 제소기간 해태에 대하여 보정의 기회도 주지 않고 바로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함으로써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배된다.
4.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연혁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다음부터 ‘구법’이라 한다) 제705조는 가압류법원이 채무자의 신청에 의하여 채권자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본안의 소를 제기하도록 명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면서도, 그 기간이 도과하면 채무자의 신청에 의하여 종국판결로 가압류를 취소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구법 아래에서는 채권자가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는 경우 채무자가 가압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소명령 신청, 가압류 취소신청이라는 2회의 신청을 함과 더불어 반드시 구술변론을 거쳐야 했다.
그리고 대법원은 제소명령에서 정한 기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가압류 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본안의 소를 제기한 사실을 입증하기만 하면 그 가압류를 취소할 수 없다고 구법 제705조를 해석하여 왔다(대법원 1985. 11. 26. 선고 85다카1668 판결; 대법원 2001. 4. 10. 선고 99다4917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대법원의 해석에 대해서는 본안의 소 제기를 게을리 한 채권자를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이고 제소명령에서 정한 제소기간을 사실상 무의미하게 한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이에 채무자에게 주어진 절차적 부담과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형평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소하고자 2002. 1. 26. 제정된 민사집행법에서는 채권자가 일정 기간 이내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그 사실을 증명하는 서면을 제출하도록 하면서, 그 기간 이내에 소제기 증명서 등을 제출하지 아니하면 가압류가 취소됨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였다. 또한 제소기간 도과로 인한 가압류 취소를 판결이 아닌 결정으로 하도록 하였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
(1) 쟁점의 정리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일정한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가압류를 취소 한다는 규정으로 가압류 채권자인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규정이 아니다.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가압류가 취소되더라도 청구인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다시 가압류 신청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이 본안의 소를 제기하거나 그 밖에 채무자를 상대로 다른 신청을 하는 데 제한이 가해지지는 않는다.
청구인의 주장은 제소명령에 따라 본안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단지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기간 안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여 가압류를 취소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것인데, 이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채권 보전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여 재산권이 침해된다는 주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가압류가 취소되면 피보전권리의 행사가 제한을 받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채권의 만족을 얻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가압류결정을 받아 채권의 집행을 보전한 채권자의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청구인의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한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채권자에게 보정의 기회도 주지 않고 바로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함으로써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은 소제기 증명서의 부제출로 인한 가압류의 취소가 과도하다는 주장과 같은 취지의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는 재산권 제한 여부를 판단하면서 함께 검토하기로 한다.
(2) 쟁점에 대한 판단
심판대상조항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상당한 기간 이내에 채권자에게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소제기 증명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권리관계를 조속히 확정짓고 채권자의 권리남용을 견제하는 한편, 가압류절차에 있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형평을 기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리고 채권자가 법원이 정한 기간 이내에 이러한 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법원이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구법과 비교하였을 때 본안의 소제기뿐만이 아니라 이를 증명할 서류의 제출 역시 제소기간 이내에 이루어질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채권자에게 제소기간 이내에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본안의 소제기와는 별도의 과도한 부담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채권자가 제소기간을 넘겼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가압류가 당연히 실효되는 것은 아니고 취소사유로 됨에 그치며, 이때에도 법원이 가압류를 취소하려면 채무자의 신청이 있어야만 한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2항은 제소기간을 2주 이상으로 정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제소의 기회가 봉쇄된 채 가압류가 취소되지 않도록 보장하고 있다. 법원 실무에서도 제소명령결정 시 채권자가 제소기간 이내에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가압류를 취소하게 됨을 안내하고 있는 등(재판사무에 관한 문서의 양식에 관한 예규 제2조 참조), 채권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나아가 채권자는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가압류가 취소되더라도 법률이 정한 요건을 갖추어 재차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다.
청구인은 제소기간 이내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단지 부주의로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채권자에게는 보정 기간을 부여함으로써 기본권 제한의 정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채권자에게 소제기 증명서 제출만을 위한 보정의 기회를 추가로 부여하는 것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에 반하고, 본안의 소가 계속 중이라는 사정을 알기 어려운 가압류법원이 오로지 소제기 증명서 제출만을 위한 기간을 추가로 부여한다는 것도 상정하기 어렵다.
가압류는 채권자의 권리 보전을 위하여 마련된 제도로서 권리의 종국적 실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므로, 채권자는 본안의 소 계속 여부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고 그 절차도 간이하고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에 따라 가압류 신청이 인용되어 채무자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될 때까지는 채권자의 권리 보전에 무게 중심이 놓여 있고, 그 결과 침해되는 채무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의와 취소절차 등이 마련되어 있다. 심판대상조항도 가압류로 인하여 불안해진 권리관계를 빨리 확정하여 안정시키고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형평을 맞추기 위하여 채권자가 제소명령을 이행한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지정된 기간 안에 제출하지 아니하면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채권자의 권리가 심판대상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거나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