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4헌마236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4년 8월 28일

결정요지

청구인은 ‘채권회수의 방편으로 업소를 대신 인수한 것뿐이고, 업소의 영업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범행을 부인한다. 업소의 인수와 운영에 직접 관여한 사람들은 업소와 관련한 사항을 청구인과 상의한 사실이 있으므로 청구인이 업소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청구인이 업주로서 영업활동에 관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청구인의 범행을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의 영업행위 관여 여부에 관한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충분히 수사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학교보건법위반 피의사실을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 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구 학교보건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13. 12. 30. 법률 제121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6조 제1항 제19호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이○협대리인 변호사 이재범
피청구인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3. 12. 13.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3형제4575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13. 12. 13. 피청구인으로부터 학교보건법위반 혐의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3형제45753호, 다음부터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서○웅, 조○태, 유○리와 공모하여, 2012. 12. 1.부터 2013. 5. 9.까지 서울 은평구 ○○동에서 ‘○○스튜디오’라는 상호로 속칭 키스방 영업을 함으로써 학교 환경위생 정화구역 내에서 청소년유해업소를 운영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이 사건에 대하여 수사한 후, 청구인에 대한 피의사실을 인정하면서, 청구인이 서○웅과 함께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가 대물변제로 키스방을 인수받았을 뿐 그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실제 키스방 영업으로 인하여 취득한 수익은 동업자 서○웅이 주로 취득한 것으로 보이는 점, 동종전력이 없는 점 등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2013. 12. 13. 청구인에 대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혐의없음을 주장하면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며 2014. 3. 1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및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이 돈을 투자했던 서○웅이 다른 사람에게 청구인의 돈을 빌려주었다가 받지 못하게 되자 채권확보를 위해 키스방(다음부터 ‘업소’라고 한다)을 인수한 것일 뿐, 청구인은 업소를 인수하는 데 개입한 적 없고 업소 운영에 관여하지도 않았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서○웅이 업소를 인수하여 운영하는 데 있어 직접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청구인도 인수와 운영 과정에서 서○웅과 협의하였고 경찰단속 후에도 함께 대책을 상의하는 등 영업에 관여한 사실이 인정된다.

3.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청구인은 자신과 무관하게 서○웅이 단독으로 업소를 인수하여 운영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이 실제 업소의 영업에 개입하였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나. 증거관계
(1) 청구인은 ‘서○웅은 2008년경부터 알아온 사이로 서○웅이 진행하는 사업이나 주식투자처에 몇 차례 돈을 투자한 적이 있다. 서○웅이 그냥 아는 곳이라며 놀러가자고 하여 함께 업소를 2회 정도 방문하여 둘러보면서 서○웅과 업소의 영업전망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고 업소에서 조○태를 만난 적도 있지만, 자신은 업소의 영업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당시 서○웅이 업소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몰랐고, 서○웅이 여자 친구 유○리가 업소를 운영한다고 하여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 청구인이 투자한 돈을 서○웅이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회수가 어려워지자 대신 업소를 인수한 것이라고 하는데, 청구인은 이러한 업소의 인수나 영업에 개입한 사실이 없고, 업소의 인수경위나 영업현황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이 사건 단속으로 경찰조사를 받기 전 커피숍에서 서○웅과 함께 조○태를 만난 사실이 있는데, 이는 당시 실질적 업주로서 책임을 져야 할 조○태가 경찰에 청구인을 업주라고 진술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여 이를 따지기 위해서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2) 서○웅은 ‘2008년경 청구인을 알게 되었고, 몇 회에 걸쳐 청구인으로부터 소각로 인수사업, 주식투자 등에 수 억 원을 투자받았다. 청구인으로부터 투자받은 돈 중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었다가 받지 못하게 되자, 2012. 12.경 채무자로부터 대신 업소를 인수하게 되었다. 업소의 운영이 아닌 채권회수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직접 운영하기보다 바로 매각하려고 하였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일단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대신 업소를 운영하도록 하였다. 2013. 4.경 안○희로부터 조○태를 소개받았는데, 조○태가 업소를 인수할 자금이 없다고 하여 대신 업소를 맡아 운영하되 매월 500만원씩 10회에 걸쳐 자신에게 5,000만원을 지급한 뒤 업소를 완전히 인수해 가기로 합의하였다. 조○태를 고용한 것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조○태가 업소를 인수하는 것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결국은 인수 쪽으로 합의가 된 것이다. 그 후 조○태가 영업을 하던 도중에 경찰에 단속되었다. 이 사건 단속 이전인 2013. 2.경 및 2013. 4.경에도 학교보건법위반으로 단속된 적이 있는데, 2013. 2.경 단속 시에는 유○리가 업주로서 경찰조사를 받았고, 2013. 4.경 단속 시에는 조○태가 업주로서 경찰조사를 받았다. 이후 업소를 처분하려고 계속 노력하는 상황에서 2013. 5.경 다시 이 사건으로 단속이 된 것이다. 2013. 5.경 이 사건으로 단속된 이후에는 조○태가 더 이상 업소를 인수할 의사가 없다고 하여 할 수 없이 자신이 다시 업소를 떠맡게 되었다. 2013. 5. 단속된 이 사건은 조○태가 책임을 져야 함에도 조○태가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여 이를 따지기 위해 청구인과 함께 조○태를 만난 적이 있을 뿐, 조○태에게 청구인을 업주로 진술하라고 말한 적이 없다. 업소를 인수할 때나 업소에 대한 중요 결정을 할 때는 항상 청구인에게 설명해주고 상의했으며 함께 동행한 경우도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업소를 직접 관리한 조○태는 최초 진술 당시에는 ‘유○리로부터 업소를 인수받아 운영하다가 청구인에게 양도했으므로 청구인이 실제 업주다’라고 진술하다가, 이후 통장거래내역을 통해 유○리 명의의 통장으로 영업수익이 계속 송금된 내역이 확인되자 ‘업소를 직접 관리하면서 자신을 고용한 것은 서○웅과 그의 애인 유○리이다. 일일수입금은 유○리 명의의 통장으로 송금하였다. 청구인은 직접 업소를 운영하지는 않았지만, 업소와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 서○웅을 만나기 위해 처음 업소에 찾아갔을 당시 청구인이 함께 있었고, 청구인은 자신을 보고 싹싹하니 일을 잘 할 것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이전인 2013. 4.경 경찰단속 당시에 서○웅의 요청을 받고 자신이 업주인 것처럼 경찰조사를 받은 후 업소를 그만두려 했을 때에도 서○웅이 앞으로는 업주를 청구인으로 말하면 괜찮다며 청구인의 연락처를 건네주어 청구인과 몇 차례 전화통화한 적도 있다. 2013. 5.경 이 사건 경찰단속 이후 경찰에서 청구인과 대질조사를 받을 당시에도 청구인과 서○웅을 미리 만나, 자신은 경찰에 서○웅이나 유○리 등 다른 사람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고 청구인이 업주라는 사실만 진술하기로 하고, 이후 청구인이 경찰에 소환되면 청구인은 묵비권을 행사하기로 미리 상의한 사실도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4) 서○웅의 여자 친구 유○리는 처음에는 ‘업소의 영업에 대해 알지 못하고 관여한 적도 없다’며 범행을 부인하다가, 이후 ‘실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업소의 영업을 관리하였고, 업소의 영업장부도 직접 작성하였다. 본인 명의의 통장을 만들어 서○웅에게 건네 준 것은 사실이나, 조○태가 수익금을 본인 명의의 통장으로 송금한 사실은 잘 몰랐다. 2013. 2.경 서○웅을 통해 업소를 처음 알게 되었고, 2013. 4.경 조○태의 부탁을 받고 업소를 관리하게 되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5) 업소 건물주 구○철은, ‘2012. 12.경 서○웅과 1년 기간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키스방 영업을 하는 줄은 몰랐다. 서○웅은 유○리를 자신의 부인으로 소개하였고, 조○태는 서○웅이 고용한 종업원으로 알고 있으며, 청구인은 누구인지 알지 못하며 본 적도 없다. 2013. 6.경 서○웅이 다른 사람을 데려와 그 사람을 임차인으로 하여 새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해달라고 하여 계약서를 다시 작성해준 사실이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6) 서○웅의 지인 안○희는, ‘서○웅이 자신에게 업소를 인수하거나 서○웅을 대신하여 업소를 운영할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여 조○태를 소개시켜 주었다. 업소의 실제 업주는 서○웅이고, 조○태는 운영만 담당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청구인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7) 약식명령, 사건송치서, 범죄인지서, 수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2012. 12.경부터 업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2013. 2.경 경찰에 1차 단속되어 유○리가 학교보건법위반으로 약식기소된 사실과 2013. 4.경 다시 같은 장소에서 2차 단속되어 조○태가 약식기소된 사실이 확인된다.

다. 판단
청구인은 서○웅이 업소를 인수하게 된 내막이나 업소의 영업현황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업소를 인수할 때나 업소에 대한 중요 결정을 할 때 청구인과 상의하였고 동행한 적도 있다.’라는 서○웅의 진술, ‘서○웅이 업소에서 자신을 고용할 때 청구인도 동석하여 함께 대화를 나누었고, 경찰단속 이후 청구인과 서○웅을 만나 업주를 누구로 진술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 사실이 있다’는 조○태의 진술, ‘서○웅과 함께 업소에 놀러갔다가 영업전망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둘러보고 나온 적이 있다. 몇 차례 업소에 갔었고, 업소에서 조○태를 만난 사실이 있다’라는 청구인의 일부 진술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의 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서○웅과 조○태의 진술을 모두 받아들여 서○웅이 채권회수의 방편으로 업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청구인과 협의하거나 업소에 동행하고 경찰단속 이후에 함께 대책을 논의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행위를 두고 바로 청구인이 업주로서 영업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다. 청구인은 서○웅과 달리 업소의 종전 주인과 직접 돈거래한 당사자가 아니므로 서○웅으로서는 업소의 공동인수자로서가 아니라 채권 금원의 원 출처인 청구인에게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취지로 상의하였을 수 있다. 실제 서○웅의 진술도 청구인과 사이에 구체적 영업방식이나 수익배분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상의하였다는 것에 불과하고, 건물주인 구○철과 업소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안○희의 진술을 살펴보더라도 청구인을 알지 못하고 본 적도 없다는 것이어서 청구인이 실제 영업행위와 무관하였을 가능성을 쉽게 배제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경우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의 영업행위 관여 여부를 보다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 서○웅, 조○태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청구인이 몇 차례 업소를 방문한 것과 관련하여 그 시기와 경위 및 방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청구인이 조○태와 수회 통화한 것과 관련하여 그 통화시점과 통화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서○웅이 업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청구인과 함께 채무자인 종전 업주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서○웅과 청구인 사이에 업소의 영업수익을 어떤 방식으로 배분할 것인지 아니면 채권에 충당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있었는지, 이 사건 단속 이전의 2차례 경찰단속 시 유○리와 조○태가 업주로서 처벌받은 것과 관련하여 청구인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하였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수사기록을 살펴보면, 경찰에서는 ‘업소와 관련된 중요 사항에 대하여 청구인과 상의하였다’는 취지의 서○웅의 일부 진술과 ‘업소에서 청구인을 만났고, 몇 차례 통화도 나누었으며, 경찰조사를 대비하여 서○웅과 청구인을 만나 얘기를 나눈 사실이 있다’는 조○태의 불명확한 진술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청구인의 영업행위 관여 여부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고, 피청구인도 경찰로부터 사건기록을 송치 받은 후 아무런 추가 수사 없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이와 같이 청구인의 영업행위 관여 여부를 판단하는 데 기초가 되는 기본적 사실관계를 충분히 수사하지 아니한 채 피청구인이 바로 학교보건법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에 따른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고 아니할 수 없고,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인정된다.

4. 결론
따라서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