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97헌마349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처분취소

결정일: 1998년 10월 29일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97헌마349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처분취소
청 구 인 박 ○ 식 외 2인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두우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은 창 용
피 청 구 인 건설교통부장관
관 련 사 건 서울고등법원 94구24802 (1996. 6. 13. 선고)
대법원 96누10096 (1997. 9. 26. 선고)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들은 남양주시 호평동 및 평내동(원래 경기도 남양주군 미급읍에서 1989. 1. 1.자로 미금시로 승격되었다가 1995. 1. 1.자로 남양주군과 통합되어 남양주시로 되었다)의 거주민 또는 토지 소유자들이다.
(2)
피청구인은 1994. 3. 10. 남양주시 호평동 일원 1,008,000평방미터 및 같은 시 평내동 일원 910,000평방미터(이하 “호평·평내지구”라 한다)에 대하여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인 미금시장(당시 호평·평내지구는 미금시에 속해 있었다)과 경기도지사의 의견을 듣고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위 지구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3)
그러나 청구인들은, 피청구인의 이 사건 처분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인 미금시장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형식적인 서면심의를 거쳐 이루어진 부적법한 것일 뿐 아니라 위 호평·평내지구에 대하여는 이미 도시계획법에 따라 미금시장이 수립하고 피청구인 스스로가 승인한 바 있는 구리도시기본계획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도시계획결정(1993. 11. 17.자) 및 도시계획시설결정·지적승인고시(1993. 12. 29.자) 등이 확정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확정으로부터 불과 70여일만에 다시 같은 지역에 대하여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처분을 한 것으로서 이는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서울고등법원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94구24802)을 제기하였던바, 위 법원은 1996. 6. 13. 청구인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며, 상고심인 대법원도 1997. 9. 26. 청구인들의 상고(96누10096)를 기각하였다.
(4)
이에 청구인들은 1997. 11. 1. 헌법재판소에 피청구인의 이 사건 처분이 헌법 제10조에 규정된 행복추구권, 헌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재산권을 침해하고, 헌법 제119조 제1항에 규정된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경제질서에 관한 각 규정을 위반한 공권력의 행사라는 이유를 들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따라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1994. 3. 10. 호평·평내지구를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한 처분(이 사건 처분)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2.
청구인들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피청구인이 주택란 해소라는 목적달성을 위하여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는 가장 피해가 적고 효율적인 수단을 택해야 함에도 청구인들에 대하여 협의는 물론 예고나 통고도 없이 가장 강력한 수단인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헌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헌법 제119조 제1항에 규정된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경제질서에 위배됨과 동시에 청구인들의 정책에 대한 예측가능성과 이 사건 처분에 따른 주거대책의 가능성을 박탈함으로써 헌법 제10조가 정한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다.
나.
건설교통부장관의 의견
(1)
이 사건 심판청구는 법원의 재판을 거친 처분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법원의 재판에 관한 것으로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므로 각하되어야 한다.
(2)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처분은 법령의 범위 내에서 도시지역의 시급한 주택란 해소를 위한 택지의 개발·공급을 목적으로 주택정책상의 전문적, 기술적 판단에 기초하여 행하는 일종의 행정계획으로서 재량행위라 할 것인바, 이 사건 처분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지 아니하고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적법한 처분이므로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3.
판 단
직권으로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은 행정처분에 대하여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나 그것이 법원의 재판을 거쳐 확정된 행정처분인 경우에는 당해 행정처분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법원의 재판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어서 그 재판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심판청구가 가능한 것이고, 이와 달리 법원의 재판이 취소될 수 없는 경우에는 당해 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도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헌재 1998. 5. 28. 91헌마98등, 판례집 10-1, 660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처분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위 대법원판결이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현재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어 있지도 아니하여 위 판결이 취소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도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어서,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조승형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나는 우리재판소가 1998. 5. 28.에 선고한 91헌마98, 93헌마253(병합)사건에서 행정처분은 공권력인 입법ㆍ행정ㆍ사법작용 중 행정작용의 대표적인 행위형식으로써 그 행사나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경우에는 비록 권리구제절차로서 행정소송의 ‘재판’을 거친 행정처분의 경우라 하더라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상세하게 밝힌 바 있으므로 다수의견에 대하여 여전히 반대한다. 그 이유는 위 사건의 반대의견을 그대로 인용하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의 위임정신이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입법취지는 ‘법원의 재판’에 대한 직접적인 소원과 권리구제절차로서의 ‘재판’을 거친 원 공권력작용에 대한 소원(간접적인 재판에 대한 소원)을 명백히 구분하고 있으며 ‘재판’을 제외한 모든 공권력작용에 대한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정하여진 권리구제절차를 모두 거치게 되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고,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라 하여 ‘행정소송법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있지 않은 점으로 본다면 구제절차로서 ‘재판’을 거친 원공권력작용도 헌법소원의 대상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나. 다수의견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행정작용 중에서 행정처분을 제외시키는 논거로 헌법 제107조 제2항 규정,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불인정 판례(1997. 12. 24. 96헌마172등, 판례집 9-2, 842) 및 기판력문제 등을 들고 있으나 이는 다음과 같이 모두 부당한 주장이다.
(1) 헌법 제107조 제2항의 문언에 따르더라도 처분자체의 위헌ㆍ위법성이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 한해서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지고 있을 뿐이므로, 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자체에 의한 직접적인 기본권 침해를 다투는 헌법소원은 모두 가능하다고 할 것이며, 우리재판소가 이미 명령ㆍ규칙 자체가 직접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다는 판례를 확립하고 있으므로 위 헌법조항에 병렬적으로 열거된 ‘처분’의 경우도 명령ㆍ규칙과 달리 보아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2) 다수의견은 우리재판소가 선고한 위 96헌마172등 사건의 결정에서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청구를 받아 들여 이를 취소한 것은 원행정처분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법원의 재판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어 그 재판 자체까지 취소되는 경우에 한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구제하기 위하여 가능한 것이고 이와는 달리 법원의 재판이 취소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으로 인하여 원행정처분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라 하여, 원행정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작용에 대한 심사가 아니라 사법작용과 행정작용에 대한 심사를 동시에 행하는 것으로서 결국 원칙적으로 배제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사실상 허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시킨 것은 법관의 오심에 의한 기본권침해 또는 소송절차상의 기본권침해 등을 이유로 하는 판결이나 결정등에 대하여 제기되는 헌법소원을 배제한다는 것, 즉 재판작용이 원인이 되어 새로이 발생하는 기본권침해 문제를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일 뿐, “재판을 제외하고는” 이라는 법문으로부터 재판의 원인된 원행정처분 자체에 대한 헌법소원까지도 배제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며, 소송물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원칙적인 배제규정은 곧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배제규정이라고 유추해석을 할 수도 없다. 이 점은 비교법적으로도 충분히 논증된다.
또한 위 사건 결정의 판시취지는 결코 다수의견이 지적한 바와 같은 취지가 아니다. 즉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법원의 재판만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 이러한 경우가 아닌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써, 그 재판자체까지 취소할 것을 청구하는 경우에 한하여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이 허용되는 것이라는 취지가 아니다.
(3) 헌법재판소의 원행정처분취소ㆍ공권력불행사위헌확인 결정의 기속력은 행정처분에 대한 법원의 확정재판의 기판력에 우선한다고 봄이 마땅하므로 ‘기판력의 본질’과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취소ㆍ위헌확인결정’이 서로 충돌하는 것은 아니며 위 기속력으로 인하여 위 기판력이 소멸할 뿐이다.
이는 법원의 확정재판의 취소(예컨대 재심)에 의하여 기판력이 소멸되는 법리와 다를 바 없다.
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은 부당하고 원행정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의 대상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적법하여 본안판단을 하였어야 마땅하다.
1998. 10. 29.
재 판 장 재 판 관 김 용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문 희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재 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조 승 형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정 경 식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고 중 석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영 모 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한 대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