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2헌바113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위헌 소원

결정일: 2015년 1월 29일

결정 전문

사 건 2012헌바113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위헌 소원
청 구 인 윤○근
대리인 변호사 변영철
당 해 사 건 부산지방법원 2011노4441 일반교통방해 등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노동조합총연맹 ○○본부 본부장으로, 2010. 4. 28.부터 2010. 5. 1.까지 부산역광장에서 남포플라자까지 시위(행진)한다는 내용의 옥외집회신고서를 2010. 4. 14. 부산지방경찰청에 제출하였고, 이에 대해 부산지방경찰청장은 교통정체로 인해 시민불편이 예상되므로 차량 진행방향 인도를 이용하여 행진해야 하며, 행진종료 후 정리집회 없이 즉시 해산하여야 한다는 등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제한하고, 행진구간 중 인도를 따라 질서유지선을 설정한다는 취지의 고지를 하였다.
청구인은 2010. 5. 1. 위 신고한 행사를 개최하던 중 참가자들과 함께 도로를 따라 행진하면서 차로를 점거하여 차량통행을 방해하고, 이로 인하여 부산지방경찰청장이 설정한 질서유지선을 정당한 사유 없이 침범하였다는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2011. 12. 7.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에 대하여 벌금 300만 원에 처하는 유죄판결을 선고 받았다(부산지방법원 2011고단3750).
청구인은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위 항소심 계속 중 질서유지선 설정의 근거조항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 이에 대해 부산지방법원은 2012. 2. 24. 일반교통방해죄 및 도로교통법 위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면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서는 ‘질서유지선의 설정이 위법하므로 그 침범을 이유로 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죄는 성립할 수 없다’고 보아 이 부분에 관하여 원심판결을 파기(2011노4441)하고 무죄를 선고하는 한편, 위 위헌제청신청에 대해서는 기각결정을 내렸다(2012초기152). 이에 청구인은 2012. 3. 2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청구인과 검사 쌍방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2. 5. 10. 상고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여(2012도3535),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 질서유지선의 설정을 규정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을 심판대상으로 기재하고 해당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었다고 주장하였고, 청구인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한 부산지방법원 2012초기152 결정에서도 위 조항의 위헌여부에 대해 판단하였다.
그러나 당해 사건은 형사사건으로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조항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3호, 제13조 제1항이며, 동법 제13조 제1항은 벌칙규정인 제24조 제3호의 구성요건이 되는 조항이므로, 직권으로 이 사건 심판대상을 처벌조항 중 금지조항 부분의 위헌 여부로 변경함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4조 제3호 중 제13조 제1항과 관련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4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 원 이하의 벌금ㆍ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3. 제13조에 따라 설정한 질서유지선을 경찰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상당 시간 침범하거나 손괴ㆍ은닉ㆍ이동 또는 제거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친 자

[관련조항]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3조(질서유지선의 설정) ① 제6조 제1항에 따른 신고를 받은 관할경찰관서장은 집회 및 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최소한의 범위를 정하여 질서유지선을 설정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최소한의 범위’에 대해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그 의미를 명시하지 않고 있으므로 담당경찰관의 자의적 판단에 그 범위가 정해질 수 있는바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최소한의 범위’를 법률에 규정하지 아니하고 그 범위의 구체적 내용을 전부 시행령에 위임함으로써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그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에 적용될 법률이고, 그 위헌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헌재 2007. 1. 17. 2005헌바40; 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 등).
그런데 당해 사건이 형사사건이고, 청구인의 유ㆍ무죄가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는 처벌의 근거가 되는 형벌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청구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의미에서의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나, 청구인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재판의 전제성을 계속하여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은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해당 헌법소원과 관련된 소송사건이 이미 확정된 때에는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8항에서 위 조항에 의한 재심에 있어 형사사건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421조는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항소 또는 상고기각판결에 대하여는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각각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인이 당해 사건인 형사사건에서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때에는 처벌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이 인용되더라도 재심을 청구할 수 없고, 청구인에 대한 무죄판결을 종국적으로 다툴 수 없게 된다. 결국 이러한 경우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더 이상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헌재 2009. 4. 30. 2006헌바29; 헌재 2009. 4. 30. 2008헌바39; 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 등; 헌재 2011. 7. 28. 2009헌바149; 헌재 2013. 9. 26. 2012헌바301).
그런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 청구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