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4헌마624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5년 2월 26일

결정요지

청구인은 청소년들이 제시한 주민등록증에 의하여 연령확인의무를 이행하고 청소년들에게 주류 등을 판매하였는데, 청소년들이 청구인에게 타인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상 청소년들이 청구인에게 타인의 신분증을 제시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 또는 청소년들의 실제 외모 등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어, 신분증상의 인물과 청소년들의 동일성 여부에 대해 청구인이 의심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미필적 고의의 존부를 판단하는 데 기초가 되는 기본적 사실관계를 충분히 수사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청소년 보호법 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청소년 보호법(2013. 3. 22. 법률 제11673호로 개정된 것) 제28조 제1항 본문, 제3항, 제59조 제6호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오○환
대리인 변호사 하기복
피청구인 수원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4. 6. 27. 수원지방검찰청 2014형제35008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비어’라는 상호로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는 자로서, “2014. 5. 2. 02:00경 수원시 권선구 ○○동 ○○ 청구인이 운영하는 ○○비어 ○○점에서 청소년인 위○민, 유○나에게 청소년유해약물인 소주 2병 등을 판매하였다.”는 피의사실에 대하여 청소년보호법위반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2014. 6. 27. 수원지방검찰청 2014형제35008호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나. 청구인은 2014. 8. 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청소년들로부터 주민등록증을 제시받아 생년월일을 확인하였는데, 청소년들이 타인의 신분증을 제시하는 등 청구인에게 적극적인 기망행위를 하였고 이에 속은 청구인이 청소년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주류를 판매한 것이므로, 청구인에게는 청소년보호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청구인이 신분증 확인을 하였다고는 하나, 청소년들의 실제 나이와 신분증상의 나이, 당시 동석하였던 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으로서는 청소년들이 타인의 신분증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의심을 충분히 할 수 있었으므로,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한다는 점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3. 판단
가. 청소년 연령확인의무와 청소년보호법위반의 고의
청소년보호법(2013. 3. 22. 법률 제11673호로 개정된 것) 제28조 제1항 본문은 누구든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유해약물 등을 판매ㆍ대여ㆍ배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59조 제6호는 ‘제28조 제1항을 위반하여 청소년에게 청소년유해약물을 판매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률조항 위반으로 인한 청소년보호법위반죄의 성립에 있어서도 고의가 요구된다.
청소년보호법 제28조 제3항은 ‘청소년유해약물 등을 판매하고자 하는 자는 그 상대방의 나이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류를 판매하는 업소의 업주는 객관적으로 보아 청소년일 개연성이 있는 연령대의 출입자에 대하여 주민등록증이나 이에 유사한 정도로 연령에 관한 공적 증명력이 있는 증거에 의하여 대상자의 연령을 확인하여야 하고, 업주가 이러한 연령확인의무에 위배하여 연령확인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한 것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3도8039 판결 참조). 청소년보호법의 입법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연령확인의무에서 요구하는 ‘확인’이라 함은 적어도 주민등록증이나 이에 유사한 정도로 연령에 관한 공적 증명력이 있는 증거에 의하여 출입대상자의 연령을 확인하는 것을 의미하고, 청소년으로 의심되는 자들에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도록 하거나 해당 청소년의 주민등록증이 아닌 건강진단수첩 또는 건강진단결과서 등에 기재된 인적사항을 확인하였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연령확인의 책임을 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도2425 판결; 대법원 1994. 1. 14. 선고 93도2914 판결 참조).
한편 상대방으로부터 주민등록증과 같은 공적 증명력이 있는 증명서를 제출받아 청소년보호법 상의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기본적인 연령확인의무를 이행하였다면 제시받은 신분증 상의 연령, 얼굴 사진 등이 육안으로 관찰되는 제시자의 얼굴, 연령, 외모 등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등 ‘동일성에 의문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한 상대방이 청소년이라는 점을 인식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주류를 판매하는 자에게 청소년보호법위반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헌재 2014. 9. 25. 2014헌마149; 헌재 2013. 5. 30. 2012헌마784 참조).

나. 인정되는 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4. 5. 1. 23:00경 청구인이 운영하는 ○○비어 ○○점(이하 ‘이 사건 음식점’이라 한다)에 들어와 술을 주문하는 위○민(1998년생), 유○나(1997년생) 및 그 일행인 윤○정(1995년생)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청하였다. 이때 성인인 윤○정은 청구인에게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하였으나, 위○민은 1994년생 이○희의 주민등록증을, 유○나는 1995년생 박○영의 주민등록증을 각각 제시하였다.

(2) 청구인은 제시된 주민등록증 상의 생년월일을 확인하고 위○민과 유○나 등 일행에게 주류 등을 판매하였다.

(3) 순경 윤○호 등은 ‘청소년들이 술을 먹고 있다’는 112 신고를 받고 2014. 5. 2. 02:00경 이 사건 음식점에 출동하여 위○민과 유○나 등 일행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였다. 위○민과 유○나는 처음에는 경찰관에게 타인의 신분증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신분증이라고 강하게 주장하였으나, 해당 경찰관이 끈질기게 추궁하자 결국 타인의 신분증을 사용하였음을 시인하였다.

(4) 위○민과 유○나는 2014. 6. 27. 피청구인으로부터 타인의 주민등록증을 자신들의 주민등록증인 것처럼 제시하여 공문서를 부정행사하였다는 피의사실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다. 청구인의 미필적 고의 인정 여부
(1) 청구인은 공적 증명력이 인정되는 주민등록증에 의하여 위○민과 유○나 등 일행의 연령을 확인하였으므로, 기본적인 연령확인조치를 이행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2)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소년인 위○민과 유○나의 타인 신분증 사용에 관한 진술은 존재하나, 위 청소년들이 청구인에게 신분증을 제시한 구체적인 경위나 정황에 관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그리고 이 사건 수사기록에는 위○민과 유○나가 제시한 주민등록증상의 사진을 확대복사한 사본이 첨부되어 있기는 하나 위○민과 유○나의 외모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어, 주민등록증상 얼굴 사진과 위 청소년들의 실제 얼굴이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어느 정도 차이 나는지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위 청소년들과 신분증상 인물 사이에 ‘동일성을 의심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나아가 사건 당시 위○민과 유○나는 성인인 윤○정과 일행으로 같은 테이블에 합석하고 있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까지 자신들이 제시한 신분증이 본인의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하여 경찰관이 그 신분증의 진위 여부 확인에 상당한 시간을 소요하였던 사정 등을 고려하면, 청구인이 당시 주민등록증상의 인물과의 동일성 여부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쉽게 배제할 수 없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사정만으로는 청구인이 위○민과 유○나를 청소년으로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 청구인에게 기본적인 연령확인의무 외에 추가적인 연령확인의무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청소년보호법위반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라. 소결
이와 같이 청소년보호법위반에 대한 미필적 고의의 존부를 판단하는 데 기초가 되는 기본적 사실관계를 충분히 수사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청소년보호법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청구인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에 따른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고 아니할 수 없고,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