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3헌마882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5년 3월 26일

결정요지

수사기록에 첨부된 사진은, 카운터에서 담배를 훔치는 최◯현 쪽을 청구인이 바라보고 있는 장면뿐이고, 달리 청구인의 공모나 실행행위 분담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 외 최◯현 등이 담배를 훔치기로 공모한 경위와 과정 등에 대한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상이하고 일관성이 없으므로, 피청구인으로서는 관련자들을 대질 신문하는 등으로 청구인의 가담여부를 조사하여야 했음에도 이러한 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기소유예처분을 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형법 제331조 제2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박○하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박○우, 모 김○경
대리인 법무법인 도원
담당변호사 홍명호 외 4인
피청구인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3. 9. 30.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3년 형제3374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3. 9. 30. 피청구인으로부터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3년 형제3374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데,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반○기, 최○현과 공모하여, 2013. 8. 11. 20:30경 서울 은평구 ○○동 ○○ 편의점에서, 라면을 고르는 척하다가 반○기와 최○현이 편의점 종업원인 피해자 김○은에게 라면을 추가로 한 개 더 달라고 말하여 피해자가 창고로 라면을 가지러 간 틈을 이용하여, 최○현은 편의점 카운터 뒤쪽에 있는 담배보관대에서 시가 10,800원 상당의 담배 4갑을 꺼내어 상의 주머니에 넣고, 반○기는 편의점 밖에서 누가 들어오는지 망을 보고, 청구인은 최○현이 담배를 절취하는 것을 지켜보며 망을 봄으로써 합동하여 피해자의 재물을 절취하였다.’
청구인은 반○기, 최○현과 담배를 훔치기로 공모하거나 그들이 재물을 절취할 때 망을 보는 등으로 실행행위를 분담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면서 2013. 12. 30.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가. 합동범으로서의 특수절도죄 성립요건
(1) 형법 제331조 제2항 후단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여 특수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공모와 객관적 요건으로서의 실행행위의 분담이 있어야 하고 그 실행행위에 있어서는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협동관계에 있음을 요한다(대법원 1996. 3. 22. 선고 96도313 판결 등 참조).

(2) 따라서 청구인에 대한 위 피의사실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청구인이 최○현, 반○기와 담배를 훔치기로 공모하고,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협동하여 그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나. 수사기록에 대한 검토
(1) 청구인은, 사건 당일인 2013. 8. 11. 경찰에서 진술서를 작성할 당시부터 2013. 8. 16. 경찰에서의 피의자신문시까지 일관하여 최○현 등과 담배를 훔치기로 공모하지 아니하였고, 최○현 등의 절도 계획을 알지 못하였다고 범행을 부인하였다.

(2) 최○현은, 사건 당일인 2013. 8. 11. 경찰에서 작성한 진술서에서는 ‘자신과 반○기가 담배를 훔치면 반씩 나누기로 하였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청구인과는 담배를 나누기로 하지는 않았으나 청구인도 듣고서 다 같이 편의점에 갔다’는 취지로 기재하였고, 2013. 8. 14. 경찰에서의 피의자신문시에도 같은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
그러나, 최○현은 그 후 청구인에게 청구인이 최○현 등의 절도 계획을 몰랐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써 주었고, 경찰 조사 이후에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하여 청구인에게 ‘자기 가족과 청구인 가족이 싸워서 너무 화가 나서 경찰에게 청구인도 담배 훔치는 것을 알았다고 이야기하였다’, ‘청구인과도 훔친 담배를 나누기로 하였다고 경찰에서 이야기한 것은 경찰관이 반○기도 그런 내용으로 말했다고 하여 나도 그렇게 말했다’, ‘담배를 훔치기로 하는 것을 청구인이 몰랐는데 경찰이 계속 물어봐서 청구인도 알았다고 대답했다’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와 같이 최○현은 그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청구인의 절도 범행 관여나 미리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계속하여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

(3) 한편 반○기는, 경찰에서 작성한 최초 진술서에서는 최○현이 담배를 훔치다가 발각되어 혼나고 있는 것을 목격하였고, 최○현이 혼자서 담배를 훔치기로 하였으며, 자신은 이에 대하여 몰랐다고 기재하였을 뿐 청구인에 대한 언급은 아예 하지 않았다. 그런데 2013. 8. 16. 경찰에서의 피의자신문시에는 최○현의 위 진술과 같이 ‘최○현과 자신이 담배를 훔쳐 반씩 나누기로 하였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청구인도 이를 듣고서 알았다고 한 다음 함께 편의점에 갔다’고 진술하는 등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

(4) 수사기록에 첨부된 CCTV 촬영 사진은 카운터에서 담배를 훔치는 최○현 쪽을 청구인이 바라보고 있는 장면뿐이고, 청구인이 최○현 등과 담배를 합동하여 절취하기 위한 공모를 하였거나 망을 보는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다고 볼 만한 장면은 없다.

(5) 위와 같이 최○현 등이 담배를 훔치기로 공모한 경위와 과정 등에 대하여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상이하고 일관성이 없으므로 피청구인은 청구인과 최○현, 반○기를 대질 신문하여 담배를 훔치기로 공모한 경위, 범행 현장에 이르게 된 과정, 담배를 피우지 않는 청구인이 최○현 등의 절도에 가담하였다면 그 경위 등을 조사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