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3헌마565

진정사건 기각결정 취소 등

결정일: 2015년 3월 26일

결정 전문

사 건 2013헌마565 진정사건 기각결정 취소 등
청 구 인 곽○진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용현
피 청 구 인 1. ○○교도소 교도관
2. 국가인권위원회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교도소에 수형 중이던 2013. 3. 27. 광주지방법원 2012가단48560호 사건의 변론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지방법원 제303호 법정으로 출정하게 되었는바, 피청구인 ○○교도소 교도관이 휠체어를 탄 청구인을 호송하여 법원의 민원실 내 중앙통로를 지나가면서 모자와 마스크 등 청구인의 안면을 가릴 수 있는 보호도구를 사용하지 아니하여 수갑을 찬 채 수용복을 입은 자신의 얼굴이 외부인에게 노출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2013. 3. 28. 위와 같은 호송이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제4조 및 계호업무지침 등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청구인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였다(13-진정-0230900). 그러나 피청구인 국가인권위원회는 2013. 5. 21. 청구인의 진정을 기각하였고, 그 결과를 같은 달 24. 청구인에게 통지하여 같은 달 29. 청구인에게 송달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2013. 8. 12. 피청구인 ○○교도소 교도관이 호송과정에서 청구인의 신분을 노출하도록 한 행위의 위헌 확인 및 피청구인 국가인권위원회가 2013. 5. 21. 청구인에 대하여 한 ‘13-진정-0230900’ 진정사건 기각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 ○○교도소 교도관이 2013. 3. 27. 청구인의 출정을 위한 호송과정에서 청구인의 신분을 노출하도록 한 행위(이하 ‘이 사건 신분 노출행위’라고 한다)와 피청구인 국가인권위원회가 2013. 5. 21. 청구인에 대하여 한 ‘13-진정-0230900’ 진정사건 기각결정(이하 ‘이 사건 기각결정’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이다.

3. 청구인의 주장요지
이 사건 신분 노출행위는 이미 종료되었으나, 이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 각하를 면할 수 없으므로 보충성의 예외가 인정되고, 반복의 위험성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신분 노출행위에 관한 심판청구는 심판의 이익이 인정된다.
이 사건 신분 노출행위는 피청구인 ○○교도소 교도관이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이나 계호업무지침 등 관련 법규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기각결정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기존의 선례들과 달리 판단하였으므로 청구인의 평등권 등을 침해한 것이다.

4. 판단
가. 이 사건 신분 노출행위에 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본문).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청구인 ○○교도소 교도관의 행위는 2013. 3. 27.에 있었고, 청구인도 그 당시 이 사건 신분 노출행위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할 것이므로, 그로부터 90일이 경과한 2013. 8. 12. 청구된 이 사건 신분 노출행위에 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기각결정에 관한 판단
헌법소원은 그 본질상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침해에 대한 예비적이고 보충적인 최후의 수단이므로 공권력의 작용으로 말미암아 기본권의 침해가 있는 경우에는 먼저 다른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야 비로소 청구할 수 있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다만 권리구제절차가 허용되는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여 전심절차 이행의 가능성이 없을 때에는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헌재 2008. 5. 29. 2007헌마712 참조).
이 부분 심판청구는 행정소송 등의 사전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되었으므로, 보충성의 예외가 인정되려면 청구인에게 피청구인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라고 한다)의 진정에 대한 기각결정을 다투는 행정소송 등의 사전 구제절차를 모두 거칠 것을 기대하기가 곤란한 경우여야 한다. 반면 인권위의 진정에 대한 기각결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여 행정소송 등으로 다툴 수 있는 경우라면, 이 부분 심판청구는 보충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 된다.
1) 행정청의 거부행위
국민의 적극적 행위 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이 그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려면,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어야 하며, 그 국민에게 그 행위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하는바, 여기에서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의미는 신청인의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신청인이 실체상의 권리자로서 권리를 행사함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도 포함한다(대법원 2007. 10.11. 선고 2007두1316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20638 판결 등 참조).

2)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의한 진정절차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의하면, 인권침해나 차별행위를 당한 사람(피해자) 또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단체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고(제30조), 진정이 있는 경우 인권위는 그 진정의 내용이 조사대상이 아닌 경우 등 각하사유(제32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않으면 그에 대해 조사절차를 진행해야 하며, 조사를 위해서는 진정인ㆍ피해자ㆍ피진정인 등 당사자 또는 관계인에 대한 출석을 요구하거나 그들의 진술을 청취할 수 있고, 일정한 경우 진술서의 제출 또는 관련자료 등의 제출을 요구하거나, 장소 등에 대한 현장조사 또는 감정, 사실 또는 정보의 조회도 가능하다(제36조).
인권위는 위와 같은 조사의 결과 진정내용이 사실이 아닌 경우 등은 진정을 기각하고(제39조 제1항),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할 때에는 피진정인과 소속기관의 장 등에게 조사대상 인권침해나 차별행위의 중지, 원상회복, 손해배상, 그 밖에 필요한 구제조치 등에 관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의 이행과 시정 또는 개선을 권고를 할 수 있으며(제44조 제1항), 위와 같은 권고를 받은 소속기관의 장 등은 그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권고받은 날부터 90일 이내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계획을 통지해야 하며,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인권위에 이를 통지해야 한다(제44조 제2항, 제25조 제2, 3, 4항). 나아가 인권위는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가 있다고 인정되면 가해자인 피진정인 등을 징계할 것을 소속기관의 장에게 권고할 수 있고, 그 기관의 장은 이를 존중하여야 하며, 그 결과를 통지해야 하고(제45조 제2, 4항), 진정의 내용이 범죄행위에 해당하고 형사처벌이 필요한 경우에는 검찰총장 등에게 고발해야 하며, 검찰총장 등은 3개월 이내 수사를 마치고 인권위에 그 결과를 통지해야 하고, 3개월 내 수사를 마치지 못한 때에는 그 사유를 밝혀야 한다(제45조 제1, 3항).
인권위는 진정에 대해 기각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진정의 당사자에게 그 결과와 이유를 통지해야 하고(제39조 제2항), 시정조치 등을 권고하거나 범죄행위 등으로 고발하기 전에 피진정인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하며(제46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정의 조사 및 조정의 내용과 처리 결과, 관계기관 등에 대한 권고와 관계기관 등이 한 조치 등을 공표할 수 있다(제50조).

3)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지
인권위는 법률상의 독립된 국가기관으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인권침해의 피해자의 진정이 있으면, 각하사유가 있지 않는 한 진정내용에 대해 조사할 의무가 있고, 인권위의 결정은 각하, 인용, 기각결정을 불문하고 진정권이라는 피해자 등의 법률상의 권리(제30조) 행사에 따른 진정의 수리ㆍ검토, 조사 등 일련의 법률상 권한을 행사한 결과를 대내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으로 법률에 근거한 고권적 작용이라 할 것이다. 또한, 피해자인 진정인에게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정하고 있는 구제조치를 신청할 법률상 신청권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인권위가 진정을 기각할 경우 피해자로서는 자신의 인격권 등을 침해하는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 등이 시정되고 그에 따른 구제조치를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게 된다고 할 것인데, 기각결정을 받지 아니하였다면 인권위의 권고조치 등을 통해 침해된 권리에 대해 구제받을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는 이익은 단순한 간접적인 이익이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정한 절차 및 그에 따른 효과를 향유할 수 있는 법률상 이익이다.
그러므로 진정에 대한 인권위의 기각결정은 법률상 신청권이 있는 피해자인 진정인의 권리행사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그에 대한 다툼은 우선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 의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두16070 판결;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두42711 판결 등 참조).

4) 소결
결국 이 부분 심판청구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의 사전 구제절차를 모두 거친 후 제기된 것이 아니므로 보충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종전의 결정에서 인권위의 진정기각결정에 대해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고 본안판단을 한 바 있으나(헌재 2012. 7. 26. 2011헌마829 등), 이 사건 결정의 견해와 저촉되는 부분은 그 범위 안에서 변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