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3헌마134
교도소 내 부당처우행위 위헌확인
결정일: 2015년 3월 26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13헌마134 교도소 내 부당처우행위 위헌확인
청 구 인 노○민
국선대리인 변호사 송재호
피 청 구 인 국가인권위원회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교도소에 수용 중인 사람으로, 2012. 6. 7. 피청구인에게 청구인의 소송 및 진정사건 관련 서신을 ○○교도소로부터 검열당하고, 특히 교도소 측에서 이와 같은 서신 검열 등으로 2011. 10. 4. 제출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지연 발송하는 바람에 청구서가 헌법재판소에 늦게 접수되어 청구기간 도과로 헌법소원이 각하되는 등 기본권을 침해받았으므로 이를 조사하여 달라는 진정을 제기(국가인권위원회 12-진정-0391400)하였으나, 피청구인은 2012. 9. 3. ○○교도소장은 수용구분 및 이송ㆍ기록 등에 관한 지침 제28조의 관련 규정에 따라 각종 소송서류를 제출받아, 소송서류 접수 및 전달부 등재의 절차를 거친 후 관계기관에 발송한 것으로 이와 같은 행위가 서신검열로 청구인의 인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진정을 기각하였고, 그 결정은 같은 달 13. 청구인에게 통지되었다.
청구인은 2012. 12. 26. 피청구인에게 위 12-진정-0391400 진정 사건을 불충분하게 조사하여 기각하였으니 재조사를 요청한다는 진정(국가인권위원회 12-진정-0947800)을 제기하였으나, 피청구인은 2013. 1. 28. 청구인의 진정은 위 12-진정-0391400과 같은 내용의 진정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9호의 위원회가 기각한 진정과 같은 사실에 대하여 다시 진정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하고, 그 결정은 2013. 2. 5.경 청구인에게 통지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진정내용에 대하여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않고 진정을 기각이나 각하로 처리한 것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2013. 3.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제기하였고, 2013. 5. 31. 청구인의 칼 습득신고와 관련된 교도관의 비리를 조사하여 달라는 취지의 진정에 대한 피청구인의 2012. 9. 4.자 12진정0569000 각하결정 및 2013. 8. 7. 주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9호, 예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각하 및 기각 결정 관련 별도의 구제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위헌이라는 주장의 청구취지를 추가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국가인권위원회 2012. 9. 3.자 12-진정-0391400 기각 결정, ② 국가인권위원회 2013. 1. 28.자 12-진정-0947800 각하 결정, ③ 국가인권위원회 2012. 9. 4.자 12-진정-0569000 각하 결정(이하 ①, ②, ③ 심판대상을 ‘이 사건 각 국가인권위원회 기각 및 각하결정’이라 한다), ④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진정사건결과통보를 일반서신으로 보낸 행위, ⑤ 수용구분 및 이송ㆍ기록 등에 관한 지침(2010. 9. 6. 법무부예규 제957호로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 제28조 제2항 본문, ⑥ 주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예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접수 후 진정인 면담까지 시한을 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 ⑦ 주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9호, 예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기각 및 각하결정에 별도의 구제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며,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수용구분 및 이송ㆍ기록 등에 관한 지침(2010. 9. 6. 법무부예규 제957호로 개정된 것)
제28조(소송관계서류의 발송) ① (생략)
② 수용자가 제출하는 소송관계 서류를 관할법원 등 해당기관에 발송한 경우에는 그 복사본을 해당 수용자의 수용기록부에 편철하여야 한다. 다만, 반성문 또는 탄원서, 항소 및 상고이유서에 대하여는 소송서류 접수 및 전달부에 발송사실을 등재하고 그 복사본은 수용기록부에 편철하지 아니한다.
국가인권위원회법(2011. 5. 19. 법률 제10679호로 개정된 것)
제32조(진정의 각하 등) ①위원회는 접수한 진정이 다음 각호의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진정을 각하(却下)한다
1. ∼ 8. (생략)
9. 위원회가 기각한 진정과 같은 사실에 대하여 다시 진정한 경우
10. (생략)
[관련조항]
국가인권위원회법(2011. 5. 19. 법률 제10679호로 개정된 것)
제39조(진정의 기각) ①위원회는 진정을 조사한 결과 진정의 내용이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진정을 기각한다.
1. 진정의 내용이 사실이 아님이 명백하거나 사실이라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
2. 조사결과 제30조 제1항에 따른 인권침해나 차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3. 이미 피해회복이 이루어지는 등 별도의 구제조치가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②위원회는 진정을 기각하는 경우 진정의 당사자에게 그 결과와 이유를 통지하여야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진정 사건을 조사하지 않고 기각 및 각하 결정을 한 행위, 청구인에 대한 진정사건 결과 통보를 열람금지 서신으로 보내지 않고 일반서신으로 보낸 행위, 청구인의 소송기록을 사본하여 수용기록부에 편철하게 한 이 사건 지침 제28조 제2항 본문, 국가인권위원회법 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접수 후 면담까지 기한을 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9호 및 국가인권위원회의 각하ㆍ기각 결정에 대한 불복수단을 두지 않은 입법부작위 등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인간의 존엄과 가치 등을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각 국가인권위원회의 기각 및 각하 결정
헌법소원은 그 본질상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침해에 대한 예비적이고 보충적인 최후의 수단이므로 공권력의 작용으로 말미암아 기본권의 침해가 있는 경우에는 먼저 다른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야 비로소 청구할 수 있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다만 권리구제절차가 허용되는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여 전심절차 이행의 가능성이 없을 때에는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헌재 2008. 5. 29. 2007헌마712 참조).
이 사건 심판청구는 행정소송 등의 사전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되었으므로, 보충성의 예외가 인정되려면 청구인들에게 피청구인의 진정에 대한 각하 또는 기각결정을 다투는 행정소송 등의 사전 구제절차를 모두 거칠 것을 기대하기가 곤란한 경우여야 한다. 반면 피청구인의 진정에 대한 각하 또는 기각결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여 행정소송 등으로 다툴 수 있는 경우라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보충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 된다.
(1) 행정청의 거부행위
국민의 적극적 행위 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이 그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려면,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어야 하며, 그 국민에게 그 행위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하는바, 여기에서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의미는 신청인의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신청인이 실체상의 권리자로서 권리를 행사함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도 포함한다(대법원 2007. 10.11. 선고 2007두1316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20638 판결 등 참조).
(2)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의한 진정절차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의하면, 인권침해나 차별행위를 당한 사람(피해자) 또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단체는 피청구인에게 진정을 제기할 수 있고(제30조), 진정이 있는 경우 피청구인은 그 진정의 내용이 조사대상이 아닌 경우 등 각하사유(제32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않으면 그에 대해 조사절차를 진행해야 하며, 조사를 위해서는 진정인ㆍ피해자ㆍ피진정인 등 당사자 또는 관계인에 대한 출석을 요구하거나 그들의 진술을 청취할 수 있고, 일정한 경우 진술서의 제출 또는 관련자료 등의 제출을 요구하거나, 장소 등에 대한 현장조사 또는 감정, 사실 또는 정보의 조회도 가능하다(제36조).
피청구인은 위와 같은 조사의 결과 진정내용이 사실이 아닌 경우 등은 진정을 기각하고(제39조 제1항),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할 때에는 피진정인과 소속기관의 장 등에게 조사대상 인권침해나 차별행위의 중지, 원상회복, 손해배상, 그 밖에 필요한 구제조치 등에 관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의 이행과 시정 또는 개선을 권고 할 수 있으며(제44조 제1항), 위와 같은 권고를 받은 소속기관의 장 등은 그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권고받은 날부터 90일 이내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계획을 통지해야 하며,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인권위에 이를 통지해야 한다(제44조 제2항, 제25조 제2, 3, 4항). 나아가 피청구인은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가 있다고 인정되면 가해자인 피진정인 등을 징계할 것을 소속기관의 장에게 권고할 수 있고, 그 기관의 장은 이를 존중하여야 하며, 그 결과를 통지해야 하고(제45조 제2, 4항), 진정의 내용이 범죄행위에 해당하고 형사처벌이 필요한 경우에는 검찰총장 등에게 고발해야 하며, 검찰총장 등은 3개월 이내 수사를 마치고 피청구인에게 그 결과를 통지해야 하고, 3개월 내 수사를 마치지 못한 때에는 그 사유를 밝혀야 한다(제45조 제1, 3항).
피청구인은 진정에 대해 각하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혀 진정인에게 통지해야 하고(제32조 제4항), 진정에 대해 기각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진정의 당사자에게 그 결과와 이유를 통지해야 하며(제39조 제2항), 시정조치 등을 권고하거나 범죄행위 등으로 고발하기 전에 피진정인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제46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정의 조사 및 조정의 내용과 처리 결과, 관계기관 등에 대한 권고와 관계기관 등이 한 조치 등을 공표할 수 있다(제50조).
(3)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지
피청구인은 법률상의 독립된 국가기관으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인권침해의 피해자의 진정이 있으면, 각하사유가 있지 않는 한 진정내용에 대해 조사할 의무가 있고, 피청구인의 결정은 각하, 인용, 기각결정을 불문하고 진정권이라는 피해자 등의 법률상의 권리(제30조) 행사에 따른 진정의 수리ㆍ검토, 조사 등 일련의 법률상 권한을 행사한 결과를 대내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으로 법률에 근거한 고권적 작용이라 할 것이다. 또한, 피해자인 진정인에게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정하고 있는 구제조치를 신청할 법률상 신청권이 있다고 할 것이고, 피청구인이 진정을 각하 또는 기각할 경우 피해자로서는 자신의 인격권 등을 침해하는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 등이 시정되고 그에 따른 구제조치를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게 된다고 할 것인데, 각하 또는 기각결정을 받지 아니하였다면 피청구인의 권고조치 등을 통해 침해된 권리에 대해 구제받을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는 이익은 단순한 간접적인 이익이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정한 절차 및 그에 따른 효과를 향유할 수 있는 법률상 이익이다.
그러므로 진정에 대한 피청구인의 각하결정 및 기각결정은 법률상 신청권이 있는 피해자인 진정인의 권리행사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그에 대한 다툼은 우선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 의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두16070 판결;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두42711 판결 등 참조).
(4) 소결
결국 이 사건 각 국가인권위원회의 기각 및 각하 결정 등에 대한 심판청구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의 사전 구제절차를 모두 거친 후 제기된 것이 아니므로 보충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나.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진정사건결과통보를 일반서신으로 보낸 행위
피청구인이 관련 법령에 따라 진정 사건의 결과를 진정인에게 통지하는 행위는 진정사건의 결과를 알려주는 것일 뿐 청구인에게 어떠한 기본권의 제한이나 법률상의 지위의 변동 또는 기타 불이익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므로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에 해당한다(헌재 2009. 12. 29. 2008헌마617; 헌재 2012. 10. 25. 2011헌마429 참조).
따라서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진정 사건 결과를 열람금지서신으로 통지하지 아니하고 일반서신으로 통지한 행위는 헌법소원의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나 불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이 사건 지침 제28조 제2항 본문
이 사건 지침 제28조 제2항 본문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는 복사본 편철이라는 구체적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현실화되는 것이므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헌재 2014. 9. 25. 2012헌마523 참조).
라. 주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예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접수 후 진정인 면담까지 시한을 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 청구인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1조 제4항에 진정 접수 후 신속한 방문조사의 기한을 명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바, 단순히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위헌 확인을 구하는 주위적 청구는 결국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1조 제4항의 부진정 입법부작위를 다투는 주장으로 볼 수 있어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청구이다.
그런데 청구인은 2012. 6. 12. 국가인권위원회에 면전진정신청을 하면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1조 제4항에 진정 접수 후 면담시한을 규정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으므로, 그 무렵 이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1조 제4항에 의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것을 인식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로부터 90일이 경과한 2013. 3. 5. 접수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것이다.
마. 주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9호, 예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기각 및 각하결정에 별도의 구제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입법부작위 청구인은 주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9호에 위원회가 기각한 진정과 같은 사실에 대하여 다시 진정한 경우를 각하하도록 규정하면서도 위원회가 진정을 기각한 경우에 별도의 구제절차를 규정하지 않아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예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기각 및 각하결정에 별도의 구제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는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결국 청구인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기각 및 각하결정에 대하여 다툴 수 있는 절차가 없어 위헌이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런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진정에 대한 피청구인의 각하결정 및 기각결정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고, 그에 대한 다툼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 의해서 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청구인의 각하결정이나 기각결정에 대하여 별도의 구제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어 이 부분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종전의 결정에서 피청구인의 진정각하 또는 기각결정에 대해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고 본안판단을 한 바 있으나(진정각하결정에 대한 헌재 2011. 3. 31. 2010헌마13 등, 진정기각결정에 대한 헌재 2012. 7. 26. 2011헌마829 등), 이 사건 결정의 견해와 저촉되는 부분은 그 범위 안에서 변경한다.
청 구 인 노○민
국선대리인 변호사 송재호
피 청 구 인 국가인권위원회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교도소에 수용 중인 사람으로, 2012. 6. 7. 피청구인에게 청구인의 소송 및 진정사건 관련 서신을 ○○교도소로부터 검열당하고, 특히 교도소 측에서 이와 같은 서신 검열 등으로 2011. 10. 4. 제출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지연 발송하는 바람에 청구서가 헌법재판소에 늦게 접수되어 청구기간 도과로 헌법소원이 각하되는 등 기본권을 침해받았으므로 이를 조사하여 달라는 진정을 제기(국가인권위원회 12-진정-0391400)하였으나, 피청구인은 2012. 9. 3. ○○교도소장은 수용구분 및 이송ㆍ기록 등에 관한 지침 제28조의 관련 규정에 따라 각종 소송서류를 제출받아, 소송서류 접수 및 전달부 등재의 절차를 거친 후 관계기관에 발송한 것으로 이와 같은 행위가 서신검열로 청구인의 인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진정을 기각하였고, 그 결정은 같은 달 13. 청구인에게 통지되었다.
청구인은 2012. 12. 26. 피청구인에게 위 12-진정-0391400 진정 사건을 불충분하게 조사하여 기각하였으니 재조사를 요청한다는 진정(국가인권위원회 12-진정-0947800)을 제기하였으나, 피청구인은 2013. 1. 28. 청구인의 진정은 위 12-진정-0391400과 같은 내용의 진정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9호의 위원회가 기각한 진정과 같은 사실에 대하여 다시 진정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하고, 그 결정은 2013. 2. 5.경 청구인에게 통지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진정내용에 대하여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않고 진정을 기각이나 각하로 처리한 것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2013. 3.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제기하였고, 2013. 5. 31. 청구인의 칼 습득신고와 관련된 교도관의 비리를 조사하여 달라는 취지의 진정에 대한 피청구인의 2012. 9. 4.자 12진정0569000 각하결정 및 2013. 8. 7. 주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9호, 예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각하 및 기각 결정 관련 별도의 구제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위헌이라는 주장의 청구취지를 추가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국가인권위원회 2012. 9. 3.자 12-진정-0391400 기각 결정, ② 국가인권위원회 2013. 1. 28.자 12-진정-0947800 각하 결정, ③ 국가인권위원회 2012. 9. 4.자 12-진정-0569000 각하 결정(이하 ①, ②, ③ 심판대상을 ‘이 사건 각 국가인권위원회 기각 및 각하결정’이라 한다), ④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진정사건결과통보를 일반서신으로 보낸 행위, ⑤ 수용구분 및 이송ㆍ기록 등에 관한 지침(2010. 9. 6. 법무부예규 제957호로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 제28조 제2항 본문, ⑥ 주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예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접수 후 진정인 면담까지 시한을 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 ⑦ 주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9호, 예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기각 및 각하결정에 별도의 구제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며,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수용구분 및 이송ㆍ기록 등에 관한 지침(2010. 9. 6. 법무부예규 제957호로 개정된 것)
제28조(소송관계서류의 발송) ① (생략)
② 수용자가 제출하는 소송관계 서류를 관할법원 등 해당기관에 발송한 경우에는 그 복사본을 해당 수용자의 수용기록부에 편철하여야 한다. 다만, 반성문 또는 탄원서, 항소 및 상고이유서에 대하여는 소송서류 접수 및 전달부에 발송사실을 등재하고 그 복사본은 수용기록부에 편철하지 아니한다.
국가인권위원회법(2011. 5. 19. 법률 제10679호로 개정된 것)
제32조(진정의 각하 등) ①위원회는 접수한 진정이 다음 각호의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진정을 각하(却下)한다
1. ∼ 8. (생략)
9. 위원회가 기각한 진정과 같은 사실에 대하여 다시 진정한 경우
10. (생략)
[관련조항]
국가인권위원회법(2011. 5. 19. 법률 제10679호로 개정된 것)
제39조(진정의 기각) ①위원회는 진정을 조사한 결과 진정의 내용이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진정을 기각한다.
1. 진정의 내용이 사실이 아님이 명백하거나 사실이라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
2. 조사결과 제30조 제1항에 따른 인권침해나 차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3. 이미 피해회복이 이루어지는 등 별도의 구제조치가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②위원회는 진정을 기각하는 경우 진정의 당사자에게 그 결과와 이유를 통지하여야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진정 사건을 조사하지 않고 기각 및 각하 결정을 한 행위, 청구인에 대한 진정사건 결과 통보를 열람금지 서신으로 보내지 않고 일반서신으로 보낸 행위, 청구인의 소송기록을 사본하여 수용기록부에 편철하게 한 이 사건 지침 제28조 제2항 본문, 국가인권위원회법 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접수 후 면담까지 기한을 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9호 및 국가인권위원회의 각하ㆍ기각 결정에 대한 불복수단을 두지 않은 입법부작위 등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인간의 존엄과 가치 등을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각 국가인권위원회의 기각 및 각하 결정
헌법소원은 그 본질상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침해에 대한 예비적이고 보충적인 최후의 수단이므로 공권력의 작용으로 말미암아 기본권의 침해가 있는 경우에는 먼저 다른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야 비로소 청구할 수 있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다만 권리구제절차가 허용되는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여 전심절차 이행의 가능성이 없을 때에는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헌재 2008. 5. 29. 2007헌마712 참조).
이 사건 심판청구는 행정소송 등의 사전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되었으므로, 보충성의 예외가 인정되려면 청구인들에게 피청구인의 진정에 대한 각하 또는 기각결정을 다투는 행정소송 등의 사전 구제절차를 모두 거칠 것을 기대하기가 곤란한 경우여야 한다. 반면 피청구인의 진정에 대한 각하 또는 기각결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여 행정소송 등으로 다툴 수 있는 경우라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보충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 된다.
(1) 행정청의 거부행위
국민의 적극적 행위 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이 그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려면,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어야 하며, 그 국민에게 그 행위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하는바, 여기에서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의미는 신청인의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신청인이 실체상의 권리자로서 권리를 행사함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도 포함한다(대법원 2007. 10.11. 선고 2007두1316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20638 판결 등 참조).
(2)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의한 진정절차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의하면, 인권침해나 차별행위를 당한 사람(피해자) 또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단체는 피청구인에게 진정을 제기할 수 있고(제30조), 진정이 있는 경우 피청구인은 그 진정의 내용이 조사대상이 아닌 경우 등 각하사유(제32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않으면 그에 대해 조사절차를 진행해야 하며, 조사를 위해서는 진정인ㆍ피해자ㆍ피진정인 등 당사자 또는 관계인에 대한 출석을 요구하거나 그들의 진술을 청취할 수 있고, 일정한 경우 진술서의 제출 또는 관련자료 등의 제출을 요구하거나, 장소 등에 대한 현장조사 또는 감정, 사실 또는 정보의 조회도 가능하다(제36조).
피청구인은 위와 같은 조사의 결과 진정내용이 사실이 아닌 경우 등은 진정을 기각하고(제39조 제1항),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할 때에는 피진정인과 소속기관의 장 등에게 조사대상 인권침해나 차별행위의 중지, 원상회복, 손해배상, 그 밖에 필요한 구제조치 등에 관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의 이행과 시정 또는 개선을 권고 할 수 있으며(제44조 제1항), 위와 같은 권고를 받은 소속기관의 장 등은 그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권고받은 날부터 90일 이내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계획을 통지해야 하며,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인권위에 이를 통지해야 한다(제44조 제2항, 제25조 제2, 3, 4항). 나아가 피청구인은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가 있다고 인정되면 가해자인 피진정인 등을 징계할 것을 소속기관의 장에게 권고할 수 있고, 그 기관의 장은 이를 존중하여야 하며, 그 결과를 통지해야 하고(제45조 제2, 4항), 진정의 내용이 범죄행위에 해당하고 형사처벌이 필요한 경우에는 검찰총장 등에게 고발해야 하며, 검찰총장 등은 3개월 이내 수사를 마치고 피청구인에게 그 결과를 통지해야 하고, 3개월 내 수사를 마치지 못한 때에는 그 사유를 밝혀야 한다(제45조 제1, 3항).
피청구인은 진정에 대해 각하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혀 진정인에게 통지해야 하고(제32조 제4항), 진정에 대해 기각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진정의 당사자에게 그 결과와 이유를 통지해야 하며(제39조 제2항), 시정조치 등을 권고하거나 범죄행위 등으로 고발하기 전에 피진정인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제46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정의 조사 및 조정의 내용과 처리 결과, 관계기관 등에 대한 권고와 관계기관 등이 한 조치 등을 공표할 수 있다(제50조).
(3)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지
피청구인은 법률상의 독립된 국가기관으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인권침해의 피해자의 진정이 있으면, 각하사유가 있지 않는 한 진정내용에 대해 조사할 의무가 있고, 피청구인의 결정은 각하, 인용, 기각결정을 불문하고 진정권이라는 피해자 등의 법률상의 권리(제30조) 행사에 따른 진정의 수리ㆍ검토, 조사 등 일련의 법률상 권한을 행사한 결과를 대내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으로 법률에 근거한 고권적 작용이라 할 것이다. 또한, 피해자인 진정인에게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정하고 있는 구제조치를 신청할 법률상 신청권이 있다고 할 것이고, 피청구인이 진정을 각하 또는 기각할 경우 피해자로서는 자신의 인격권 등을 침해하는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 등이 시정되고 그에 따른 구제조치를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게 된다고 할 것인데, 각하 또는 기각결정을 받지 아니하였다면 피청구인의 권고조치 등을 통해 침해된 권리에 대해 구제받을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는 이익은 단순한 간접적인 이익이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정한 절차 및 그에 따른 효과를 향유할 수 있는 법률상 이익이다.
그러므로 진정에 대한 피청구인의 각하결정 및 기각결정은 법률상 신청권이 있는 피해자인 진정인의 권리행사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그에 대한 다툼은 우선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 의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두16070 판결;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두42711 판결 등 참조).
(4) 소결
결국 이 사건 각 국가인권위원회의 기각 및 각하 결정 등에 대한 심판청구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의 사전 구제절차를 모두 거친 후 제기된 것이 아니므로 보충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나.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진정사건결과통보를 일반서신으로 보낸 행위
피청구인이 관련 법령에 따라 진정 사건의 결과를 진정인에게 통지하는 행위는 진정사건의 결과를 알려주는 것일 뿐 청구인에게 어떠한 기본권의 제한이나 법률상의 지위의 변동 또는 기타 불이익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므로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에 해당한다(헌재 2009. 12. 29. 2008헌마617; 헌재 2012. 10. 25. 2011헌마429 참조).
따라서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진정 사건 결과를 열람금지서신으로 통지하지 아니하고 일반서신으로 통지한 행위는 헌법소원의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나 불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이 사건 지침 제28조 제2항 본문
이 사건 지침 제28조 제2항 본문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는 복사본 편철이라는 구체적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현실화되는 것이므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헌재 2014. 9. 25. 2012헌마523 참조).
라. 주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예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접수 후 진정인 면담까지 시한을 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 청구인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1조 제4항에 진정 접수 후 신속한 방문조사의 기한을 명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바, 단순히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위헌 확인을 구하는 주위적 청구는 결국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1조 제4항의 부진정 입법부작위를 다투는 주장으로 볼 수 있어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청구이다.
그런데 청구인은 2012. 6. 12. 국가인권위원회에 면전진정신청을 하면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1조 제4항에 진정 접수 후 면담시한을 규정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으므로, 그 무렵 이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1조 제4항에 의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것을 인식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로부터 90일이 경과한 2013. 3. 5. 접수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것이다.
마. 주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9호, 예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기각 및 각하결정에 별도의 구제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입법부작위 청구인은 주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9호에 위원회가 기각한 진정과 같은 사실에 대하여 다시 진정한 경우를 각하하도록 규정하면서도 위원회가 진정을 기각한 경우에 별도의 구제절차를 규정하지 않아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예비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기각 및 각하결정에 별도의 구제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는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결국 청구인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기각 및 각하결정에 대하여 다툴 수 있는 절차가 없어 위헌이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런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진정에 대한 피청구인의 각하결정 및 기각결정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고, 그에 대한 다툼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 의해서 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청구인의 각하결정이나 기각결정에 대하여 별도의 구제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어 이 부분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종전의 결정에서 피청구인의 진정각하 또는 기각결정에 대해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고 본안판단을 한 바 있으나(진정각하결정에 대한 헌재 2011. 3. 31. 2010헌마13 등, 진정기각결정에 대한 헌재 2012. 7. 26. 2011헌마829 등), 이 사건 결정의 견해와 저촉되는 부분은 그 범위 안에서 변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