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2헌마184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03년 6월 26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2002헌마184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조
○
모
대리인 법무법인 한울
담당변호사 정영원, 김호철, 최종민, 조숙현
피청구
인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서울지방검찰청 2001년 형제11097호 사건에 있어서 피청구인이 2001. 11. 29.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서울지방검찰청 2001년 형제11097호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청구인은 2001. 11. 29. 피청구인으로부터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의류소품 제조업에 종사하는 자인바,
2001. 10. 13. 12:05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998 소재 강남경찰서 수사과 수사2계 사무실에서, 사건외 최
○
태 등에 대한 건축법 위반 고소 사건에 관하여 고소인으로서 위 최
○
태와 대질신문을 하던 중 미리 준비해간 녹음기로 대질신문의 내용을 녹음하다가, 이를 발견한 위 경찰서 소속 경장 허
○
행으로부터 3회에 걸쳐 녹음행위를 중단할 것을 고지받자, 녹음을 계속하겠다며 그곳에서 다른 사건에 관하여 조사하던 같은 경찰서 소속 경사 김
○
철의 책상 앞으로 가 “담당도 아닌 것이 왜 나서, 너희들이 깡패 집단이냐, 고소인을 이렇게 대우해도 되느냐”라고 소리치고, 각 다른 사건으로 조사중이던 같은 경찰서 소속 경사 이
○
호, 경사 소
○
수, 경장 정
○
진, 경사 김
○
현 등에게 청구인이 앉아 있는 의자를 끌고 다니면서 수첩을 꺼내 각 경찰관의 이름을 적으면서 “너희들 두고 봐, 내가 어떤 사람인데 나를 건드려, 누구든지 한 명만 나서봐, 내가 옷 벗겨 버릴테니, 우습게 보는데 너희들 다 고소 당할 줄 알아”라고 하여 위 허
○
행을 비롯한 경찰관들의 신상에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여 동인들을 협박한 것이다.
나. 청구인은 혐의없음을 주장하면서, 피청구인의 위 기소유예처분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2002. 3. 1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피의사실의 일시, 장소에서 피해자인 경찰관들에게 항의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옷을 벗겨 버리겠다’는 말을 한 바 없으며, 가사 그와 유사한 취지의 말을 하였다고 하여도 그와 같은 말을 하게 된 것은 자신이 고소한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관의 불공정한 수사태도 및 그 주위에 있던 경찰관들의 위압적인 태도에 대한 항의에 불과한 것으로, 해당 경찰관들의 의사결정을 침해할 만한 해악의 고지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하여 협박죄의 성립을 인정한 후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위 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다.
3. 피청구인의 답변의 요지
청구인이 고지한 해악은 피해자인 수사경찰관들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할 정도의 협박이고 이는 명백히 협박죄의 ‘상당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 또한 청구인의 행위는 그 경위, 목적 등에 비추어 보아 결코 국민일반의 건전한 도의심에 의하여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
4. 판단
가. 수사 및 법률 판단상의 문제점
(1) 수사의 미진
(가) 청구인의 고소사건을 담당한 경찰관 허
○
행의 진술에 따르면 청구인이 협박을 하였다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청구인이 위 최
○
태와 대질신문 하던중, 그 신문 과정을 녹음한 사실을 밝히며 위 최
○
태가 위증하고 있다고 주장을 하자, 같은 사무실에 근무중이던 동료 경찰관인 경사 소
○
수 및 경사 김
○
철 등이 청구인에게 존대말로 녹음하지 말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청구인이 “니들 깡패 집단이냐, 누구든지 한 명만 나서봐, 내가 옷 벗겨 버릴테니”라고 소리치고, 경찰관들의 책상 앞에 가서 명패를 보고 이름을 적으며 “니들 내가 어떤 사람인데 나를 건드려, 나서기만 해봐, 누구든지 고소해서 옷 벗겨 버릴테니”라고 하였다. 위 허
○
행이 계속 녹음하면 수사를 할 수 없다면서 수사를 중단하자 “조사하지 않으면 두고 봅시다. 나는 형사 옷 몇 명 벗겼어, 나를 우습게 보면 니들 다 고소당할 줄 알아”라고 하는 등 해악을 고지하였다. 한편 위 허
○
행도 청구인이 경찰관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위와 같이 소리친 이외에 달리 난동을 부리거나 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나) 이에 반하여 청구인은 경사 김
○
철 등이 자신에게 욕설을 하며 조용히 할 것을 요구하여 담당이 아니면 가만 있어달라고 하자, 자신에게 계속 욕설을 하였으며, 자신은 ‘고소하겠다’, ‘종전에 공무원들을 상대로 진정한 사실이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한 사실은 있으나, 옷을 벗기겠다는 이야기는 한 바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깡패집단’이라는 말은 경찰관들이 자신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여 수갑을 채운 이후에 한 말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이 사건 수사기록을 살펴보면 경찰은 청구인과 대질신문을 받고 있었던 위 최
○
태, 그리고 다른 사건과 관련하여 당시 수사계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이
○
언, 이
○
인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시행하였다. 그런데, 이들 중 이
○
언, 이
○
인은 청구인이 경찰관들의 옷을 벗기겠다는 말을 하였다는 진술을 하고 있으나, 진술이 구체적이지 아니할 뿐 아니라 과연 그와 같은 말을 한 것이 청구인이 현행범으로서 체포되는 과정이나 그 이후에 한 말인지 그 이전에 한 말인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 피청구인은 이와 같이 엇갈린 진술 속에서 청구인과 위 허
○
행의 대질신문만을 1회 시행한 이후 청구인에게 협박의 혐의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심판대상인 기소유예처분 사건은 경찰관들이 피해자이며, 그 피의사실은 청구인이 이들 경찰관들이 불쾌하게 느낄 언동을 하여 청구인과 경찰관들이 갈등, 대립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청구인의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 및 같은 사무실의 동료 경찰관들은 다른 일반적인 경우의 수사경찰관과 같은 중립적인 진실의 발견자로서의 입장이라기 보다는 감정대립과 갈등의 일방 당사자로서 그 조사 및 진술에 있어 중립적이기 어려운 위치에 놓여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처리를 담당하는 피청구인으로서는 일방 당사자인 경찰관들의 진술이나, 그들 경찰관이 조사한 참고인의 진술조서만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사건 당시의 상황을 목격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진술할 수 있는 참고인을 직접 수사하여 과연 청구인의 행위가 협박죄에 해당할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였는지 등에 관한 보다 정확한 사실판단을 한 후 그 결과에 기초한 사건처리를 하였어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취소의 기록을 살펴보면, 피청구인은 이 사건과의 관계에서 객관적인 위치에 있지 않은 경찰의 수사결과를 그대로 받아, 청구인과 위 허영행과의 1회의 대질신문만을 시행한 채 참고인 등에 대한 별도의 추가조사 없이 혐의 사실인정을 하여 그에 기초한 처분을 하였음을 발견할 수 있는바, 피청구인이 인정한 사실이 과연 객관적이며 정확한 사실인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2) 법률 판단상의 문제점
청구인이 가사 허
○
행의 진술과 같이 피해자인 경사 김
○
철 등의 경찰관들에게 ‘옷 벗겨 버릴테니 나서보라’, ‘다 고소당할 줄 알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고 하여도 과연 이와 같은 말이 피청구인의 판단과 같이 협박죄를 구성하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할 것인지, 그리고 사회적 상당성을 넘는 행위로 볼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하여 의문이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가) 협박의 정도
협박죄에 있어서 협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러한 해악의 고지는 구체적이어서 해악의 발생이 일응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을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한다(대법원 1995. 9. 29. 94도2187).
살피건대, 청구인의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하는 장소는 경찰서 수사계 사무실이었고, 당시 수사계 사무실에는 다수의 경찰관들이 각자 자신이 담당하는 피의자를 조사하는 등 근무중에 있었다. 청구인이 해악을 고지한 상대방도 당시 수사계 사무실에 있었던 다수의 경찰관들이었다. 청구인은 소규모의 영세 의류제조업자에 불과하고 청구인이 고지하였다고 하는 해악의 내용도 ‘목을 자르겠다, 고소하겠다’는 것이어서 비록 신분상의 중대한 불이익을 고지하기는 하였으나, 부당한 인사권이 행사되도록 압력을 넣겠다는 것이 아니라, 법에 정한 고소 등의 절차를 그 수단으로서 언급하였던 것이었으므로, 해당 경찰관들로서는 그러한 해악이 구체적으로 발생한 경우에 법에 정한 절차 안에서 쉽사리 방어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는 해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상황에서 청구인이 다소 거친 말로 상대방 경찰관들의 신상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을 반복하여 말하였다고 하여도 그들 경찰관들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지언정, 일반적ㆍ객관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나) 위법성 여부
협박죄에 해당하는 해악의 고지가 있다고 하여도 그것이 정당한 권리의 행사로서 행하여진 것이고, 그것이 외관상은 권리의 행사처럼 보여도 실질적으로는 권리의 남용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아닌 한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살피건대, 청구인이 고지한 해악은 ‘목을 자르겠다’고 하는 비록 다소 과격한 표현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핵심은 권리의 행사로서의 고소권 행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수사기록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그와 같은 고소권 행사를 주장한 목적은 청구인의 입장에서 보아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는 수사를 시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할 것이어서, 그 목적과 수단이 정당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가사 피청구인이 인정한 바와 같은 해악의 고지가 존재하였다고 하여도 청구인의 그 행위는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행위가 아니라고 하기 어렵다.
나. 소결
피청구인으로서는 분쟁의 일방 당사자인 경찰의 진술만을 믿거나, 경찰에서의 참고인진술조서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경찰에서 진술한 참고인을 상대로 보강수사를 하는 등 보다 객관적인 방법으로 수사를 하여 사실확정을 하고, 그와 같이 사실확정을 한 연후에 과연 청구인이 고지한 해악이 협박죄를 구성하는 정도의 해악인지,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은 아닌지 여부 등에 관하여 신중한 판단을 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그와 같은 객관적인 보강수사의 조치를 소홀히 한 채 경찰관의 일방적인 진술을 취신하여 성급하게 사실을 인정한 후 신중한 법률판단 마저 소홀히 하였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수사미진이 있을 뿐 아니라, 공정한 법률판단도 그르치고 있어 그 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고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3. 6. 26.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재 판 관 한 대 현
주 심 재 판 관 하 경 철
재 판 관 김 영 일
재 판 관 권 성
재 판 관 김 효 종
재 판 관 김 경 일
재 판 관 송 인 준
재 판 관 주 선 회
결 정
사 건 2002헌마184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조
○
모
대리인 법무법인 한울
담당변호사 정영원, 김호철, 최종민, 조숙현
피청구
인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서울지방검찰청 2001년 형제11097호 사건에 있어서 피청구인이 2001. 11. 29.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서울지방검찰청 2001년 형제11097호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청구인은 2001. 11. 29. 피청구인으로부터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의류소품 제조업에 종사하는 자인바,
2001. 10. 13. 12:05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998 소재 강남경찰서 수사과 수사2계 사무실에서, 사건외 최
○
태 등에 대한 건축법 위반 고소 사건에 관하여 고소인으로서 위 최
○
태와 대질신문을 하던 중 미리 준비해간 녹음기로 대질신문의 내용을 녹음하다가, 이를 발견한 위 경찰서 소속 경장 허
○
행으로부터 3회에 걸쳐 녹음행위를 중단할 것을 고지받자, 녹음을 계속하겠다며 그곳에서 다른 사건에 관하여 조사하던 같은 경찰서 소속 경사 김
○
철의 책상 앞으로 가 “담당도 아닌 것이 왜 나서, 너희들이 깡패 집단이냐, 고소인을 이렇게 대우해도 되느냐”라고 소리치고, 각 다른 사건으로 조사중이던 같은 경찰서 소속 경사 이
○
호, 경사 소
○
수, 경장 정
○
진, 경사 김
○
현 등에게 청구인이 앉아 있는 의자를 끌고 다니면서 수첩을 꺼내 각 경찰관의 이름을 적으면서 “너희들 두고 봐, 내가 어떤 사람인데 나를 건드려, 누구든지 한 명만 나서봐, 내가 옷 벗겨 버릴테니, 우습게 보는데 너희들 다 고소 당할 줄 알아”라고 하여 위 허
○
행을 비롯한 경찰관들의 신상에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여 동인들을 협박한 것이다.
나. 청구인은 혐의없음을 주장하면서, 피청구인의 위 기소유예처분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2002. 3. 1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피의사실의 일시, 장소에서 피해자인 경찰관들에게 항의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옷을 벗겨 버리겠다’는 말을 한 바 없으며, 가사 그와 유사한 취지의 말을 하였다고 하여도 그와 같은 말을 하게 된 것은 자신이 고소한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관의 불공정한 수사태도 및 그 주위에 있던 경찰관들의 위압적인 태도에 대한 항의에 불과한 것으로, 해당 경찰관들의 의사결정을 침해할 만한 해악의 고지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하여 협박죄의 성립을 인정한 후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위 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다.
3. 피청구인의 답변의 요지
청구인이 고지한 해악은 피해자인 수사경찰관들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할 정도의 협박이고 이는 명백히 협박죄의 ‘상당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 또한 청구인의 행위는 그 경위, 목적 등에 비추어 보아 결코 국민일반의 건전한 도의심에 의하여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
4. 판단
가. 수사 및 법률 판단상의 문제점
(1) 수사의 미진
(가) 청구인의 고소사건을 담당한 경찰관 허
○
행의 진술에 따르면 청구인이 협박을 하였다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청구인이 위 최
○
태와 대질신문 하던중, 그 신문 과정을 녹음한 사실을 밝히며 위 최
○
태가 위증하고 있다고 주장을 하자, 같은 사무실에 근무중이던 동료 경찰관인 경사 소
○
수 및 경사 김
○
철 등이 청구인에게 존대말로 녹음하지 말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청구인이 “니들 깡패 집단이냐, 누구든지 한 명만 나서봐, 내가 옷 벗겨 버릴테니”라고 소리치고, 경찰관들의 책상 앞에 가서 명패를 보고 이름을 적으며 “니들 내가 어떤 사람인데 나를 건드려, 나서기만 해봐, 누구든지 고소해서 옷 벗겨 버릴테니”라고 하였다. 위 허
○
행이 계속 녹음하면 수사를 할 수 없다면서 수사를 중단하자 “조사하지 않으면 두고 봅시다. 나는 형사 옷 몇 명 벗겼어, 나를 우습게 보면 니들 다 고소당할 줄 알아”라고 하는 등 해악을 고지하였다. 한편 위 허
○
행도 청구인이 경찰관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위와 같이 소리친 이외에 달리 난동을 부리거나 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나) 이에 반하여 청구인은 경사 김
○
철 등이 자신에게 욕설을 하며 조용히 할 것을 요구하여 담당이 아니면 가만 있어달라고 하자, 자신에게 계속 욕설을 하였으며, 자신은 ‘고소하겠다’, ‘종전에 공무원들을 상대로 진정한 사실이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한 사실은 있으나, 옷을 벗기겠다는 이야기는 한 바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깡패집단’이라는 말은 경찰관들이 자신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여 수갑을 채운 이후에 한 말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이 사건 수사기록을 살펴보면 경찰은 청구인과 대질신문을 받고 있었던 위 최
○
태, 그리고 다른 사건과 관련하여 당시 수사계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이
○
언, 이
○
인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시행하였다. 그런데, 이들 중 이
○
언, 이
○
인은 청구인이 경찰관들의 옷을 벗기겠다는 말을 하였다는 진술을 하고 있으나, 진술이 구체적이지 아니할 뿐 아니라 과연 그와 같은 말을 한 것이 청구인이 현행범으로서 체포되는 과정이나 그 이후에 한 말인지 그 이전에 한 말인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 피청구인은 이와 같이 엇갈린 진술 속에서 청구인과 위 허
○
행의 대질신문만을 1회 시행한 이후 청구인에게 협박의 혐의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심판대상인 기소유예처분 사건은 경찰관들이 피해자이며, 그 피의사실은 청구인이 이들 경찰관들이 불쾌하게 느낄 언동을 하여 청구인과 경찰관들이 갈등, 대립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청구인의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 및 같은 사무실의 동료 경찰관들은 다른 일반적인 경우의 수사경찰관과 같은 중립적인 진실의 발견자로서의 입장이라기 보다는 감정대립과 갈등의 일방 당사자로서 그 조사 및 진술에 있어 중립적이기 어려운 위치에 놓여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처리를 담당하는 피청구인으로서는 일방 당사자인 경찰관들의 진술이나, 그들 경찰관이 조사한 참고인의 진술조서만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사건 당시의 상황을 목격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진술할 수 있는 참고인을 직접 수사하여 과연 청구인의 행위가 협박죄에 해당할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였는지 등에 관한 보다 정확한 사실판단을 한 후 그 결과에 기초한 사건처리를 하였어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취소의 기록을 살펴보면, 피청구인은 이 사건과의 관계에서 객관적인 위치에 있지 않은 경찰의 수사결과를 그대로 받아, 청구인과 위 허영행과의 1회의 대질신문만을 시행한 채 참고인 등에 대한 별도의 추가조사 없이 혐의 사실인정을 하여 그에 기초한 처분을 하였음을 발견할 수 있는바, 피청구인이 인정한 사실이 과연 객관적이며 정확한 사실인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2) 법률 판단상의 문제점
청구인이 가사 허
○
행의 진술과 같이 피해자인 경사 김
○
철 등의 경찰관들에게 ‘옷 벗겨 버릴테니 나서보라’, ‘다 고소당할 줄 알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고 하여도 과연 이와 같은 말이 피청구인의 판단과 같이 협박죄를 구성하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할 것인지, 그리고 사회적 상당성을 넘는 행위로 볼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하여 의문이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가) 협박의 정도
협박죄에 있어서 협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러한 해악의 고지는 구체적이어서 해악의 발생이 일응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을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한다(대법원 1995. 9. 29. 94도2187).
살피건대, 청구인의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하는 장소는 경찰서 수사계 사무실이었고, 당시 수사계 사무실에는 다수의 경찰관들이 각자 자신이 담당하는 피의자를 조사하는 등 근무중에 있었다. 청구인이 해악을 고지한 상대방도 당시 수사계 사무실에 있었던 다수의 경찰관들이었다. 청구인은 소규모의 영세 의류제조업자에 불과하고 청구인이 고지하였다고 하는 해악의 내용도 ‘목을 자르겠다, 고소하겠다’는 것이어서 비록 신분상의 중대한 불이익을 고지하기는 하였으나, 부당한 인사권이 행사되도록 압력을 넣겠다는 것이 아니라, 법에 정한 고소 등의 절차를 그 수단으로서 언급하였던 것이었으므로, 해당 경찰관들로서는 그러한 해악이 구체적으로 발생한 경우에 법에 정한 절차 안에서 쉽사리 방어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는 해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상황에서 청구인이 다소 거친 말로 상대방 경찰관들의 신상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을 반복하여 말하였다고 하여도 그들 경찰관들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지언정, 일반적ㆍ객관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나) 위법성 여부
협박죄에 해당하는 해악의 고지가 있다고 하여도 그것이 정당한 권리의 행사로서 행하여진 것이고, 그것이 외관상은 권리의 행사처럼 보여도 실질적으로는 권리의 남용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아닌 한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살피건대, 청구인이 고지한 해악은 ‘목을 자르겠다’고 하는 비록 다소 과격한 표현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핵심은 권리의 행사로서의 고소권 행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수사기록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그와 같은 고소권 행사를 주장한 목적은 청구인의 입장에서 보아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는 수사를 시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할 것이어서, 그 목적과 수단이 정당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가사 피청구인이 인정한 바와 같은 해악의 고지가 존재하였다고 하여도 청구인의 그 행위는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행위가 아니라고 하기 어렵다.
나. 소결
피청구인으로서는 분쟁의 일방 당사자인 경찰의 진술만을 믿거나, 경찰에서의 참고인진술조서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경찰에서 진술한 참고인을 상대로 보강수사를 하는 등 보다 객관적인 방법으로 수사를 하여 사실확정을 하고, 그와 같이 사실확정을 한 연후에 과연 청구인이 고지한 해악이 협박죄를 구성하는 정도의 해악인지,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은 아닌지 여부 등에 관하여 신중한 판단을 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그와 같은 객관적인 보강수사의 조치를 소홀히 한 채 경찰관의 일방적인 진술을 취신하여 성급하게 사실을 인정한 후 신중한 법률판단 마저 소홀히 하였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수사미진이 있을 뿐 아니라, 공정한 법률판단도 그르치고 있어 그 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고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3. 6. 26.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재 판 관 한 대 현
주 심 재 판 관 하 경 철
재 판 관 김 영 일
재 판 관 권 성
재 판 관 김 효 종
재 판 관 김 경 일
재 판 관 송 인 준
재 판 관 주 선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