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5헌마503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5년 12월 23일

결정 전문

사 건 2015헌마503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한○희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공현
피 청 구 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주 문]
피청구인이 2014. 12. 19.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4년 형제103951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4. 8. 21. 서울 동작구 ○○로 ○○ ○○요양원 3층 병실에서 신○하에게 간호용 카트를 밀어 폭행한 혐의로 입건되었고, 피청구인은 2014. 12. 19. 청구인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15. 5. 12. 자신이 신○하를 폭행한 사실이 없는데도 피청구인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여 청구인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가. 이 사건에서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요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청구인은 2014. 8. 21. 10:00경 동료인 신○하, 윤○자와 함께 병실을 돌며 환자들의 혈압 측정 등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청구인과 신○하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고, 신○하가 청구인의 머리를 잡아당겨 넘어뜨리는 등 폭행을 가하였다.

(2) 청구인은 신○하에게 폭행을 당한 뒤 바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사건 당일 피해자로 진술하였는데 자신이 폭행당한 내용을 진술하고 동료 간호조무사인 윤○자 및 입원 환자와 가족 등이 현장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청구인은 다음날 정형외과에서 두피 좌상ㆍ우측 수근관절 및 요추 염좌ㆍ두통 등의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 등을 받았다.

(3) 신○하는 사건 발생 뒤 약 한 달가량 지난 2014. 9. 18. 경찰에 출석하여 피의자로 조사받았다. 신○하는 청구인의 머리카락을 잡고 밀어 넘어지게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청구인이 카트를 밀어 자신도 발가락이 바퀴에 깔려 다쳤으니 청구인을 처벌해 달라고 진술하였다. 이에 청구인도 피의자로 입건되어 2014. 9. 23. 조사받았는데 신○하에게 폭행당할 때 카트를 신○하 쪽으로 밀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4)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은 2014. 10. 11. 윤○자와 전화통화를 하였고, 윤○자는 신○하가 청구인의 머리채를 잡기에 떼어 놓았고 그 뒤 돌아보니 청구인이 뒤로 넘어져 있었다고 진술하였다는 취지의 수사보고를 작성하였다.

(5) 검찰에서는 담당 직원이 2014. 12. 5. 청구인 및 신○하와 각각 전화통화를 하였고, 청구인은 합의금으로 60만 원을 요구하고 신○하는 10만 원만 제시하여 합의가 성립할 수 없다는 수사보고를 작성하였다. 피청구인은 2014. 12. 19. 신○하에 대하여는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하고 청구인에 대하여는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이 사건에서 보면, 청구인이 신○하를 폭행하였다는 점을 증명할 자료는 신○하의 진술과 그가 제출한 사진이 있다.
그런데 신○하의 진술을 살펴보면, 신○하는 사건 발생 뒤 한 달가량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하여 진술하면서, 청구인이 사건 전날 알코올 솜을 함부로 사용하였는지 여부로 시비한 사실을 빌미로 자신에게 계속 욕설을 하기에 카트를 밀었더니 청구인이 되밀어 다쳤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청구인은 환자 이름을 잘못 적은 것을 신○하가 지적하며 화를 내기에 입을 다물라고 대꾸하자 신○하가 폭행을 가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당시 현장에 있던 윤○자도 경찰과의 전화 통화에서 사건 발생 경위에 대하여 ‘신○하와 청구인이 혈압 체크할 때 환자 이름을 적는 부분에 대하여 서로 말다툼을 하다가 신○하가 청구인의 머리채를 잡기에 이를 떼어 놓았다’고 진술하였다. 윤○자가 청구인을 위해 거짓 진술을 할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는데, 그렇다면 사건 발생경위에 대한 신○하의 진술은 청구인 및 윤○자의 진술과 어긋나 믿기 어렵다.
한편, 신○하가 경찰에 제출한 사진의 영상에 따르면 그의 왼쪽 엄지발톱 부분에 절반쯤 검붉게 멍이 든 흔적이 있는 사실이 확인된다. 그러나 신○하가 제출한 사진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촬영된 것인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신○하의 발인지조차 알 수 없으므로, 이 사진이 청구인의 폭행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증거들만으로는 청구인이 신○하를 폭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청구인으로서는 사건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윤○자나 다른 목격자들을 상대로 사건 경위와 청구인이 신○하를 폭행한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더 밝혀본 뒤 청구인의 폭행 혐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했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이러한 점을 충분히 수사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에 대해 폭행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는 자의적 검찰권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3. 결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